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해양
- "K-뷰티, 북유럽 휩쓴다"…아모레 마몽드, 유럽 8개국 동시 진출 '초유의 사태'
아모레퍼시픽의 스킨케어 브랜드 마몽드가 드디어 유럽 시장의 문을 활짝 열었다. 지난 9월 말, 북유럽에서 가장 큰 뷰티 유통 채널인 '리코(Lyko)'와 손을 잡고 유럽 8개국에 공식적으로 제품을 선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단순한 해외 진출을 넘어, K-뷰티의 심장부인 아모레퍼시픽이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본격적인 칼을 빼 들었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마몽드는 이번 진출을 통해 글로벌 스킨케어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중요한 첫걸음을 내디뎠으며, 앞으로 K-뷰티의 위상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이번 파트너십이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는 이유는 상대가 바로 '리코'이기 때문이다. 스웨덴에서 시작한 리코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을 넘나드는 전략으로 북유럽 젊은 세대, 특히 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은 뷰티 공룡이다. 이처럼 막강한 유통망을 가진 리코가 마몽드를 선택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제품력과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증거다. 더욱 놀라운 점은 리코가 자사 역사상 처음으로 8개국에 한 브랜드를 동시에 론칭하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는 사실이다. 이는 리코가 마몽드의 성공 가능성을 얼마나 높게 평가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마몽드는 '플로라 글로우 로즈 리퀴드 마스크', '어메이징 딥 민트 클렌징밤' 등 브랜드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핵심 제품 11종을 앞세워 유럽 소비자들을 공략한다. 우선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에서는 오프라인 매장 33곳에서 직접 제품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덴마크, 독일, 네덜란드 등 5개국에서는 온라인 채널을 통해 판매를 시작한다. 리카드 리코 CEO는 "마몽드는 우리에게 완벽한 파트너"라며 "이번 협업이 '뷰티의 출발점'이라는 우리의 비전을 실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과 기대감을 드러냈다.공식 론칭 전부터 분위기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마몽드는 지난 9월 스톡홀름에 위치한 리코의 대표 매장에서 현지 인플루언서와 뷰티 전문가들을 초청해 대대적인 홍보 행사를 열며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번 북유럽 진출을 시작으로 영국, 이탈리아, 폴란드 등 유럽의 주요 거점으로 빠르게 세력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K-팝과 K-드라마로 시작된 한류 열풍이 이제 K-뷰티로 이어져 유럽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마몽드의 야심 찬 항해가 이제 막 시작됐다.
- 12조 흑자 파티, 우리만 즐겁지 않은 이유... 수출보다 수입이 더 줄어든 '착시 효과'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28개월 연속 흑자라는 기록을 이어갔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불황형 흑자'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지난 8월 경상수지는 91억 5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8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이며, 2000년대 들어 두 번째로 긴 흑자 행진이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쌓인 누적 흑자(693억 달러) 역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4%나 많아 겉보기에는 견실한 흐름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흑자가 수출 호조가 아닌, 수출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한 수입 덕분이라는 점에서 우리 경제의 근본적인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이번 흑자의 핵심인 상품수지는 94억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전체 흑자를 이끌었지만, 수출과 수입의 내용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경고음이 뚜렷하다. 8월 수출액은 564억 4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 줄어들며 석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반도체(26.9%)와 승용차(7.0%)가 고군분투하며 수출을 방어했지만, 철강, 컴퓨터 주변기기, 무선통신기기 등 다수 품목의 수출이 뒷걸음질 쳤다. 특히 미국(-12.0%), 중국(-3.0%), 유럽연합(-9.2%) 등 주요 교역국을 상대로 한 수출이 일제히 부진에 빠진 것은 글로벌 경기 둔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수입은 470억 4000만 달러로 7.3%나 급감했는데, 이는 국제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원유, 석탄 등 원자재 수입액이 10.6%나 줄어든 영향이 컸다. 결국 수출 부진에도 불구하고 원자재 가격 하락이라는 외부 요인 덕에 수입이 더 크게 줄면서 흑자가 발생한 셈이다.상품수지와 달리 서비스수지는 만성적인 적자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8월 서비스수지는 21억 2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달(-11억 1000만 달러)과 비교하면 적자 폭이 두 배 가까이 확대된 것이다. 특히 여름 휴가철 해외로 떠난 내국인이 늘면서 여행수지 적자가 10억 7000만 달러에 달했고, 기술 도입 등에 따른 지식재산권사용료 수지 역시 적자를 면치 못했다. 상품을 팔아 벌어들인 외화를 서비스 부문에서 고스란히 까먹고 있는 구조가 고착화되는 모습이다. 한편, 해외로부터의 배당, 이자 소득을 나타내는 본원소득수지는 20억 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기업들의 분기 배당 지급 영향으로 전월(29억 5000만 달러)보다는 흑자 규모가 크게 줄었다.이러한 상황은 자본의 흐름을 보여주는 금융계정에서도 확인된다. 8월 한 달간 내국인의 해외 직접투자와 증권투자는 각각 14억 4000만 달러, 84억 1000만 달러씩 늘어났다. 특히 해외 주식 투자를 중심으로 자본 유출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이는 국내 투자처의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동시에, 경상수지 흑자로 벌어들인 달러가 다시 해외로 빠져나가는 흐름을 보여준다. 결국 8월의 역대급 흑자는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이 튼튼해진 결과라기보다는,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 수출과 수입이 동반 하락하는 가운데 수입 감소 폭이 더 컸기 때문에 나타난 '착시 효과'에 가깝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시적인 유가 하락에 기댄 위태로운 흑자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 백종원, 경찰 조사 중에도 '글로벌 사업가' 변신
식품위생법 위반 의혹 등 각종 논란에 휩싸이며 방송 활동 중단을 선언했던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약 4개월 만에 대만 방송에 깜짝 등장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는 그가 '방송인 백종원'이 아닌 '기업인 백종원'으로서 해외 시장 개척에 본격적으로 나섰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백종원 대표는 지난달 29일(현지 시각) 대만의 주요 뉴스 채널인 TVBS에 출연하여 더본코리아의 대표 브랜드 '본가'를 직접 홍보하며 K-푸드 전도사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그는 타이베이 동구 매장에서 직접 쌈 먹는 방법을 시연하고, 특별한 해산물장과 자신이 특허를 낸 얇은 우삼겹 메뉴를 소개하는 등 적극적으로 홍보 활동을 펼쳤다. 더본코리아 측은 이에 대해 "대만 언론사의 취재 요청에 응하여 인터뷰 도중 한식을 소개한 것"이라고 밝히며, 백 대표의 해외 활동이 사업 확장의 일환임을 강조했다.백 대표의 이번 대만 방문은 지난달 21일 태국 출국을 시작으로 한 동남아 순방의 일환이다. 그는 태국, 캄보디아, 대만 등을 거쳐 11월 중순까지 중국, 미국 등 주요 국가를 방문하며 유통 기업 및 레스토랑을 대상으로 B2B 소스 설명회에 나설 예정이다. 애초 해외 영업팀이 담당할 예정이었던 이 출장길에 백 대표가 직접 나선 것은 실제 계약 성사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전해진다. 백 대표는 과거 "1970~1980년대 종합상사 선배들처럼 보따리 짊어지고 해외에 가서 직접 상품을 홍보하며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어, 이번 행보가 그의 경영 철학과 맞닿아 있음을 보여준다.그의 이 같은 해외 활동은 국내에서 불거진 논란들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백 대표가 이끄는 더본코리아는 올해 초 '빽햄' 가격 논란을 시작으로 농지법 위반, 실내 고압가스 요리, 원산지 표기 오류, 식품위생법 위반 의혹 등 잇따른 구설에 휘말렸다. 특히 지난 5월에는 "현재 촬영 중인 프로그램을 제외하고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하겠다"며 "기업인 백종원으로서 모든 열정과 온 힘을 오롯이 더본코리아 성장과 가맹점주들의 발전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지난달 초에는 '덮죽'과 '쫀득 고구마빵' 제품 등의 허위 광고 의혹으로 식품위생법 및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경찰은 현재 백 대표와 더본코리아 실무 관계자들을 조사 중이며, 검찰 송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국내에서의 법적 논란과 방송 활동 중단이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백종원 대표는 글로벌 시장 개척이라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는 모습이다. 그의 이번 해외 행보가 더본코리아의 성장을 이끌고, 동시에 국내에서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는 계기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 "미국·중국 나와!"…KIST·LG, '한국형 휴머노이드'로 세계에 도전장
미국과 중국이 양분한 로봇 시장에 '한국형 AI 휴머노이드'가 도전장을 내민다. 단순 동작을 반복하는 기존 로봇의 한계를 넘어, 스스로 생각하고 환경에 적응하며 사람처럼 섬세한 작업까지 해내는 로봇 '케이팩스(KAPEX)'가 그 주인공이다. 이는 KIST의 원천 기술력과 LG의 상용화 역량이 결합된, 국가 차원의 전략 자산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은다.케이팩스의 가장 큰 차별점은 '학습 능력'에 있다. LG AI연구원의 초거대 AI '엑사원(EXAONE)'을 두뇌로 탑재해, 보고 듣는 정보를 스스로 이해하고 학습한다. 덕분에 정해진 명령만 수행하는 것을 넘어, 예측 불가능한 환경 변화에 적응하고 사람과 협업하는 등 고차원적인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여기에 사람 손처럼 섬세한 촉각을 지닌 로봇 핸드와 인간 수준의 신체 능력을 결합해, 재난 현장부터 일상생활 지원까지 활용 범위를 무한히 넓혔다.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산업 현장 실증과 상용화'라는 명확한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 KIST가 AI 휴머노이드 원천 기술을 제공하고, LG전자가 제품화와 양산 노하우를, LG AI연구원이 로봇의 두뇌를 더하는 '드림팀'을 구성했다. 이들은 4년 안에 실제 산업 현장에 케이팩스를 투입하고 상용화에 착수하겠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현재 세계 로봇 시장은 AI를 탑재해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피지컬 AI'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으며, 미국과 중국이 이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케이팩스는 이러한 시장 구도에 도전하는 한국의 실질적인 첫 대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이종원 KIST 휴머노이드연구단장은 "케이팩스는 미·중 중심의 시장 질서에 도전하는 새로운 글로벌 표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연구실에 머무는 기술을 넘어, 실제 산업의 판도를 바꾸고 한국이 로봇 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 케이팩스의 행보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 식대 6만원, 대관료 350만원…'웨딩플레이션'에 지갑 털리는 예비부부!
결혼 서비스 비용이 무섭게 치솟고 있다. 특히 1인당 식대 중간 가격이 6만원을 넘어섰고, 전체 결혼 평균 비용은 두 달 만에 4%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달 18일부터 29일까지 전국 14개 지역 결혼 서비스 업체 504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달 결혼 서비스 평균 비용은 216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6월 대비 4.1% 늘어난 수치다.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부부들에게는 비용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는 결과다.지역별 편차도 극심했다. 강남 지역의 결혼 비용은 평균 3509만원으로, 경상도 지역(1181만원)의 세 배에 육박하는 수준이었다. 수도권 전체로 보면 결혼 비용은 2665만원으로 비수도권(1511만원)보다 무려 1154만원이나 더 비쌌다. 지난 6월과 비교했을 때 수도권은 4.3% 증가했지만, 비수도권은 오히려 1.9% 감소해 지역 간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수도권, 특히 강남 지역의 높은 물가와 수요가 결혼 비용 상승을 견인하고 있음을 시사한다.항목별로 살펴보면 결혼식장 1인당 식대 중간 가격은 지난달 6만원으로, 지난 6월 5만8000원보다 2000원(3.4%) 올랐다. 특히 강남 지역은 8만3000원에서 8만8000원으로 5000원(6.0%) 상승해 전국에서 가장 비쌌으며 상승률도 가장 높았다. 전국 대관료 중간 가격 역시 6월 300만원에서 지난달 350만원으로 50만원(16.7%)이나 뛰었다. 강남 지역 대관료는 690만원에서 750만원으로 60만원(8.7%) 올랐고, 경상 지역도 130만원에서 270만원으로 두 배 이상 급등했다. 결혼식장 측은 식재료와 장식·꽃 등 주요 자재의 구매 단가 상승과 인건비 인상을 비용 상승의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특히 '생화 꽃장식' 비용은 지난 6월 200만원에서 지난달 262만원으로 31.0%(62만원)나 치솟아 예비부부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전반적인 물가 상승과 더불어 결혼 관련 서비스의 인건비 및 자재비 상승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결혼 비용이 전례 없이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결혼을 계획하는 많은 커플들에게 경제적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결혼 자체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롯데카드 다음은 당신?…연이은 금융 범죄, 간편결제마저 '안전지대' 아니었다
최근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같은 대규모 금융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편리함을 무기로 빠르게 성장한 간편결제 서비스마저 범죄의 표적이 되면서 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올해 들어 8월까지만 집계된 간편결제 부정 결제 사고 금액이 이미 2억 원을 훌쩍 넘어섰다는 사실은 더 이상 간편결제 서비스가 안전지대가 아님을 명백히 보여준다. 이는 지난해 전체 피해액을 이미 넘어선 수치로, 비대면 금융 거래의 확산과 함께 보안의 허점을 노리는 범죄 수법 또한 날로 교묘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피해 사례의 대부분이 명확한 수법조차 파악되지 않는 '불상의 방법'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은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금융감독원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간편결제 부정 결제는 총 50건이 발생했으며, 그 피해액은 2억 2천76만 원에 달한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국내 최대 오픈마켓 중 하나인 지마켓에서 발생한 피해가 22건, 1억 6천74만 원으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전체 피해액의 약 73%에 해당하는 충격적인 수치다. 그 뒤를 이어 쿠팡페이가 7건(3천8만 원), 비즈플레이가 6건(1천987만 원)으로 나타나, 대형 플랫폼을 중심으로 피해가 집중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부정 결제 사고는 한때 감소하는 듯 보였으나, 올해 다시 고개를 들며 소비자들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이는 간편결제 시스템의 구조적 취약점이나 보안 강화 조치가 범죄의 진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피해액 상위 사례들의 범죄 수법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올해 발생한 가장 큰 규모의 피해 사건은 범인이 불상의 방법으로 탈취한 이용자 정보를 이용해 지마켓에서 해외 놀이공원 입장권을 대량으로 구매한 건으로, 단 한 명의 피해자가 무려 2,970만 원의 손해를 입었다. 2위와 3위 사건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각각 2,613만 원과 1,843만 원의 피해를 낳았다. 이처럼 범죄자들이 어떤 경로로 개인정보와 결제정보를 빼내는지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블랙박스' 범죄가 늘어난다는 것은, 기존의 보안 방식으로는 더 이상 완벽한 방어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간편결제 서비스 제공 기업들이 더욱 고도화된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을 구축하고, 소비자들에게는 다중 인증 설정과 같은 적극적인 보안 조치를 생활화해야 할 필요성을 절실하게 보여준다.간편결제는 이제 우리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필수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그 편리함의 이면에 도사린 위험은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연이어 발생하는 금융 범죄와 속수무책으로 뚫리는 간편결제 시스템은 단순한 금전적 피해를 넘어, 사회 전반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 당국과 관련 기업들은 더 이상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사후 대응에서 벗어나, 선제적이고 다각적인 보안 강화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또한, 소비자 스스로도 자신의 정보가 언제든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비밀번호의 주기적인 변경, 의심스러운 링크나 앱 설치 자제 등 정보보호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점이다.
- 지갑 속 카드, 이젠 안녕…'OO페이'에 밀려난 은행들의 '눈물'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결제를 해결하는 '페이'의 시대가 활짝 열렸다. 올해 상반기 간편지급 서비스의 하루 평균 이용금액이 사상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금액으로는 11.4%, 이용 건수로는 13.7% 급증한 수치로, 현금이나 실물 카드 없이 스마트폰 터치만으로 결제하는 방식이 이제는 완벽한 대세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폭발적인 성장의 중심에는 토스, 네이버, 카카오와 같은 전자금융업자들이 있다. 이들 빅테크·핀테크 기업들은 전체 간편지급 시장의 55.1%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영향력을 과시했으며, 이들의 점유율은 계속해서 상승하는 추세다. 반면, 한때 시장을 주도했던 삼성페이 등 휴대폰 제조사의 비중은 23.9%로 줄었고, 전통의 강자였던 은행 등 금융회사의 비중은 21%까지 밀려나며 체면을 구겼다. 한국은행은 이러한 판도 변화의 원인으로 사용자 인터페이스(UI)의 차이를 지목하며, 일부 금융사들이 경쟁에서 밀려 아예 관련 서비스를 중단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간편지급 서비스의 확산은 단순히 결제 수단이 바뀌는 것을 넘어, 소비자의 지불 습관과 자금 운용 방식까지 바꾸고 있다. 전자금융업자들이 제공하는 서비스 내에서는 여전히 신용카드를 연동해 쓰는 비중이 59.7%로 가장 높지만, 현금을 'OO머니'나 'OO포인트' 형태로 미리 충전해 사용하는 선불금 기반 결제 비중이 33.2%까지 치고 올라왔다. 사업자들이 제공하는 추가 포인트 적립과 같은 혜택이 이용자들을 끌어모은 결과다. 결제뿐만 아니라 송금 시장 역시 전자금융업자들이 완전히 장악했다. 올해 상반기 간편송금 서비스는 하루 평균 9807억 원이 오가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이용 건수와 금액 모두에서 전자금융업자의 비중이 99%를 넘어서며 사실상 시장을 독점했다. 이러한 흐름은 내수 부진 속에서도 꾸준히 성장하는 온라인 쇼핑 시장과 맞물려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전체 전자지급결제대행(PG) 서비스 이용 규모가 하루 평균 1조 5천억 원을 넘어선 가운데, 간편하고 혜택 많은 '페이' 서비스는 앞으로도 우리 경제의 혈맥을 바꾸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 '공짜 휴일'의 민낯…내수 진작 효과는 '0', 정부의 민망한 성적표
정부가 경기 부양과 국민 휴식권 보장을 명분으로 종종 지정했던 '임시공휴일'이 실제로는 내수 소비 증진에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10월 10일 임시공휴일 지정이 최종 무산된 가운데, 한국은행이 발표한 보고서는 임시공휴일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기존의 통념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임시공휴일이 포함된 긴 연휴는 소비의 총량을 늘리기보다는, 연휴 직전에 소비를 집중시키고 연휴 이후에는 오히려 소비를 위축시키는 '기간 간 대체 효과'를 유발하는 데 그쳤다. 실제로 임시공휴일이 있었던 과거 명절 기간의 카드 사용액을 분석한 결과, 연휴 직전에는 소비가 평소보다 10% 이상 급증했지만 연휴가 끝난 뒤에는 되레 5~8% 감소하는 패턴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결국 연휴 전후 약 4주간의 전체 카드 사용액을 합산해보면 임시공휴일이 없던 명절과 비교해 총소비 규모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던 것이다. 이는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하루의 영업일이 줄어드는 효과와 연휴 기간 대면 소비가 늘어나는 효과가 서로 상쇄된 결과로 풀이된다.특히 임시공휴일의 '약발'이 먹히지 않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해외여행의 급증이 지목됐다. 연휴가 길어질수록 국내에 머물며 소비하기보다는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이 늘어나면서, 내수 진작 효과가 해외에서 발생하는 소비로 상쇄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임시공휴일이 포함됐던 2025년 설 연휴 기간에는 역대 최고 수준의 출국자 수를 기록하며, 외식 등 국내 대면 서비스 소비는 오히려 평소 명절보다 감소하는 기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물론 이번 연구는 분석 대상이 된 임시공휴일 사례가 많지 않고, 당시의 경제 여건이나 날씨 등 다른 변수들을 완벽하게 통제하지 못했다는 명백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 연구를 진행한 조병수 차장 역시 "임시공휴일 지정의 효과에 대해 일반화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임시공휴일=내수 활성화'라는 단순한 공식을 재고하고, 보다 정교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 결과는 의미가 작지 않다.
- 스타벅스, 1조 4천억 '쓴맛'에 특급 처방! 니콜 CEO, '강제 다이어트' 돌입
글로벌 커피 체인 스타벅스가 지속되는 실적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10억 달러(한화 약 1조 4천억 원) 규모의 대대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현지 시간으로 25일, 스타벅스는 북미 지역 내 일부 매장을 폐쇄하고, 약 900명에 달하는 비매장 직원을 해고하는 강도 높은 자구책을 내놓았다. 이는 올해 초 이미 1,100명의 인력을 감원했던 조치에 이은 추가적인 구조조정으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이번 10억 달러 규모의 구조조정 비용 중 약 90%에 해당하는 금액이 스타벅스의 최대 시장인 북미 사업 부문에서 발생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직원 해고에 약 1억 5천만 달러, 그리고 매장 폐쇄와 관련된 비용으로 약 8억 5천만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스타벅스 측은 설명했다. 스타벅스는 올해 말까지 북미 지역에서 약 1만 8천 3백 개의 매장을 운영할 계획이며, 내년부터는 다시 매장 수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일시적인 몸집 줄이기를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한 뒤,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스타벅스가 이처럼 과감한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심각한 매출 부진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 분기(4월~6월) 스타벅스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7%나 급감했으며, 매출은 4% 증가에 그쳤다. 특히 전체 매출의 약 70%를 차지하는 북미 지역에서 동일 매장 매출이 2% 감소하며 6분기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는 등 부진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브라이언 니콜 최고경영자(CEO)가 전 직원을 대상으로 보낸 메시지를 통해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함께 위기 극복을 위한 강력한 변화를 예고했다. 니콜 CEO는 "이번 조치는 효과가 입증된 부분에 역량을 집중하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구조조정의 당위성을 강조, 현재의 난관을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특히 주목할 점은 다음 달부터 본사 직원의 주 4일 사무실 근무 복귀 지시이다. 이는 팬데믹 이후 유연근무가 확산된 흐름 속에서, 현장 중심의 협업과 소통을 강화하여 조직의 생산성과 결속력을 높이려는 니콜 CEO의 강력한 리더십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이와 함께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운영책임자(COO), 글로벌 최고 브랜드 책임자 등 핵심 요직의 경영진을 전격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하며 조직 전반에 걸친 쇄신을 꾀했다. 이는 기존의 관행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과 동력을 확보하고,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더욱 민첩하게 대응하겠다는 니콜 CEO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러한 과감한 조치들이 스타벅스의 위기 극복과 재도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스타벅스의 이러한 소식은 뉴욕 증시에도 영향을 미쳐, 이날 스타벅스 주가는 전날보다 0.88% 하락 마감했다. 시장은 스타벅스의 이번 구조조정이 과연 북미 시장의 매출 부진을 끊어내고 다시금 성장 궤도에 오를 수 있는 전환점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스타벅스의 대대적인 변화가 침체된 커피 시장에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 “엄마, TV 안 나온다고 전화 그만!”…자녀가 원격 조종하는 효자 TV 등장
LG전자가 스마트 기기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고령층을 겨냥한 맞춤형 TV, ‘LG 이지 TV’를 선보이며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섰다. 복잡한 기능은 과감히 덜어내고 사용자 편의성을 극대화한 이 제품은, 디지털 시대에 소외되기 쉬운 시니어 고객은 물론, 부모님을 생각하는 자녀 세대까지 공략하겠다는 전략적 포석이 담겨있다.고령층 사용자가 TV 시청 중 리모컨을 잘못 조작해 의도치 않은 화면으로 넘어가더라도 당황할 필요가 없다. 리모컨 상단의 ‘도움’ 버튼 하나만 누르면 직전에 시청하던 방송 채널로 즉시 복귀시켜주는 기능 덕분이다. 이는 스마트 TV의 다양한 기능이 오히려 장벽으로 느껴졌던 시니어들에게 가장 직관적인 해결책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이러한 편의성의 중심에는 새롭게 디자인된 ‘이지 TV 전용 리모컨’이 있다. 버튼마다 큼직한 글씨로 기능을 명확히 표기했으며, 어두운 환경에서도 식별이 쉽도록 백라이트를 적용했다. 단순히 채널과 음량 조절에 그치지 않고, 사용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모든 불편함을 최소화하려는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부분이다.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연결성’과 ‘돌봄’에 초점을 맞췄다. LG전자는 카카오와의 협력을 통해 ‘LG 버디’라는 전용 서비스를 탑재했다. 이는 보호자가 멀리서도 부모님의 TV를 제어할 수 있도록 돕는 원격 제어 기능과, 위급 상황 시 ‘도움’ 버튼을 길게 눌러 등록된 연락처로 알림을 보내는 기능을 포함한다. TV가 단순한 가전제품을 넘어 가족을 연결하고 안전을 지키는 매개체로 진화한 것이다. 이 밖에도 정해진 시간에 약 복용을 알려주는 ‘생활 알리미’ 기능은 고령층의 건강한 일상을 지원한다.하드웨어는 기존 프리미엄 LCD TV 라인업인 ‘LG QNED 에보’를 기반으로 제작되어 선명한 화질과 고품질 사운드를 그대로 유지했다. 여기에 영상 통화가 가능한 카메라를 기본으로 탑재해 가족 간의 소통을 돕고, 셀프 사진관 ‘포토이즘’과의 제휴를 통해 TV로 찍은 사진을 가까운 매장에서 인화하는 등 즐길 거리도 더했다. 게임이나 노래방 같은 엔터테인먼트 기능도 포함하여 시니어들의 활기찬 여가 생활까지 고려했다.LG전자는 65형을 276만 9000원, 75형을 386만 9000원으로 책정하고 다음 주 국내 시장에 우선 출시한다. 프리미엄 라인업을 기반으로 했지만, 향후에는 화질이나 음질 저하를 최소화하는 선에서 더 작은 크기와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도 선보일 계획이다. 국내 시장을 시작으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미국, 유럽 등 선진 시장으로 확대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것이 LG전자의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