사회
- 0.75명 '세계 꼴찌' 탈출 임박? 당신이 모르는 한국 출산율의 '숨겨진 비밀'
통계청이 지난 27일 발표한 '2024년 출생 통계'는 대한민국 인구 절벽의 암울한 그림자 속에서 한 줄기 희망을 비추는 듯했다. 지난해 총 출생아 수는 23만 8,300명으로, 전년(23만 명) 대비 8,300명(3.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간 출생 통계에서 출생아 수가 전년 대비 증가한 것이 2015년 이후 무려 9년 만이라는 점에서 통계청 관계자들조차 고무적인 현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합계출산율 역시 2023년 0.72명에서 0.03명 늘어난 0.75명을 기록하며, 미미하나마 반등의 기미를 보였다.그러나 이러한 긍정적인 수치 이면에는 여전히 심각한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 0.75명이라는 합계출산율은 전 세계적으로도 압도적인 최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인구 유지에 필요한 2.1명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격차를 보인다. 더욱이 출생 순위별 통계를 살펴보면, 첫째아 비중이 61.3%로 전년 대비 1.2%포인트 증가한 반면, 둘째아와 셋째아 이상 출산은 각각 0.5%포인트, 0.7%포인트씩 감소하여 다자녀 출산이 더욱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이는 첫 아이는 낳지만, 경제적 부담이나 육아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추가 출산을 포기하는 가정이 늘고 있음을 시사한다.산모의 평균 출산연령은 33.7세로 10년 전인 2014년보다 1.7세 높아졌고, 부친의 평균 연령 또한 36.1세로 1.5세 상승했다. 이는 만혼과 고령 출산이 보편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출산율을 끌어올리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비록 최근 출생아 수가 소폭 증가했다고는 하나, 10년 전인 2014년의 43만 5,400명과 비교하면 여전히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은 한국 사회가 직면한 인구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다시금 상기시킨다.다만, 긍정적인 변화의 조짐도 엿보인다. 첫째아 가운데 부모 결혼 후 2년 안에 태어난 경우가 52.6%에 달해, 혼인 후 곧바로 아이를 갖기로 결정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결혼과 동시에 출산을 계획하는 젊은 부부들이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향후 출산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로 해석될 수 있다.이번 출생 통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 중 하나는 '혼인 외 출생아'의 급증이다. 지난해 혼인 외 출생아는 1만 3,800명으로 전체 출생아의 5.8%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4.7%) 대비 1.1%포인트 증가한 수치이며, 2014년 2.0%와 비교하면 무려 3배 가까이 폭증한 것이다. 박현정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최근 결혼이나 출산을 대하는 인식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관련 조사에서 '결혼하지 않아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질문에 긍정적으로 답변하는 비율이 2008년 21.5%에서 2024년 37.2%로 크게 증가했다는 점은, 전통적인 가족 형태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지역별 합계출산율의 격차도 여전했다. 전남과 세종이 1.03명으로 가장 높은 출산율을 보인 반면, 서울(0.58명)과 부산(0.68명)은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시군구 단위로 보면 전남 영광군(1.70명)과 강진군(1.61명)이 높은 출산율을 자랑했지만, 부산 중구(0.30명)와 서울 관악구(0.40명)는 극심한 저출산 현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도권과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주거비, 양육비 부담이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방증한다. 이번 통계는 단순한 숫자의 나열을 넘어, 변화하는 한국 사회의 가족관과 인구 구조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
- 2500명 고통받던 아이들, 드디어 희망 찾았다! '이것' 덕분에 기적의 치료법 나왔다?
희귀 난치성 질환인 소아 신증후군이 아이들을 갑작스럽게 찾아와 고통을 안기고 있다. 국내에만 약 2,500명에서 3,000명의 환자가 등록되어 있으며, 이 질환은 신장 기능 이상으로 단백질이 몸 밖으로 빠져나가 전신 부종과 감염 위험을 높이는 특징을 보인다. 주로 2세에서 6세 사이에 발병하며, 대부분 성인이 되면 호전되는 경향을 보이지만,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환자의 약 90%는 스테로이드 치료에 반응하지만, 나머지 10%는 불응성으로 분류된다.스테로이드나 면역조절제로 증상 관리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어린 환자들에게는 키 성장 지체와 같은 부작용이 따르곤 한다. 또한 증상 예측이 어려워 과잉 치료나 잦은 재발이 반복되는 문제가 있었다. 사망 위험은 낮지만, 환자들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어왔다. 실제로 신장 질환 환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5살 때 신증후군 판정을 받고 고2인데도 자주 재발해 겁이 난다"는 등의 하소연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대한소아신장학회 소속 의료진들이 2022년부터 머리를 맞대기 시작했다. 환자를 찾기 어려운 희귀질환 특성상 수많은 연구 자료 등을 모으고 분석하는 데 '집단지성'이 활용되었다. 발병 초기부터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를 위한 체계적인 진료 가이드라인 마련이 목표였다. 일부 의료진이 최신 치료법을 놓치는 경우도 있어 진료 현장에 통일된 지침이 절실하다는 점도 연구를 촉진했다.이 연구에는 2021년 고(故) 이건희 전 회장 유족이 기부한 3천억 원이 결정적인 마중물 역할을 했다. 과거에는 각 연구자가 환자 사례를 엑셀 파일에 수기로 모으던 방식이었으나, 이건희 기부금 덕분에 훨씬 수월하고 체계적인 분석이 가능해진 것이다. 강희경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성인 질환과 달리 소아 희귀질환은 각종 연구비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게 현실"이라면서 "이 기부금이 아니었다면 많은 병원·의사가 참여하는 사업을 시도조차 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진료 환자 증상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이들의 시료도 채취하면서 체계적 연구가 가능해졌다"고 강조한다.2년여간의 노력 끝에 지난달, 대한소아신장학회 명의로 '소아청소년 스테로이드 반응성 신증후군의 근거 기반 진료권고안'이 발표되었다. 이는 탄탄한 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국내 환자에게 특화된 치료법을 제시한 것이다. 예를 들어, 외국에서는 비용 문제로 잘 사용되지 않는 데플라자코트나 사이클로포스퍼마이드 같은 약제도 국내 실정에 맞춰 적극 권고하는 등, 한국형 치료법을 제안했다. 강 교수는 "서양에서는 거의 쓰지 않는 약제라도 한국에서는 비용 대비 효과성이 좋아 사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한다.이렇게 개별 국가 차원에서 진료 지침을 마련한 것은 주요국과 비교해도 매우 선도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한국보다 먼저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곳은 국제신장학회, 일본, 인도 등으로 손에 꼽을 정도라고 한다. 이현경 중앙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권고안 부재로 임상 의사들이 각자 방식으로 진료해왔다"면서 "새 권고안으로 통일되고 국내 의료 환경에 적합한 진료가 제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이번 가이드라인은 더 나은 치료를 위한 중요한 시작점이다. 다음 달에는 권고안을 바탕으로 환자와 가족들에게 최신 치료 및 관리법을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될 예정이다. 아직 개발되지 않은 스테로이드 불응성 소아 신증후군 환자를 위한 진료 권고안은 내년까지 완성될 전망이며, 장기적으로는 환자 치료 결과를 예측할 바이오마커(몸 상태 변화를 확인하는 지표) 구축도 계획하고 있다.
- 한국 학생들, 우유 안 마신다? 대한민국 낙농업계 비상 선언
대한민국 학생들의 건강을 책임져야 할 학교 우유급식이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급격히 감소한 학교 우유급식률이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50%를 넘었던 전국 우유급식률은 2020년 29.2%로 거의 반 토막 난 이후 2024년 현재 30.8%라는 참담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는 96.1%에 달하는 일본의 우유급식률과 비교하면 무려 3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로, 성장기 아동·청소년의 영양 불균형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이러한 문제의 근원에는 복잡하게 얽힌 학교 현장의 고충과 정책적 미비점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 25일 국회에서 열린 ‘학교 우유 지원체계 개선 정책 토론회’에서는 교육계와 낙농업계의 첨예한 입장 차이가 여실히 드러났다. 일선 교사와 영양사들은 학교 우유급식과 관련된 과도한 행정 업무 부담을 호소하며, 이 업무의 일부를 지방자치단체로 이관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대한영양사협회 전국영양교사회 신현미 회장은 무상 우유급식 추진 시 발생하는 학생 신청서 취합, 택배 수령지 정리 등 부가 업무가 상당하며, 지자체 보조금 사업임에도 교육청 소관 업무로 분류되어 지원이 부실해지는 부작용이 나타난다고 지적하며 현장의 어려움을 토로했다.더욱이 흰 우유를 선호하지 않는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교사, 학생, 학부모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부각됐다. 서울 대치초등학교 서아진 교사는 차라리 급식에 다양한 유제품을 제공하여 식단을 다채롭게 하고 예산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또한,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소비카드를 지급하여 자유롭게 유제품을 선택할 수 있게 했던 ‘우유 바우처사업’이 예산 당국의 반대로 지난해 중단된 것에 대한 아쉬움과 재개 요구의 목소리도 높았다. 한국초등교장협의회 김동수 부회장은 이 사업의 재개가 학생들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낙인 효과를 방지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하며,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를 촉구했다.반면, 낙농업계는 영양교사의 업무 과중에 공감하면서도, 학생 건강 증진을 위해서는 우유급식률을 끌어올리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낙농육우협회 한지태 상무는 성장기 우유 섭취가 저조하면 '체격은 크나 체력은 약한' 청소년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우유급식을 보편적 복지의 관점에서 접근하여 일본처럼 학교급식과 우유급식을 통합하도록 '학교급식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유가공협회 오경환 전무 역시 우유급식이 우유 소비 확대와 국가 식량안보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강조하며, 학교 현장의 요구를 수렴하여 흰 우유 중심에서 발효유, 가공유, 치즈 등 학생들이 선호하는 다양한 유제품으로 품목을 확대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서울우유협동조합 송명길 팀장은 유당불내증 학생을 위한 유당 분해 우유, 비만 걱정 학생을 위한 저지방 우유 등 다양한 선택지 제공 노력을 언급하며, 서울시와 전남도처럼 관련 조례를 통해 학교급식 안에 우유를 포함시키는 것이 학생 건강 증진, 낙농산업 안정화, 저소득층 낙인효과 방지라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역설하며 정책적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농림축산식품부는 이러한 논의들을 인지하고 학교 우유급식제도 개선을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했으며, 학교 우유급식 표준 매뉴얼과 관련해 의견을 수렴 중이라고 밝혔다. 박일수 축산경영과 사무관은 학교와 지자체 등과의 협의를 통해 영양교사의 행정 업무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구체적인 해결 방안이 제시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결국, 우리 아이들의 건강과 직결된 학교 우유급식 문제가 단순한 행정 편의를 넘어선 국가적 과제로 인식되고, 실질적인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대로라면 미래 세대의 건강은 물론, 국내 낙농산업의 기반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 선생님들 만세! 내년부터 수업 중 '폰 전쟁' 끝난다?
국회는 27일 본회의를 열어 초·중·고등학생의 수업 중 휴대전화 등 스마트기기 사용을 원칙적으로 제한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재석 의원 163명 중 찬성 115명, 반대 31명, 기권 17명으로 가결된 이 법안은 내년 3월 1일부터 시행되어 2026학년도 신학기부터 전국 학교에 적용될 예정이다. 이는 스마트기기 과의존 문제와 수업 방해 논란이 끊이지 않던 교실 환경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이번 개정안은 학생이 수업 중 스마트기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다만, 예외 조항도 명시되어 있다. 장애가 있거나 특수교육이 필요한 학생이 보조기기로 사용하는 경우, 교육적 목적으로 활용하는 경우, 또는 긴급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사용하는 경우 등 학교장과 교원이 허용하는 경우에 한해서만 예외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이는 학생들의 학습권과 안전을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법안을 발의한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국회 교육위원회 간사)은 법안 통과 직후 "이 법은 교실에서 친구들과의 대화, 작은 농담과 웃음, 아이들의 집중과 휴식 같은 가장 소중한 것을 지키자는 약속"이라며 법안의 취지를 강조했다. 그는 스마트폰을 빼앗으려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시간과 삶을 돌려주려는 것이며, 학교라는 공간만큼은 알고리즘의 유혹과 과몰입의 파도에서 아이들을 잠시 떼어 놓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의원은 아이들이 친구들, 그리고 선생님과 쌓는 시간을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질서를 세우는 일이며, 비록 학생들이 지금은 실망하더라도 사회가 해야만 하는 책임이라고 역설했다.또한 개정안에는 학교의 장이 '교육기본법'에 따라 올바른 스마트기기 사용에 관한 소양 교육이 학교 교육과정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스마트기기 사용 제한의 구체적인 기준, 방법 및 유형 등 세부 사항은 각 학교의 학칙으로 정하게 된다. 이는 학교 현장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도 통일된 교육 방향을 제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조 의원은 법안 통과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임을 강조하며, 각 학교가 학칙을 세심하게 정비하고, 스마트기기 보관 및 연락 체계를 마련하며, 장애·특수교육 대상 학생 등 예외 상황과 보호 지침을 촘촘히 설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번 개정안이 교실을 본연의 학습 공간으로 되돌리고, 학생들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 폐업률 31%... 10년 만에 점포 수 감소한 '몰락의 상징'
한때 전국에서 가장 활기찬 상권으로 꼽히던 부산 해운대와 서울 신촌·이대 상권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들 상권은 어떻게 쇠락의 길에 접어들었으며, 다시 활력을 되찾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해운대는 지난해 10년 만에 처음으로 점포 수 감소세를 보였다. 부산시 자료에 따르면 해운대의 휴게음식점은 2015년 938곳에서 2023년 1582곳까지 증가했다가 지난해 1521곳으로 줄었다. 일반음식점 역시 2015년 4128곳에서 2023년 4939곳까지 증가한 후 지난해 4731곳으로 약 200곳이 문을 닫았다.폐업률 상승은 더욱 심각하다. 해운대 소재 일반음식점의 연간 폐업 수는 280곳에서 755곳으로 2.7배 증가했고, 폐업률은 6%에서 15%로 2.5배 치솟았다. 휴게음식점도 폐업 수가 172곳에서 479곳으로 2.8배 늘었으며, 폐업률은 18%에서 31%로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해운대가 여름, 주말, 낮에 수요가 편중돼 '먹고 빠지는' 동선이 반복된 결과라고 분석한다.반면 부산 광안리와 서면 전포카페거리는 방문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는 전략으로 상권을 강화했다. 광안리는 드론 라이트쇼, 해변 야경, 카페거리로 '밤에 머물 이유'를 만들었고, 서면은 전포카페거리와 복합몰로 청년층을 유치해 핫플 집적 효과를 창출했다.부산 현지 대학생은 "관광객과 현지인 모두 해운대를 후순위로 놓는 추세"라며 "친구들과 바다를 보러 가면 보통 광안리로 간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의 선호도 조사에서도 광안리(58.5%)가 해운대(40.8%)를 앞섰으며, 해운대 선호도는 2년 전(78.4%)보다 무려 37.6%p 감소했다.서울 신촌·이대 상권의 침체는 더욱 심각하다. 20여 년간 영업해온 신촌역 주변의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들이 최근 잇따라 문을 닫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신촌·이대 중대형 상가의 올 2분기 공실률은 11.3%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2분기(7.6%)보다 5%p 가량 상승했다. 소규모 상가 공실률도 5.2%에서 8.5%로 증가했다.한때 신촌은 연세대·이화여대·서강대·홍익대 등 4개 대학 수요와 외국인 관광객을 바탕으로 '만남의 장소'로 전성기를 누렸다. 1999년 스타벅스 한국 1호점, 2002년 투썸플레이스 1호점이 문을 열 정도로 상징성도 갖췄다. 그러나 2000년대 후반부터 임대료 상승과 함께 홍대·합정·연남으로 문화·유흥 수요가 이동하면서 쇠퇴가 시작됐다.대학생 트래픽에 의존해온 전통 상권이 새로운 소비 경로와 유통 지형에 적응하지 못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화장품·의류 구매의 온라인 전환, 성수 연무장길, 용산 용리단길 같은 신흥 핫플레이스로의 수요 이동을 감당하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 팝업스토어 1400여 건 중 3분의 1은 성수동이 위치한 성동구에서 열렸다.대학가 상권 침체는 신촌·이대뿐만 아니라 충무로(22.5%), 성신여대 앞(10% 이상) 등 전반적인 현상으로 확산되고 있다.전문가들은 '그곳에 가야 할 이유'가 상권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한다고 지적한다. 신촌·이대가 트렌드에 휩쓸린 반면, 홍대는 예술이라는 콘텐츠를 바탕으로 민첩하게 대응했다. 조훈희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교수는 "요즘은 상권 교체 속도가 가파르며 젠트리피케이션도 훨씬 빠르게 나타난다"면서 "조금 뜬다 싶으면 과열 출점과 임대료 상승이 겹쳐 상권이 스스로 과열된다"고 진단했다. 공항철도 개통으로 홍대입구역이 공항 직결 환승역이 되면서 외국인 접근성이 크게 개선된 것도 홍대 상권이 반사이익을 얻는 데 기여했다.
- 전신마취 '무방비' 여성 환자 덮친 '악마 간호사', 결국 철창행
인천지법 부천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여현주)는 전신마취 상태의 여성 환자를 강제 추행한 혐의(준유사강간, 준강제추행)로 구속 기소된 30대 남성 간호사 A씨(34)에게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판결은 환자의 취약한 상태를 악용하여 저질러진 의료인의 성범죄에 대해 법원이 엄중한 처벌을 내렸다는 점에서 주목된다.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형과 더불어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으며, 향후 5년간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에 취업할 수 없도록 취업제한 명령도 함께 내렸다. 이는 성범죄 재범 방지와 함께 사회적 약자를 보호해야 하는 기관에서의 재범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사건은 지난해 11월 22일 오후 1시 24분경 발생했다. 경기 부천의 한 병원에 입원해 있던 20대 여성 B씨는 다리 수술을 위해 전신마취 상태였다. 간호사 A씨는 수술을 마친 B씨를 병원 1층 엑스레이(X-ray) 검사실로 이송해야 하는 임무를 맡고 있었다. 그러나 A씨는 정신이 혼미한 상태로 전혀 저항할 수 없었던 B씨를 병원 1층이 아닌 8층으로 데려가는 비상식적인 행동을 보였다.이후 A씨는 B씨가 덮고 있던 이불 안으로 손을 넣어 수술용 바지 단추를 풀고 B씨의 성기를 여러 차례 만진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전신마취 상태였기 때문에 당시 상황을 인지하거나 저항할 수 없었으며, A씨는 이러한 피해자의 취약한 상태를 악용하여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재판부는 선고 이유를 통해 A씨의 범행이 얼마나 심각한지 강조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전신마취 상태로 보호받아야 할 환자인 피해자를 유사 강간했다"며, "이는 피해자의 인격을 심각하게 침해했을 뿐만 아니라, 의료계 종사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한 행위"라고 질타했다. 의료인으로서 환자를 보호해야 할 의무를 저버리고 오히려 환자의 취약성을 악용했다는 점이 중하게 고려된 것이다.더욱이 재판부는 A씨가 과거에도 강제추행 범죄로 재판을 받던 도중임에도 불구하고 자숙하지 않고 또다시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을 지적하며 비난의 강도를 높였다. 이는 A씨의 범죄 재범 가능성과 죄질의 불량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반성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정신적 충격을 크게 받았을 피해자로부터 용서도 받지 못했다"며, 피해 회복 노력의 부족과 피해자의 고통을 양형 이유로 분명히 밝혔다.이번 판결은 의료 현장에서 발생하는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환자의 인권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사회적 메시지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의료인으로서의 윤리와 책임감을 망각한 채 환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는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으며, 이에 대한 단호한 법적 처벌이 필요하다는 점을 명확히 한 판결로 평가된다.
- 욕지초, 7명에서 9명으로 '점프'! 섬마을 학교에 경사 났네
경남 통영시 욕지초등학교에 희망의 새 바람이 분다. 전교생 7명에 불과했던 이 작은 섬 학교가 오는 9월 1일, 대구에서 온 초등학생 2명을 새 가족으로 맞이하며 활기를 되찾을 준비를 마쳤다. 이는 소멸 위기에 처했던 섬마을 학교를 살리기 위한 주민과 동문들의 뜨거운 노력의 값진 결실이다.1924년 개교해 100년 역사의 욕지초등학교는 육지 이주 등으로 학생 수가 급감하며 폐교 위기에 직면했었다. 통영에서 30km 이상 떨어진 남해안 외딴섬 욕지도는 현재 190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으며, 욕지초와 욕지중 학생 수는 각각 7명에 불과한 실정이었다. 이러한 위기감 속에서 지난해부터 '욕지학교 살리기 추진위원회'가 발족, 대대적인 학교 살리기 운동이 시작됐다.추진위원회는 전입 가족 빈집 리모델링 지원은 물론, 주거 및 일자리 제공, 장학금 지급, 공부방 운영, 골프와 스노클링 강습 등 사교육 걱정 없는 다채로운 교육 혜택을 약속하며 적극적인 홍보에 나섰다. 유튜브 영상과 통영 당포항에 자녀 동반 전입 환영 플래카드를 내거는 등 전방위적 노력을 기울였다.통영시의 적극적인 지원 또한 학교 살리기의 중요한 동력이 되었다. 시는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에서 빈집 정비에 8천만 원을 배정하여, 전입 가족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했다. 이러한 다각적인 노력의 결실로, 대구에 거주하던 김모 씨 가족 5명(초등학생 2명 포함)이 현수막을 통해 소식을 접하고 문의한 끝에, 지난 22일 리모델링을 마친 욕지도 서촌마을의 빈집에 새 보금자리를 틀었다. 이들의 자녀들은 9월부터 욕지초등학교에서 새로운 학업을 시작하게 된다. 더불어 경북 예천에 살던 허모 씨 가족(유치원생 2명 포함) 역시 빈집 리모델링이 완료되는 대로 욕지도에 터를 잡을 예정이다.특히 주목할 점은, 이 두 가족이 통영시가 집주인과 임대차계약을 맺고 월세를 대신 부담하는 방식으로 3년간 무상으로 빈집에 거주할 수 있다는 점이다.통영시는 앞으로도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욕지학교 살리기를 지속 지원할 계획이다. 이번 전학생 유치는 단순히 학생 수 증가를 넘어, 섬마을 공동체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작은 학교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제시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욕지초의 작은 교실에서 피어날 큰 꿈들이 섬 전체에 긍정적 에너지를 전파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 외국인 사자보이즈 등장! 'K-POP 데몬 헌터스'가 바꾼 서울 풍경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가 북미 박스오피스를 석권하며 전 세계적인 인기를 구가하는 가운데, 이 열기가 한국 전통문화 체험으로 이어져 서울 도심의 한복 대여점들이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특히 영화 속 캐릭터들이 입고 등장하는 한복 스타일에 대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문의가 쇄도하며, K-콘텐츠가 한국의 아름다운 전통의상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서울 종로구 안국역 인근에서 한복 대여점을 운영하는 박모 씨(40대)는 최근 "열흘에서 보름 전부터 '케데헌' 이야기를 하며 한복을 찾는 외국인들이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박 씨는 영화 속 '사자보이즈' 캐릭터와 유사한 두루마기 스타일의 한복을 제작 주문하는 등 늘어나는 수요에 발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25일 이른 오전에도 안국역 인근 한복 대여점들은 각양각색의 한복을 차려입은 외국인들로 북적이며 '케데헌'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또 다른 한복 대여점 사장 김지영 씨(가명, 30대) 역시 '사자보이즈' 의상 제작에 돌입했으며, 매장에 '케데헌' OST를 틀어놓으면 외국인들이 따라 부르는 등 영화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보인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두루마기가 무엇인지 모르고 입는 경우가 많았다면, 이제는 '케데헌'을 통해 두루마기의 멋을 알고 일부러 찾아 입는 외국인들이 늘었다는 것이 박 씨의 설명이다. 아직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영화 속 두루마기를 찾는 이들이 하루 4~5명에 달할 정도다.북촌한옥마을과 고궁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 또한 '케데헌'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미국 보스턴에서 온 드메이비와 메디는 '케데헌'을 두 번이나 봤다며 '사자보이즈' 한복이 있었다면 입어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SNS에서 '싱어롱'(sing-along) 상영회에서 '케데헌' 캐릭터 복장을 한 이들이 많았다고 전하며 영화의 파급력을 짐작게 했다. 미국 텍사스 출신의 일란 씨도 "내가 팔로우하는 인플루언서들이 '케데헌' 이야기를 많이 하고 라디오에서도 노래가 나온다"며 영화의 인기를 증언했다.'케데헌'의 영향은 한복을 넘어 한국의 다양한 관광지로도 확장되고 있다. 영화 속 '헌트릭스' 멤버들이 주인공 루미의 목소리 치료를 위해 방문하는 한의원과 유사한 서울한방진흥센터는 최근 방문객이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20일 공개된 '케데헌'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역대 흥행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으며, 최근 싱어롱 상영회에서도 1600만~1800만 달러의 티켓 판매고를 올리며 전체 개봉 영화 중 1위를 차지하는 등 뜨거운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케데헌'이 K-콘텐츠의 새로운 지평을 열며 한국 전통문화의 매력을 전 세계에 알리는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 환자는 OECD 평균의 5배, 급여는 형편없이 낮아...간호사들이 병원을 떠나는 이유
면허를 보유한 간호사 10명 중 4명은 의료 현장을 떠나 '경력단절' 상태에 놓여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높은 이탈률은 단순한 인력 확충보다 근본적인 처우 개선과 근무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대한간호협회가 고용노동부의 지역별 고용 조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건강보험통계를 자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3년 6월 기준 간호사 면허 소지자 52만7000여명 중 실제로 의료기관이나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는 간호사는 32만3000명(61.3%)에 불과했다. 이는 38.7%에 해당하는 20만4000명의 간호사가 현장을 떠난 상태임을 의미한다.2019년과 비교했을 때, 면허 소지자는 41만5000명에서 52만7000명으로 11만2000명 증가했지만, 실제 활동하는 간호사는 25만6000명에서 32만3000명으로 6만7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비활동 간호사는 15만9000명에서 20만4000명으로 4만5000명 늘어났다.특히 우려되는 점은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비율이 전체 면허 간호사의 51.0%에 불과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활동률(68.2%)을 크게 밑돈다는 사실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신규 간호사의 1년 내 사직률이 57.4%에 달한다는 점으로, 이는 절반 이상의 신규 간호사가 1년 안에 현장을 떠난다는 것을 의미한다.전문가들은 간호사 이탈의 주된 원인으로 과중한 업무, 열악한 근무 환경, 낮은 보상 체계, 그리고 경력 단절 후 복귀의 어려움 등을 지목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의 간호사 1명이 담당하는 환자 수는 OECD 평균보다 2~5배 많아 업무 강도가 극심한 상황이다.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간호계는 다양한 방안을 추진 중이다. 간호인력지원센터를 통한 재교육 프로그램 확대, 야간 근무 수당 인상, 교육전담간호사제 도입, 인권침해 예방 매뉴얼 마련 등이 그 예이다.그러나 단순히 신규 인력을 늘리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숙련된 간호사들이 다시 현장에 돌아와 장기간 근속할 수 있도록 맞춤형 재교육 및 실습 제공, 시간제·탄력 근무제 도입, 장기 근속 인센티브 확대 등의 제도 개선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대한간호협회 관계자는 "유휴 간호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간호사 인력난 해소와 국민에게 질 높은 의료 서비스 제공을 위한 첫걸음"이라며 "숙련된 간호사들이 부담 없이 현장에 복귀하고 장기 근속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간호사 인력 문제는 단순히 간호계만의 문제가 아닌 국민 의료 서비스의 질과 직결되는 중요한 사안이다. 따라서 간호사들이 전문성을 발휘하며 지속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의료 시스템 전반의 개선을 위한 필수적인 과제라고 할 수 있다.
- BTS 정국·재벌 회장 탈탈 털렸다!... 태국서 '380억 탈취' 해킹범 검거
지난 5월 8일, 태국 방콕의 무더운 날씨 속에서 한국과 태국, 그리고 인터폴이 참여한 국제 공조 작전이 전개됐다. 서울에서 급파된 경찰과 태국 현지 파견 경찰 협력관, 그리고 태국 경찰은 방콕 도심 외곽의 한 후미진 건물에 숨어 있던 중국 국적의 A씨(34)를 급습했다. 그는 국내 대기업 회장과 방탄소년단 정국 등 유명 인사들의 개인정보를 해킹해 금융 계좌에서 거액을 빼돌린 조직의 총책이었다. 현장에서 체포될 당시에도 A씨는 다수의 조직원과 함께 컴퓨터 앞에서 불법 해킹 작업을 이어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짧은 머리 차림으로 붙잡힌 그는 지난 22일 인천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됐으며, 24일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A씨 송환은 한국 법무부, 경찰, 인터폴, 그리고 태국 사법당국이 긴밀히 움직인 결과였다. 특히 이번 송환은 통상적인 ‘범죄인인도청구’ 절차가 아니라 ‘긴급인도구속청구’를 통해 이뤄졌다. 태국에서 정식 범죄인인도청구 이전에 긴급인도구속청구로 외국인을 송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 검찰과 경찰이 태국 검찰과 경찰을 설득하기 위한 물밑 작업을 치밀하게 벌였던 것으로 전해졌다.서울신문 취재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4월부터 중국에 머무르며 피해자들의 금융 계좌와 가상자산 계정을 해킹해 막대한 금액을 탈취했다. 이 같은 사실을 포착한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와 경찰청 인터폴 공조계는 지난 4월 “A씨가 태국에 체류 중”이라는 첩보를 입수했다. 법무부와 경찰은 곧바로 태국 당국에 긴급인도구속청구를 요청했다. 이 절차는 범죄인 송환의 일반적인 절차보다 간결하고 신속해 범죄자가 자국으로 추방되기 전에 송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많은 보이스피싱이나 해킹 조직 총책이 외국 국적을 갖고 있어, 현지에서 체포되더라도 불법 체류 신분을 이유로 자국으로 추방돼 버리는 경우가 빈번했다. 이럴 경우 국내 송환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이번 사건에서는 태국의 설날 ‘송끄란 축제’ 기간과 겹치면서 서류 처리 지연이 우려됐다. 이에 법무부는 수사관을 직접 태국에 급파해 현지 검찰과 법원 관계자들을 설득했고, 동시에 UN 산하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의 ‘동남아시아 공조 네트워크(SEAJust)’를 통해 A씨 체포영장 발부 과정을 실시간 공유했다. 결국 태국 법원이 영장을 내주자 한국 수사팀은 즉시 태국 경찰과 함께 현장에 출동해 A씨를 붙잡았다. 첩보 입수 후 불과 2주 만에 체포 작전이 성사된 것이다. 체포 이후 한국 법무부는 지난달 A씨 송환을 위해 검사와 수사관을 태국에 파견했고, 지난 22일 새벽 5시 5분 인천공항으로의 송환에 성공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번 사례를 계기로 향후 한국을 대상으로 해외에서 범죄를 저지르는 외국인 총책들을 보다 신속히 송환할 수 있는 선례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A씨의 범죄 행위는 이미 지난 2024년 3월 4일자 서울신문 보도를 통해 알려진 바 있다. 그는 해킹으로 입수한 개인정보를 기반으로 위조 신분증을 만들고 이를 통해 알뜰폰을 개통했다. 이후 해당 휴대폰을 이용해 금융기관의 비대면 계좌를 개설한 뒤, 피해자 명의로 증권사에 보유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신청하거나 다른 증권사 신설 계좌로 주식을 이체하는 수법을 동원했다. 이 과정을 통해 편취한 금액은 38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이번 사건은 단순히 개인 해커의 범죄를 넘어 국제적 해킹 조직의 구조적 문제와 수사 공조의 중요성을 다시금 부각시켰다. 특히 보이스피싱, 가상자산 탈취, 금융 해킹 범죄가 국경을 초월해 활개치는 가운데, 기존 범죄인인도청구 절차만으로는 범죄인을 신속히 국내로 데려오기 어렵다는 점이 드러났다. 이번 긴급인도구속청구 성공은 향후 한국이 동남아를 비롯한 해외 수사 당국과 공조를 강화해 국제 범죄에 대응할 수 있는 하나의 모델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A씨는 현재 국내에서 구속 수사 중이며, 경찰과 검찰은 그의 조직 규모, 해외 공범들의 존재 여부, 그리고 편취한 자금의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 회장과 글로벌 스타의 개인정보까지 해킹했다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이 크고, 추가 피해 규모가 드러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수사 당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개인정보 보안 시스템 강화와 함께, 해외 체류 중인 국제 범죄 조직 총책들을 신속히 송환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