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 트감세법에 빡친 머스크, ‘죽여버려’ 연일 선동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도하는 감세 법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면서, 미국 보수 진영 내부의 균열이 커지고 있다. 머스크는 최근 며칠간 자신의 SNS 플랫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감세 법안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이 법안의 의회 통과를 저지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공화당 내부에서도 찬반이 갈리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머스크는 4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 계정에 여러 차례 글을 올리며 감세 법안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 법안을 실제로 읽은 사람이라면 누구도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며, 법안의 내용이 국가 재정에 심각한 부담을 준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연방 하원에서 해당 법안 통과에 앞장선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의 기자회견 영상에 댓글을 달아 직접적인 반박을 가했다.머스크는 이어 “새로운 지출 법안은 재정 적자를 급격히 확대하지 않아야 하고, 국가 부채 한도를 5조 달러까지 늘리지 않도록 설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지자들에게 “여러분을 대표하는 상·하원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미국을 파산시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전하라”며, “법안을 죽여라(KILL the BILL)”라는 강경한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 이에 덧붙여 그는 퀜틴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 ‘킬 빌(Kill Bill)’ 포스터를 게시하며 법안 폐기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다.또한 머스크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과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과거 연방 정부의 부채 증가에 대해 경고했던 영상을 공유하며 “미국은 빚의 노예로 가는 지름길에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머스크의 이 같은 주장은 일부 공화당 상원의원들로부터 지지를 얻고 있다. 마이크 리(유타)와 랜드 폴(켄터키) 상원의원은 머스크의 게시물에 동조하는 글을 올렸으며, 엑스 내 보수 성향 이용자들도 머스크의 행보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소셜(Truth Social)’을 통해 랜드 폴 상원의원을 직접 비판하며 머스크와 그의 지지자들에게 우회적으로 경고했다. 트럼프는 “랜드 폴은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BBB)과 그것이 가져올 경제 성장의 가능성에 대해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는 모든 사안에 반대표를 던지는 것을 정치적 전략이라 착각하고 있지만, 그것은 잘못된 판단이다. BBB는 결국 큰 승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트럼프는 공화당 의원들에게 “상원이 오늘 워싱턴으로 복귀하는 만큼, 이 감세 법안을 가능한 한 빨리 통과시켜 7월 4일 전에 내 책상 위에 올려주길 바란다”며 신속한 처리를 촉구했다.이 같은 상황 속에서 공화당 내부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공화당 상원 내에서는 머스크의 비판이 실제로 영향력을 미칠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마이크 라운즈(사우스다코타) 상원의원은 “머스크가 행정부 내에서 얼마나 영향력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며, “기업인으로서의 기여는 감사하지만, 이제 우리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머스크는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의 승리에 기여하며 주목받았고, 이후 트럼프 행정부 산하의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임명돼 130일간 활동했다. 그는 지난달 말 고별식을 끝으로 임기를 마쳤다. 하지만 그 직후인 지난 3일, 머스크는 엑스에 “더는 참을 수 없다. 이 법안은 엄청나게 터무니없고 낭비 투성이며 혐오스럽다”고 쓰며 다시금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그의 비판은 단순한 의견 개진을 넘어 정치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그가 조세 정책에 관해 기존 보수 진영과 다른 목소리를 내며, 공화당 내부의 노선 차이를 더욱 부각시키는 형국이다.문제의 감세 법안은 트럼프가 2017년에 도입한 법인세 및 개인소득세 인하 조치를 연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지난달 22일 하원을 통과했다. 하지만 올해 말 주요 조항이 일몰될 예정이기에 상원에서의 처리 여부가 주목되고 있는 상황이다.머스크의 공개적인 반대가 상원 표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지만, 트럼프를 중심으로 뭉친 보수 진영 내부에선 분열의 조짐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 “이걸 진짜 먹는다고?” 뷰티 먹방 유튜버, 돌연 사망
대만의 유명 화장품 인플루언서 ‘구아바 뷰티’가 돌연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현지는 물론 전 세계 팬들 사이에 충격과 애도의 물결이 일고 있다.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1만 2000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구아바 뷰티(본명 슈이슈이·향년 24세)는 주로 화장품 리뷰와 함께 화장품을 직접 섭취하는 이른바 ‘화장품 먹방’ 콘텐츠로 대중의 관심을 끌어왔다. 그녀의 SNS 계정에는 지난 5월 24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올라왔다.구아바 뷰티 측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메이크업을 사랑하고 맛있는 것을 누구보다 잘 즐기던 슈이슈이님은 이제 아프지 않은 곳에서 매일 예쁜 조명 아래 새로운 립스틱과 디저트를 즐기고 있을 것”이라며 팬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따뜻한 기억으로 그녀를 기억해 달라고 부탁했다. 해당 글은 전 세계 팬들의 추모 댓글로 이어졌으며, 그녀의 죽음을 둘러싸고 다양한 해석과 추측이 제기되기 시작했다.슈이슈이는 화장품을 얼굴에 직접 바르고 이를 입에 넣어 맛을 보는 독특한 방식의 콘텐츠로 유명세를 탔다. 최근에도 블러셔 제품을 소개하면서 이를 뺨과 입술에 바른 뒤 입에 넣고 씹는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이러한 독특한 형식의 영상은 화장품 브랜드와의 협업은 물론, 콘텐츠의 신선함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동시에 많은 비판도 동반했다. 일부 네티즌은 그녀의 영상에 대해 “화장품 섭취를 부추기는 위험한 콘텐츠”라고 경고했고, “누군가 이를 따라 하다 사고가 나면 책임질 수 있겠느냐”는 비판이 이어졌다. 그녀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이 전해진 이후, 일부 네티즌들은 슈이슈이가 화장품 내 유해 성분에 중독돼 사망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독극물에 의한 급성 중독이라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추정에 대해 슈이슈이의 지인은 강하게 반박했다. 그녀는 슈이슈이가 병원에 입원했을 당시 의료진이 화장품 섭취와 관련된 모든 가능성을 배제했으며, 평소 슈이슈이 역시 “화장품은 먹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해왔다는 점을 상기시켰다.이 지인은 또한 “슈이슈이는 시청자들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있었고,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있어 매우 신중했다”며 악의적인 추측을 멈춰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슈이슈이가 자극적인 영상을 찍더라도 그것이 단순한 퍼포먼스임을 항상 명확히 했고, 실제로 삼키는 행위는 하지 않았다”며 허위정보 확산을 경계했다.이번 사건은 단순히 한 인플루언서의 죽음을 넘어, ‘먹방’이라는 콘텐츠의 경계와 책임을 되돌아보게 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먹방을 진행하다 갑작스럽게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그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필리핀의 유명 먹방 유튜버가 먹방 촬영 다음 날 심장마비로 사망했고, 최근 중국에서도 먹방 중이던 스타 인플루언서가 급사하는 일이 있었다. 이와 같은 일련의 사건은 먹방 콘텐츠의 지나친 경쟁과 자극성 추구가 창작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화장품은 본래 섭취를 목적으로 한 제품이 아닌 만큼, 그 섭취 자체가 위험한 행위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화장품 내에는 인체에 해를 줄 수 있는 합성 향료, 방부제, 착색료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를 지속적으로 섭취할 경우 중독이나 장기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SNS나 유튜브를 통해 퍼지는 자극적인 먹방 콘텐츠는 특히 청소년이나 어린 이용자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슈이슈이의 사망 원인은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으나, 팬들과 관계자들은 그녀의 삶과 콘텐츠가 남긴 메시지를 되새기며 애도의 뜻을 이어가고 있다. 슈이슈이가 남긴 수많은 영상과 콘텐츠들은 그녀가 얼마나 열정적으로 자신의 콘텐츠를 제작했는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동시에 이번 사건은 콘텐츠 제작자와 플랫폼이 콘텐츠의 영향력에 대한 책임을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임을 다시금 일깨운다.
- 관세 권한 놓고 美 정부-법원 공방 가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행정부가 주요 교역국에 대해 무역 협상과 관련된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 협상 대상국에 오는 4일까지 이른바 ‘최상의 제안(best offer)’을 내놓으라는 요구를 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관세 인하를 놓고 지지부진한 협상에 속도를 내고, 미국의 무역 입장을 명확히 반영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로이터가 입수한 미 무역대표부(USTR)의 서한 초안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협상 상대국에 대해 자국산 공업 및 농업 제품에 대한 관세율, 쿼터(수입할당량), 비관세 장벽 개선 계획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제안을 제시하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이는 미국의 주력 산업 제품에 대한 시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일환으로, 실질적인 이행 가능성과 범위를 포함해 평가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서한에는 디지털 무역과 경제 안보에 대한 약속 또한 구체적으로 명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디지털 교역이 글로벌 무역 구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은 자국의 기술 및 데이터 주권 보호를 협상 우선순위에 포함시킨 것이다. 이 같은 디지털 분야의 조건은 단순한 상품 교역을 넘어 경제 체계 전반의 구조 조정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트럼프 행정부는 각국으로부터 제안서를 받은 뒤 며칠 안에 검토를 마치고, ‘합의가 가능한 범위(possible landing zone)’를 제시할 방침이다. 이 범위에는 각국에 적용할 수 있는 상호관세율 등 실질적 조건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이 일방적으로 관세를 부과하는 대신, 상대국의 양보를 전제로 한 상호적 협상 방식을 구체화한 것이다.다만, 이 서한이 어떤 국가들에 전달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로이터는 유럽연합(EU), 일본, 베트남, 인도 등이 현재 무역 협상이 진행 중인 주요 대상국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전략적으로 다양한 지역 블록과 교섭을 진행하고 있으며, 그 결과를 단기간 내에 도출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것이다. 특히 상호관세 유예 시한이 7월 8일로 다가오면서 협상에 대한 긴박함도 높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트럼프 행정부가 실질적인 합의를 이뤄낸 나라는 영국뿐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최종 합의라기보다는 향후 협상을 위한 기본 틀 수준에 그치고 있어, 실효성 있는 무역 성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이번 ‘최상의 제안’ 요청은 사실상 최후통첩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미국은 협상 상대국의 응답에 따라 향후 관세정책의 방향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USTR의 한 관계자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여러 주요 교역 파트너들과 생산적인 협상이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며, 현재 시점에서 진척 상황을 점검하고 다음 단계를 정리하는 것이 모든 당사국의 이해관계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여전히 협상 타결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나, 더 이상 시간적 여유는 없다는 경고의 의미도 담고 있다.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관세 정책의 법적 기반을 둘러싸고 사법부와의 갈등도 겪고 있다. 워싱턴DC 연방법원은 지난 5월 29일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따라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는 항소법원에 판결 효력 정지를 요청하며 반격에 나섰다.이번 판결은 관세 부과에 반대하는 두 개 업체가 제기한 소송에 국한된 것이지만, 대통령의 관세 부과 권한을 사실상 무력화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특히 미국 국제무역법원(USCIT)이 기존에 내린 판결보다 더 강한 제약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USCIT는 대통령이 IEEPA를 근거로 전 세계에 무한정 관세를 부과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지만, 워싱턴DC 연방법원은 아예 그 권한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이러한 사법 판단은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무역 협상 전략에 중대한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행정부는 해당 판결이 각국과의 협상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사법부 판단의 범위를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가오는 7월 8일 상호관세 유예 시한을 앞두고, 미국의 무역 전선은 정치·외교·법률적 갈등이 얽힌 복합적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 러시아 방어력 ‘와르르’..우크라 소형 드론 공격에 속수무책
지난 5월 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승리를 확신하며 점령 지역 확대를 위한 여름 공세를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특히 하르키우, 수미 등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까지 추가 장악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미국과 유럽 각국은 러시아가 휴전 협상에 적극 나서지 않는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서방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제한을 풀겠다고 발표하며 러시아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특히 독일은 모스크바 타격이 가능한 500km 사거리의 순항 미사일 ‘타우러스’를 우크라이나에 공급했고, 현지에서 생산까지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통해 러시아 심장부까지 타격할 수 있는 무기 체계를 제공함으로써 전쟁 양상을 바꾸려는 의도로 풀이된다.한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민간인 공격을 강력히 비난하며 푸틴을 “완전히 미쳤다”고 표현하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완전히 장악하려는 시도는 러시아 몰락으로 이어질 것이라 경고한 바 있다. 그러나 휴전 협상에 소극적이던 러시아가 돌연 협상 제안을 한 배경에는 5월 28일 발생한 우크라이나의 모스크바 드론 공격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우크라이나는 5월 20일부터 1,000대가 넘는 장거리 자폭 드론을 러시아로 발사해 모스크바 방면을 집중 공격했다. 특히 5월 28일 새벽, 드론들이 모스크바 크렘린 상공을 뚫고 들어가는 데 성공하면서 러시아 당국에 큰 충격을 줬다. 크렘린 상공에 적 무인이 침투한 것은 1987년 마티아스 루스트 사건 이후 약 40년 만의 일이다. 이 드론들은 크렘린을 지나 110km 북쪽에 위치한 크론슈타트 군수공장까지 날아가 미사일과 드론 생산 시설을 타격했다. 크렘린 인근 방공망이 뚫리고 붉은광장에 무장 병력이 급히 투입되는 등 러시아는 극도의 긴장 상태에 빠졌다. 이어 6월 1일에는 러시아 내 주요 공군기지에서 대규모 폭발과 화재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거미줄작전(Operation Web)’이 진행됐다. 이 작전은 우크라이나 정보국(SBU)이 주도했으며, 공군기지 인근 컨테이너 트럭에서 쏟아진 소형 FPV(First-Person View) 드론 수십 대가 기지에 배치된 폭격기들을 정밀 공격했다.이 FPV 드론들은 기존 장거리 자폭 드론과 달리 크기가 작고 소음이 적어 육안 식별이 어렵고, 러시아 방공망의 레이더에도 거의 탐지되지 않았다. 그 결과 무르만스크 인근 올레냐 공군기지, 이바노보·댜길레보 공군기지, 몽골 국경 부근 벨라야 공군기지 등에서 동시에 폭발과 화재가 일어났으며, 약 42대의 전략 폭격기가 파괴되었다. 이는 러시아가 보유한 폭격기 전력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러시아는 전략폭격기를 엥겔스-2 공군기지에 집중 배치했으나,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이 심해지자 이를 여러 기지로 분산시켰다. 그러나 이 분산 배치마저 FPV 드론의 공격을 막지 못했다. 러시아군이 사용하는 방공 레이더와 미사일 방어 체계는 소형 드론 탐지에 한계가 크고, 육안으로도 식별이 어려워 실질적인 방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만약 드론을 발견한다 해도 소총이나 휴대용 전자전 재머로 격추할 수 있으나, 기지 내 항공기와 탄약고가 밀집한 환경에서 전자전 재머 사용 시 오작동에 의한 대형 사고 우려가 존재해 대응책 마련이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이 같은 FPV 드론 공격은 이미 2023년에도 벨라루스 공군기지에서 시도된 바 있지만 러시아는 충분한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았고, 결국 이번 ‘거미줄작전’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이번 공격에서 사용된 드론과 폭발물은 일반인이 온라인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와 제품으로 제작되었으며, 폭발물도 기본 화학 지식만 있으면 누구나 만들 수 있는 혼합화약이었다.이 때문에 이번 사건은 단순한 군사적 충돌을 넘어 현대전에서 소형 드론을 활용한 비대칭 공격의 위험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우리나라 역시 최근 중국인들이 국가정보원과 공군기지 주변에서 드론을 조종하다 적발되는 사례가 지속되는 만큼, 유사 공격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군 당국은 이번 러시아 공군기지 드론 공격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최첨단 전투기들이 아무런 대응책 없이 드론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사태를 막아야 할 것이다. 이번 사태는 앞으로 각국 군사 전략과 방공 체계 전반에 중대한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 中언론, '이재명 실용 외교' 긍정평가 내놓으며 ‘굿굿’
중국 관영매체들이 이재명 대통령 당선을 계기로 한중 관계의 개선 가능성에 주목하며 그의 ‘실용외교’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나섰다. 특히 신화통신과 글로벌타임스 등 주요 매체는 이재명 대통령이 다원적 외교 노선을 지향하며 미국, 일본, 러시아 등 주요 국가와 균형 잡힌 관계를 구축하려는 의지를 표명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이와 함께 윤석열 전 대통령 시기 한중 관계가 최저점에 이르렀던 상황과 비교하며 앞으로는 이전보다 관계가 더 악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4일 ‘이재명은 어떻게 승리했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외교 다원화와 역내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가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뉴탄친’ 계정은 윤석열 정부 시기 한중 관계가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된 점을 지적하며, 이재명 정부는 한중 관계가 크게 악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망하는 입장을 나타냈다. 뉴탄친은 “이재명 대통령은 실용외교 정책을 통해 중국뿐만 아니라 일본, 러시아, 미국과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중국은 한국의 중요한 무역 파트너이자 한반도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국가인 만큼, 한중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더 이상 단순히 친미·미일 정책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해 이재명 정부가 외교 정책을 다변화할 뜻을 분명히 했음을 시사했다.또한, 중국 관영 영자신문 글로벌타임스도 이 대통령이 ‘실용외교’를 중시하는 지도자로 평가하며 “한국이 한미 동맹과 한미일 협력 체계를 유지하면서도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과 북한과의 긴장 완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글로벌타임스는 이 대통령이 윤석열 정부의 ‘가치 외교’에서 벗어나 보다 균형 잡힌 대외 정책을 추구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한 점도 소개하며,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려는 노력에 기대를 표시했다. 중국 내 전문가들도 이재명 정부 출범에 따른 한중 관계 개선 가능성에 긍정적 시각을 내놨다. 중국사회과학원의 왕샤오링 부연구원은 관영 환구시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국제 정세가 한국을 실용주의 노선으로 이끌었다”며 “윤석열 정부가 고수한 가치 외교와 달리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한 진보 세력은 한국의 국익에 기반해 외교를 추진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이 대통령은 한국이 미중 양극 체제 사고에서 벗어나 다극화 세계 질서에 대비해야 한다고 본다”며 “한국이 중견국들과 협력해 글로벌 영향력을 키워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이와 함께 중국 매체들은 이재명 대통령의 ‘자수성가 스토리’에도 주목했다. 뉴탄친은 이 대통령이 가난한 소년공 출신으로 팔에 장애가 있음에도 변호사와 시민운동가, 정치인으로 성장한 점을 상세히 소개했다. 또한, 여러 차례 대선에서 낙선하고 지난해 피습을 당해 위중한 상황에 놓였으며, 윤석열 전 대통령 시기의 정치적 혼란 끝에 결국 대통령에 당선된 과정을 차례로 조명하며 “이재명은 작은 전설”이라고 평가했다.이번 중국 관영매체들의 보도는 한중 관계가 지난해 윤석열 정부 하에서 급격히 냉각된 데 따른 우려 속에, 새 정부가 실용주의 외교를 통해 관계 정상화와 다자 균형 외교를 추진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다만, 중국은 한국이 전통적 동맹국인 미국과도 협력을 유지하면서 중국, 러시아, 북한과의 긴장 완화까지 함께 모색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은 이재명 정부의 균형외교 정책을 면밀히 관찰하며 한중 관계 회복의 전환점이 될지 주목하는 분위기다.한편,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은 단순한 정치적 변화뿐만 아니라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 외교 지형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기대하는 ‘실용외교’는 앞으로 한국 정부가 미중 경쟁 속에서 보다 다극적이고 독자적인 외교 행보를 보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향후 한중 관계가 과거처럼 경색되지 않고 경제 및 안보 협력 분야에서 점진적으로 회복될지, 또 한국이 어떤 외교 노선을 선택해 미중 간 균형을 맞춰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 미국-중국 사이 '줄타기 외교' 예고한 이재명, 트럼프의 반응은?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초유의 비상계엄 사태와 대통령 파면이라는 정치적 격변 속에 치러진 두 번째 조기 대선에서 국민들은 3년 만의 정권교체를 선택했다.세계 주요 언론들은 이재명 대통령 당선으로 계엄 선포에 따른 정치적 혼란이 종식되었다고 평가하면서도, 새 정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분석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선거를 '계엄령 심판의 날'로 표현하며, 2022년 선거에서 근소한 차이로 이재명 후보를 꺾었던 윤석열 전 대통령의 몰락 이후 한국의 정치적 지형 변화를 예고한다고 보도했다.AP통신은 "이번 승리로 탄핵당한 보수 지도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로 촉발된 수개월간의 정치적 혼란이 사라졌다"고 평가했으며, 뉴욕타임스는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한 점을 언급하며 "이 당선인은 수십 년 만에 가장 강력한 권력을 갖게 될 한국 대통령 중 한 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영국 BBC는 이번 선거의 특이점으로 이재명 후보가 방탄조끼를 입고 선거운동을 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윤 전 대통령의 계엄령 시도 이후 한국 사회가 더욱 양극화되고 정치가 폭력적으로 변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은 당선 확정 후 "공직의 의무를 다하고 나라에 단결을 가져올 것"이라며 "우리 국민들의 힘으로 이 일시적인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외교 정책에 관해서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의 균형 외교가 주목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당선인은 중국과 미국 간 균형 외교를 원하며,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중국 견제 정책을 복잡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재명 정부가 미국과의 안보 동맹을 유지하되,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주한미군 감축 요구 등에 대해 신중한 협상을 예고했다"고 보도했다.남북관계에 있어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 시기 역대 최악으로 치달았던 관계 개선이 과제로 남아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선거 기간 "북한의 비핵화 진전이 중단된 지 오래"라며 "더 이상 방치하지 않고 한반도 평화와 북핵 문제 해결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 동맹국과 긴밀하게 공조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군사 직통전화 등 남북 소통 채널 복원을 추진하고, 국민이 공감하는 호혜적 남북대화와 교류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일본과의 관계에서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이재명 대통령 당선을 "한국 민주주의 결과"라며 축하하고,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민간을 포함한 한일 교류를 더욱 활발히 해 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이시바 총리는 "한일, 한미일 협력을 활발히 할 것"이라며 양국 정상 간 셔틀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전문가들은 이재명 정부가 직면할 가장 큰 도전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전쟁과 '미국 우선주의' 정책, 그리고 북한의 핵 프로그램 진전을 꼽고 있다. 백우열 연세대학교 교수는 "트럼프가 너무 압도적이고 지배적이기 때문에 한국 지도부에 있는 사람이 누구든 미국과의 관계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발칵 뒤집힌 프랑스..PSG 우승 여파로 2명 사망·559명 체포
프랑스 축구 명문팀 파리 생제르맹(PSG)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기쁨을 나누던 팬들의 대규모 자축 현장은 충돌과 난동으로 얼룩지며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이 과정에서 2명이 사망하고 190명이 넘는 부상자가 발생했으며, 559명이 체포되는 등 심각한 혼란과 피해가 발생해 프랑스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1일(현지 시각) 프랑스 내무부는 PSG 팬들이 우승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파리 현장에서 2명의 사망자와 192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사망자는 17세 소년과 23세 남성으로 각각 칼에 찔려 숨진 사건과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이 포함됐다. 특히 17세 청소년은 전날 밤 자정 무렵 누군가에게 흉기로 찔려 사망했고, 23세 남성은 스쿠터를 타고 가던 중 차량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파리 시내 중심부의 샹젤리제 거리에서는 PSG 선수단이 우승을 자축하는 버스 퍼레이드를 마친 후 수천 명의 팬들이 모여 축하 행사를 벌였다. 그러나 일부 팬들이 경찰과 충돌하며 폭동이 발생했다. 폭죽과 각종 물건들이 경찰에게 던져졌고, 경찰은 이를 진압하기 위해 물대포와 최루가스를 사용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 22명과 소방관 7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특히 경찰관 1명은 폭죽에 맞아 혼수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경찰은 샹젤리제 거리와 PSG 홈구장인 파르크 데 프랭스 인근에서 소요를 일으킨 혐의로 559명을 체포했다. 이들 중 대부분은 폭죽 소지 및 공공질서 문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폭죽을 대량으로 사용하며 경찰과 반복적으로 충돌한 이들이 난동을 주도했다”고 밝혔다. 또한, 난동으로 인해 차량 264대가 파손되거나 소실되는 피해가 발생했다.소요 사태는 단순한 축하 행사를 넘어 인근 상점 약탈과 강도 사건으로도 번졌다. 파리 검찰청은 테른 광장 인근 상점들이 약탈당했으며, 이와 관련해 약 30명이 체포됐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범죄 행위는 축제의 흥분이 통제를 벗어난 상태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프랑스 경찰은 이번 사태에 대비해 이미 결승전 당일인 5월 31일 오후 7시부터 샹젤리제 거리의 상점 문을 닫고 개선문 주변 일부 구간의 차량 통행을 금지하는 등 강력한 경비 태세를 유지했다. 파리 전역에 5400여 명의 경찰력을 투입해 경계를 강화했으나, 폭력과 소요 사태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브뤼노 리테로 프랑스 내무부 장관은 SNS를 통해 “진정한 PSG 팬들은 훌륭한 경기를 즐기고 있지만, 일부 야만적인 소수의 행동으로 인해 파티가 훼손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들은 경찰과 시민을 자극하고 사회질서를 무시하는 악인들”이라며 “파티를 망친 이들에게 엄중한 법적 책임이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한편, PSG는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이탈리아의 인터밀란을 5대0으로 완파하며 역사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PSG는 유럽 최강 클럽임을 공식적으로 입증했다. 그러나 소속 선수인 한국인 이강인은 결승전 명단에 포함되지 않아 챔피언스리그 우승 멤버로 공식 기록되지 않았다.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SNS에 “브라보, 우리 모두가 자랑스럽다. 파리는 오늘 밤 유럽의 수도”라며 팀의 승리를 축하했다. PSG 선수단은 우승 후 파리 샤를드골 공항에 도착해 우승 퍼레이드를 진행했고, 엘리제궁에서 대통령과 만나는 등 공식 환영 행사를 가졌다. 이후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자체 축하 파티도 열렸다.이번 우승과 함께 벌어진 대규모 팬들의 폭동 사태는 축구 축제의 이면에 존재하는 사회적 문제들을 여실히 드러냈다. 팬들의 열광이 통제를 벗어나면서 발생한 폭력과 범죄 행위는 공공질서 유지의 어려움을 보여주며, 향후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서 안전과 질서 유지를 위한 보다 철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프랑스 당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향후 대규모 집회와 스포츠 이벤트에 대한 관리와 감시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한 폭력과 소요에 가담한 이들에 대해서는 엄중한 법적 처벌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PSG의 화려한 우승과 달리, 팬들의 자축 현장에서 벌어진 참담한 인명 피해와 혼란은 오래도록 사회적 논란과 후폭풍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 '관세 끝?' 방심은 금물..트럼프, ‘플랜B’ 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력하게 추진해온 관세 정책이 연방 법원의 제동에 부딪히며 중대한 전환점을 맞았다. 미 연방국제통상법원은 현지시간으로 28일,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일방적으로 시행한 상호관세 조치를 무효라고 판단하며 즉각적인 효력을 정지시켰다. 이번 판결로 인해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한 관세 전략에 큰 타격이 불가피해졌으며, 경제 정책 전반의 불확실성도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문제의 핵심은 트럼프 대통령이 1977년 제정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상호관세를 부과한 방식에 있다. 해당 법은 국가 비상사태 상황에서 대통령에게 외국과의 경제 거래를 제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지만, 법원은 이 권한이 무제한적이지 않으며, 특히 무역 관세 부과는 헌법상 의회의 고유 권한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판결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적자를 근거로 미국 경제를 ‘비상사태’로 규정하고 IEEPA를 적용한 점에 대해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무역적자는 수십 년간 지속된 구조적인 문제일 뿐, 갑작스럽거나 일시적인 위기가 아니라는 것이다.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Make America Wealthy Again)’라는 이름의 행사에서 상호관세 부과를 공식 발표하고,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후 미국은 4월 5일부터 모든 무역국을 대상으로 기본 10%의 관세를 부과했고, 4월 9일부터는 한국을 포함한 60여 개국에 최대 50%의 개별 상호관세를 추가로 부과했다. 다만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에는 90일간 유예를 선언하며 국가별 협상을 병행했다. 법원의 판결 이후 백악관은 즉각 항소했으며, 최종적인 판단은 대법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와 함께 트럼프 행정부는 상호관세가 아닌 품목별 관세 확대 전략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부품 등 기존 품목 외에 반도체, 의약품, 목재 등으로 관세 부과 대상이 넓어질 수 있다. 또한, 국가 안보를 이유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무역확장법 232조, 무역 상대국의 불공정 행위에 대응하는 무역법 301조(슈퍼 301조) 등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 법 조항은 사전 조사 및 절차가 필요해 최종 결정까지 최대 9개월이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와 협력해 입법을 통한 상호관세 부과를 시도할 수도 있다. 현재 미 의회는 상하원을 모두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어 법안 통과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야당인 민주당의 반대와 내부 갈등으로 인해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 외적인 압박 카드를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 예컨대 한국을 상대로는 주한미군 감축이나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을 무역 협상 지렛대로 삼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이번 판결은 트럼프 대통령과 사법부 간의 갈등이 더욱 격화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집권 2기 들어 불법 이민자 추방, 유학생 비자 제한, 출생 시민권 박탈, 성전환자 군 복무 금지 등 다양한 정책이 법원으로부터 제동을 받은 바 있다. 이에 그는 법원의 결정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으며, 이번 판결 이후에도 백악관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정책 부비서실장은 판결 직후 자신의 SNS에 “사법 쿠데타가 통제 불능 상태”라고 강도 높은 비판을 게시했다.결국 이번 판결은 단순히 하나의 통상정책 좌초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의 권한 행사 방식과 미국 헌정 질서의 경계를 둘러싼 중대한 법적·정치적 논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자신의 정책을 강행할 수단을 모색하고 있지만, 법원과의 충돌, 의회와의 조율이라는 두 개의 장벽을 동시에 넘어서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 파월, 금리 ‘버티기 모드’ 돌입..트럼프 앞에서 ‘NO’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기준금리를 둘러싸고 정면충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백악관으로 파월 의장을 불러 기준금리 인하를 재차 요구했으나, 파월 의장은 정치적 독립성을 거듭 강조하며 이를 사실상 거부했다. 두 사람은 지난 2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회동했으며, 이번 만남은 트럼프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연준에 따르면 이날 회동은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으로 이뤄졌으며, 경제 성장과 고용, 인플레이션 등 현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에게 기준금리를 낮추지 않는 것은 실수이며, 이는 중국 등과의 관계에서 미국을 불리하게 만든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반면, 연준은 성명을 통해 파월 의장이 통화정책 결정에 있어 정치적 요소는 고려하지 않을 것이며, 오직 경제지표에 근거한 분석을 바탕으로 정책 방향을 설정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파월 의장은 또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구성원들과 함께 법에 따라 최대 고용과 안정적 물가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신중하고 객관적인 방식으로 통화정책을 설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트럼프 대통령과 파월 의장 간의 갈등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수차례 금리 인하를 요구하며 파월 의장을 공개적으로 비난해 왔다. 특히 파월 의장이 트럼프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동결하거나 인상하는 결정을 내리자, 트럼프는 그를 ‘미스터 투 레이트’(Mr. Too Late), ‘중대 실패자’,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 등 원색적인 표현으로 공격해왔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성장 둔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등 경제적 신념에 따라 독립적인 입장을 고수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파월 의장의 해임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연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으나, 연준은 정치적 독립성을 바탕으로 통화정책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실제로 연준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세 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4.25\~4.50% 수준에서 동결했다. 이 같은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독립적 판단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두 사람의 갈등은 지난 행정부 시절부터 계속되어 왔다. 파월 의장은 2012년 오바마 행정부 시절 Fed 이사로 임명됐고, 2018년 트럼프 1기 때 연준 의장으로 발탁됐다. 당시 연준 의장은 통상 연임이 관행이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재닛 옐런 의장을 교체하고 파월을 선택했다. 그러나 파월이 취임 이후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미쳤다”는 표현까지 써가며 불만을 드러냈고, 결국 둘 사이의 관계는 초반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이런 가운데 파월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하버드대를 포함한 미국 주요 대학에 정치적으로 개입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지난 25일 프린스턴대 졸업식 축사에서 파월 의장은 “미국의 대학은 민주주의를 수호해야 할 곳”이라며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미국의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하버드대 외국인 학생 등록을 금지하려는 시도에 반대하는 발언으로 해석됐다.연준은 이번 회동이 백악관 초청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명확히 함으로써 연준이 정치적 압력에 따라 움직이는 기관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2026년 5월까지로, 앞으로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책적 갈등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내년 대선을 앞두고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금리 인하를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중립성과 객관성을 내세우며 신중한 통화정책을 유지하려는 파월 의장 간의 긴장은 계속해서 미국 경제 정책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 100년 역사 하리보 젤리에서 대마초 검출... '먹지 마세요' 당국 긴급 경고
글로벌 젤리 브랜드 하리보(HARIBO)가 네덜란드에서 판매된 일부 제품에서 대마초 성분이 검출되어 현지 당국이 전량 리콜 조치를 내렸다. 29일(현지시간) AFP 통신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네덜란드 식품·소비자보호안전청(NVWA)은 '해피 콜라 피즈(Happy Cola F!ZZ)'라는 이름의 콜라병 모양 젤리 제품에서 대마초 성분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NVWA는 현재까지 문제가 발견된 상품은 3봉지에 불과하지만, 소비자 안전을 위한 예방적 차원에서 해당 제품을 전량 리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특히 이 제품을 섭취할 경우 어지럼증과 같은 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며 소비자들에게 해당 젤리를 먹지 말 것을 강력히 경고했다.NVWA 대변인은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의 발단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경찰이 어린이와 성인을 포함한 여러 명이 해당 젤리를 섭취한 후 신체적 이상 증상을 호소했다는 신고를 접수했고, 이후 이 사실을 NVWA에 통보했다고 한다. 현재 네덜란드 당국은 어떻게 하리보 제품에 대마초 성분이 유입됐는지 그 경위를 철저히 조사 중이다.이번 사태와 관련하여 하리보 측에서는 패트릭 택스 마케팅 부사장이 공식 입장을 밝혔다. 택스 부사장은 AFP에 보낸 성명에서 "이번 리콜 조치는 네덜란드 동부 지역에서 한 가지 상품과 관련된 '제한된 사례'에 국한된다"고 해명했다. 또한 "조사를 지원하고 제품 오염과 관련한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네덜란드 당국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하리보는 1920년 독일에서 시작된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적인 젤리 브랜드다. 창업자 한스 리겔(Hans Riegel)은 자신의 이름과 성, 그리고 고향인 독일 본(Bonn)의 앞 두 글자를 조합해 'HARIBO'라는 브랜드명을 탄생시켰다. 처음에는 집 뒷마당의 작은 세탁실에서 시작된 소규모 사업이었지만, 현재는 전 세계에 7,0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연간 약 4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이번 사태는 오랜 역사와 높은 신뢰도를 쌓아온 하리보에게는 큰 타격이 될 수 있는 사안이다. 특히 어린이들이 많이 소비하는 제품인 만큼, 대마초 성분 검출은 브랜드 이미지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리보 측은 이번 사태가 제한적인 사례임을 강조하며 피해 확산을 최소화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정확한 오염 경로와 원인 규명이 이루어져야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