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 트럼프, 유럽 정상들에 “푸틴, 종전 생각 없어” 폭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한 뒤 유럽 정상들에게 “러시아는 전쟁을 끝낼 의사가 없다”는 평가를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적으로는 푸틴 대통령이 전쟁 종식을 원한다고 밝혀왔지만, 실제로는 러시아 측이 종전 의지를 갖고 있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WSJ는 복수의 유럽 고위 관료들을 인용해 지난 19일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통화한 직후 유럽 정상들과 화상 통화를 가졌으며,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은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전쟁을 끝낼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말한 내용을 전했다. 이에 따라 푸틴 대통령이 평화를 진지하게 모색하지 않는다는 기존의 유럽 지도자들의 관측과 같은 시각을 트럼프 대통령도 공유하게 된 셈이다.하지만 백악관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관련 보도가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이 전쟁을 끝낼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말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푸틴이 평화를 원하며 이 전쟁을 끝내길 바란다고 여러 차례 유럽 정상들과의 통화에서 밝혔다”고 주장했다.그러나 WSJ는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에 직접 참여했던 한 유럽 고위 관료의 말을 인용해 백악관의 해명을 재반박했다. 이 관료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를 시작하며 “블라디미르는 평화를 원하지 않는다”는 견해를 명확히 밝혔다고 전했다.유럽 정상들은 그간 푸틴 대통령이 평화 협상에 진지하지 않다고 생각해왔으나,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같은 평가를 들은 것은 처음이었다. 이는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푸틴은 전쟁을 끝내길 원한다”고 주장해온 것과 상반되는 발언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지난 19일 푸틴과 통화 후 기자들에게 “푸틴이 이 전쟁을 끝내길 원한다고 진심으로 생각한다”며 “그렇지 않았다면 통화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어, 이번 내부 평가와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대선 공약 중 하나다. 새 행정부 출범 이후 외교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추진돼 왔으나, 러시아가 협상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큰 진전은 없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과의 통화 전날 유럽 지도자들과의 협의에서도 러시아가 무조건적 휴전을 거부하면 추가 제재를 단행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푸틴과 통화한 이후에는 제재가 협상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며 입장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 대통령 역시 이 통화에서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아 즉각적인 휴전이 이뤄지지는 않았다.트럼프 대통령은 제재 대신 교황청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휴전 협상을 중재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를 두고 미국이 우크라이나 사태 협상에서 점차 발을 빼려 한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전쟁은 우리(미국)의 전쟁이 아니다”며 “애초부터 개입하지 말았어야 했다”고도 언급했다.또한 유럽 정상들과의 통화에서 6월 중순에 예정된 교황청 주도의 휴전 회담과 관련한 미국의 역할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일부 유럽 지도자들이 무조건적인 휴전을 요구하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자 트럼프 대통령은 난색을 표하기도 했다.해당 통화에는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독일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 그리고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인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등이 참석했다.이번 보도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외적으로는 푸틴과의 관계 개선과 전쟁 종식을 희망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으나, 내부적으로는 푸틴이 평화를 원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그간 공개한 메시지와 상당한 온도 차가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미국과 유럽 사이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대응과 협상 전략이 미묘한 균형을 이루고 있음을 시사한다.우크라이나 전쟁은 2022년 초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평화 협상은 여러 차례 시도됐으나 성과를 내지 못한 상태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간의 통화 내용과 유럽 정상들과의 교감은 향후 전쟁 종식 논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 백악관 9분 거리서..이스라엘 대사관 직원 2명 총격 피살
이스라엘군이 5월 21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유럽연합(EU),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캐나다, 러시아, 중국 등 다수 국가 외교관들로 구성된 방문단을 향해 경고 사격을 가하는 사건이 발생해 국제사회의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이 사건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일어난 또 하나의 긴장 요소로 평가된다.AFP통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외교단은 서안지구 내 제닌 난민캠프 파괴 현장을 둘러보다가 갑작스러운 총성을 듣고 긴급 대피했다. 제닌은 국제법상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행정권을 행사하는 지역이지만, 이스라엘은 1967년 3차 중동전쟁 승리 이후 자국민 이주를 확대하며 실질적 통제권을 강화해 왔다. 이스라엘군은 공식 성명을 통해 방문단이 승인된 경로를 벗어나 허가되지 않은 지역에 진입해 이를 막기 위한 경고 사격이었다고 해명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외무부가 SNS에 공개한 영상에서는 외교관들이 인터뷰 도중 여러 차례 총성을 듣고 급히 몸을 피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이 사건에 대해 유럽연합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강력히 비판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아프리카연합 장관회의에서 “경고 사격도 사격”이라며 “이스라엘은 국제법에 따라 모든 외교관의 안전을 보장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국가들도 자국 주재 이스라엘 대사를 초치해 이번 사건에 대해 엄중한 설명을 요구하며 항의했다. 한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같은 날 예루살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 시작한 가자지구 재점령을 목표로 한 ‘기드온의 전차’ 작전을 멈추지 않을 것임을 선언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 작전이 끝나면 가자지구의 모든 지역이 이스라엘의 통제 아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사회가 휴전 협상에 박차를 가하는 와중에도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뿐만 아니라 국제법상 불법으로 간주되는 서안지구 난민촌에 대한 군사 공세도 지속하고 있다. 이는 국제적 분노와 우려를 한층 고조시키고 있다.이 같은 중동 긴장 상황과는 별개로, 5월 22일 미국 워싱턴 D.C. 인근 캐피털 유대인 박물관 앞에서는 또 다른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시카고 출신 30세 남성이 박물관 인근에서 주미 이스라엘 대사관 직원 2명을 총격해 사망케 했다. 이들은 약혼을 앞둔 젊은 커플로 알려졌다. 용의자는 사건 후 박물관 안으로 진입했으나 보안요원에 의해 제압되어 현장에서 체포되었다. 경찰은 단독 범행으로 보고 있다.용의자는 체포 직후 “팔레스타인을 해방하라”고 외친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는 중동 분쟁과 관련된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내 이스라엘 대사관 직원에 대한 이번 총격 사건은 미국과 이스라엘 간의 긴장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중동 사태가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광범위한지를 다시 한 번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요르단강 서안지구의 외교단 경고 사격 사건과 워싱턴 D.C. 총격 사건은 모두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충돌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발생해 국제사회의 우려를 더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외교관은 국제법상 안전이 보장돼야 하는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군의 경고 사격은 그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비판받고 있다. 또한 미국 내 총격 사건은 중동 분쟁이 미국 내 안보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현재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에서의 폭력 사태가 확대되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으며, 휴전과 평화적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가 밝힌 대로 이스라엘의 공세가 계속되는 한, 지역 내 긴장은 쉽게 완화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외교관 경고 사격과 미국 내 총격 사건은 향후 중동 분쟁이 국제 정치와 안보에 더욱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심각한 경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200년 역사 끝났다... 트럼프, 미국의 상징 '페니' 동전 사형 선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센트(페니) 동전의 주조를 중단하라는 충격적인 명령을 내리면서 200년 이상 미국인의 일상에 함께해온 동전이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내년 초까지 1센트 동전의 신규 유통을 완전히 중단하기로 결정했다.이번 결정의 핵심 이유는 경제적 비효율성이다. 현재 1센트 동전 하나를 제조하는 데 약 3.7센트의 비용이 소요되어, 동전을 만들 때마다 미국 정부는 손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은 너무 오랫동안 2센트 이상의 비용이 드는 페니를 주조해왔다"며 "이것은 낭비"라고 지적했다. 이어 "재무부 장관에게 새 동전 생산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며 "한 번에 1페니씩이라도 국가 예산에서 낭비를 줄이도록 하자"고 강조했다.미국 조폐국은 현재 보유 중인 빈 동전(blank template)을 모두 소진하면 1센트 동전 주조를 완전히 중단할 예정이며, 이번 달에 마지막 빈 동전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부 측은 1센트 동전 생산 중단으로 연간 5600만 달러(약 774억 원)의 예산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1센트 동전 퇴출의 또 다른 배경에는 실제 사용 빈도의 감소가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따르면 현재 유통 중인 동전의 약 60%(최대 140억 달러)가 실제로는 사용되지 않고 동전통에 보관되어 있는 상태다. 또한 연간 6800만 달러(약 940억 원) 상당의 동전이 미국에서 버려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어, 1센트 동전의 실용성에 대한 의문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효율부(DOGE)도 지난 1월 "1센트 하나를 만들기 위해 3센트 이상이 든다"며 1센트 폐기를 강력히 주장한 바 있어,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재무부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시장에 1센트 동전이 부족하게 되면서 사업체들이 가격을 5센트 단위로 맞추기 위해 가격을 올리거나 내리는 조처를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반적으로 동전 퇴출을 비롯한 화폐 생산 규칙 설정은 국회의 권한이지만, 재무부는 신규 주조를 중단할 수 있는 권리를 내세워 이번 결정을 강행했다.한편, 1센트 동전의 퇴출 가능성이 현실화되면서 희소성을 지닌 특정 1센트 동전의 가치가 급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영국 매체 '더 미러'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 '링컨 페니'는 최대 1억 2100만 달러(약 1760억 원)의 가치를 지닐 것으로 전망된다.링컨 페니는 1909년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100번째 생일을 기념해 발행되기 시작한 동전으로, 한쪽 면에는 링컨의 옆모습, 반대쪽에는 밀이삭이 새겨져 있다. 특히 1909년, 1914년, 1943년, 1955년에 발행된 동전은 희소성이 높아 수집가들 사이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더 미러는 "이 동전은 여전히 시중에 유통 중이어서 누구나 우연히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동전의 연도 아래에 작은 글자가 있거나 인쇄 오류가 있는 경우 그 가치는 더욱 높아질 수 있어, 미국인들 사이에서는 지갑 속 1센트 동전을 다시 한번 살펴보는 '동전 열풍'이 불고 있다. 200년 역사의 1센트 동전은 이제 일상 속 화폐에서 수집가들의 보물로 그 위상이 바뀌어가고 있다.
- 말레이시아 화웨이 AI 도입 철회 뒤에 숨겨진 미국의 '기술 패권' 실체
블룸버그통신은 21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디지털통신부가 화웨이 AI 기술 도입 계획을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불과 하루 전 테오 니에 칭 차관이 발표했던 국가 차원의 AI 인프라 구축 계획이 미국의 강력한 압박 속에 급격히 뒤집힌 것이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별도의 공식 성명은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이번 사태의 발단은 지난 19일 칭 차관의 연설이었다. 그는 "2026년까지 화웨이 '어센드'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AI 서버 3000대를 전국적으로 배치할 계획"이라며 "해당 기술을 국가 규모로 도입하는 최초 사례가 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또한 중국 기업 딥시크가 말레이시아에 AI 기술을 공급할 것이라는 내용도 발표했다.그러나 이 발언은 즉각 미국 측의 강력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AI 고문인 데이비드 색스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내가 경고해온 대로 중국의 AI 기술 생태계(풀 스택)가 완성됐다"며 중국의 전략적 기술 확장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또한 "우리는 조 바이든 전 정부의 '디퓨전 룰'(AI 확산 프레임워크)을 제때 철회했다. 미국의 AI 생태계도 경쟁을 위해 해방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미국의 기술 패권 수호 의지를 분명히 했다.색스의 이 발언은 사실상 미국의 공식 입장으로 받아들여졌고, 말레이시아 정부는 하루 만에 입장을 전격 번복했다. 화웨이 측 대변인도 "말레이시아에 어센드 칩이 판매된 적이 없다. 말레이시아 정부 차원의 구매도 없었다"며 관련 사실을 부인하는 성명을 발표했다.이번 사태는 미국 상무부가 지난 13일 화웨이 어센드 칩 사용이 미국의 수출 통제 위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 직후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미국의 이러한 움직임에 중국은 "미국의 일방적 괴롭힘"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날 '미국이 전세계적으로 중국의 첨단 컴퓨팅 칩을 금지하려는 시도에 대한 담화'를 발표하고, 미국의 제재에 동참하는 국가들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말레이시아는 이번 사태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난처한 입장에 놓이게 됐다. 미국은 신흥 시장에서 자국의 AI 하드웨어를 확산시키려는 노력과 함께 중국산 대체재를 차단하려는 전략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가 환적지 역할을 맡아 규제 대상인 반도체 기술을 중국에 우회적으로 유출시킬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조사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블룸버그는 "말레이시아의 화웨이 AI 프로젝트 철회는 미중 기술패권 경쟁의 복잡한 국제적 맥락과 지역 내 긴장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며 "말레이시아는 트럼프 행정부의 AI 외교 정책의 중요한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사태는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단순한 양자 관계를 넘어 제3국의 기술 정책에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단계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 푸틴, 전쟁 주도권에 트럼프 침묵..‘승리의 추는 러시아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최근 전화 통화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에 중대한 변곡점을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통화에서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의 평화협정 각서를 제안할 뜻을 밝히며, 일종의 협상 전환 시그널을 보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트럼프가 사실상 푸틴의 입장을 묵인하거나 수용하는 태도를 보였다는 평가가 제기되면서, 미국의 전통적인 외교 기조와는 다른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21일 일본 아사히신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 전에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 강화와 중재 의지를 피력했던 반면, 통화 이후에는 유럽 국가들과의 제재 공조에 소극적인 태도로 돌아섰다고 지적했다. 이는 푸틴의 의도대로 전쟁 상황이 흘러가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며, 러시아의 외교·군사 전략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하세가와 유키 일본 방위연구소 연구원은 트럼프가 통화 전까지만 해도 미국이 중재자로 나설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했지만, 통화 후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협상의 문제로 선을 그으며 미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겠다는 인상을 줬다고 평가했다. 이는 국제사회에 미국의 영향력이 후퇴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특히 푸틴이 제안한 평화협정 각서가 휴전 없이 체결될 경우, 협상의 주도권은 전적으로 러시아에 넘어가게 된다. 하세가와 연구원은 “트럼프가 이 과정을 뒷받침하면 러시아 주도로 협상이 전개되고, 미국은 사실상 들러리가 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트럼프가 푸틴에 말려들고 있다”고 경고했다.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는 미국 측에 30일간의 전면 휴전을 제안하며 트럼프가 이를 러시아에 설득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통화 이후 트럼프는 관련 언급을 삼간 채 오히려 러시아와의 경제협력에 기대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실망감을 안겼을 뿐 아니라, 러시아에 유리한 협상 환경을 조성해주고 있다는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러시아는 이러한 흐름을 기회 삼아 더욱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20일 브리핑에서 “이제 키이우의 선택만 남았다”며 “중대한 결정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건설적인 태도를 취해야 국가를 보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사실상 압박을 가했다.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에 대해 “러시아가 시간을 벌기 위한 속임수에 불과하다”며 “푸틴은 휴전을 수용하지 않고 각서를 체결하자고 역제안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젤렌스키는 줄곧 정상 간 직접 회담을 통해 전쟁을 중단하자고 제안했지만, 푸틴은 이를 외면한 채 각서를 통해 자신의 주도권을 공고히 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 역시 이번 각서 제안이 러시아에 유리한 시간 벌기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기한이 없는 원칙만을 논의하는 방식은 실질적 성과 없이 시간을 지연시키는 데 효과적이며, 이 시간 동안 러시아는 전황을 자신들의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있다는 것이다.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또한 이날 관련 발언을 통해 “각서는 항구적인 평화를 위한 견고한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면서도 “실질적 내용을 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러시아는 협상 제안을 수차례 했고, 우크라이나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남은 길은 무조건 항복뿐”이라고 말해 강한 압박 의지를 드러냈다.이는 사실상 우크라이나가 나토(NATO) 가입 포기와 같은 러시아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전쟁 지속 또는 항복 외엔 선택지가 없다는 위협으로 해석된다. 푸틴의 이러한 강경 발언은 트럼프와의 통화 이후 자신감이 한층 더 높아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아사히신문은 이러한 러시아의 공세적 태도 배경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부터 암묵적인 ‘사실상 승인’을 받았다는 판단이 깔려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트럼프는 통화 직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조건은 양측의 협상을 통해 결정될 것”이라며 미국이 직접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또한 우크라이나가 주장하는 대러 제재 강화에 대해서도 “사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는 미국의 확고한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우크라이나 입장에선 큰 부담이자 러시아에겐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이처럼 전황이 러시아의 의도대로 흘러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과 태도가 향후 미국의 외교 노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또 우크라이나가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지가 국제사회의 주요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 트럼프, '역사상 최고' 미사일 방어망 '골든돔' 선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 내에 미국 본토를 보호하기 위한 차세대 미사일 방어망 '골든돔'(Golden Dome) 구축을 완료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배석한 가운데 이 같은 계획을 확정했다.트럼프 대통령은 "골든돔은 내 임기가 끝나기 전에 완전히 운용될 것"이라고 단언하며, 이스라엘의 '아이언돔'에서 영감을 얻은 이 시스템이 북한, 중국, 러시아 등의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미국을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선 캠페인 과정에서부터 이러한 방어체계 구축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워 왔다.골든돔의 핵심 기술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우주 기반 센서와 요격 무기를 포함한 차세대 기술을 육상, 해상, 우주에 배치할 것"이라며 "역사상 최고의 시스템을 갖출 것"이라고 자신했다. 특히 극초음속 미사일, 탄도미사일, 첨단 순항미사일 등 현대 전쟁의 핵심 무기들을 효과적으로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트럼프는 골든돔의 성능에 대해 "미국 본토에 대한 미사일 위협을 영원히 끝내는 것으로 성공률은 거의 100%"라는 놀라운 주장을 내놓았다. 또한 "미국이 골든돔을 성공시키기 위한 특급 기술을 갖고 있다"면서 "미국의 성공, 심지어 생존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헤그세스 국방장관 역시 골든돔이 "미국을 위한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이번 발표는 최근 북한, 중국, 러시아 등의 미사일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미국 내에서 미사일 방어망 강화 필요성이 제기되어 온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중국과 러시아 등의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미국을 보호하기 위한 차세대 미사일 방어시스템 개발을 지시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한 바 있다.골든돔 구축에는 막대한 예산이 소요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총 1750억 달러(약 233조 원)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공화당이 발의한 세제·예산 법안에 이미 250억 달러(약 33조 원)의 관련 예산이 반영되어 있다고 설명했다.그러나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의회예산처(CBO)는 우주 기반 요격체계의 배치와 운용에만 향후 20년간 1610억~5420억 달러(약 214조~721조 원)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예산보다 훨씬 큰 규모로, 향후 재정 부담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전문가들은 골든돔 시스템이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하는 수준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극초음속 미사일과 같은 첨단 무기를 100%에 가까운 확률로 요격하는 것은 현재 기술로는 매우 어려운 과제로 평가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는 골든돔 구축을 통해 미국의 안보를 강화하고 잠재적 적국들에게 강력한 억제력을 과시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표는 국가 안보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는 그의 정치적 입장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미국의 군사적 우위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 라이칭더 총통의 1년..중국에 "대화할까요?"…대만 국방은 꽉!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취임 1주년을 맞은 20일(현지시간),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 재개 의사를 거듭 피력하는 동시에 대만의 안보와 국방력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발신했다. 이는 대화의 문은 열어두되, 어떠한 외부 위협에도 단호히 맞서겠다는 라이 총통 정부의 확고한 정책 기조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라이 총통은 이날 타이베이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념 연설에서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의 평화적 발전을 위한 방안을 제시하며 중국을 향해 대화 테이블로 나올 것을 촉구했다. 그는 "상호 존중과 대등한 존엄이 보장된다면, 대만은 중국과의 교류 및 협력을 기꺼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하며, 대화 재개의 전제 조건으로 '대등한 관계'를 분명히 했다. 라이 총통은 현재의 봉쇄와 대결 구도를 비판하며, 이를 교류와 대화로 대체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는 경색된 양안 관계를 타개하고 긴장 완화를 모색하려는 대만 측의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하지만 대화 제안과 함께 라이 총통은 대만의 안보 태세 강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전쟁을 준비하는 것이 전쟁을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역설하며, 강력한 국방력이야말로 대만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핵심 요소임을 분명히 했다. 이는 중국의 군사적 압박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자체적인 방어 역량을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라이 총통은 이미 대만의 국방 예산을 국내총생산(GDP)의 3%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으며, 이날 연설에서도 국방력 증강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다.이와 함께 라이 총통은 대만 경제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상도 밝혔다. 그는 대만 기업의 해외 진출과 세계 시장 확장을 지원하기 위한 '주권 기금'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국가 안보와 관련된 중요 사안에 대해서는 초당적인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야당 지도자들에게도 정기적으로 브리핑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하며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과의 무역 협상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대화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고 언급하며 주요 동맹국과의 관계가 원만함을 시사했다.흥미로운 점은 라이 총통이 이날 공식 연설에서는 양안 관계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것을 최소화했다는 것이다. 이는 중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하는 발언을 자제하고, 대만의 주권 수호 의지를 강조하면서도 긴장 완화를 위한 여지를 남겨두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연설 직후 이어진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는 "침략자는 평화의 파괴자"라고 언급하며 중국의 일방적인 무력 시위와 압박을 간접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한편, 중국 측은 라이 총통의 연설에 대해 즉각적이고 강경한 반응을 보였다.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의 천빈화 대변인은 라이 총통의 발언이 대만의 독립을 추구하는 "분리주의적 입장을 고수하는 것"이라고 맹렬히 비난하며, 이는 결국 "실패할 운명"이라고 일축했다. 천 대변인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재차 강조하며, 이 전제하에서만 대만과의 대화가 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이는 라이 총통이 제시한 '대등한 존엄'을 기반으로 한 대화 제안을 중국이 수용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양안 간의 해묵은 입장 차이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라이칭더 총통의 취임 1주년 연설은 대화와 국방력 강화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대만 정부의 향후 양안 정책 방향을 명확히 제시했다. 이는 중국의 압박 속에서 대만의 안보를 굳건히 지키면서도, 대등한 관계 속에서 평화적인 해법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를 동시에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중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대화의 선결 조건으로 고수하고 있어, 라이 총통이 제시한 대화 제안이 실질적인 관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양안 관계를 둘러싼 긴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 교황 레오 14세, 공식 직무 시작..‘화합과 단결’ 강조
가톨릭 역사상 첫 미국인 교황인 레오 14세가 18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즉위 미사를 통해 제267대 교황으로 공식 직무를 시작했다. 이날 미사는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과 각국 대표단 약 150여 개가 참석한 가운데 거행됐으며, 바티칸은 성 베드로 광장과 주변에 모인 인원을 약 20만 명으로 추산했다.레오 14세 교황은 즉위 미사에서 처음으로 교황 전용차인 ‘포프모빌’을 타고 성 베드로 광장에 등장해 군중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그는 먼저 성 베드로 대성전에 입장해 초대 교황인 성 베드로의 무덤을 참배하며 신성한 직무를 시작했다. 이어 성 베드로 광장에 마련된 제단으로 올라가 본격적인 즉위 미사를 집전했다.이날 미사의 하이라이트는 교황 권위의 상징인 ‘팔리움’과 ‘어부의 반지’ 착용 의식이었다. 팔리움은 흰 양털로 만든 어깨띠로, 잃어버린 양을 어깨에 메고 돌아오는 선한 목자를 상징한다. 한때 38cm 높이의 교황관이 즉위 미사에 사용됐으나 1978년 요한 바오로 1세 교황이 교황관 착용을 거부한 이후 팔리움이 교황 권위를 상징하는 대표적 의식물이 됐다. 레오 14세는 도미니크 맘베르티 모추기경으로부터 팔리움을 전달받았다.또한 ‘어부의 반지’는 교황이 가톨릭 교회의 수장이자 초대 교황 성 베드로의 후계자임을 상징하는 중요한 권위의 상징이다. 성 베드로가 어부였던 데서 유래했으며, 모든 교황은 각자의 고유한 반지를 갖는다. 레오 14세 교황의 반지 바깥면에는 성 베드로의 이미지가 새겨져 있으며, 안쪽에는 ‘LEO XIV’와 교황 문장이 각인되어 있다. 그는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과 마찬가지로 순금 대신 금 도금 반지를 선택했다. 교황은 오른손 약지에 반지를 끼고 잠시 기도에 잠긴 뒤 두 손을 모아 간절한 마음을 표현했다.이후 예수의 열두 제자를 상징하는 다양한 국적의 신자 12명이 교황 앞으로 나와 복종을 맹세하는 의식이 이어졌다. 이 의식은 전 세계 신자들이 교황을 정당한 지도자로 받아들이고 따르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레오 14세는 자신의 첫 강론에서 이탈리아어로 “사랑과 일치, 이 두 가지가 예수께서 베드로에게 맡기신 사명의 핵심”이라며 강조했다. 이날 미사에서 교황은 ‘일치(unity 또는 united)’를 7차례, ‘화합(harmony)’을 4차례나 언급하며 가톨릭 교회의 내적 단합과 화합을 강하게 촉구했다. 그는 “우리의 가장 큰 소망은 하나 된 교회가 화해된 세상을 위한 누룩이 되는 것”이라며, 보수와 진보로 분열된 가톨릭 내부의 통합을 희망했다.미사에는 미국 가톨릭 신자인 JD 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을 비롯해 각국 정상 및 고위급 인사들이 참석했다. 특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 미사에 이어 3주 만에 다시 바티칸을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미사 전 밴스 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만나 악수하는 모습도 포착됐는데, 두 사람은 올해 초 백악관에서 공개적으로 언쟁을 벌였던 이력이 있어 화제가 됐다.이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과 연쇄 통화를 예고하며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압박에 나서고 있어, 바티칸이 후속 종전 협상 장소로 물밑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앞서 지난 16일 튀르키예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3년 만에 고위급 대면 협상을 벌였으나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교황청은 바티칸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후속 종전 협상 장소로 제공할 의사를 밝힌 바 있으며, 즉위 미사가 끝난 직후 레오 14세 교황은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각국 정상과 고위급 인사를 접견하며 국제 평화와 화해를 위한 외교적 역할을 본격화했다.이날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는 약 20만 명의 신자와 시민들이 모여 새 교황의 즉위를 축하하며 새로운 가톨릭 시대의 시작을 함께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역사상 첫 미국인 교황이라는 점에서 전 세계 가톨릭계뿐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으며, 그의 임기 동안 교회의 통합과 평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 롤렉스 대신 까르띠에? '시계 거품' 꺼지고 주얼리로 대이동
글로벌 부유층의 소비 패턴이 고급 시계에서 최고급 주얼리로 급격히 이동하는 현상이 포착됐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형성된 풍부한 시장 유동성으로 인한 고가 소비재 구매 열풍의 여파로, 특히 시계 시장의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스위스 럭셔리 그룹 리치몬트는 2025 회계연도 1분기(1~3월) 51억 7000만 유로의 매출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했다. CNBC 보도에 따르면, 이번 실적은 주얼리 메종 부문의 매출이 전년 대비 11% 증가한 것이 주요 원동력이 됐다. 2025 회계연도 전체 매출은 214억 유로로, 전년 대비 4% 성장했으며, 특히 주얼리 부문은 8%의 성장률을 보이며 리치몬트 그룹 내에서 가장 높은 성과를 달성했다.리치몬트는 반클리프앤아펠, 까르띠에, 부첼라티 등 세계적인 주얼리 브랜드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 브랜드의 호실적이 그룹 전체 성장을 이끌었다. 반면, 피아제와 로저드뷔 등이 포함된 스페셜리스트 워치메이커 부문은 매출이 전년 대비 13% 감소하는 부진을 보였다.리치몬트 측은 "글로벌 시계 시장이 전반적인 수요 감소로 위축됐으며, 특히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 감소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고급 시계가 주얼리와 달리 장기적 투자 또는 평생 소장품으로 인식되는 특성 때문에 수요 회복이 더딜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상황과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교체 착용하는 주얼리나 가방과 달리, 시계는 한 제품을 오랫동안 사용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미국 투자은행 번스타인의 글로벌 럭셔리 제품 부문 책임자인 루카 솔카는 "코로나19 이후에는 개와 고양이까지 시계를 살 정도로 수요가 폭발했다"며 "그 과잉 수요를 소화하는 데 시간이 필요한 만큼, 시계 시장은 앞으로도 한동안 부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업계 관계자들은 리치몬트 그룹이 시계 의존도를 낮추고 주얼리 부문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으로 인해 럭셔리 패션과 가죽 제품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주얼리 시장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향후 사업 전망에는 여러 변수가 존재한다. AJ벨의 투자이사 러스 몰드는 "스위스 프랑 강세, 금값 상승, 관세 압력 등 거시경제적 요인으로 인해 회사가 심각한 외부적 역풍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요한 루퍼트 리치몬트 회장 역시 "지속되는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 높은 유연성과 엄격한 관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럭셔리 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소비 트렌드 변화가 단기적 현상이 아닌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소비 패턴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특히 MZ세대 부유층을 중심으로 '과시적 소비'보다는 '가치 투자'로서의 럭셔리 제품 구매가 늘어나면서, 시계보다 희소가치와 자산 가치를 동시에 지닌 고급 주얼리에 대한 선호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 이스라엘, 트럼프에 '패싱' 당한 뒤 분풀이 폭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순방 일정에서 이스라엘이 제외되면서 미국과 이스라엘 간의 관계에 미묘한 균열이 드러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부터 시작한 이번 순방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걸프 지역 3개국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전통적인 동맹국인 이스라엘 방문은 일정에서 빠졌다. 이 같은 결정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백악관이 거부하면서, 이스라엘 내에서는 ‘외교적 모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네타냐후 총리 측 인사들은 트럼프 행정부에 이스라엘 방문 일정을 추가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최측근인 론 더머 전략문제 담당 장관과 예히엘 라이터 주미 이스라엘 대사도 직접 워싱턴을 방문해 백악관과 협상에 나섰으나 결과를 얻지 못했다. 예루살렘포스트는 이 같은 ‘패싱’이 이스라엘 정부와 국민들에게 큰 충격과 실망을 안겨줬다고 전했다.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한 이후,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와의 휴전 합의를 깨고 제약 없는 군사작전을 감행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이스라엘의 군사 활동에 대해 별도의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2월에는 네타냐후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이 공동으로 가자지구 재건 구상을 발표해 국제사회의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이스라엘의 전쟁 확대와 협상 거부 기조에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최근에는 하마스에 억류됐던 미국-이스라엘 이중국적자 에단 알렉산더의 석방 협상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배제되었으며, 트럼프 행정부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공세 계획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석방이 "잔혹한 전쟁을 끝내는 마지막 단계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지만, 하마스 완전 궤멸 같은 강경 조건은 언급하지 않았다.더욱이 최근 예멘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예고 없이 휴전 협상에 나서면서 이스라엘을 당혹스럽게 했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중에는 시리아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전면 해제한다고 발표해 중동 정세에 새로운 변화를 예고했다.이란 핵 협상 문제도 양국 간 이견을 명확히 드러내는 사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걸프 3개국 순방은 미국과 이스라엘 간 분열을 더욱 선명하게 만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걸프 국가들과의 경제적 협력 강화에 집중하며, 빠른 성과와 석유, 무역, 투자 계약을 우선시한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국가들은 지역 안정과 이란 핵 합의 복원을 중요하게 여기고, 팔레스타인 문제에 있어서도 ‘두 국가 해법’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 외교협회(CFR)의 스티븐 쿡 중동 담당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정책은 철저히 경제 중심의 국력외교”라며, 걸프 국가들의 국부펀드를 미국 투자원으로 간주하는 접근법임을 지적했다. 2017년 첫 임기 때와 달리 이번 순방에서 이란 핵 합의는 걸프 국가들의 핵심 의제로 부상했고, 하마스와 헤즈볼라가 약화된 상황에서 전반적인 지역 안정을 도모하고 있다. 사우디는 이란 핵 합의와 팔레스타인 문제에서 진전이 없으면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이런 상황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역사상 가장 위대한 복귀’로 평가했으나, 이번 순방 일정에서 이스라엘이 제외되면서 외교적 셈법이 복잡해졌다. 폴리티코는 2020년 대선 당시 네타냐후 총리가 조 바이든 당선인에게 먼저 축하 메시지를 보낸 사실도 미국과 이스라엘 사이 불신의 씨앗이 됐다고 분석했다.또한 트럼프 진영 내에서도 중동 개입에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선 기간 JD 밴스 부통령 후보는 “미국의 이익이 항상 이스라엘과 일치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이란과의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이 곧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한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결국 폴리티코는 네타냐후 총리도 우크라이나 사태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본질이 군사적 갈등이 아닌 외교 재편과 수십억 달러 규모의 상업적 거래에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자지구와 우크라이나 문제는 본질이 아닌 ‘방해 요소’에 불과하며, 그의 궁극적인 목표는 경제와 외교 전략의 재구성에 있음을 시사한다.이번 중동 순방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외교 정책과 이스라엘과의 오랜 동맹 관계가 충돌하며 양국 간 외교적 미묘한 균열을 드러내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