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해양
- '팀코리아' 한전KPS, 첫 글로벌 원전 철통 준비 중
전력 설비 정비 전문기업 한전KPS가 체코 신규 원전 건설사업 계약 체결 이후 시운전 정비와 가동 전 검사 등 본격적인 역무 수행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한전KPS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함께 ‘팀코리아’ 일원으로 해당 프로젝트를 수주해 협력 중이다.지난 4일, 체코 발주사 EDU II와 한수원은 체코 두코바니 원전 5·6호기 건설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사업은 지난해 말 한수원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약 9개월간의 기술 및 가격 협상을 거쳐 성사됐다. 한국형 차세대 원전(APR1000) 2기를 체코 남부 두코바니 지역에 건설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1호기 착공은 2029년, 2호기는 2030년이 목표이며 상업운전은 각각 2036년과 2037년으로 예정돼 있다.이번 수주는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6년 만에 이뤄진 대규모 해외 신규 원전 사업 수주로, 한국 원전 기술의 경쟁력을 유럽 시장에서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이번 계약에서 한수원은 원전의 설계, 구매, 건설(EPC)을 총괄하며, 한전KPS는 시운전 정비와 가동 전 검사 등 핵심 역무를 담당한다. 시운전 정비란 발전소 건설 최종 단계에서 상업운전 개시 전까지 이뤄지는 중요한 정비 작업이다. 이는 설치가 완료된 기기의 효율적인 유지·관리뿐만 아니라 각종 계통 및 기기에 대한 시험 지원, 그리고 시운전 기간 중 발생하는 기계, 전기, 계측제어 설비에 대한 긴급 복구작업 등을 포함한다. 시운전 정비는 설비 이상 여부를 최종 점검하고 성능 보증 시험을 통해 상업운전 이후 안정적인 운영 기반 확보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한전KPS는 이 같은 시운전 정비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체코 현지 기업들과 협력 체계를 적극 구축해 왔다. 김홍연 한전KPS 사장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체코를 여러 차례 방문하며 주요 원전 기업들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시운전 정비 협력, 현지 정비인력 양성, 정비 인프라 구축, 공동 사업 발굴 등 다방면에서 긴밀한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앞으로 한전KPS는 체코 현지에서 유자격 공급자 등록과 품질·기술 기준 안내를 완료하고, 현지 인력 채용과 협력사 네트워크 강화를 통해 기술 경쟁력을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이는 체코 신규 원전 사업뿐만 아니라 향후 다른 해외 원전 프로젝트 수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김홍연 사장은 “한전KPS는 국내 28개 원전 정비 경험과 UAE 바라카 원전 4개 호기 정비 경험을 토대로 철저히 준비해 체코 신규 원전에서의 역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겠다”면서 “후속 원전 프로젝트 수주에도 적극적으로 앞장서겠다”고 밝혔다.이번 체코 신규 원전 사업은 한국 원전 산업의 해외 진출 확대와 함께 한전KPS의 글로벌 정비 역량을 입증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앞으로도 한전KPS는 현지 협력 강화와 기술력 확보에 주력해 안전하고 효율적인 원전 운영에 기여할 방침이다.
- AI 효과 제대로 보는 삼성, 상반기 판매 '쑥'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가전 ‘3대장’으로 불리는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1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가정용 스탠드 및 벽걸이 에어컨의 누적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증가했다. 특히 지난 5월에는 일평균 판매량이 1만 대를 넘어섰는데, 이는 전년보다 한 달 빠른 기록이다.비스포크 4도어 키친핏 냉장고의 올해 1~5월 누적 판매량 역시 전년 대비 약 40% 상승했다. 또한 세탁기와 건조기를 하나로 합친 ‘비스포크 AI 콤보’ 세탁건조기의 누적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늘었으며, 5월 한 달간의 판매량은 출시 이래 처음으로 1만 대를 넘어섰다.삼성전자는 2025년형 AI 가전 제품들의 성능을 대폭 향상시키면서, 사용자 생활 패턴을 학습해 상황에 맞춰 자동으로 작동하는 맞춤형 AI 기능을 다수 도입해 사용자 경험을 크게 개선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AI 기능들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특히 2025년형 AI 에어컨은 사용자의 생활 패턴뿐만 아니라 기상 정보, 온도와 습도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냉방 모드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AI 쾌적’ 기능이 탑재됐다. 스탠드형 에어컨은 공간의 크기까지 고려해 최적의 냉방을 제공하며, 환기가 필요할 때 음성으로 알림을 주는 기능도 갖췄다. 또 에너지 사용량을 최대 30% 절감할 수 있는 ‘AI 절약모드’도 지원한다.냉장고 부문에서는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키친핏 맥스’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반도체 소자를 활용해 내부 온도를 정밀하게 조절하는 ‘AI 하이브리드 쿨링’ 기능을 통해 식품을 더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다. 9인치 크기의 ‘AI 홈’ 터치스크린을 통해 37종의 신선 식품을 자동 인식해 리스트를 생성하는 ‘AI 비전 인사이드’ 기능과 자주 구매하는 가공·포장 식품 관리를 돕는 ‘AI 푸드 매니저’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이 제품은 좌우 4mm의 간격만 있으면 빌트인 가구처럼 깔끔하게 설치가 가능한 ‘키친핏 맥스’ 디자인을 적용해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도어 단열재 두께를 8mm로 줄여 문 안쪽 수납 공간을 약 22% 확대한 것도 특징이다.세탁기와 건조기를 결합한 ‘비스포크 AI 콤보’ 세탁건조기는 7인치 ‘AI 홈’ 터치스크린을 탑재해 다양한 세탁 코스와 기능을 한눈에 보고 손쉽게 조작할 수 있다. 고도화된 인공지능 비서 빅스비를 통해 사람과 대화하듯 자연스러운 음성 제어도 가능하다.세탁물의 무게, 오염도, 건조 정도를 자동 감지해 최적의 세탁·건조 환경을 제공하는 ‘AI 맞춤+’ 기능도 갖췄으며, 인식 가능한 옷감 종류가 기존 3종에서 5종으로 확대됐다. 이 제품은 국내 최대 용량인 25kg 세탁과 18kg 건조가 가능하며, 열교환기 구조 및 예열 기능 개선으로 쾌속 코스 기준 세탁부터 건조까지 단 79분 만에 마칠 수 있다.한편, 삼성전자는 최근 이들 3대 AI 가전 제품의 과거 광고 모델인 김연아, 한가인, 전지현과 함께 ‘AI 가전 트로이카’ 캠페인을 진행하며 제품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당 캠페인 영상은 삼성 AI 가전이 일상에 가져온 변화를 효과적으로 보여주며 최근 조회 수 4000만 건을 돌파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삼성전자 관계자는 “2025년형 AI 가전은 제품 성능뿐만 아니라 사용자 일상을 편리하게 만드는 맞춤형 AI 기능들이 많은 소비자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며 “앞으로도 AI 기술을 통해 가전 사용 경험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말했다.
- 연봉 높아도 퇴사하는 90년대생들... 교수가 밝힌 잡는 방법
한국 사회에서 평생직장의 개념이 희미해지면서 이직을 준비하는 2030세대와 제2의 직업을 모색하는 5060세대가 공존하고 있다. 이러한 노동환경의 급변 속에서 이철승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신간 '오픈 엑시트'를 통해 '탈출'이라는 선택지, 즉 '엑시트 옵션'(exit option)을 심도 있게 분석했다. 이 교수는 "더 많은 연봉을 주고 더 많이 부려먹는 시스템, 그런 가장 한국적인 조직 문화로는 안 되는 그 시기가 마침내 왔다"고 단언한다.'불평등의 세대'와 '쌀, 재난, 국가'에 이어 불평등 3부작을 완결하는 이번 책에서 이 교수는 세대와 체제를 넘어선 미래를 그렸다. 그 핵심에는 '엑시트'가 자리하고 있다.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는 이미 연봉만이 아닌 날씨, 문화 등 다양한 조건을 고려해 직장을 옮기는 현상이 일반화되어 있다고 그는 설명한다.이 교수가 말하는 탈출의 대상은 단순한 회사가 아닌 '소셜 케이지'다. 이는 조직을 벗어나고자 할 때 이를 좌절시키거나 단념시키는 '심리적-대조적-환경적 장벽'으로, 한국적 조직 문화, 연공제, 가부장제, 가족주의 등 다양한 요소를 포함한다.한국 노동자들이 이러한 소셜 케이지에 갇히는 근본적인 이유는 폐쇄적인 국내 노동시장에 있다고 이 교수는 진단한다. 그 해결책으로 그는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로의 노동시장 확장과 이민을 제시한다. 일본, 대만과 같은 주변국으로 노동시장을 확대해 케이지를 넓히고, 이민자들을 수용해 그 규모를 키우자는 것이다. 특히 AI 기술의 발달로 언어적 장벽이 낮아진 상황에서, 국민연금이나 고용보험과 같은 복지체계가 한국과 유사한 국가들과 노동시장을 공유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그는 주장한다.이러한 제안은 이미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다. 젊은 세대는 해외기업으로 진출하고 있으며, 이주노동자가 한국 노동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 교수는 특히 이민문제에 대해 "제도적으로 지금부터 정비하지 않으면 '게토화'될 수 있다"며 프랑스의 사례를 들어 경고한다. 이민자 거주지역의 높은 실업률, 이민자를 증오하는 극우정치의 활개, 그리고 이민자들의 폭동이라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변화는 이미 시작됐지만 제도는 아직 미비한 상황이다. 이 교수는 "개인들이 노동시장에서 엑시트하고 다시 진입하는 과정에서 도움이 되는 제도들을 고민해봐야 한다"며, 기업들도 90년대생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연봉이 아닌 직장문화나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새 정부 출범과 함께 그는 인구 규모가 작은 다음 세대에 부담을 지우는 현행 연금개혁에 대한 재검토를 촉구했다. 수적 열위의 아랫세대가 다수의 윗세대를 지탱하는 사회적 가족주의, 그 소셜 케이지를 넘어서는 것이 공정한 복지 국가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라는 것이 그의 메시지다.
- '남자들도 화장한다'... 올리브영이 홍대에 만든 '100평 남성 전용관' 공개
CJ올리브영이 남성 소비자 공략을 위한 새로운 전략을 본격화한다. 6월 11일 서울 홍대 상권에 '맨즈에딧(Men's Edit)'이라는 100평 규모의 남성 특화 공간을 갖춘 대형 매장 '홍대놀이터점'을 공식 오픈한다고 발표했다.홍대놀이터점은 홍익문화공원 인근에 위치하며 지상 3층, 영업 면적 915㎡(277평) 규모로 조성됐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1층 전체를 남성 특화 공간으로 구성해 올리브영 매장 중 최대 규모의 '맨즈에딧' 존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이는 홍대 상권의 특성을 적극 반영한 결과로, 이 지역은 남녀 유동인구 비율이 균형을 이루면서도 10~30대 남성 비중이 명동이나 성수동보다 높은 특징을 보인다.이 공간은 단순한 뷰티·헬스 제품 판매를 넘어 패션·잡화까지 아우르는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으로 구성됐다. 매장에는 쉐이빙, 스킨케어와 같은 기능성 제품부터 고객 선호도가 높은 에스트라, 파티온 등의 브랜드 제품까지 다양하게 진열됐다. 또한 국내 스포츠 브랜드 '에이치덱스'와 문구 브랜드 '포인트 오브 뷰'를 숍인숍 형태로 입점시켜 최근 유행하는 취향 기반 쇼핑 트렌드를 반영했다.체험형 콘텐츠도 강화되어 고객들은 스킨 진단 서비스 '스킨스캔'과 속눈썹 관리 제품을 직접 시연해볼 수 있는 '아이래쉬바'를 이용할 수 있다. 또한 고객 맞춤 큐레이션 공간인 '맨즈솔루션'도 운영하여 개인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한다.홍대 상권의 특성을 고려해 외국인 고객 수요도 적극 반영했다. 2~3층에는 K뷰티 인기 상품을 모은 'K뷰티나우'와 '글로벌핫이슈' 존을 마련했으며, 2층에는 헤드셋이 비치된 'K팝 음반존'도 조성해 음반을 직접 들어보고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올리브영은 이번 홍대놀이터점 오픈을 통해 기존에 운영 중인 '홍대타운', '트렌드팟'과 함께 홍대 상권 내 K뷰티 체험 거점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회사 측은 "세대와 국적을 넘어선 K뷰티 허브로 진화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상권 맞춤형 특화 매장을 통해 리테일 혁신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이번 홍대놀이터점 오픈은 올리브영이 기존의 여성 중심 마케팅에서 벗어나 남성 소비자층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전략적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로, 뷰티 시장에서 남성 소비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체험과 문화가 결합된 복합 공간으로서의 리테일 트렌드를 반영한 혁신적인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 새 정부 금융공약 가속화, 금융권 술렁여
이세훈 금융감독원장 대행은 9일 금감원 임원회의에서 새 정부의 금융공약 이행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당부하며, 특히 소상공인에 대한 채무조정 및 금융지원 현황을 정밀히 점검할 것을 지시했다. 또한 금융권 자금운용 규제개선 등 세부 추진과제를 적극 검토해 시장 활력을 회복할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이 대행은 이날 오전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임원회의에서 새 정부 출범 이후 경제·금융 여건을 진단하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했다. 그는 “우리 경제가 1분기 역성장에 이어 올해도 0%대 저성장이 전망되는 등 경제 활력이 크게 떨어졌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내수 부진으로 인한 소상공인의 채무 부담 가중과 건설경기 악화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리가 지연되는 상황이 금융시장 불안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이 대행은 최근 회복 조짐을 보이는 주식시장 상황도 주요국 대비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고 평가했다. 5월 기준 한국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로 미국(4.8), 인도(4.0), 대만(2.6), 일본(1.5), 중국(1.5) 등과 비교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그는 우량기업과 비우량기업 간 자금 조달 격차가 심화되는 등 자본시장 내 양극화 현상이 심각해 자본시장 활성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이에 따라 이 대행은 금융관행과 제도 개선 필요사항을 적극 발굴해 신속히 실행하고, 특히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에 대한 채무조정 및 금융지원 현황을 면밀히 점검해 필요한 자금 공급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을 지시했다. 그는 “시중에 유휴자금이 부동산 금융 위주로만 운용되는 관행을 탈피해 자본시장과 생산적 분야로 선순환되도록 금융권 자금운용 규제 개선 등 구체적 방안을 적극 검토하라”고 주문했다.또한 이 대행은 “신임 원장 임명 전까지 금감원 임직원 모두가 금융시장 리스크 요인에 각별한 경계심을 가지고 긴밀하게 대응하며 새 정부의 금융공약 이행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강조했다. 이번 임원회의는 경제성장률이 0%대에 머물고 1분기에는 역성장이 발생하는 등 경제 위기 상황 속에서 금융감독원의 역할과 대응 전략을 재정비하는 자리였다. 특히 내수 부진으로 소상공인들이 겪는 어려움이 심화되는 가운데 금융시장 내 불안 요인을 최소화하고 시장 활력을 조기에 회복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논의됐다.금감원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한 채무조정 확대와 금융지원 강화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건설경기 악화로 인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리 지연 문제도 면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아울러 주식시장 저평가 문제를 해소하고 우량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을 촉진해 자본시장 내 양극화 완화에도 힘쓸 방침이다.금융권 전반의 자금 운용 구조 개선도 중요한 과제다. 현재 시중 자금은 안정성과 이익률을 중시하는 예대마진 중심의 부동산 금융에 치중돼 있는데, 이를 자본시장 및 생산적 산업으로 유도해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게 금감원의 방침이다.이세훈 금융감독원장 대행은 이번 회의에서 “경기 회복과 금융시장 활성화를 위해 관행과 제도 개선 필요사항을 신속히 발굴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당부하며, “특히 금융시장의 불확실성과 리스크에 대해 각별한 경계심을 가지고 긴밀히 대응하라”고 강조했다. 신임 원장 임명 전까지 금감원 임직원들이 안정적인 금융 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해 달라는 주문이다.이번 지시는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에 맞춰 금융당국이 금융시장 안정과 소상공인·자영업자 금융 지원에 집중하는 한편, 자본시장 활력 회복과 금융규제 개선을 통해 경제 전반의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 대행의 지시에 따라 소상공인 지원 강화, 자본시장 활성화, 금융규제 완화 등 실질적인 정책 변화가 조속히 추진될지 주목하고 있다.
- 서민은 쳐다보지도 못하는 '15만원짜리 빙수'... 불황에도 줄 서서 먹는다?
본격적인 여름철이 시작되면서 특급호텔들이 프리미엄 빙수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일반 빙수 가격의 10배에 달하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호응이 이어지면서 호텔들은 더욱 고급화된 빙수를 선보이고 있다.호텔업계에 따르면 현재 특급호텔 빙수 중 최고가는 그랜드인터컨티넨탈서울파르나스의 '벨에포크 샴페인 빙수'로, 한 그릇에 15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 빙수는 프랑스 명품 샴페인 브랜드 '페리에 주에'와의 협업으로 탄생했으며, 샴페인을 얼려 슬러시 형태(샴페인 그라니타)로 만든 후 우유 얼음, 치즈, 아보카도 슬라이스 등을 곁들여 고급스러운 맛과 식감을 구현했다.프리미엄 빙수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애플망고 빙수'도 호텔마다 고가에 판매 중이다. 포시즌스호텔서울은 제주산 애플망고를 2개 이상 사용한 '제주 애플망고 빙수'를 14만9000원에 선보였다. 이 빙수는 생망고와 망고 소스에 버무린 떡, 망고 엘더 플라워 소스를 돔 형태로 구현한 '망고 스피어'를 첨가해 풍성한 식감을 제공한다는 특징이 있다.다른 특급호텔들도 고급 망고 빙수 경쟁에 가세했다. 시그니엘 서울의 '시그니처 제주 애플망고 빙수'는 13만원, 서울신라호텔의 애플망고 빙수는 11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처럼 특급호텔들이 선보이는 빙수는 일반 디저트 카페의 빙수 가격(1만원~2만원대)과 비교해 5~10배 이상 비싼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특급호텔 빙수 가격이 매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포시즌스호텔서울의 제주 애플망고 빙수는 지난해 12만6000원에서 올해 14만9000원으로 18.3% 상승했다. 페어몬트앰배서더서울도 작년 대비 33.3% 오른 11만원에 애플망고 빙수를 판매 중이다.이러한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특급호텔 빙수는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해 더욱 다양한 종류의 빙수를 호텔들이 판매하고 있다"며 "불황 속에서도 빙수가 인기를 끄는 것은 작은 사치를 누리려는 '스몰 럭셔리' 트렌드의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경기 침체 상황에서도 소비자들은 고가의 호텔 빙수를 통해 일상 속 작은 사치를 즐기며 특별한 경험을 추구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에 호텔들은 더욱 고급스러운 재료와 독특한 맛, 화려한 비주얼을 갖춘 빙수를 개발하며 프리미엄 디저트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 한수원, 극적 반전으로 체코 원전 수주..“16년 만에 유럽 뚫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체코 두코바니 원자력발전소 5·6호기 신설 사업을 최종 수주했다. 이는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1~4호기 수출 이후 16년 만에 이뤄낸 성과로, 유럽 원전 시장 첫 진출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한수원은 체코전력공사(CEZ) 산하의 원전 발전 자회사 두코바니Ⅱ(EDUⅡ)와 6월 4일(현지시간) 본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은 체코 최고행정법원이 프랑스 전력청(EDF)이 제기한 계약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지 몇 시간 만에 전자서명을 통해 마무리됐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체코 정부가 계약 체결을 위한 사전 절차를 모두 끝내고 법적 제한이 해소되자 곧바로 본계약 절차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는 기자회견을 통해 계약 사실을 공식화하며 “이번 계약은 단순한 문서 서명이 아닌 체코의 에너지 자립과 국가 안보를 위한 중요한 이정표”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번 계약은 수십조 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임에도, 국가 정상의 참석 없이 조용히 진행됐다. 그 배경에는 9개월간의 긴 협상과 여러 차례의 돌발 변수들이 있었다. 지난해 7월 한수원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계약 체결까지는 순탄치 않았다. 특히 지난 5월, 황주호 한수원 사장과 안덕근 산업부 장관이 체코 현지를 방문했지만, 계약 전날 EDF가 체코 브르노 지방법원에 제출한 계약금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며 최종 서명이 무산되는 해프닝도 있었다.프랑스는 수주 경쟁에서 탈락한 뒤, 한수원의 낮은 입찰가가 정부 보조금 덕분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며 체코 경쟁보호청(UOHS)에 문제를 제기했다. UOHS는 이를 기각했지만 EDF는 법원에 추가로 소송을 제기하며 계약을 저지하려 했다. 미국의 웨스팅하우스 또한 초기엔 견제 움직임을 보였으나, 올해 초 한국과 지식재산권 관련 합의를 통해 이견을 정리하며 더 이상의 이의 제기를 하지 않았다. 이번 계약을 통해 한국은 처음으로 유럽 원전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 사업은 체코 수도 프라하에서 남동쪽으로 약 200km 떨어진 두코바니 지역에 위치한 원전 단지에 1000메가와트(MW)급 APR-1000 원전 2기를 신설하는 것이다. 기존 1~4호기는 러시아산 원전이지만, 이번 5·6호기는 한국형 모델로 채택됐다. 총 사업비는 4070억 코루나(약 25조 5000억 원)이며, 설계부터 건설, 시운전 후 운영권을 체코 측에 인도하는 ‘턴키’ 방식으로 진행된다.계약이 확정되면서 향후 체코가 추진할 테믈린 원전 3·4호기 신설 사업 수주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체코 정부는 두코바니 수주 업체에 테믈린 사업 우선협상권을 부여하겠다는 방침이다. 테믈린까지 수주할 경우, ‘팀 코리아’는 유럽 내 원자로 4기를 수출하게 되며, 총 사업 규모도 약 50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원전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신규 원전 건설이 진행되고 있어, 전체적으로 4~6기의 원자로가 새롭게 건설되는 효과를 낼 것”이라며 “국내 원전 산업 전반에 활력을 줄 수 있는 대형 수주”라고 평가했다.한수원은 이번 계약 체결 직후 두코바니 지역에 현장 사무소를 개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7월부터 전담 조직을 운영하며 EDUⅡ와 약 200여 차례의 분야별 협상을 거쳐 계약을 성사시킨 만큼, 빠르게 착수 회의를 개최하고 사업 준비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사업에는 한수원 외에도 한전기술, 한전KPS, 한전연료 등 한국전력공사 계열사와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등 국내 원전 생태계를 구성하는 주요 기업들이 대거 참여할 예정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원전 생태계 기업들의 참여 확대를 위해 참여 자격과 품질 기준 등을 안내하는 별도 설명회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이재명 효과가 벌써? 대선 끝나자 코스피 폭등
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후보가 승리하면서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된 데 따른 안도감과 함께 역대 대선 이후 주가가 대체로 상승하는 경향이 있어 증시가 당분간 상승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다만, 미국과의 관세 협상 결과와 이재명 대통령이 내세운 상법 개정안 처리 여부가 향후 증시 방향을 가를 주요 변수로 꼽힌다.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오후 2시 10분 기준 전일 대비 68.08포인트(2.52%) 상승한 2767.05를 기록하며, 지난해 8월 1일 이후 약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같은 상승세는 이재명 대통령 당선으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와 신정부의 증시 부양 기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역사적으로도 대선 이후 국내 증시는 대체로 긍정적인 흐름을 보여왔다. 유진투자증권 자료에 따르면 1981년 이후 치러진 9번의 대선 중 코스피가 대선 한 달 후 하락한 사례는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 선거 등 3차례뿐이다. 대선 한 달 이후 평균 주가 상승률은 4.1%에 달했다. 1년 후로 범위를 넓히면 평균 상승폭은 16.5%로 더욱 확대된다. 반면, 1년 후 주가가 하락한 경우는 이명박, 박근혜, 윤석열 대통령 선거 3차례에 한정됐다.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선 후 1개월, 3개월, 12개월 시점에서 코스피가 하락한 경우는 전체 9번 중 3번에 불과해 대체로 대선 이후 증시가 긍정적인 흐름을 나타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대선 직후 증시 전망도 밝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증권사들은 하반기 코스피 예상 지수를 2350포인트에서 3050포인트 사이로 제시하며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이는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따른 경기 부양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허 연구원은 “추경이 1조원 늘어날 때마다 채권 금리가 약 0.01%포인트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20조원 규모 추경이 편성될 경우 금리 상승 압박이 있겠지만, 정책 기대감으로 주식 매수 수요가 증가해 증시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강조해 온 자본시장 선진화 공약 역시 증시에 긍정적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 주주권 보호를 위한 상법 개정, 그리고 MSCI 선진국지수 편입 추진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 중에서도 특히 상법 개정안 통과 여부가 시장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상법 개정은 민주당이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주가 저평가 해소를 위해 꾸준히 추진해 온 과제로, 이 대통령 역시 ‘코스피 5000 시대’를 위한 정책적 초석으로 삼고 있다. 다만 상법 개정안은 이전 정부 시절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음에도 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대행의 거부권 행사로 무산된 바 있다.이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상법 개정 재추진 의지를 분명히 했으며, 지난 2일 유튜브 《한겨레 TV》 인터뷰에서 “취임 후 2\~3주 안에 처리할 것”이라며 “국회에서 한 번 통과된 만큼 보완해 더 강력한 법안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주주들의 경영권 남용과 주식 물적 분할·재상장 등으로 기업의 실질 가치를 훼손하는 사례가 많다”며 “상법 개정을 통해 이런 문제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대선 후 2~3주 내 상법 개정안 통과 여부, 자사주 의무소각법안 시행 여부 등을 주시하며 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와 코스피 5000포인트 돌파 가능성을 평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한편, 신정부 출범과 함께 증시 호재가 예상되지만, 당장 미국과의 관세 협상 문제는 풀어야 할 난제다. 오는 7월 8일로 예정된 상호 관세 유예 기간이 만료되는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일까지 모든 협상 국가에 최상의 협상안을 제출하라는 강력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3일에는 미국 내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부과하는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50%로 올리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기도 했다.이 대통령은 관세 협상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대선 기간 “우리는 맨 앞에 나서면 안 된다. 때리려는 쪽이 매를 들 때는 뒤늦게 대응해야 한다”며 차분하고 전략적인 접근을 강조했다.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 문제와 국내 정책 기대가 증시에 우호적인 영향을 주고 있지만, 기본적인 거시경제 펀더멘털은 여전히 취약한 상태”라며 “국내 증시는 3분기 조정을 거친 뒤 4분기에 반등을 시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이처럼 이재명 대통령 당선과 함께 국내 증시는 정치 불확실성 해소와 신정부 정책 기대감으로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나, 관세 협상 및 상법 개정 등의 변수가 향후 증시 흐름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은 향후 발표될 정책과 입법 동향, 대외 환경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점검하고 있다.
- 40년 묵은 과자가 미국을 사로잡다... 바나나킥의 기적적인 역주행
국내 대표 라면 기업 농심이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았다. 바로 '바나나킥'이다. 주력 수출 품목이었던 라면에서 스낵으로 전략을 확장하며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식품업계에 따르면 바나나킥의 4월 미국 수출량이 전월 대비 69%나 급증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같은 기간 매출이 40% 이상 증가했으며, GS25에서는 일부 매장에서 품절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러한 인기 급상승의 배경에는 블랙핑크 멤버 제니의 영향력이 결정적이었다. 제니가 지난 3월 미국의 유명 토크쇼에 출연해 가장 좋아하는 과자로 바나나킥을 언급한 것이 바이럴 마케팅 효과를 불러일으켰다.이러한 예상치 못한 호재를 맞은 농심은 스낵 수출 확대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킥' 시리즈의 후속 제품인 '메론킥'을 국내에 먼저 출시한 후, 하반기부터는 바나나킥과 메론킥으로 미국, 일본, 중국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또한 농심은 지난 4월 로스앤젤레스(LA)에 오픈한 디저트 카페 '노티드'와의 협업을 통해 '바나나킥 크림 도넛'과 '바나나킥 크림 라떼' 등 현지화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노티드 해외 1호점은 개점 한 달 만에 누적 방문객 3만 명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그동안 농심의 스낵류 수출은 라면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었다. 지난해 기준 스낵류 수출액은 290억원으로, 2467억원에 달하는 라면 수출액의 약 10분의 1에 불과했다. 스낵 시장은 현지 경쟁이 치열해 수출 확대가 쉽지 않은 품목으로 꼽혀왔다.하지만 농심은 바나나킥의 인기에 힘입어 2분기부터 스낵 매출이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분기에는 전체 매출의 13%를 차지하는 스낵 매출이 1015억원으로 11.1% 감소했지만, 바나나킥 흥행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면 2분기부터 가파른 성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농심은 최근 공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도 스낵 사업 강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농심 측은 "글로벌 가공식품 시장에서 스낵 분야는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면서 "스낵을 '제2의 코어사업'으로 삼고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혔다.이번 바나나킥의 해외 인기는 K-푸드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농심이 라면에 치중된 수출 구조를 다변화하고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 하루아침에 사라진 ‘크보빵’..SPC, 결국 생산 중단
SPC삼립이 최근 큰 인기를 끌었던 ‘크보빵’(KBO빵)의 생산을 전격 중단한다. 이는 경기 시흥시 시화공장에서 발생한 여성 노동자 사망 사고 이후 불거진 여론의 반발과 불매 운동의 영향으로 해석된다. 지난 29일 SPC삼립은 자사 웹사이트를 통해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협의해 크보빵 생산을 중단한다"며 "안전 강화 활동과 소비자 신뢰 회복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중단 시점은 다음 달 1일부터다.크보빵은 지난 3월 프로야구 시즌 개막에 맞춰 SPC삼립과 KBO가 협업해 출시한 제품으로, 야구선수 사진이 그려진 ‘띠부씰’이 포함돼 있어 출시 직후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출시 41일 만에 판매량 1000만 봉지를 돌파하며 삼립 제품 중 역대 최단 기록을 세웠고, 띠부씰 수집 열풍으로 일부 제품은 웃돈이 붙어 거래되기까지 했다. 크보빵의 흥행은 SPC삼립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3월 24일에는 전일 대비 8% 상승한 5만7500원을 기록했고, 이달 초 6만300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그러나 지난 19일 새벽 시화공장에서 발생한 산업재해로 인해 상황은 급변했다. 당시 공장에서 윤활유를 바르던 50대 여성 노동자가 컨베이어 벨트에 상반신이 끼이는 사고로 사망했고, 이 공장이 바로 크보빵을 생산하는 주요 생산라인이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반발이 커졌다. 일부 야구팬들은 ‘화려한 협업 뒤의 비극’이라며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불매 서명 운동에 나섰고, 이 운동에는 현재까지 2300명이 넘게 동참했다. 이들은 KBO에도 협업 중단을 요구했고, KBO 역시 논란의 확산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SPC삼립은 논의 끝에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 시화 공장 가동 역시 사고 직후 중단됐으며, 이 공장은 SPC삼립 전체 생산량의 약 30%를 담당하고 있어 회사 차원에서도 적지 않은 손실이 예상된다. IBK투자증권은 이번 사고와 여론 악화를 반영해 SPC삼립의 목표 주가를 기존 7만4000원에서 5만9000원으로 20% 하향 조정했고, 투자 의견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실제로 사고 당일 SPC삼립 주가는 3.9% 하락했고, 이후 5만3000원 선까지 떨어졌다.SPC는 실적보다 소비자 신뢰 회복을 우선 과제로 삼았다. 김범수 대표이사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김주영 의원실 주관 간담회에 참석해 고개를 숙였고,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안전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SPC는 사고 설비를 관계 기관 조사가 끝나는 대로 전면 철거·폐기하고, 매달 노조와 생산·안전 책임자가 참여하는 노사 합동 안전 점검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외부 전문기관과의 합동 점검 주기도 분기별로 확대하고, 안전보건 인력도 증원해 선제적 현장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근무 환경 개선도 병행된다. 시화 공장에서는 생산라인별로 매주 하루씩 가동을 중단하고, 이 시간을 설비 점검과 안전 강화에 투입하기로 했다. 일부 생산라인에는 4조 3교대제를 시범적으로 도입하고, 연속 근무를 줄이기 위한 노사 협의도 이어갈 방침이다. 더불어 근로자 대상 1대1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4주간 운영하고 있으며,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근로자에겐 추가적인 치료도 지원하고 있다.현장 안전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도 병행된다. 정기적인 안전 간담회 확대, 안전 핫라인 운영, 스마트 제안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안전을 저해하는 관행과 요소를 발굴하고 이를 개선하는 지속 가능한 체계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SPC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일로 심려를 끼쳐드린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앞으로도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전사적인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이날 간담회에는 김범수 대표이사 외에도 도세호 공동대표와 황종현 이사회 의장도 참석해 고개를 숙였다. 도세호 이사는 “2022년 SPL 계열사에서 발생한 사고 이후 안전 강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근본적 변화에는 실패했다”며 “1천억 원 규모의 안전경영 투자 계획을 확대·연장하고 설비 자동화와 안전관리 인력 강화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크보빵은 SPC삼립의 마케팅 성공 사례로 남았지만, 중대한 산업재해 앞에서는 소비자와 사회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 단순한 상품이 아닌 기업의 책임 윤리가 소비자의 선택을 좌우하는 시대, SPC삼립이 앞으로 어떤 행동으로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