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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권 바뀔 때마다 켰다 껐다... 남북 '말싸움' 62년 역사 끝나나
남과 북의 군사분계선에서는 수십 년간 확성기를 통한 '말싸움'이 이어져왔다. 거대한 스피커로 상대방을 향해 독설과 비방을 쏟아내는 이 심리전은 남북 관계의 바로미터 역할을 해왔다. 최근 이재명 정부가 대북 확성기 철거를 결정하면서 또 한 번의 전환점을 맞이했다.대북 확성기 방송의 역사는 1962년 북한이 먼저 대남 확성기를 설치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대응해 1963년 5월 박정희 정부는 서해 군사분계선 일원에서 첫 대북 방송을 개시했다. 이후 1972년 7·4남북공동성명 채택으로 일시 중단됐지만, 1980년 9월 전두환 정부는 북한의 대남 방송 재개에 반발해 확성기를 다시 가동했다.2000년대 들어 남북 관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2000년 6월 남북 정상회담 이후, 2004년 6월 남북 군사회담 합의로 노무현 정부는 대북 방송을 중단하고 확성기를 철거했다. 그러나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 이후 이명박 정부는 확성기를 재설치했다.박근혜 정부 시기에는 2015년 8월 북한의 DMZ 지뢰 도발에 대응해 확성기를 켰다가 8·25합의로 보름 만에 중단했다. 하지만 2016년 북한의 핵실험에 대응해 다시 방송을 재개했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 4·27판문점선언 합의에 따라 대북 확성기를 모두 철거했으나, 윤석열 정부는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 살포 등에 대응해 2024년 6월 확성기를 다시 설치했다.대북 확성기 방송은 북한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심리전 수단이다. 확성기 출력을 높이면 야간에는 24km, 주간에는 10km 정도 떨어진 곳에서도 방송이 들린다고 한다. 북한 체제를 비판하고 인권 실상을 폭로하는 내용뿐만 아니라 뉴스, 일기예보, 최신 가요 등으로 고도의 심리전을 펼치기도 한다. 북한이 2015년 8월 DMZ를 포격한 것도 이 확성기 방송의 위력을 방증한다.국방부는 지난 8월 4일, 고정식 확성기 20여 개를 모두 철거한다고 밝혔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일주일 만인 7월 11일 대북 확성기 방송 중지를 지시한 데 따른 조치다. 이동식 확성기 10여 개는 이미 지난달 방송 중단과 함께 철수했다.역사적으로 대북 확성기는 주로 보수 정부 때 가동되고, 진보 정부 때 중단되는 패턴을 보여왔다. 이는 남북 관계에 대한 정치적 시각과 신념의 차이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직후 우리 측이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자 북한도 대남 소음 방송을 멈추며 호응하는 모습을 보였다.이번 확성기 철거 결정으로 남북 간의 긴장이 완화될지, 또 북한이 대남 확성기도 철거할지 주목된다. 무엇보다 오랜 기간 시끄러운 말싸움에 고통받아온 군사분계선 주변 지역 주민들이 이제 평온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기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 66세 레즈비언 대주교 탄생... 영국 성공회 '2000년 전통' 무너지다
영국 웨일스 성공회(웨일스 교회)에서 역사적인 순간이 탄생했다. 체리 반(66) 몬머스 주교가 영국 최초의 여성 대주교이자 공개 동성애자 대주교로 선출된 것이다. 이는 기독교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받고 있다.영국 가디언지에 따르면, 체리 반 주교는 교구 선거인단 투표에서 전체 투표수의 3분의 2 이상의 압도적인 찬성을 얻어 웨일스 교회의 새로운 수장으로 선출됐다. 이로써 그녀는 영국 성공회 역사상 최초로 두 가지 기록을 동시에 세우게 됐다.영국 레스터셔 출신인 반 대주교는 1994년 잉글랜드 성공회에서 최초의 여성 사제 중 한 명으로 서품을 받았다. 그러나 그녀의 진정한 도전은 2020년 웨일스 교회의 몬머스 주교로 임명된 직후 시작됐다. 이때 그녀는 오랫동안 비밀로 해왔던 동성 배우자 웬디 다이아몬드와의 관계를 공개적으로 밝혀 교계 안팎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가디언지는 반 대주교의 선출을 여성의 사회 진출 한계를 의미하는 '유리천장'에 빗대어, 종교계의 보수적인 장벽을 깬 의미를 담아 '스테인드글라스 천장'을 부쉈다고 평가했다. 이는 종교계의 오랜 전통과 보수적 관행에 대한 중요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잉글랜드 성공회와 웨일스 성공회는 동성애에 대한 입장에서 차이를 보인다. 잉글랜드 성공회는 동성애를 허용하지만 성직자는 독신을 유지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 반면, 웨일스 성공회는 동성애와 동성 관계를 모두 인정하는 더 진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반 대주교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어려웠던 여정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수년 동안 관계를 비밀로 유지해야 했고, 신문 1면에서 성 정체성이 폭로될까 늘 걱정했다"며 그동안의 고충을 밝혔다. 또한 여성 성직자로서 겪었던 어려움에 대해 "험한 모습을 많이 봤다. 남성들이 배신당했다고 느끼는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그러나 반 대주교는 자신을 운동가로 규정하지는 않았다. "내가 개척자가 될 수밖에 없는 시대에 살았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하지만 나는 운동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자신의 선출이 시대적 흐름의 일부임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역할을 정치적 운동보다는 종교적 소명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보여준다.동성 결혼에 대해서는 "교회에서 불가피한 일이며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진보적인 견해를 밝혔지만, 동시에 "강경하게 반대하는 사람들의 신학적 입장도 존중해야 한다"며 포용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는 교회 내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면서도 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균형 잡힌 시각을 보여준다.체리 반 대주교의 선출은 영국 성공회뿐만 아니라 전 세계 기독교계에 중요한 변화의 신호탄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종교계 내 다양성과 포용에 대한 논의를 더욱 활발하게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 식량 차단에 배급소 공격까지... 이스라엘의 '기아 전쟁' 859명 희생
이스라엘 군이 가자지구 내 식량배급소를 잇따라 공격해 최소 62명의 팔레스타인 주민이 사망했다고 AP통신과 알자지라 방송이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중 최소 38명은 가자인도주의재단(GHF)의 배급소 등지에서 식량을 구하려던 민간인들이었다.A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넷자림 회랑 인근 최북단 GHF 배급소 근처에서 최소 8명, 남부 라파 GHF 배급소에서 수백 미터 떨어진 샤쿠시 지역에서 최소 2명이 각각 사망했다. 배급소로 몰려간 군중 중 한 사람인 유세프 아베드는 "무차별 사격을 당한 가운데 주위에서 최소 세 사람이 땅바닥에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는 것을 봤다"며 "총알이 계속 날아와 그들을 도울 수가 없었다"고 증언했다.또한 나세르 병원은 라파에 설치된 GHF 배급처 북쪽 수백 미터 지점인 샤쿠슈에서 온 시신 1구를 받았으며, 추가로 9명은 이스라엘의 가자 봉쇄선 통과점을 지나 들어온 구호 트럭을 기다리던 중 모락 회랑 인근에서 이스라엘군에 사살되었다고 밝혔다.이스라엘은 지난 3월 하마스가 구호품을 탈취한다며 가자지구 물자 반입을 전면 차단했다가, 5월에 봉쇄를 일부 해제하며 미국과 함께 설립한 GHF를 통해 제한적 배급만 허용했다. 그러나 이후 식량이 바닥나면서 기아 위기가 악화했으며, 식량을 얻으려고 배급소에 몰려든 군중을 향한 이스라엘군의 발포가 계속되고 있다.유엔에 따르면 5월 27일부터 7월 31일까지 GHF 배급소 근처에서 859명이 사망했고, 유엔 주도 식량 수송 경로에서도 수백 명이 목숨을 잃었다. 국제사회의 압박에 이스라엘은 지난주 제한적인 교전 중단과 구호품 공중 투하를 발표했으나, 실제로는 가자 주민들에게 식량이 거의 전달되지 않고 있다고 AP는 전했다.전문가들은 이번 주 가자지구에서 최악의 기근 시나리오가 현실화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가자 보건부에 따르면 이날도 하루 동안 아동을 포함한 7명이 영양실조로 사망했다.한편, 이타마르 벤-기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이 이날 유대인들이 템플 마운트라고 부르는 예루살렘의 성지를 방문해 기도를 올려 긴장을 고조시켰다. 이 지역은 유대교에서 가장 신성한 장소이며, 이슬람 신자들에게도 알 아크사 사원이 있는 성지다.가자지구 기아 위기가 심각해지는 와중에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은 지난달 24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협상단 철수로 교착 상태에 빠졌다. 당시 하마스는 "영구적 휴전 및 이스라엘군의 가자 완전 철수를 목표로 협상을 계속할 의지가 있다"면서도 "우선 가자지구 상황이 현저하게 개선돼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 보그에 뜬 AI 모델, "예쁘지만 찜찜해"
글로벌 의류 브랜드 게스가 유명 패션 잡지 보그에 인공지능(AI) 모델을 활용한 광고를 게재하면서 패션 업계에 거센 논란을 촉발했다. 이는 단순한 마케팅 실험을 넘어, 패션 산업의 미래, 기술 윤리, 그리고 다양성과 일자리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광범위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지난 31일(현지시각) CNN 보도에 따르면, 문제의 보그 게스 광고는 금발의 백인 여성 AI 모델이 줄무늬 원피스와 가방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을 담고 있었다. 언뜻 보기에는 여느 패션 화보와 다를 바 없었지만, 광고 하단에 작은 글씨로 'AI 모델'임이 명시되어 있었다는 점이 논란의 불씨를 지폈다. 이 작은 문구 하나가 소비자와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거대한 논쟁의 서막을 알린 것이다.해당 모델이 실제 인물이 아닌 AI로 생성된 가상의 존재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소비자들은 소셜 미디어(SNS)를 중심으로 즉각적이고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현실의 모델들이 다양성과 대표성을 확대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실존하지 않는 AI 모델이 세계적인 패션 잡지에 등장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빗발쳤다. 특히, 패션 업계가 오랫동안 획일적인 미의 기준을 강요해왔다는 비판을 받아왔고, 최근 들어 다양한 인종, 체형, 연령대의 모델들을 기용하며 변화를 모색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게스의 AI 모델 광고는 이러한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로 비춰졌다. 일부 소비자들은 보그와 게스를 상대로 불매 운동을 제안하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이는 단순히 광고 하나에 대한 불만을 넘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기술 윤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높아진 인식을 보여주는 대목이다.게스 측은 CNN의 논평 요청에 일절 응하지 않으며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반면 보그 측은 "AI 모델이 본지의 편집 기사에 등장한 적은 없다"고 해명하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러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2023년 보그 싱가포르가 AI로 만든 아바타를 표지에 활용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보그가 AI 기술 활용에 대해 완전히 무지하거나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라는 점이 소비자들의 의구심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광고와 편집 기사라는 명확한 구분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패션 매거진이 AI 모델을 수용하기 시작했다는 사실 자체가 업계에 미치는 파급력은 상당하다.이번 광고를 제작한 AI 마케팅 회사 세라핀 발로라의 공동 창립자인 발렌티나 곤잘레스와 안드레아 페트레스쿠는 이 논란이 과장되었다고 일축하며 자신들의 입장을 밝혔다. 페트레스쿠는 AI 모델의 활용이 실제 모델의 일자리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며, 자신들은 여전히 실존 모델들을 고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AI 이미지는 실존 모델의 포즈와 의상 핏을 기반으로 생성된다"고 설명하며, AI 모델이 완전히 독립적으로 창조되는 것이 아닌 인간 모델의 데이터를 활용한 결과물임을 부각시켰다. 이들의 주장은 AI 기술이 인간의 창의성을 보완하고 효율성을 증대시키는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하지만, 패션 업계 전반에 퍼진 깊은 우려를 불식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전문가들은 AI 모델의 등장이 단순히 모델 산업에만 국한되지 않고, 사진작가, 메이크업 아티스트, 스타일리스트, 심지어는 세트 디자이너 등 패션 생태계 전반의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고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AI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가상의 스튜디오에서 가상의 의상을 입은 가상의 모델을 통해 모든 광고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게 된다면, 실제 촬영 현장에서 수많은 인력이 필요했던 기존의 작업 방식은 급격히 축소될 수밖에 없다. 이는 패션 산업 종사자들의 생존권과 직결되는 문제로, 디지털 전환이 가져올 대규모 실업 사태에 대한 경고음으로 해석된다.더욱이, AI 모델이 대체로 백인 중심의 미적 기준을 따르고 있다는 점에서 미의 다양성을 오히려 저해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AI 학습 데이터가 특정 인종과 외모에 편중되어 있다면, AI가 생성하는 결과물 역시 이러한 편향성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 이는 패션 산업이 그동안 지향해왔던 포괄성과 다양성이라는 가치에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며,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획일화되고 비현실적인 미의 기준을 강요할 수 있다는 윤리적 문제로 이어진다. AI 기술의 발전 속도만큼이나, 기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윤리적 책임에 대한 논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게스의 AI 모델 광고는 패션 산업이 직면한 새로운 도전 과제를 명확히 보여준다. 기술의 발전은 불가피하지만, 그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고 어떤 가치를 추구할 것인지는 결국 인간의 선택에 달려 있다. 효율성과 비용 절감이라는 명분 아래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다양성을 훼손하는 기술 활용은 장기적으로 브랜드 이미지와 소비자 신뢰를 잃게 할 수 있다. 투명한 정보 공개, 윤리적 가이드라인 마련, 그리고 인간의 창의성과 AI 기술의 조화로운 공존 방안 모색이 시급한 시점이다. 이번 논란은 패션 산업이 단순히 옷을 넘어, 사회적 가치와 기술 윤리를 어떻게 수용하고 발전시켜 나갈지에 대한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 900만 년 전 일어난 식물계 '스캔들'... 토마토가 감자 조상이었다는 충격 연구결과
감자의 기원에 관한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중국농업과학원 산하 심천 농업유전체연구소의 황 산웬 수석연구원 연구팀은 오늘날 우리가 먹는 감자가 약 900만 년 전 야생 토마토와 '에튜베로섬(Etuberosum)'이라는 식물 사이의 자연 교잡으로 탄생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셀(Cell)'에 공개했다.연구팀은 재배 감자 450품종과 야생 감자 56종의 유전체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모든 감자 종은 토마토와 에튜베로섬이라는 칠레 식물 양쪽의 유전 정보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에튜베로섬은 감자와 외관상 비슷하지만 감자의 특징인 덩이줄기가 없는 식물이다.연구팀에 따르면, 토마토와 에튜베로섬은 약 1400만 년 전 공통 조상에서 갈라진 별개의 종이었다. 그러나 약 500만 년간의 분화 기간 이후에 두 식물이 성공적으로 교배하면서 오늘날의 감자가 탄생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남미 식물 사이의 자연 교잡을 통해 현대 감자의 형태가 갖춰졌다는 것이 연구팀의 결론이다.이번 연구는 감자의 가장 중요한 특징인 덩이줄기 형성의 비밀도 밝혀냈다. 덩이줄기는 식물이 영양분을 저장하기 위해 땅 속 줄기나 뿌리가 비대해져서 덩어리처럼 변한 것으로, 이 형태 덕분에 감자는 혹독한 환경에서도 양분을 저장해 생존할 수 있었다.연구팀은 덩이줄기 생성 시작을 지시하는 '마스터 스위치' 역할을 하는 유전자 'SP6A'는 토마토 조상으로부터 왔으며, 덩이줄기를 만드는 지하 줄기 성장을 돕는 유전자 'IT1'은 에튜베로섬 조상으로부터 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두 유전자가 합쳐지지 않았다면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감자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분석했다.덩이줄기의 탄생은 감자에게 엄청난 진화적 이점을 제공했다. 덩이줄기 덕분에 감자는 영양분을 지하에 저장해 혹독한 산악 날씨에도 살아남을 수 있었고, 씨앗이나 수분 없이도 번식할 수 있었다. 덩이줄기의 눈에서 싹을 틔워 새로운 식물이 자라는 방식은 온화한 초원부터 추운 고산 지대까지 다양한 환경에서 감자가 빠르게 퍼져나가는 원동력이 되었다.에튜베로섬은 감자와 같은 가지과(Solanaceae) 식물로,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오늘날 감자와 비슷하지만 땅 속에서는 둥근 알맹이 대신 실처럼 가늘거나 도톰한 줄기가 뻗어나가는 형태를 하고 있다.연구팀은 "감자의 기원을 둘러싼 오랜 수수께끼가 마침내 풀렸다"며 "종 간의 자연 교배가 새로운 형질과 종의 다양성을 창출한 사례"라고 연구의 의미를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오늘날 둥근 감자 모양의 시작과 식물 진화의 새로운 실마리를 제시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트럼프의 통 큰 '선물'? 한국에 관세 10%p 깎아주고 467조원 투자 받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과의 새로운 무역협정 합의 내용을 전격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완전하고 포괄적인 무역협정에 합의했다"며 한국에 대한 관세율을 15%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겠다고 당초 발표했던 25%보다 10%포인트 낮아진 수치다.주목할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협정의 구체적 내용이다. 그는 "이번 무역 협정으로 한국은 미국이 소유하고 통제하며 대통령인 내가 선정한 투자를 위해 미국에 3500억 달러를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약 467조원에 달하는 규모로, 한국의 연간 국가예산에 맞먹는 금액이다.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1000억 달러(약 133조원) 규모의 LNG 또는 기타 에너지 제품을 구매하기로 했으며, 더 나아가 투자 목적으로 미국 에너지 산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에너지 분야 투자와 구매는 트럼프 행정부가 강조해온 미국 에너지 산업 활성화 정책의 일환으로 보인다.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과의 무역을 완전 개방하고, 자동차와 트럭, 농산물 등을 포함한 미국 제품을 수용하기로 했다. 이는 한국 시장이 미국 제품에 더욱 개방된다는 의미로, 한국 국내 산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이다.특히 눈에 띄는 점은 미국은 한국으로부터 관세를 부과받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이는 상호 호혜적 관세 체계가 아닌 비대칭적 구조를 의미하는 것으로, 한국 측의 대폭적인 양보가 있었음을 시사한다.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이재명 대통령이 2주 후 양자회담을 위해 백악관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새 대통령의 선거 승리를 축하하고 싶다"고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투자 규모에 대해 "이 금액은 한국의 이재명 대통령이 양자회담을 위해 백악관을 방문하는 향후 2주 내에 발표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이번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공언했던 주요 무역 파트너들과의 관세 재협상 과정의 첫 성과로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중국, EU, 한국, 일본 등 주요 교역국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해왔으며, 한국과의 협상이 가장 먼저 타결된 것으로 보인다.이번 합의가 한국 경제와 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특히 3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와 1000억 달러 규모의 에너지 제품 구매는 한국 경제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는 규모이며, 미국 제품 시장 개방은 국내 산업 보호 측면에서 우려를 낳을 수 있다.
- 한국만 15% 관세? 트럼프식 '윈-윈' 무역협정의 비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한국과의 '완전하고 포괄적인 무역 협정' 체결을 전격 발표하며, 양국 간 경제 관계에 새로운 전환점을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한국 협상단과 회동한 직후, 자신이 운영하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 같은 합의 소식을 알렸다. 특히, 이번 협정의 가장 이례적인 부분은 한국에 15%의 관세가 부과되는 반면, 미국은 관세를 부과받지 않는다는 비대칭적인 조건이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기조가 강력하게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협정을 통해 한국이 미국에 총 3,500억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중 1,000억 달러는 액화천연가스(LNG) 또는 기타 에너지 제품 구매에 할당될 예정이며, 이는 한국의 에너지 안보 강화와 미국의 에너지 수출 확대라는 양국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해석된다. 또한, 한국은 자체 투자 목적으로도 상당한 금액을 추가로 투자하기로 약속했는데, 이는 미국 내 일자리 창출과 산업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막대한 규모의 투자는 한국 기업들이 미국의 주요 산업 분야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양국 간 경제적 상호 의존성을 더욱 심화시킬 전망이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대규모 투자 계획이 향후 2주 이내에 이재명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하여 양자 회담을 가질 때 공식적으로 발표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또한 이재명 대통령의 선거 승리를 축하하며, 새로운 한국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 관계 구축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했다. 이는 단순히 경제적 합의를 넘어, 양국 정상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미래 지향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이번 무역 협정의 또 다른 핵심 내용은 한국 시장의 전면적인 개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미국산 자동차, 트럭, 농산물 등 주요 품목에 대해 완전히 개방된 무역 시장을 제공하기로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과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과정에서도 논의되었던 민감한 사안들로, 미국의 주요 수출 품목에 대한 한국 시장의 문턱이 대폭 낮아지면서 미국 기업들의 한국 시장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한국 내 관련 산업들은 더욱 치열한 경쟁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국내 산업 구조와 소비자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는 미국 대선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그의 경제적 성과를 부각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에 대한 15% 관세 부과와 대규모 투자 유치는 그의 핵심 지지층에게 '미국 우선주의' 정책의 성공적인 사례로 제시될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입장에서는 일방적인 관세 부과와 시장 개방 압력이라는 점에서 향후 양국 관계에서 논란의 소지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합의는 한미 동맹의 경제적 측면을 강화하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양국의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 유튜브도 철퇴? 호주, 16세 미만 소셜미디어 전면 금지 '초강수'
호주 정부가 올해 말부터 16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전면 금지하며, 당초 제외했던 유튜브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시켰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30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16세 미만 청소년은 유튜브는 물론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냅챗, 틱톡, 엑스(X) 등 모든 주요 소셜미디어 계정을 가질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이는 소셜미디어가 청소년에게 미치는 해악에 대한 호주 정부의 깊은 우려 때문이다. 앨버니지 총리는 "소셜미디어가 사회에 해를 끼치고 있다"며, 완벽하진 않아도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강조했다. 그는 미성년자 주류 제한처럼 불완전해도 '바른 결정'이라 덧붙였다.이에 따라 소셜미디어 기업들은 16세 미만 청소년의 개인 계정 개설을 막기 위한 '합리적인 조치'를 의무적으로 취해야 한다. 만약 이를 위반할 경우, 최대 4,950만 호주달러(한화 약 445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유튜브 포함 과정은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11월 법안 통과 당시, 호주 정부는 유튜브의 교육적 활용을 들어 규제에서 제외했다. 그러나 메타, 틱톡 등 다른 소셜미디어들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고, 지난달 인터넷 규제 당국이 유튜브 규제 포함을 권고하면서 호주 정부 입장이 급선회했다.이 결정에 대해 유튜브는 즉각 반발했다. 유튜브 측은 성명에서 자신들이 "소셜미디어가 아닌 영상 공유 플랫폼"이라며, 호주 정부 발표가 "갑작스러운 입장 전환"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사이버 보안회사 '악틱 울프'의 애덤 마리 CISO는 "호주 정부의 유튜브 규제 조치는 빅테크 권력에 맞서 아이들을 보호하는 중요한 조치"라고 환영했다. 그는 AI가 유튜브 같은 플랫폼에서 허위 정보 확산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해당 법에 구체적 방법론이 부족하여 시행 불가능한 '상징적' 조치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그럼에도 호주 정부의 이번 결정은 전 세계적으로 청소년 디지털 미디어 사용 논의를 촉발하고, 각국 정부의 규제 움직임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 30% 관세 폭탄에도 '이미 계획 있다'... 미국 압박에 무릎 꿇지 않는 멕시코 첫 여성 대통령의 배수진
멕시코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 클라우디아 셰인바움(63)이 취임 300일을 맞았다. 기후물리학 박사 출신인 그는 매일 아침 '국민의 아침'(마냐네라 델 푸에블로) 기자회견으로 하루를 시작하며, "좋은 아침입니다"라는 인사말과 함께 주요 현안을 차분히 설명하는 소통 방식으로 국민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셰인바움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집권 여당 국가재건운동의 대선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으며, 2023년 10월 1일 1824년 멕시코 연방정부 수립 이후 첫 여성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미국 싱크탱크 'AS/COA'의 7월 조사에 따르면 그의 지지율은 76%에 달하며, 지난 2월에는 85%까지 치솟아 최근 30년간 멕시코 대통령 중 최고 수준의 지지를 받았다.셰인바움 대통령은 멕시코시티 시장 재임 시절 코로나19 대응으로 주목받았다. 마스크 착용을 개인의 선택이라며 소극적 태도를 보였던 전임 오브라도르 대통령과 달리, 그는 마스크 착용 권유 등 적극적인 방역 조치를 주도했다.범죄 조직 대응에서도 전 정부의 '포용 정책'과 다른 강경한 단속을 추진해 임기 초반 몇 달 동안 멕시코 내 살인 범죄 발생률을 약 25% 감소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물가 안정, 기본 생계 보장, 최저임금 인상, 노인·여성 대상 연금 확대 등 사회보장 정책도 강화했다.대외적으로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압박에도 절제된 대응을 보이며 외교적 성과를 이끌어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 멕시코산 제품에 25% 관세 부과를 위협했으나, 셰인바움 정부는 협상을 통해 유예를 받아내고 3월에는 미국·캐나다·멕시코 3국 간 무역협정(USMCA) 기준을 충족하는 제품에 대한 관세 면제도 이끌어냈다.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멕시코에 3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을 때도 "미국 정부와 합의에 도달할 것을 믿는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멕시코만 명칭을 아메리카만으로 바꾸겠다는 트럼프의 발언에 "미국 국가 명칭도 '멕시코 아메리카'로 바꾸는 게 어떻겠는가"라고 반박하는 등 할 말은 하면서도, 일일이 대응하지 않는 전략적 태도를 유지했다.셰인바움 정부는 '플란 멕시코'라는 6년 경제발전 전략을 통해 국내 공급망 강화와 무역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 공공 구매품의 50% 이상을 국내 생산품으로 조달하고, 중남미 및 카리브 국가들과 연대를 강화해 미국 의존도를 줄이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에너지 분야에서는 '에너지 개혁'을 통해 국영 에너지 공기업이 저렴하고 깨끗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도록 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연방전력공사와 멕시코국영석유회사에 독점적 지위를 부여하고, 국가 전력망에 공급되는 전력의 54% 이상을 연방전력공사가 담당하도록 보장했다.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조직범죄 대응, 치안 확보, 빈곤 문제, 재정 건전성 확보, 사법 개혁 등 해결해야 할 내부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특히 사법 개혁의 일환으로 판사를 국민 직접 투표로 선출하도록 한 정책은 낮은 참여율(13%)로 인해 우려를 낳고 있으며, 2027년에는 천 명의 판사가 추가로 선출되는 2차 사법부 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 의대 갈등에 지친 한국 의사들, 뉴질랜드가 손짓하자 '엑소더스' 조짐
뉴질랜드 의료위원회가 지난 3월 한국과 일본을 비교 가능한 의료시스템을 갖춘 국가로 공식 인정하면서 한국 의사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문이 열렸다. 이 결정으로 한국에서 교육받은 의사들은 별도의 자격 시험이나 추가 교육 없이도 뉴질랜드에서 의사로 활동할 수 있게 되었다.이러한 소식이 알려지자 많은 한국 의사들이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민 컨설팅사 서울이민에 따르면 7월 초에 개최된 설명회에는 약 350명의 한국 의사들이 참석했다. 이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숫자로, 뉴질랜드 의사 등록 절차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많은 의료인들이 모인 것이다.특히 지난 7월 18일 금요일 서울에서 열린 두 번째 설명회에는 마취과, 재활의학과, 산부인과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의 1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구체적인 준비 절차에 대한 정보를 듣고, 30분간의 질의응답 시간에는 이력서 작성 방법 등 실질적인 질문들을 쏟아냈다.한국 의사들이 뉴질랜드 이민에 관심을 보이는 주요 이유 중 하나는 한국 의료 환경의 과중한 업무 부담이다. 한국 의사 1인당 진료 건수는 6,100명으로, 이는 OECD 회원국 평균의 3.4배에 달하는 수치다. 일반 면허를 가진 전공의들은 주당 평균 75시간을 근무하고 있어, 많은 의사들이 업무 스트레스와 번아웃을 경험하고 있다.설명회에 참석한 한 피부과 전문의는 "대부분의 국가는 한국 의사 면허를 인정하지 않지만, 뉴질랜드는 인정한다는 소식을 듣고 자세히 알아보러 왔다"며 "쉽게 오지 않는 기회"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익명의 의사는 최근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으로 인한 한국 의료계의 불안정성과 과도한 환자 진료로 인한 정신적 부담이 뉴질랜드 이민을 진지하게 고려하게 된 이유라고 설명했다.서울이민 측은 예상보다 많은 전문의와 의사들이 이 기회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한국 의료계의 현실적인 고충과 더 나은 근무 환경을 찾고자 하는 의사들의 열망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