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 '닭발·돼지 귀' 中 수출길 막혀 농가 '발동동'
미국 농가들이 중국의 보복관세로 인해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특히 닭발, 돼지 귀, 생선 머리와 같은 식품 부산물 수출이 직격탄을 맞았다. 이러한 부산물은 중국에서는 인기 있는 식재료지만 미국 내에서는 대부분 폐기물로 취급되어 대체 시장을 찾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닛케이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가금류·돼지 농장 등에서 생산되는 부산물의 수출길이 막히면서 미국 농가들은 새로운 판로 모색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무역 데이터를 살펴보면 지난해 미국은 2억 9000만 달러(약 3900억 원) 규모의 닭발을 중국에 수출했으며, 이는 미국이 수출한 전체 닭발 규모의 69%에 달한다.미국 가금류·계란 수출협회(USAPEEC)의 그렉 타일러 회장은 "최근 중국이 부과한 관세로 닭발과 닭 수출이 제로(0)에서 최소한의 범위로 감소할 것"이라며 위기감을 표했다. 그는 "최대 고객을 잃으면서 관세율이 낮아질 때까지 닭발을 냉동 보관하거나 동물 사료로 전환해야 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문화적 차이가 이번 무역 분쟁의 영향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닭발은 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폐기물로 간주되지만 중국에서는 콜라겐이 풍부한 별미로 인식된다. 중국 요리에서 닭발은 딤섬과 절임 간식부터 국물 요리까지 다양하게 활용되는 인기 식재료다. 이러한 문화적 차이로 인해 미국 농가들은 중국 수출길이 막히자 대체 시장을 찾기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돼지 부산물 시장도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미국 육류 수출 협회(USMEF)에 따르면 2024년 돼지 귀, 발굽, 내장과 같은 돼지 부산물의 절반 이상이 중국으로 수출됐다. 이번 추가 관세로 중국의 미국산 돼지고기에 대한 실질 관세율은 무려 172%까지 상승한 상태다.USMEF는 중국 수출길이 막히면서 돼지 한 마리당 약 810달러(약 11만~13만 원), 연간 약 10억 달러(약 1조 3000억 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USMEF의 에린 보러 경제분석 부회장은 "중국은 돼지 발, 머리, 위, 창자 등의 최대 구매국으로, 다른 어떤 고객보다 높은 가격에 엄청난 물량을 구매해왔다"며 "현재 중국용 생산 파이프라인에 있는 제품들의 새 판로를 찾기 위한 광란의 스크램블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생선 부산물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켄터키주 최대 생선 수출업체 중 하나인 투 리버스 피셔리스의 안지 유 대표는 "중국의 미국 제품 관세 발표 직후 모든 생선 머리 주문이 취소됐다"며 "올해 약 20%의 수익이 감소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유 대표는 지난해 총 160만kg의 아시아 잉어를 가공했으며, 중국은 잉어 머리의 유일한 시장이었다고 밝혔다.미시간주립대학교의 데이비드 오르테가 식품경제학 교수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미국인들은 살코기를 선호해 이러한 부산물에 대한 수요는 중국 소비자들과 상호보완적"이라며 "멕시코나 캐나다 같은 다른 시장으로 수출을 늘릴 수 있지만 중국과의 무역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규모는 안 된다"고 분석했다.수출 시장 상실과 더불어, 미국으로 수입되는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로 인해 비료, 해충 방제 화학제품, 농기구 등의 가격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미국 농가들에게 이중고를 안겨줄 전망이다. 농업운송연합의 피터 프리드만 사무총장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상황은 완전한 위기 상태"라며 "회원들이 막대한 재정적 손실을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한편 미국과 중국은 오는 10일(현지 시간) 스위스에서 고위급 무역 회담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미국이 진정한 성의를 보이지 않으면 실질적 대화가 진행될 수 없다"며 "합의를 위해 원칙을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협상 타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샌프란시스코대학 중국 비즈니스연구 이니셔티브 임원 케르 깁스는 "미국 자동차 회사와 소매업체, 소비자 모두 절벽으로 치닫고 있다"며 "(협상이 길어질 경우) 미국과 중국 모두 대규모 파산과 일자리 감소를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양국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농가뿐만 아니라 양국 경제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흰 연기냐 검은 연기냐... 교황 선출의 '화학적 비밀' 공개
가톨릭교회의 새로운 수장을 선출하는 콘클라베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신비로운 선거 과정 중 하나다. 7일 시작된 이번 콘클라베에서도 전 세계 신자들과 언론은 시스티나 성당 지붕 위 작은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연기의 색깔에 주목하고 있다. 흰 연기는 새 교황의 탄생을, 검은 연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음을 알리는 신호다.콘클라베에 참여하는 전체 추기경 133명 중 3분의 2 이상인 89명의 지지를 받아 새 교황이 선출될 경우, 시스티나 성당 지붕 위 굴뚝에서는 흰 연기가 피어오른다. 반면 투표 후 교황이 선출되지 않았다면 검은 연기를 피워 아직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음을 전 세계에 알린다.이 독특한 전통의 역사는 생각보다 깊다. 색이 있는 연기로 교황 선출 소식을 알리는 관행은 19세기 무렵부터 정착되었다. 초기에는 단순히 연기만 피워 올려 선출 소식을 알렸으나, 이는 종종 혼란을 야기했다. 멀리서 바라보는 군중들은 연기의 색을 정확히 구분하기 어려웠고, 이로 인해 잘못된 정보가 퍼지기도 했다.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70년대부터는 화학 혼합물을 첨가해 흰색과 검은색 연기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영국 헐 대학교의 마크 로치 과학커뮤니케이션과 화학 교수는 독립뉴스매체 '더컨버세이션'을 통해 이러한 변화의 중요성을 설명했다.흥미로운 점은 시스티나 성당에는 원래 굴뚝이 없다는 사실이다. 콘클라베가 열릴 때만 임시로 굴뚝 하나를 설치하는데, 이는 미켈란젤로의 명작 '천지창조'를 비롯한 성당 천장의 귀중한 예술작품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호주 가톨릭대의 클레어 존슨 전례학·성사신학 교수에 따르면, 투표지 소각은 최소 1417년부터 시작되었으며, 시스티나 성당에 굴뚝을 설치하기 시작한 것은 약 18세기부터라고 한다.굴뚝에는 두 개의 난로가 연결되어 있다. 하나는 투표용지와 메모지를 태우는 데 사용되고, 다른 하나는 연기의 색을 만드는 데 이용된다. 이 두 난로의 연기가 합쳐져 굴뚝을 통해 밖으로 나가는 구조다.2013년 교황청이 공개한 '연기 조리법'은 과학적으로도 흥미롭다. 검은 연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탄소 성분이 완전히 연소되지 않도록 하는 방식을 활용한다. 구체적으로는 산화물질인 과염소산칼륨(KClO₄)과 연료 역할을 하는 콜타르(석탄·코크스를 가열해 얻는 끈적한 검은 액체) 성분의 안트라센, 그리고 연소 속도와 온도를 조절하기 위한 유황을 혼합하여 태운다. 이 과정에서 불완전 연소가 일어나 그을음이 발생하고, 이것이 검은 연기를 만들어낸다.반면 흰 연기는 과염소산칼륨보다 산화 반응성이 좋은 염소산칼륨(KClO₃)을 기본으로 한다. 여기에 유황 대신 유당(우유에 함유된 당분)과 흰색 가루인 소나무 송진, 클로로포름 수지 등을 혼합하여 가열하면 짙은 흰색 연기가 발생한다. 이 화학적 조합은 완전 연소를 촉진하여 그을음 없이 깨끗한 흰 연기를 만들어낸다.이처럼 현대 과학과 수백 년 된 전통이 결합된 교황 선출 과정은 가톨릭교회의 역사와 현대성이 공존하는 독특한 의식으로 남아있다. 시스티나 성당의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는 단순한 신호를 넘어, 교회의 오랜 전통과 과학적 혁신이 만나는 상징적인 순간이 되었다.전 세계 13억 가톨릭 신자들과 많은 비신자들까지도 이 작은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의 색깔에 주목하는 이유는, 그것이 단순한 화학 반응을 넘어 교회의 새로운 시대를 알리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백색 연기가 피어오르는 순간, 세계는 "하베무스 파팜(Habemus Papam, 우리에게 교황이 있다)"이라는 선언과 함께 새로운 교황의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 카슈미르 테러 후폭풍... 핵전쟁 위기에 '깊은 우려'
카슈미르 총기 테러 이후 격화된 인도와 파키스탄 간 무력 충돌에 대해 한국 외교부가 양측에 자제력 발휘를 촉구하고 나섰다. 외교부는 7일 공식 입장을 통해 "역내 긴장 완화와 평화 회복을 위해 양측이 자제력을 발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외교부 당국자는 "정부는 금번 테러 이후 역내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이같이 촉구했다. 또한 "정부는 관련 정세를 예의 주시하는 한편, 우리 국민 안전 확보를 위한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으로서 역내 긴장 완화를 위한 논의에 적극 참여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이번 갈등은 지난달 22일 분쟁지역인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 휴양지 파할감 인근에서 발생한 총기 테러가 발단이 되었다. 이 테러로 26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이후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두 국가 간 갈등이 급격히 고조되었다.갈등은 7일(현지시간) 새벽 인도군이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내 9곳을 공격하는 '신두르 작전'을 개시하면서 더욱 심화되었다. 인도의 이러한 군사 행동에 파키스탄은 즉각 반발했다. 파키스탄군은 인도의 공격으로 민간인 26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하며, 이번 작전이 '전쟁 행위'에 해당한다고 강하게 비난했다.카슈미르 지역은 인도와 파키스탄이 각각 일부를 실효 지배하고 있는 분쟁지역으로, 양국은 1947년 독립 이후 이 지역의 영유권을 두고 세 차례의 전쟁을 치렀다. 특히 두 나라 모두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어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때마다 국제사회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한국 정부는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으로서 국제사회의 평화 유지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외교부는 현지에 체류 중인 한국 국민들의 안전을 위한 대책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국제사회에서는 인도와 파키스탄 양국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충돌이 더 큰 군사적 갈등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인도의 '신두르 작전'이 파키스탄 영토를 직접 타격한 것이어서 파키스탄의 보복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양국 간 갈등은 단순한 국경 분쟁을 넘어 종교적, 역사적 갈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인도는 힌두교가 주류인 반면, 파키스탄은 이슬람교가 국교로 지정되어 있어 종교적 갈등 요소도 크다.한국 정부는 앞으로도 인도-파키스탄 간 갈등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평화적 해결을 위한 노력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엔 안보리 이사국으로서의 역할을 통해 양국 간 대화와 협상을 통한 평화적 해결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 미중, '살인적 관세' 뚫고 스위스서 첫 무역 대화
100%가 넘는 살인적인 관세 폭탄을 주고받으며 사실상 경제적 '단절' 상태에 놓였던 미국과 중국이 마침내 대화의 물꼬를 튼다. 이번 주 스위스에서 양국 고위 관계자들이 만나 얼어붙었던 무역 관계의 해빙을 위한 첫 공식 협상에 나서는 것이다. 수년간 이어진 강경 대치로 양측의 자존심 싸움이 극에 달한 만큼, 당장 극적인 관세 인하 합의 같은 구체적인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대화 자체가 끊겼던 상황에서 다시 마주 앉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의미 있는 진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중국 상무부는 7일 발표를 통해 허리펑 부총리가 스위스 방문 기간 중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회담할 예정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규모 추가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 전쟁을 본격화한 이후 양국 간 첫 고위급 공식 무역 협상이다. 중국 경제를 총괄하는 허 부총리는 9일부터 12일까지 스위스에 머물며 베선트 장관과 만날 예정이지만, 정확한 회담 날짜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이번 만남을 두고 양국은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이다. 중국 측은 이번 대화가 미국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한다. 상무부 대변인은 미국 고위층이 관세 조정 가능성을 흘리며 다양한 경로로 대화를 희망하는 메시지를 보내왔고, 중국이 이를 신중히 검토한 끝에 대화에 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반면 미국 측은 이번 만남의 의미를 축소하며 '긴장 완화'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선을 긋는다. 베선트 장관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의 고율 관세는 사실상 '금수 조치'와 같다며, 미국은 디커플링이 아닌 공정한 무역을 원하지만 이번 회담이 대규모 무역 협상은 아니라고 말했다.이처럼 양측의 입장 차이가 여전한 상황에서, 이번 회담에서 당장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은 미국이 먼저 일방적인 관세 부과를 철회하는 등 성의를 보여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상무부 대변인은 미국이 관세의 부정적 영향을 직시하고 진정성을 보여야 하며, 동등한 협의를 통해 우려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협상 간판을 달고 계속 협박·공갈한다면 절대 응답하지 않을 것"이라며, 원칙과 정의를 희생하며 합의를 모색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사실상 미국이 먼저 움직여야 한다는 압박이다.반면 미국은 공정한 무역을 원한다고는 하지만, 중국이 요구하는 '선제적인 관세 조정'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 베선트 장관의 발언 역시 현재의 고율 관세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면서도,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나 시점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는 양국 모두 자국의 체면과 협상력을 잃지 않으려는 계산이 깔려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누가 먼저 손을 내미느냐를 두고 벌이는 '치킨 게임' 양상이 여전한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년간 단절 상태였던 양국 고위 관계자들이 공식적으로 마주 앉아 무역 문제를 논의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CNBC 방송은 이번 회담이 "트럼프가 촉발한 무역 전쟁을 잠재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협상을 미국과 중국이 시작하는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비록 첫 만남에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대화의 채널이 다시 열렸다는 점은 향후 추가적인 협상과 단계적인 긴장 완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열어두기 때문이다.이번 스위스 회담이 꽁꽁 얼어붙었던 미중 무역 관계에 작은 균열이라도 낼 수 있을지, 그리고 이 첫걸음이 향후 양국 관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국제 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美-中 고위급 첫 회동에 '무역전쟁 종지부' 기대
미국과 중국은 지난 6일, 제3국인 스위스에서 첫 공식 회담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무역 전쟁을 본격화하며 상대국에 전례 없는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치킨게임을 벌여왔다. 그러나 이번 회담이 열린다면 그동안 극단으로 치닫던 미·중 무역 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이번 회담에는 미국 측에서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 대표가 참여하며, 중국 측에서는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주요 대화 상대 역할을 맡는다. 베선트 장관은 8일 스위스를 방문할 예정이며, 허리펑 부총리는 스위스 정부의 초청을 받아 이날 베선트 장관과 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베선트 장관은 “경제 안보는 국가 안보”라며, 이번 대화를 통해 국제 경제 체제를 미국의 이익에 맞게 재조정할 수 있도록 생산적인 대화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한편, 중국 외교부와 상무부는 이 회담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최근 미국 고위급에서 관세 조정에 대한 소문이 돌고 있으며, 이를 통해 양국이 다시 대화를 시작하려는 의지를 보였다”면서 이번 회담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또한 "모든 대화는 상호 존중과 평등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미국이 과거처럼 협박이나 공갈을 일삼는다면 대화에 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 백악관에서 진행된 정상 회담에서 “중국은 협상을 원하고 만나기를 원한다”고 언급하며,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을 통해 큰 고통을 겪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또한 “중국 선박들은 태평양에서 유턴하고 있다”며, 무역을 하지 않으면서 중국 경제가 크게 고통받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이와 같은 발언은 미·중 무역 갈등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는 한편, 미국이 중국과 협상을 시작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현재 미·중 무역전쟁의 갈등은 무역 단절 상태에 가까운 수준에 이르렀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산 제품에 10%의 초기 관세를 부과한 이후, 총 145%의 관세율을 부과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미국산 제품에 125%의 추가 관세를 매기며, 양국 간 무역은 사실상 단절되었다. 하지만 이번 스위스 회담을 통해 양국은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베선트 장관은 이 회담과 관련하여 "이번 주에 우리의 최대 교역국 중 일부와 무역 합의를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들은 매우 좋은 제안을 가지고 왔다"며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중국 외에도 여러 주요 국가들과 관세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그 중 일부 국가들과는 이미 무역 합의를 맺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외신들은 인도, 영국, 일본 등이 미국의 첫 무역 합의국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하고 있다.이번 회담은 미·중 무역전쟁의 향후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통해 미국의 무역적자를 해소하려는 의지를 보였고, 중국은 자국의 경제와 소비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강력히 반발해왔다. 그러나 이번 회담을 계기로 양국이 새로운 협상의 길을 열 수 있을지, 아니면 또 다른 갈등을 초래할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관계는 단기적인 관세 협상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크기 때문에 이번 대화의 결과는 세계 경제에 중요한 신호를 보낼 것이다.
- 젠슨 황의 경고 '중국, AI칩 기술 미국 턱밑까지 추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이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가 오히려 중국의 기술 추격을 가속화시키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중국의 인공지능(AI) 기술이 미국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고 경고하면서, 미국 정부에 수출 제한 조치를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황 CEO는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AI 칩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미국 정부의 과도한 규제가 자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황 CEO는 지난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기술 콘퍼런스 '힐 앤 밸리 포럼'에 참석한 후 취재진과 만나 “중국은 AI 칩 분야에서 미국에 결코 뒤처지지 않았다”며 “중국은 우리 바로 뒤에 있으며, 그 격차는 매우 좁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AI 기술 개발에 전념하고 있으며, 기술 인프라와 인재 양성 면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경쟁자임을 분명히 했다. 황 CEO는 “전 세계 AI 연구자의 절반이 중국인이다. 이는 단기적 전쟁이 아닌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기술 경쟁임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엔비디아는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데 핵심적인 고성능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이 분야에서 세계 점유율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중국의 군사 및 기술 굴기를 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고성능 AI 칩의 수출을 제한하고 있으며, 그 대상에 엔비디아도 포함돼 있다. 특히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엔비디아가 중국을 겨냥해 제작한 저성능 AI 칩 ‘H20’의 판매마저 금지했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는 약 55억 달러, 한화 약 7조 9000억 원 규모의 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황 CEO는 “이 같은 조치는 미국의 기술 우위를 해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그는 화웨이를 지목하며 “화웨이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기술 기업 중 하나”라며 “AI 발전에 필수적인 컴퓨팅 기술과 네트워크 기술 모두에서 엄청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화웨이는 지난 몇 년간 괄목할 만한 기술적 도약을 이뤄냈다”며 경쟁자로서의 존재감을 인정했다. 실제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8일(현지시간), 화웨이가 엔비디아의 대표 고성능 AI칩 ‘H100’보다 성능이 우수한 자체 AI 칩 ‘어센드 910D’를 개발하고 있으며, 이르면 이달 말 첫 시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화웨이는 중국 내 여러 기술 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성능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의 수출 제한 조치에 대한 중국의 전략적 대응으로 풀이되며, 미국 기업들이 주도하던 고성능 반도체 시장의 균형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황 CEO는 “미국이 기술 우위를 지키고 싶다면, 오히려 AI 기술의 확산과 접근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가 산업의 경쟁력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며, “우리는 이 산업에서 경쟁해야 하며, 정부는 기업이 제대로 싸울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제조 능력을 높이고 이를 가속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자국 내 반도체 제조 생태계 활성화도 함께 강조했다.젠슨 황의 발언은 단순한 기업 CEO의 주장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AI 황제’로 불릴 만큼 업계에서 영향력이 큰 인물이며, 그의 경고는 미국 정부의 대중 정책 방향에 대해 재고를 요구하는 업계의 강한 목소리로 해석된다. 특히 미국과 중국 간 AI 기술 패권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수출 규제가 오히려 경쟁국의 기술 자립을 부추기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중국은 현재 반도체를 비롯한 핵심 기술에서 자립화를 최우선 국가 전략으로 삼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기업들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기술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미국의 압박이 계속될수록, 중국은 더 빠르게 기술적 독립을 이루려는 움직임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 황 CEO는 이러한 흐름이 미국 산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지적하며, 보다 전략적이고 유연한 정책 전환의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다.이처럼 AI 칩을 둘러싼 미중 간 기술 경쟁은 단순한 시장 점유율 싸움을 넘어, 양국의 미래 성장 동력과 국가 안보에 직결된 핵심 사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엔비디아와 화웨이의 기술 경쟁은 이 구도의 최전선에 있으며, 그 향방은 글로벌 AI 산업의 지형을 좌우할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 트럼프 100일, 닉슨 이후 최악 증시 폭락... 美 경제 3년 만에 역성장 '충격'
미국 경제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악의 경기 침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관세로 인한 경제적 불확실성이 확산되면서 가계와 기업 모두 지갑을 닫고 있는 모습이다.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맥도날드의 1분기 미국 내 매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절정이던 2020년 2분기 8.7% 하락 이후 최악의 실적이다. 맥도날드의 전체 매출은 59억6000만 달러(약 8조5700억원), 순이익은 18억7000만 달러(약 2조7000억원)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씩 하락했으며, 모두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수치다.맥도날드 CEO 크리스 켐프친스키는 "지정학적 긴장이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소비자 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며 "일부 고객들은 맥도날드에서 아침 식사를 하는 대신 집에서 먹거나 아예 식사를 거르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1분기 저소득층 소비자들의 패스트푸드 업계 방문은 10% 감소했고, 중산층 소비자들의 방문도 비슷한 수준으로 줄고 있다.패스트푸드 매장은 접근성과 가격 경쟁력으로 다양한 소비층을 확보하고 있어 소비자 지출과 심리의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그러나 맥도날드뿐만 아니라 치폴레, 스타벅스, 피자헛, FTC, 도미노피자 등 주요 패스트푸드 체인들의 1분기 미국 내 매출도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도미노피자 CEO 러셀 와이너는 "사람들이 현재 경제 상황에 확신을 갖기 전까지는 저축을 꺼내 쓰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항공업계도 침체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델타, 아메리칸, 알레스카, 사우디웨스트, 프론티어 등 주요 항공사들은 올해 실적 전망(가이던스) 제시를 보류했다. 델타 항공은 "수요가 대부분 정체돼 있고, 견고한 수익성을 기대하고 있지만 연간 전망을 제시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제조업 분야에서도 위기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주요 제조업 지수에 따르면 기업들은 4월 생산, 고용, 주문을 모두 줄였다. 노동부는 4월 넷째 주 신규 실업 수당 청구 건수가 계절 조정 기준으로 24만1000건으로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주 대비 1만8000건 증가한 수치로, 2월 말 이후 최고치다. 실업 수당 청구 건수도 2021년 11월 이후 최고치인 192만건으로 증가해 노동 시장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음을 보여준다.증시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연초 이후 4.2% 하락했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8.3%, S&P 500 지수는 4.7% 떨어졌다. 뉴욕 증시는 이번 주 상승세를 보였지만, 관세 충격으로 인한 하락폭이 컸던 만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100일간 주식 시장의 폭락은 1970년대 리처드 닉슨 대통령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이런 상황에서 연방준비제도(Fed)는 6일 회의를 열고 인플레이션과 일자리 상황을 주시하며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발표된 미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0.3% 감소해 3년 만에 역성장했고,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도 2.6%로 높아졌다. 리서치 회사 LH 마이어의 이코노미스트 데릭 탱은 "연준이 현재 직면한 과제 중 하나는 전통적인 확정 지표와 다양한 비전통적 지표들에서 나오는 신호들을 구분해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 트럼프, 파격 조치에 자동차 업계 '들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은 4월 29일(현지시간), 자동차 산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관세 완화 조치를 공식 발표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수입 물품에 대한 특정 관세 해소’라는 제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미국으로의 자동차 및 부품 수입 조정 개정안’에 대한 포고문도 함께 발표했다. 이는 자동차 업계에 부과되는 중복 관세 구조를 개편함으로써 제조업체의 비용 부담을 덜고, 미국 내 자동차 생산 유인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평가된다.기존의 관세 체계에서는 수입 자동차와 부품에 대해 자동차 관세(25%) 외에도 캐나다·멕시코 국경을 통과하는 데 따른 관세(25%)와 철강·알루미늄에 부과되는 관세(25%)가 별도로 중복 적용됐다. 이에 따라 수입 부품을 사용하는 미국 내 제조업체들도 최대 세 종류의 관세를 납부해야 했고, 이는 생산비 상승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인해 자동차 제조업체는 중복 관세에서 상당 부분 면제받게 된다. 예를 들어, 외국산 부품에 철강이나 알루미늄이 포함되어 있더라도 자동차 관세 25%만 납부하면 되며, 국경세 및 철강·알루미늄 관세는 별도로 부과되지 않는다. 다만 일부 철강·알루미늄 관세는 특정 조건을 만족할 경우에 한해 중복 부과가 가능하도록 예외를 뒀다.특기할 점은 이번 조치가 지난달 4일로 소급 적용된다는 사실이다. 즉, 해당 날짜 이후부터 이미 납부한 중복 관세에 대해서는 환급이 가능하며, 행정명령에도 관련 절차를 명시해 제조업체가 환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자동차 산업의 재정적 부담을 줄이기 위한 실질적 조치에 나섰다는 의미로 해석된다.포고문에는 미국에서 최종 조립되는 자동차에 한해 외국산 부품에 대한 관세를 일부 보전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2년간 관세 지원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으며, 구체적으로는 올해 5월 3일부터 내년 4월 30일까지는 해당 차량의 권장소비자가격(MSRP)의 3.75%를, 그 이후 1년간은 2.5%를 보전해주기로 했다. 이는 백악관이 설정한 차량 내 수입 부품의 비율을 기준으로 계산되며, 첫 해에는 차량 가치의 15%, 둘째 해는 10%가 수입 부품으로 간주된다. 여기에 25% 관세를 적용해 상쇄 금액이 산정된다. 이러한 관세 보전 혜택은 외국계 자동차 업체에게도 열려 있으나, 미국 내에서 최종 조립이 이루어지는 차량에 한정된다. 다시 말해, 미국에서 생산라인을 가동하는 외국 제조업체는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미국 외에서 생산된 부품만 공급하는 부품 제조업체는 제외된다. 동시에, 미국산 부품이나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준수하는 부품은 기존처럼 무관세가 계속 적용된다.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첫 해에는 미국산 또는 USMCA 준수 부품을 85% 이상 사용한 차량은 사실상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둘째 해에는 기준이 90%로 높아진다고 설명했다.이번 조치는 자동차 산업을 미국으로 되돌리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방향을 다시 한번 명확히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주요 자동차 기업 대표들과 논의를 거친 끝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백악관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자동차 제조업의 리쇼어링에 전념하고 있으며, 이번 관세 완화 조치가 미국 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공식 발표에 앞서 기자들에게 “자동차 업체들이 부품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단기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싶었다”고 언급하며 정책의 배경을 설명했다.정부 관계자들은 현재 많은 제조업체들이 이미 미국산 부품 사용 비율을 높인 상태라며, 이번 상쇄 조치를 통해 공급망 재편 시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내비쳤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조치가 제조업체들에게 전략 수립을 위한 유예 기간을 제공할 것으로 분석했다. KPMG의 레니 라로카 미국 자동차 산업 책임자는 “단기적으로 시간을 벌어주는 조치”라며 긍정적 평가를 내놨다. 다만, 투자기관 번스타인은 “이번 일시적인 완화는 자동차 가격 상승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경제 성장세 둔화 속에서 자동차 가격은 여전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한편, 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일제히 성명을 내고 이번 조치를 환영했다. 각 사의 최고경영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적 배려에 감사를 표하며, 향후에도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관세 개편은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미국 내 생산 장려, 공급망 안정화, 정책 유연성 확보라는 측면에서 향후 자동차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 트럼프 대통령, 교황 선출 앞두고 "내가 교황?" 깜짝 유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교황청의 새 교황 선출 절차가 임박한 가운데,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자신이 교황이 되고 싶다"는 예상치 못한 농담을 던져 화제가 되고 있다.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의 수장인 교황직에 대해 언급한 그의 발언은 즉각적으로 이목을 끌었다.2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념 대규모 유세 행사를 위해 미시간주로 이동하기 위해 백악관을 나섰다. 전용기 탑승을 위해 백악관 사우스론을 가로지르던 중 대기하고 있던 백악관 출입 풀기자단과 마주쳤고, 기자들은 그에게 최근 전 세계의 초미의 관심사가 된 교황청의 상황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기자들은 지난 21일 서거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뒤를 이을 차기 교황에 대한 그의 선호를 물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특유의 유머를 섞어 가벼운 농담조로 답변했다. 그는 환하게 웃으며 "내가 교황이 되고 싶다. 그게 내 넘버원 선택이다"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종교 지도자 선출이라는 다소 엄숙할 수 있는 주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농담을 던진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농담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좀 더 진지한 태도로 말을 이었다. 그는 차기 교황 후보에 대해 구체적인 선호는 없다고 밝히면서도, "모르겠다. 난 선호가 없다"고 말한 뒤, "우리는 뉴욕이라는 곳에 매우 훌륭한 추기경이 있다. 그러니 우리는 어떻게 되는지 볼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뉴욕의 추기경은 티모시 돌런 추기경이다.하지만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티모시 돌런 추기경은 현재 교황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언급한 구체적인 배경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미국 내 주요 가톨릭 지도자 중 한 명이라는 점에서 거론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이번 새 교황 선출 절차는 지난 4월 21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87세를 일기로 서거함에 따라 시작되었다. 전 세계 가톨릭교회의 지도자인 교황의 자리가 공석이 되면서, 전 세계 추기경들은 로마 바티칸에 모여 새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Conclave)를 진행하게 된다. 교황청은 내달 7일 콘클라베를 시작할 계획이며, 전 세계 가톨릭계는 물론 국제 사회의 이목이 바티칸에 집중되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교황 희망' 발언은 그의 즉흥적이면서도 때로는 파격적인 언행 스타일을 다시 한번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종교 지도자 선출이라는 민감하고 중요한 사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농담을 던진 것은 외교적, 종교적 맥락에서 다양한 해석을 낳을 수 있다. 그의 발언은 가벼운 농담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하지만, 일각에서는 세계 종교 지도자 선출 과정에 대한 부적절한 언급이라는 비판도 제기될 수 있다.
- 타이타닉 1등석 생존자가 쓴 편지, 5.7억에 낙찰
1912년 북대서양에서 빙산과 충돌해 침몰한 비운의 여객선 ‘RMS 타이타닉호’의 생존자가 출항 직후 선상에서 작성한 편지 한 통이 최근 경매에서 5억 원이 넘는 고가에 낙찰돼 화제를 모았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타이타닉호 1등석 승객이자 생존자였던 아치볼드 그레이시 대령이 쓴 이 편지는 영국 경매사 ‘헨리 올드리지 앤드 선’이 주관한 경매에서 39만9000달러(한화 약 5억7635만 원)에 팔렸다. 이는 애초 예상 낙찰가였던 5만 파운드(약 9635만 원)를 훌쩍 넘어선 금액으로, 최종 낙찰가는 예상보다 6배나 높았다.편지는 타이타닉호가 영국 사우샘프턴항을 출항한 1912년 4월 10일, 선상에서 작성된 것이다. 수신인은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유럽의 한 대사로 전해졌다. 그레이시 대령은 편지에서 타이타닉호를 “훌륭한 배”라고 평가하면서도 “배에 대한 최종 판단은 여정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적었다. 이 대목은 불과 닷새 후 일어날 비극을 예감한 듯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했다. 타이타닉호는 4월 14일 밤, 북대서양에서 빙산과 충돌했고, 이튿날 새벽 완전히 침몰하면서 150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갔다.그레이시 대령이 쓴 편지 상단에는 붉은 깃발과 함께 'R.M.S 타이타닉호 위에서'라는 문구가 인쇄되어 있어 역사적 가치를 더한다. 편지는 타이타닉의 마지막 정박지였던 아일랜드 퀸스타운(현재 코브 지역)에서 소인이 찍힌 뒤, 4월 12일 영국 런던 월도프 호텔에서 수신인에게 전달됐다. 편지의 전달 시점은 침몰 사건이 일어나기 이틀 전이었다.그레이시 대령은 미국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장교 출신으로, 타이타닉호 사고 당시 1등석 승객으로 탑승해 있었다. 침몰 당일, 그는 선상 수영장에서 구기 운동과 수영을 즐긴 뒤 객실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4월 14일 밤 11시 40분경, 그는 갑작스러운 진동과 함께 선박 엔진이 멈춘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후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갔다. 그는 여성과 어린이 승객들이 구명보트에 오를 수 있도록 돕는 데 적극적으로 나섰고, 담요를 나눠주는 등 구조 작업을 지원했다. 그러나 배가 급격히 침몰하면서 그레이시 대령 역시 차가운 바다로 떨어졌다. 그는 나무판자를 붙잡고 몇 시간을 버텼고, 결국 코르크로 만든 작은 뗏목을 발견해 그 위에 올라 살아남을 수 있었다. 당시 수많은 승객들이 구조를 시도했지만 대부분이 싸늘한 바다 속에서 얼어 죽거나 탈진해 목숨을 잃었다. 그레이시 대령은 이 처참한 광경을 생생히 목격했으며, 이 경험을 바탕으로 ‘타이타닉에 대한 진실’이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해 사고 당시 상황을 상세히 기록했다. 이 책은 타이타닉 참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사료로 평가된다.헨리 올드리지 앤드 선 경매사는 이번 편지에 대해 “그날 저녁 사건에 대한 가장 자세하고도 살아있는 기록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편지를 포함한 그레이시 대령의 기록들은 타이타닉호 사고가 단순한 사고 이상의 충격적이고 비극적인 인류사의 한 장면이었음을 다시금 환기시킨다.타이타닉호는 출항 당시 최첨단 기술을 자랑하던 영국의 초호화 여객선이었다. '침몰하지 않는 배'라는 별명을 얻었던 이 배는 미국 뉴욕을 향해 첫 항해를 떠났지만, 북대서양 빙산 충돌로 인해 4일 만에 참사를 맞았다. 총 탑승객 2200여 명 가운데 약 700명만이 살아남았다. 이 참사는 당시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고, 이후 해상 안전 규정과 선박 설계 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그레이시 대령은 구조된 이후 미국 뉴욕으로 돌아갔지만, 사고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사고 8개월 뒤인 1912년 12월, 그는 당뇨병 합병증과 지병으로 사망했다. 당시 가족과 의사들은 그의 사망 원인이 단순한 질병이 아니라 타이타닉호 사고로 인한 심리적 충격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죽기 전까지 사고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며 힘겨워했다고 전해진다.이번 경매를 통해 낙찰된 그레이시 대령의 편지는 타이타닉호 참사의 생생한 증언이자, 한 인간이 겪은 극한의 공포와 생존 기록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역사의 한복판에서 쓰인 이 편지가 100년이 넘는 시간을 넘어 여전히 사람들의 관심과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점에서, 그 가치는 단순한 금전적 평가를 넘어서는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