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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우진 어깨 박살 낸 ‘벌칙 훈련’…책임지고 떠났던 코치의 충격 복귀불과 석 달 전, 팀의 핵심 투수에게 치명적인 부상을 입혔다는 책임감에 스스로 옷을 벗었던 코치가 한 시즌도 채 되지 않아 돌아왔다. 키움 히어로즈가 2026 시즌 코칭스태프 개편을 발표하며 정찬헌 코치의 퓨처스팀 투수코치 복귀를 공식화한 것이다. 선수 육성에 반드시 필요한 인물이라는 구단의 판단과 선수들의 신뢰가 빚어낸, 짧지만 굵었던 외도의 마침표였다. 이번 코칭스태프 개편에서 설종진 감독대행이 정식 사령탑에 오르고 강병식 수석코치가 2년 만에 친정으로 복귀하는 등 여러 변화가 있었지만, 가장 극적인 스토리는 단연 정찬헌 코치의 귀환이었다.정 코치의 사퇴는 지난 8월 발생한 안우진의 충격적인 어깨 부상에서 비롯됐다. 당시 군 복무를 마치고 1군 복귀를 코앞에 뒀던 안우진은 2군 훈련 중 어깨 부상을 당해 수술대에 오르는 비운을 맞았다. 문제는 부상이 정규 훈련이 아닌, 연습경기 패배 후 정 코치가 지시한 가벼운 벌칙성 훈련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점이다. 비록 악의적인 의도는 전혀 없었으나, 팀의 미래를 짊어질 에이스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혔다는 죄책감에 정 코치는 스스로 팀을 떠나는 길을 택했다. 팀과 선수에게 너무 큰 피해를 끼쳤다며 유니폼을 벗은 그의 결단은 팬들에게 큰 충격과 안타까움을 남겼다.그러나 구단은 정 코치의 공백을 오래 두지 않았다. 그의 투수 육성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키움은 팀의 미래를 위해 정 코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재영입을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안우진 부상에 대한 양측의 오해를 완전히 해소하는 것이 중요했다. 다행히 벌칙 훈련에 악의가 없었다는 점에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구단은 끈질기게 그의 복귀를 설득했다. 또한, 키움은 투수 파트 강화를 위해 투수총괄코치 보직을 신설하고 김수경 전 NC 코치를 영입하는 등 마운드 재건을 위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복귀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키움 관계자에 따르면, 정 코치는 복귀 제안을 받고 깊은 고뇌에 빠졌다. 자신 때문에 큰 부상을 당한 선수가 있는 팀으로 돌아가는 것에 대한 인간적인 망설임과 걱정이 컸던 것이다. 하지만 선수 시절부터 2군에서 함께 땀 흘려온 후배들을 외면할 수 없다는 생각에 결국 용기를 냈다. 무엇보다 안우진이 정 코치의 복귀를 크게 반겼다는 점이 결정적이었다. 자신에게 부상을 입힌 장본인이지만, 그의 지도력을 믿고 다시 한번 함께하길 원했던 안우진의 대인배적인 모습이 결국 정찬헌 코치의 마음을 움직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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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만의 위업' 다저스, 돈다발 아닌 '투혼'으로 일군 기적LA 다저스가 연장 11회 혈투 끝에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꺾고 25년 만에 월드시리즈 2연패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7차전 초반 0-3으로 끌려가며 패색이 짙었지만, 끈질긴 추격 끝에 5-4로 경기를 뒤집으며 정상에 올랐다. '악의 제국'이라는 비난 속에서도 다저스는 돈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그들만의 가치를 증명해냈다. '디 애슬레틱'의 베테랑 기자 켄 로젠탈은 "7차전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보라"며 다저스의 우승이 단순한 자금력의 결과가 아님을 강조했다. 은퇴를 앞둔 클레이튼 커쇼 역시 "돈으로는 선수들의 정신력과 투지, 그리고 남들이 하지 않을 일을 기꺼이 하려는 의지를 살 수 없다"고 말하며 팀의 헌신적인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7차전은 다저스 선수들의 투혼이 빛난 한 편의 드라마였다. 커리어 처음으로 사흘 휴식 후 등판한 오타니 쇼헤이가 3회 3점 홈런을 맞고 조기 강판됐지만, 동료들이 그의 뒤를 든든히 받쳤다. 6차전 세이브를 기록했던 타일러 글래스노는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연투에 나서 2.1이닝을 책임졌고, 블레이크 스넬은 2019년 이후 처음으로 구원 등판하며 힘을 보탰다. 특히 전날 6이닝을 던졌던 시리즈 MVP 야마모토 요시노부는 구원 등판을 자청해 2.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승리 투수가 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2001년 랜디 존슨 이후 24년 만에 나온 진기록으로, 팀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붓는 선수들의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가장 극적인 순간은 베테랑 내야수 미겔 로하스의 방망이에서 터져 나왔다. 10월 1일 이후 한 달 넘게 안타가 없던 로하스는 9회 극적인 동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수비에서도 9회 말 1사 만루 상황에서 어려운 타구를 처리하며 실점을 막아내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주전 유격수 자리를 무키 베츠에게 내주고도 묵묵히 팀을 도왔던 그의 헌신이 마침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맥스 먼시는 "출전 기회가 없을 때도 항상 팀을 도울 방법을 찾던 선수"라며 "그의 동점 홈런을 보니 눈물이 날 것 같다"고 말하며 동료의 활약에 감격했다.다저스의 우승은 단순히 거액의 스타 선수들만의 힘으로 이룬 것이 아니었다. 트레이드로 영입한 구원투수 윌 클라인, 마이너리그 자유계약 선수 출신 맥스 먼시, 저비용으로 계약한 앤디 파헤스, 하위 라운드 지명자인 저스틴 로블레스키와 에밋 시한 등 이름값은 낮지만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해준 선수들의 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로젠탈은 "다른 팀들이 다저스처럼 돈을 쓸 수는 없을지 몰라도, 그들의 열정과 끈기, 하나의 목표를 향해 싸운 방식은 분명 본받을 수 있다"며 "다저스를 위대하게 만드는 것은 돈이 아닌 그들의 투지"라고 평가했다. 결국 다저스는 '돈으로 우승을 살 수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하며 왕조의 서막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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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내 판단 옳았다' 고집… 염경엽 '지금 이 순간' 냉철한 판단 강조, 승패 가른다!지난 30일 LG 트윈스의 극적인 역전승을 지켜본 한 야구팬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의 투수 운용 철학을 담은 과거 발언을 게시하며 야구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해당 발언은 염 감독이 지난 22일 잠실에서 열린 자체 청백전 이후 밝힌 것으로, "포스트시즌엔 맞은 투수를 계속 쓰면 계속 맞는다"는 내용이다. 이 간결하면서도 무게감 있는 메시지는 가을야구의 본질을 꿰뚫는 핵심적인 통찰로 해석된다. 기세와 흐름이 승패를 좌우하는 포스트시즌 무대에서는 과거의 성적이나 이름값보다는 '지금 이 순간'의 투수 컨디션과 경기 상황에 대한 냉철한 판단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내포한다. LG 트윈스는 올 시즌 내내 불펜 투수들의 사용량을 치밀하게 조절하며 과부하를 방지하는 데 주력했고, 이는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날카로운 상태의 마운드를 구성하겠다는 염 감독의 명확한 목표 아래 이루어진 전략적 움직임으로 평가된다.염경엽 감독의 이러한 발언은 최근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의 투수 운용 방식과 자연스럽게 대비되며 더욱 주목받는다. 김경문 감독은 '믿음'이라는 이름으로 부진한 투수를 계속해서 마운드에 올리는 운영을 고수해왔다. 그 결과, 팀은 중요한 경기에서 마운드의 불안정성이 심화되며 시리즈를 스스로 복잡한 방향으로 몰고 갔다는 평가를 받는다. 마운드의 상황이 지속적으로 악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김 감독은 '내 판단은 옳았다'는 뉘앙스의 발언으로 자신의 결정을 방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팬들 사이에서는 김 감독의 이러한 운영 방식이 '믿음의 야구'가 아닌 '아집의 야구'라는 비판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염 감독이 언급한 "맞은 투수를 계속 쓰면 계속 맞는다"는 문장은 바로 이러한 김경문 감독의 투수 운용 방식에 대한 직접적인 반론이자, 포스트시즌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감독이 지녀야 할 현실적인 판단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포스트시즌은 한 번 기울기 시작한 흐름을 되돌리기가 매우 어려운 냉혹한 무대이다. 아무리 경험 많은 베테랑 투수라 할지라도, 혹은 감독이 깊은 신뢰를 보내는 핵심 자원이라 할지라도, 한 번 구위가 떨어지거나 상대 타자들에게 공략당하기 시작하면 연이어 실점을 허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선수의 개인적인 자존심이나 감독의 신념이 아니라, 오직 팀의 승리라는 지상 과제이다. 결국 경기의 흐름을 바꾸고 승리를 쟁취하는 책임은 감독의 손끝에서 만들어지는 투수 교체 타이밍 하나에 달려있다.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이 시즌 막판부터 불펜 투수들에게 과부하를 주지 않는 운영을 강조하며 포스트시즌 대비에 만전을 기했던 이유는, 한국시리즈에서 가장 최상의 컨디션을 가진 마운드를 구축하여 결정적인 순간에 승기를 잡겠다는 명확한 전략 때문이었다. 반면, 김경문 감독의 경우, '믿음'을 통해 결과를 증명하려는 고집이 팀 전체에 부담으로 작용하며 아쉬운 결과를 초래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결론적으로 포스트시즌은 '믿음'이 아닌 '판단'의 무대라는 점이 다시 한번 강조된다. 물론 감독의 신념과 선수에 대한 믿음은 존중받아 마땅하지만, 그 신념이 팀을 승리로 이끌지 못한다면 결국 그것은 '아집'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포스트시즌은 한 순간의 선택이 시즌 전체의 성패를 정의하는 매우 냉혹하고 잔인한 무대이다. '믿음'은 야구의 아름다운 미덕 중 하나일 수 있으나, 승리가 최우선 목표인 포스트시즌에서는 '냉철한 판단'만이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이번 사례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감독의 결단이 팀의 운명을 좌우하는 가을야구에서, '믿음'과 '판단'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잡을 것인지는 모든 감독에게 주어진 영원한 숙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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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킬러’의 쓸쓸한 퇴장, 이반코비치 60년 축구 인생 마침표60년 축구 외길 인생을 걸어온 노장 브란코 이반코비치 감독이 정든 그라운드를 떠난다. 크로아티아와 아시아 무대를 넘나들며 숱한 영광과 좌절의 순간을 함께했던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축구화를 벗는 사진과 함께 은퇴를 공식 선언했다. 1954년생, 71세의 이반코비치는 "선수와 감독으로서 환상적인 60년의 여정이었다"고 소회를 밝히며, 크로아티아, 독일, 이란,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오만 등 그가 거쳐온 모든 곳의 사람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했다. 선수 시절 '원클럽맨'으로 활약했던 그는 지도자로서 더욱 파란만장한 길을 걸었다. 특히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크로아티아 대표팀 수석코치로서 4강 신화를 경험하며 지도자로서의 명성을 쌓기 시작했다.이반코비치 감독과 한국 축구의 인연은 유독 악연으로 점철되어 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4강 신화의 열기가 채 가시지 않은 한국 축구에 찬물을 끼얹은 장본인이 바로 그다. 당시 이란 23세 이하 대표팀을 이끌고 출전한 그는 4강에서 한국을 만나 승부차기 끝에 승리하며 결승에 진출, 결국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패배로 인해 이동국을 비롯한 당시 한국 선수들은 병역 특례 기회를 눈앞에서 놓쳐야 했다. 그의 '한국 킬러'로서의 면모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004년 중국 아시안컵 8강에서는 이란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다시 한번 한국을 만나 4-3으로 승리하며 준결승에 진출, 한국 축구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또한, 2006년 독일 월드컵 본선에 이란을 진출시키며 아시아 무대에서의 지도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아시아 여러 클럽과 오만 대표팀을 거친 그는 2024년, 중국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하며 마지막 불꽃을 태웠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에서 한국에 패배했음에도 불구하고 조 2위로 3차 예선에 진출하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일본,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등 강팀들이 즐비한 '죽음의 조'에 속하면서 그의 마지막 도전은 험난했다. 본선 직행은 고사하고 4차 예선 진출마저 현실적인 목표가 되었지만, 끝내 중국의 조직력을 하나로 묶는 데 실패했다. 특히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 원정에서 0-1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며 4위 탈환에 실패, 월드컵 본선 진출의 꿈이 좌절된 것은 뼈아픈 순간이었다. 결국 성적 부진으로 중국축구협회와 계약이 해지된 그는 조용히 고국 크로아티아로 돌아갔다.중국 매체에 따르면, 이반코비치는 최근까지도 현역 생활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옛 소속팀인 페르세폴리스의 제안과 우즈베키스탄 대표팀 감독직 제안을 거절하며 대표팀 감독직을 고수했지만, 협상은 끝내 결렬되었다. 그리고 며칠 뒤, 그는 자그레브에서 지인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엄청난 여정 동안 사랑과 응원을 보내준 가족들에게 감사하다"며 "자부심과 감사함으로 말할 수 있다. 이제 때가 되었다. 고맙다"는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60년간의 희로애락을 뒤로하고 축구계를 떠나는 노장의 뒷모습에 많은 축구 팬들이 아쉬움과 함께 존경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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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체력 방전…'철의 여인' 안세영, 불멸의 12승 대기록 도전 중단 선언'배드민턴 여제' 안세영이 세계 배드민턴 역사를 새로 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스스로 내려놓았다. 올 시즌 9개의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압도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는 그는 지난 28일, 프랑스오픈 우승을 마치고 귀국한 자리에서 남은 시즌 운영 계획을 밝혔다. 그는 "유럽 일정을 잘 마쳐 홀가분하다"면서도 "휴가보다는 재정비의 시간을 가지며 호주 오픈과 파이널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하며, 숨 가쁘게 달려온 일정에 쉼표를 찍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는 오는 11월 일본에서 열리는 구마모토 오픈(슈퍼500)에 불참하겠다는 의미로, 역사적인 대기록 달성보다는 컨디션 조절과 재충전을 선택한 것이다.안세영의 2025년은 그야말로 '역대급'이라는 말로도 부족할 만큼 눈부셨다. 지난 26일 막을 내린 프랑스오픈 결승전에서 세계 2위 왕즈이를 단 42분 만에 완파하며 시즌 9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이 우승으로 그는 프랑스오픈 역사상 최초로 3회 우승을 달성한 여자 선수가 되는 영예를 안았다. 올 시즌 참가한 13개 국제대회 중 9개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는 경이로운 승률을 기록했으며, 특히 최고 등급 대회인 슈퍼 1000 시리즈 3개(말레이시아, 전영, 인도네시아)와 그다음 등급인 슈퍼 750 시리즈 5개(인도, 일본, 중국, 덴마크, 프랑스)를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단일 시즌에 열린 6개의 슈퍼 750 시리즈 중 5개를 제패한 것은 남녀를 통틀어 세계 배드민턴 역사상 전례가 없는 대업이다.이러한 압도적인 페이스 덕분에 안세영은 단일 시즌 최다 우승이라는 대기록 경신까지 가시권에 두게 되었다. 현재 이 부문 최고 기록은 2019년 일본의 전설적인 남자 선수 모모타 겐토가 세운 11회 우승이다. 안세영에게는 구마모토 오픈, 호주 오픈, 그리고 왕중왕전 격인 월드투어 파이널까지 세 개의 대회가 남아있었다. 만약 이 세 대회를 모두 우승했다면 총 12승으로 모모타의 기록을 넘어서는 새로운 역사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이는 향후 수십 년간 깨지기 힘든 불멸의 기록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았기에 팬들의 기대감은 최고조에 달했다.하지만 안세영의 선택은 '신기록'이 아닌 '미래'를 향했다. 그는 구마모토 오픈 불참을 선언하며 대기록 도전을 사실상 멈췄다. 1월부터 쉼 없이 전 세계를 누비며 달려온 강행군에 체력이 고갈된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그는 "일정이 조금 빡빡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이로써 안세영은 남은 두 대회(호주 오픈, 월드투어 파이널)에서 모두 우승하더라도 11승으로 모모타와 타이기록을 세우는 데 만족해야 한다. 역사적인 12승 달성 기회를 스스로 접은 것은 아쉬운 일이지만, 눈앞의 기록보다는 더 길고 높은 곳을 바라보는 '세계 최강'의 현명한 자기 관리와 안목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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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팬들 '부글부글' 끓게 했던 이글스TV, 결국 '죄송합니다'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공식 유튜브 채널 '이글스TV'가 최근 불거진 상대 팀과 선수들에 대한 존중 부족 논란에 대해 결국 사과문을 게재하며 고개를 숙였다. 30일 이글스TV는 '결승타 심우준, 승리 투수 김서현, 한국시리즈 3차전 승리팀 한화이글스'라는 제목의 영상 설명란을 통해 "콘텐츠 중 일부 장면이 특정 팀과 선수들에 대한 존중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프로야구 팬 여러분의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팬들의 비판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조치로 풀이된다.이글스TV 측은 이번 사태에 대해 "저희 유튜브 채널은 야구 경기의 즐거움과 선수들의 열정을 다양한 팬들과 함께 나누는 공간이어야 한다"는 채널 운영의 기본 원칙을 강조하며, "그 점에서 상대 팀에 대한 존중이 부족했으며, 무엇보다도 프로야구 모든 팬 여러분에 대한 배려가 미흡했다"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또한, "앞으로는 제작되는 콘텐츠에 대한 내부 검증 절차를 한층 더 강화했다"고 밝히며, "팬 여러분께 신뢰받는 공식 채널로서, 더욱 성숙하고 책임 있는 모습으로 소통을 이어가겠다"는 다짐을 전했다.이번 사과문은 한화 이글스가 전날 LG 트윈스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19년 만에 한국시리즈 승리를 기록한 직후 게재된 승리 영상에서 논란이 불거진 데 따른 것이다. 그동안 이글스TV는 상대 팀의 실책을 과도하게 강조하며 "평범한 땅볼 타구 같은데", "상대 유격수의 송구 실책", "안타만큼이나 기뻐하는 중" 등 다소 조롱하는 듯한 뉘앙스의 자막을 사용해 팬들 사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특히, KIA 타이거즈의 에이스 양현종 선수에게 '대투수' 대신 '대포수'라는 조롱성 타이틀을 사용하거나, 창원NC파크 구조물 추락 사고로 NC 다이노스가 홈 경기를 치르지 못하는 상황에 "역시 밥 중에 최고는 집밥"이라는 부적절한 자막을 삽입하는 등 '야구판의 불문율'을 어겼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사실 한화 이글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1년 6월에는 인스타그램에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바닥에 던져놓고 빗자루로 치우는 영상을 올려 팬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당시에도 구단 측은 "팬분들께서 따끔하게 질책해주신 '타 구단과 팬에 대한 예의와 존중'이라는 단어를 마음속 깊이 되새기며, 향후에는 이러한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구단 모든 SNS 게시물에 대해 철저하게 관리, 감독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약속과 달리 반복되는 구단 공식 채널의 부적절한 콘텐츠는 팬들에게 깊은 실망감을 안겨주었으며, 프로 스포츠의 근간이 되는 존중과 페어플레이 정신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구단은 이번 사과를 계기로 진정성 있는 변화를 통해 팬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모든 야구 팬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건강한 야구 문화를 만드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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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회 연장 혈투 패배는 잊어라…토론토, 다저스 심장부서 대반격 성공전날 18이닝에 걸친 6시간 39분의 혈투 끝에 통한의 끝내기 패배를 당했던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하루 만에 완벽한 반격에 성공했다. 토론토는 29일 적지인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투타의 조화를 앞세워 6-2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2승 2패, 균형을 맞췄다. 전날의 패배로 침체될 수 있었던 분위기를 단숨에 뒤집는 귀중한 승리였다. 선발 마운드에 오른 셰인 비버는 5.1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내는 역투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고, 타선에서는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투타겸업'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를 무너뜨리는 역전 결승 투런 홈런을 쏘아 올리며 영웅이 되었다.이날 경기의 백미는 단연 3회초에 터진 게레로 주니어의 홈런포였다. 2회말 다저스에 선취점을 내주며 0-1로 끌려가 전날 패배의 악몽이 재현되는 듯했던 토론토는 3회초 1사 1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게레로 주니어가 오타니의 4구째 137km짜리 스위퍼를 그대로 잡아당겨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기는 역전 투런 아치를 그렸다. 이 한 방으로 토론토는 순식간에 2-1 리드를 잡았고, 경기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왔다. 게레로 주니어는 이날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고, 자신의 포스트시즌 7호 홈런을 가장 중요한 순간에 터뜨리며 왜 그가 팀의 중심 타자인지를 증명해 보였다.반면, LA 다저스는 에이스 오타니 쇼헤이가 투타 모두에서 침묵하며 무너졌다. 전날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인 9출루 신기록을 작성하며 맹위를 떨쳤던 오타니는 이날 타석에서는 3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침묵하며 팀 타선에 전혀 기여하지 못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무대에 선발 등판한 마운드 위에서도 이름값에 걸맞지 않은 투구를 보였다. 6이닝 동안 6피안타 1피홈런 4실점을 기록하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특히 1점 차로 팽팽하던 7회초, 선두타자 달튼 바쇼와 어니 클레멘트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무사 2, 3루 위기를 자초한 뒤 마운드를 내려가야만 했다. 오타니의 강판 이후 다저스 불펜은 무너지며 추가 3실점했고, 경기는 그대로 토론토 쪽으로 기울었다.기세가 오른 토론토는 7회초, 오타니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린 뒤 바뀐 투수들을 상대로 대거 4점을 뽑아내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안드레스 히메네스의 적시타를 시작으로 대타 타이 프랑스의 땅볼 타점, 보 비셋과 애디슨 바거의 연속 적시타가 터지며 점수는 6-1까지 벌어졌다. 선발 비버에 이어 등판한 메이슨 플루허티와 크리스 배싯이 2.2이닝을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틀어막았고, 9회 등판한 루이 발랜드가 1점을 내주긴 했지만 추가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하며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제 양 팀은 시리즈의 향방을 가를 5차전을 30일 같은 장소에서 치르게 되며, 1차전 리턴 매치인 트레이 예세비지와 블레이크 스넬의 선발 맞대결이 예고되어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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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도 아닌 코치를 맞바꿨다…가을야구 실패한 롯데·KIA의 '충격 요법'가을야구 진출에 나란히 실패하며 아쉬움을 삼킨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가 스토브리그의 시작을 알리는 이례적인 행보에 나섰다. 양 구단이 내년 시즌 반등을 위한 첫 단추로 3루 작전·주루 코치를 서로 맞바꾸는, 사실상의 '코치 트레이드'를 단행한 것이다. 롯데는 2024시즌 김태형 감독과 함께 부임했던 고영민 코치를 떠나보내고 KIA에서 조재영 코치를 영입했으며, KIA는 조 코치가 떠난 자리를 고 코치로 채우게 됐다. 이는 단순히 코치 한 명을 교체하는 차원을 넘어, 지난 시즌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겠다는 양 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이번 코치 이동의 배경에는 두 팀의 처참했던 2025시즌 성적표가 자리하고 있다. 롯데는 8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좌절이라는 뼈아픈 기록을 이어갔다. 특히 시즌 중반까지 3위권을 넘보며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8월의 충격적인 12연패와 함께 무너지며 최종 순위 7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디펜딩 챔피언이었던 KIA의 추락은 더욱 극적이었다. 지난해 통합 우승의 영광은 온데간데없이, 시즌 내내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 악재에 시달리며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8위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시즌을 조기에 마감해야만 했다. 결국 두 팀 모두 분위기 쇄신과 팀 컬러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했고, 그 첫 번째 칼날을 코치진 개편, 특히 경기의 흐름을 좌우하는 3루 코치에 향하게 된 것이다.KIA 유니폼을 입게 된 고영민 코치는 현역 시절 '2익수'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했던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다. 은퇴 후 KT와 두산에서 지도자 경험을 쌓았고, 특히 2019년에는 김태형 감독과 함께 두산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2024년, 김태형 감독의 부름을 받고 롯데로 이적했으나 불과 1년 만에 팀을 옮기게 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반면, 롯데로 향하는 조재영 코치는 고 코치와는 정반대의 길을 걸어왔다. 화려한 선수 시절을 보내지는 못했지만, 은퇴 후 10여 년의 공백을 깨고 넥센 히어로즈 코치로 복귀해 지도자로서의 역량을 인정받았다. 2022년부터 KIA의 작전 주루를 책임지며 지난해 팀의 통합 우승에 기여하는 등 지도자로서 확실한 성과를 남겼다.결과적으로 롯데는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자 감독의 최측근이었던 코치를 내보내는 대신, 최근 우승 경험이 있는 실리적인 코치를 수혈했다. 반대로 KIA는 우승에 기여한 코치를 떠나보내고, 풍부한 경험과 새로운 시각을 가진 지도자를 영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양 팀 모두 각각 일본 미야자키와 오키나와에서 진행될 마무리캠프를 앞두고 코치진 구성을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이번 3루 코치 맞교환이 과연 두 '가을야구 실패팀'에게 어떤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킬지 야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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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유틸리티'의 굴욕…에드먼, 발목 부상에 이어 최악의 수비 참사, 로하스와 교체되나?LA 다저스의 토미 에드먼이 월드시리즈라는 가장 큰 무대에서 팀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치명적인 실책을 저질렀다. 에드먼은 28일(한국시간) 홈 구장인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2025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3차전에 7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수비에서 팀의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했다. 사건은 4회 초, 무사 1루 상황에서 터졌다. 토론토의 보 비솃이 때린 타구는 방망이가 부러지며 힘없이 2루수 방향으로 굴러가는 평범한 땅볼이었다. 병살타까지도 충분히 노려볼 수 있는 상황. 하지만 에드먼은 2루 베이스를 향해 달려가는 주자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를 의식하다 정작 가장 기본적인 포구에 실패하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범했다. 공을 뒤로 흘린 사이, 주자들은 여유롭게 진루했고, 순식간에 무사 1, 3루라는 최악의 위기 상황이 연출됐다.이 한 번의 실수는 곧바로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 에드먼이 만들어준 절호의 기회를 토론토는 놓치지 않았다. 다음 타자 달튼 바쇼가 범타로 물러나며 한숨 돌리는 듯했으나, 후속 타자 알레한드로 커크가 다저스 선발 타일러 글래스나우의 커브를 통타해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기는 역전 3점 홈런을 터뜨렸다. 에드먼의 실책이 없었다면 이닝이 종료될 수도 있었던 상황이 순식간에 3실점으로 이어진 것이다. 토론토의 기세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에디슨 바저와 어니 클레멘트의 연속 안타에 이어 안드레스 히메네스의 희생플라이까지 나오며 한 점을 더 달아났다. 결국 에드먼의 평범한 땅볼 처리 실패 하나가 4실점의 빌미를 제공하며 경기 흐름을 완전히 토론토 쪽으로 넘겨주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고 말았다.'슈퍼 유틸리티'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은 모습이다. 에드먼은 본래 내야와 외야를 가리지 않고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전천후 선수지만, 이번 포스트시즌 내내 그를 괴롭힌 발목 부상이 문제였다. 부상 여파로 수비 범위를 넓히지 못하고 2루수로 고정 출전하고 있는 상황. 팀으로서는 부진에 빠진 중견수 앤디 파헤스를 대신해 에드먼을 기용하는 카드도 고려할 수 있었지만, 그의 몸 상태가 따라주지 않았다. 하지만 가장 안정적이어야 할 2루 수비에서조차 집중력이 결여된 플레이로 팀을 위기에 빠뜨리면서 그의 입지는 더욱 불안해졌다. 다저스 벤치로서는 이제 수비력이 뛰어난 미겔 로하스를 기용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 왔다.지난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김하성의 친구'로 국내 팬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던 에드먼이기에 이번 실수는 더욱 뼈아프게 다가온다. 국가대표로서 보여줬던 견고한 수비력은 온데간데없이, 가장 중요한 순간에 팀의 우승 도전에 찬물을 끼얹는 최악의 플레이를 펼치고 말았다. 2026년 WBC에도 출전할 가능성이 있는 그가 이번 가을야구의 악몽을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을지, 아니면 이 실책이 그의 커리어에 지울 수 없는 오점으로 남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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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분 만에 KO승! 안세영, 프랑스오픈 제패하며 '10억 상금' 돌파…중국은 '패닉'여자 배드민턴 단식 세계 랭킹 1위 안세영 선수가 최근 프랑스오픈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중국 배드민턴계에 '안세영 공포'를 심화시키고 있다. 25일(한국시간) 프랑스 세송세비녜에서 열린 '2025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750 프랑스오픈' 결승에서 안세영은 세계 랭킹 2위 왕즈이(중국)를 2-0(21-13 21-7)으로 완파하며 올 시즌 9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통상적으로 세계 랭킹 1위와 2위 간의 대결은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지만, 이번 경기는 단 41분 만에 안세영의 일방적인 승리로 마무리되며 그의 독보적인 기량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중국 현지 언론과 팬들 사이에서는 안세영의 압도적인 실력에 대한 자조 섞인 반응과 함께 '두려워한다'는 표현까지 등장하며, 당분간 안세영의 천하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안세영 선수의 왕즈이 선수에 대한 압도적인 우위는 통계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이번 승리로 안세영은 왕즈이와의 통산 전적에서 15승 4패를 기록하며 격차를 더욱 벌렸다. 특히 올해는 7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하는 기염을 토하며, 세계 랭킹 1위와 2위 간의 상대 전적에서 이례적인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프랑스오픈 결승전에서 왕즈이는 1게임 초반 6-6까지 대등한 탐색전을 펼쳤으나, 안세영은 이후 3연속 득점으로 기세를 꺾고 각도 큰 대각 스매시와 절묘한 헤어핀으로 왕즈이의 장점을 봉쇄했다. 왕즈이가 체력전을 시도했음에도 안세영은 흔들림 없이 경기를 주도했으며, 2게임에서는 시작부터 5점을 연속으로 따내며 일찌감치 승부의 추가 기울게 했다. 이는 덴마크 오픈 결승에서도 안세영이 경기 초반부터 크게 앞서며 1게임을 21-5로 가져갔던 상황과 유사한 양상으로, 상대방의 전의를 상실시키는 안세영의 경기 운영 능력이 돋보였다.이번 프랑스오픈 우승으로 안세영은 상금 6만 6500달러(약 9500만 원)를 획득하며 올 시즌 우승 상금 총액이 10억 원을 돌파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상금 외에도 이번 우승은 지난 8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 도전이 숙적 천위페이(중국·5위)에게 0-2로 패하며 좌절되었던 아픔을 같은 장소에서 설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당시 패배 이후 안세영은 4강에서 천위페이를 혈전 끝에 제압하고 결승에서 왕즈이마저 꺾으며 중국 배드민턴의 기세를 잠재웠다. 중국 언론 '시나스포츠'는 27일 보도를 통해 "중국과 한국 배드민턴 팬들이 거의 같은 반응을 보였다"며 "안세영의 진정한 강점은 실력보다 압도적인 기세에 있다. 그녀는 왕즈이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준우승을 받아들이게 했다. 싸울 의지를 잃게 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중국 팬들조차 "국가대표팀에서 안세영과 맞설 수 있는 건 천위페이뿐이고, 왕즈이 등은 상대가 안 된다. 심지어 마음속으로 안세영을 두려워하고, 이기고 싶지도, 이길 수도 없는 심리 상태"라고 분석하며 안세영의 심리적 지배력을 인정했다.'시나스포츠'는 안세영을 상대로 중국 선수들이 한 세트에서 3~7점밖에 얻지 못하는 현상이 반복되는 것에 대해 "단순히 실력 차이 때문이 아니라 투지와 자신감이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 중국 네티즌은 "왕즈이가 너무 자연스럽게 준우승을 받아들였다. 준우승만으로 목표를 이뤘다고 생각한 듯하다. 살기도 없고, 꼭 이겨야 한다는 기세도 없다. 오히려 관중보다 빨리 경기가 끝나길 바라는 듯했다"고 언급하며 중국 선수들의 심리적 위축을 꼬집었다. 현재 안세영은 배드민턴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대업에 도전하고 있다. 자신의 한 시즌 최다 우승 기록인 9회와 동률을 이룬 가운데, 올해 최소 두 개 이상의 대회가 남아 있어 기록 경신이 유력하다. 남자 배드민턴 역대 최고 기록인 모모다 겐토의 시즌 11승에도 도전할 수 있는 상황이다. '시나스포츠'는 "안세영의 이번 시즌은 '공포스럽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완벽하다"고 인정하며, 당분간 안세영을 막을 유일한 대항마로 천위페이를 꼽았다. 두 선수는 통산 전적 14승 14패로 팽팽하게 맞서 있어, 향후 대결에 대한 팬들의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