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전시
- PC방의 진화! 475평 규모 게이밍 공간에서 프로게이머와 같은 장비로 게임한다
서울 중구 쇼핑몰 '던던(dundun)' 지하 3층에 위치한 복합 게이밍 공간 'GGX'(Gen.G Gaming eXperience)는 e스포츠 기업 젠지(Gen.G)가 지난 6월 21일 오픈한 새로운 형태의 PC방이다. 열혈 팬들은 이미 이곳을 찾아 프로 게이머의 사인이 담긴 티셔츠를 얻거나 10시간 이용권을 끊고 게임을 즐기며 특별한 경험을 만끽하고 있다.최근 젠지를 비롯한 e스포츠 구단들은 브랜드 협업 굿즈 출시와 팬 이벤트 등을 통해 팬덤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GGX는 이러한 흐름의 중심에서 단순한 PC방을 넘어 팬 커뮤니티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1570㎡(약 475평) 규모의 대형 게이밍 공간은 방문객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내부는 젠지 굿즈와 IP 상품을 판매하는 스토어, 게이밍 존, 음식·라운지 기능의 커뮤니티 존, 단체 팀플레이용 팀 게이밍 존, 네컷 포토존 등 5개 구역으로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다.1990년대 담배 연기 가득한 PC방과는 달리, GGX는 쾌적한 공기와 넓은 공간, 고사양 장비를 갖춘 신세계다. 게이밍 존은 라이트 게이머 존, 1인칭 슈팅게임(FPS) 존 등 게임 유형별로 최적화된 5가지 좌석 타입을 제공한다. 각 좌석에는 LG 울트라기어 모니터, 로지텍 마우스 등 최신 기기가 구비되어 있으며, 좌석당 장비 값만 400만 원 이상이라고 한다.특히 눈에 띄는 것은 듀얼 모니터, 전원 버튼, 스피커, 컨트롤러, 휴대전화 무선 충전기, 젠지 소속 프로 게임단 '리그오브레전드(롤)팀' 선수들의 사인이 담긴 마우스 패드 등 세심한 디테일이다. 고음질 헤드셋은 영화관에 온 듯한 몰입감을 선사하며 게임 경험을 한층 향상시킨다.GGX는 자체 운영하는 음식 코너와 함께 식품 기업 '오뚜기'와 협업한 브랜드 음식 코너도 마련했다. 'GEN JIN'(라면+주먹밥 세트, 7500원)과 젠지 소속 롤팀의 룰러(박재혁) 선수가 선택한 '치즈룰러 붙은 김치볶음밥'(1만1500원)이 인기 메뉴로 꼽힌다. 스토어에서는 롤팀 선수들의 유니폼을 판매하며, 특히 쵸비(정지훈) 선수 제품이 가장 많이 팔린다고 한다.젠지와 e스포츠 IP 전문 기업 '슈퍼플레이'는 GGX 오픈에 45억 원을 공동 투자했으며, 공간 운영은 슈퍼플레이가 맡고 있다. 연중무휴 24시간 운영되는 GGX의 이용 요금은 학생과 회원 기준 1시간 2000원부터 시작하며, 10시간 1만5000원, 선수 포스터를 포함한 85시간 10만 원권까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개관 3주 차인 평일 오후에는 252석 중 63석만 사용 중으로 전체의 4분의 1 수준이었지만, GGX 측은 아직 '입소문'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관우 슈퍼플레이 대표이사는 "FPS 등 사용자 유형별로 게이밍 공간을 최적화해 주말에는 매장 가동률이 높다"며, 동대문이라는 입지는 외국인 관광객을 타깃으로 전략적으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와 가깝고 트리플 역세권(서울지하철 2·4·5호선)이라는 접근성도 장점으로 꼽았다.GGX는 단순한 PC방을 넘어 e스포츠 팬들의 성지이자 게임 문화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미술관서 이상순 노래 듣고 김숨 소설 읽는다고? MMCA '무지개 눈' 궁금해
국립현대미술관(MMCA)이 무더운 여름밤, 시원한 예술의 향연으로 관람객들을 초대한다. 오는 8월 6일 오후 6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야간 문화행사 'MMCA 나잇-무지개 눈'이 개최된다. 이번 행사는 소설가 김숨과 싱어송라이터 이상순이라는 이색적인 조합이 만나, 문학과 음악, 그리고 시각 예술이 어우러지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행사의 백미는 오후 7시부터 시작되는 '아티스트 토크'다. 소설가 김숨과 싱어송라이터 이상순은 각자의 창작 세계에서 얻은 깊이 있는 통찰을 공유하고, 서로의 예술을 통해 소통하는 진솔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장르를 넘나드는 두 예술가의 만남은 관객들에게 신선한 영감과 함께 예술적 교감의 순간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이어지는 순서에서는 두 아티스트가 김숨 작가의 소설 '무지개 눈' 속 다섯 주인공의 화자로 분하여 '소설 낭독'을 진행한다. 작가의 목소리로 직접 듣는 소설 속 이야기는 관객들에게 더욱 깊은 몰입감을 선사하며, 문학 작품의 새로운 해석과 감동을 전달할 것이다. 낭독의 여운은 이상순의 '라이브 공연'으로 이어진다. 그만의 섬세하고 서정적인 감성이 깃든 곡들과 다채로운 분위기의 음악은 여름밤 미술관을 감미로운 선율로 가득 채울 예정이다.본격적인 행사에 앞서, 오후 6시부터는 민음사 유튜브 '민음사 TV'의 조아란 마케팅부장과 '무지개 눈' 편집자 김지현이 '미리보기 토크'를 진행하며 책의 탄생과 여정에 대한 흥미로운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준다. 또한, 당일 미술관 로비에는 '모두의 서재'가 마련되어 '무지개 눈' 소설책과 점자책을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도록 해, 더 많은 이들이 문학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이번 행사는 단순한 문화 향유를 넘어 나눔의 가치를 실현한다. 'MMCA 나잇-무지개 눈'은 국립현대미술관 누리집에서 사전 예약(인당 1만 원/300명 선착순)을 통해 참여할 수 있으며, 참가비 전액은 국제구호 NGO 월드비전에 기부되어 국내 아동시설 미술치료 프로그램 운영비로 사용될 예정이다. 예술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의미 있는 행보가 아닐 수 없다.현장 참여가 어려운 이들을 위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국립현대미술관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는 오후 7시부터 진행되는 토크, 낭독, 이상순 라이브 공연을 실시간 생중계하여 누구나 무료로 'MMCA 나잇-무지개 눈'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 자세한 내용은 미술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MMCA 나잇-무지개 눈' 행사가 시각 예술 기관으로서 미술관의 역할에 충실하며, '바라본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탐색하고 다양성과 연대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습니다. 더불어, 앞으로도 여름밤 미술관에서 관람객들에게 시원하고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문화 행사를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밝혀, 국립현대미술관이 선보일 미래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를 한껏 끌어올렸습니다. 결국 'MMCA 나잇-무지개 눈'은 예술을 통한 위로와 영감은 물론, 사회적 기여까지 아우르는 의미 있는 여름밤의 축제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 예술 좀 안다는 사람들, 다 서울로..프리즈 서울 개막 임박
오는 9월 3일부터 6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4회 프리즈 서울(Frieze Seoul)은 세계 30여 개국 120여 개 갤러리가 참여하는 대규모 현대미술 박람회로, 올해도 한국화랑협회의 키아프 서울(Kiaf Seoul)과 공동 개최된다. 글로벌 미술시장 중심지로 자리 잡은 서울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단순한 전시회를 넘어,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조망하고 예술과 기술, 사회 담론까지 아우르는 복합 문화 축제로 펼쳐질 예정이다.프리즈 서울의 핵심 중 하나인 ‘프리즈 라이브(Frieze LIVE)’는 코엑스와 서울 시내 주요 문화공간에서 라이브 아트와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특히 아트선재센터가 기획한 ‘오프사이트 2: 열한 가지 에피소드’는 8월 26일부터 10월 26일까지 열리며, 국내 미술계에서 주목받는 여성 및 젠더퀴어 작가 11팀이 참여해 젠더와 퀴어 정체성에 대한 다층적 서사를 펼친다. 야광, 장영해, 하지민, 곽소진, 루킴 등 다양한 작가가 영상, 설치, 사진, 퍼포먼스를 통해 한국 사회의 감각적 조건을 탐색한다.프리즈 필름 부문은 서울시립미술관과의 협업으로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와 연계되어 시립미술관 옥상에서 오컬트, 신비주의, 영적 전통을 주제로 한 영상 작품을 상영한다. 안톤 비도클, 할리 에어스, 루카스 브라시스키스가 공동 기획자로 참여하며, 아밋 더타, 안젤라 수, 콜렉티보 로스 잉그라비도스 등 국내외 작가들의 실험적 미디어 작업이 관객과 만난다.프리즈 서울과 키아프 서울, 예술경영지원센터가 함께 주최하는 '프리즈 토크'는 9월 4일부터 6일까지 코엑스 스튜디오 159에서 개최된다. 미술 시장 변화, 퀴어 아시아 미술의 정치성, AI 기반 예술 등 동시대 예술계를 둘러싼 이슈에 대한 비평적 대화를 제공한다. 패널로는 가브리엘 리터, 김선정, 아드리안 비야르 로하스, 이솔, 패트릭 플로레스, 이지선, 박주미 등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전시장에서만 펼쳐지는 프로그램에 그치지 않고, 프리즈 서울은 한국 현대미술의 다채로운 역동성을 드러내는 여러 프로젝트를 병행한다. 문경원·전준호 듀오의 신작은 무대형 설치로 선보이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점진적으로 변화하는 구조를 가진다. 리암 길릭의 설치 작업은 관람객의 시각적 경험을 새롭게 재구성하며, 프리즈×프린트베이커리가 유니세프와 협업한 한정판 도자 에디션도 공개된다. 달항아리를 모티브로 한 이 에디션은 175점 한정으로 제작된다.또한, 9월 1일부터 4일까지 서울 도심에서는 ‘네이버후드 나잇(Neighborhood Nights)’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을지로 나잇’을 시작으로, ‘한남 나잇’, ‘청담 나잇’, ‘삼청 나잇’ 등 서울의 주요 문화예술 거점에서 비영리 공간과 갤러리가 야간 행사를 펼친다. 이는 비영리 예술공간과 작가 주도 전시 공간에 대한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독립 예술 생태계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올해 프리즈 서울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협력해 서울 및 지방의 비영리 예술 공간을 소개하는 디지털 맵도 제작할 계획이다. 이는 대형 갤러리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 한국 예술계의 풀뿌리 기반까지 조명하는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프리즈 서울 디렉터 패트릭 리는 “프리즈 서울 2025는 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 동시대 예술 실천을 조명할 수 있는 장이 될 것”이라며 “예술과 영화, 퍼포먼스, 비평을 망라한 밀도 있는 콘텐츠로 구성해 깊이 있는 대화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프리즈 서울은 서울이 글로벌 아트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도약의 발판을 제공하고 있다.
- 여야 모두 찬성한 '게임 규제 폭탄 해제'...
쿠키런, 마인크래프트와 같은 전체이용가 게임에 대한 규제가 대폭 완화될 전망이다. 현재까지는 사행성이나 선정성이 없는 게임에도 이용 시 본인인증과 부모 동의를 요구하는 엄격한 규정이 적용되었으나, 여야 정치권에서 관련 규제 철폐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게임 접근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7월 22일 게임업계와 국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정치권에서는 전체이용가 게임에 대한 청소년 본인인증 및 법정대리인 동의 의무를 면제하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여러 차례 발의됐다.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은 지난 18일 전체이용가 게임물에 대해 본인 인증과 청소년 회원 가입 시 법정대리인 동의 의무를 면제하는 게임산업 진흥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개정안에는 청소년의 게임 과몰입 방지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게임 사업자들의 자율규제기구 설립을 지원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더불어민주당도 유사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지난 5월 민형배 의원은 전체이용가 게임의 본인인증과 법정대리인 동의 의무를 면제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민 의원은 "현행법은 청소년이 휴대전화나 아이핀 등 본인 명의의 인증 수단이 없는 경우, 전체이용가 게임물임에도 회원가입조차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회원 가입 시 요구되는 본인인증과 법정대리인 동의는 영화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등 타 산업에는 없는 의무규정으로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이보다 앞선 2월에는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이 같은 취지의 게임산업 진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김 의원의 법안은 전체이용가 게임물에 대한 본인인증 의무뿐만 아니라 게임물 이용시간 제한, 게임물 이용내역의 고지 의무까지 면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정치권은 전체이용가 게임이 사행성, 선정성, 폭력성이 현저히 낮음에도 불구하고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접근을 과도하게 제한해 게임 접근성을 막고, 결과적으로 게임 산업 활성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판단하고 있다.여야 간 이견 없이 규제 완화를 추진하면서 관련 개정안들의 국회 논의도 조만간 속도를 낼 전망이다. 국회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대선과 최근 장관 인선 과정에서 상임위원회 운영이 다소 지체된 면이 있다"며 "장관 임명이 마무리되면 여야 이견이 없는 주요 사안들은 신속하게 논의를 거쳐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게임업계도 전체이용가 게임에 대한 규제 완화를 환영하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 정부에서도 게임산업진흥법 시행령 개정으로 전체이용가 게임에 대해 본인 인증과 법정대리인 동의 면제를 추진했었다"며 "불합리한 규제는 얼른 없애주길 바란다"고 말했다.그러나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민형배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 입법예고 당시 열흘 만에 7,000건이 넘는 반대 의견이 접수됐다. 반대 의견은 주로 청소년의 충동적인 게임 소비 증가와 게임 과몰입 및 중독 문제를 우려하는 내용이었다.이러한 상황에서 게임 규제 완화를 둘러싼 논의는 게임 산업 활성화와 청소년 보호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지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여야 모두 전체이용가 게임에 대한 과도한 규제 완화에는 공감하고 있어, 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 벨기에 국립 오케스트라, 내한 첫 무대서 베토벤 ‘황제’로 심장 강타 예고
벨기에 국립 오케스트라가 한국에서 첫 내한공연을 선보인다. 세계적인 클래식 경연대회인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의 협력 오케스트라로 명성이 높은 벨기에 국립 오케스트라는 오는 9월 24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한국 관객과 만난다. 이번 무대에서는 모차르트의 ‘티토 황제의 자비’ 서곡,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5번’(일명 ‘황제’), 그리고 브람스의 ‘교향곡 1번’ 등 명곡들이 연주된다.벨기에 국립 오케스트라는 벨기에 클래식 음악의 중심지인 ‘보자르 센터’의 상주 오케스트라로서, 브뤼셀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의 상주 오케스트라 역할을 수행해 왔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세계 3대 콩쿠르 중 하나로 손꼽히며, 벨기에 국립 오케스트라는 콩쿠르 참가자들과 긴밀한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공연의 지휘자는 2022년부터 벨기에 국립 오케스트라의 상임 지휘자로 활약하고 있는 안토니 헤르무스다. 그의 지휘 아래 오케스트라는 유려한 연주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협연자로는 1991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벨기에 국립 오케스트라와 함께 무대에 올라 4위를 차지한 피아니스트 백혜선이 나선다. 백혜선은 한국인 최초로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낸 연주자로, 이번 내한공연에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의 섬세하고 웅장한 해석을 선사할 예정이다.이번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벨기에 국립 오케스트라는 안동예술의전당(9월 25일), 경기아트센터(26일), 공주문예회관(27일), 대구콘서트하우스(28일), 고양아람누리(30일) 등 전국 주요 공연장에서도 연이어 무대를 가진다. 각 지역의 클래식 애호가들은 세계적 수준의 오케스트라와 연주자의 만남을 통해 깊이 있는 음악 감상의 기회를 맞이할 전망이다.이번 내한공연은 벨기에 클래식 음악의 정수를 한국 무대에 직접 전달하는 의미 있는 자리로 평가된다. 특히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와의 오랜 인연과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벨기에 국립 오케스트라의 첫 내한이라는 점에서 음악계의 기대가 크다. 공연기획사 라보라는 “한국 관객에게 유럽 클래식의 진수를 선보일 이번 공연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벨기에 국립 오케스트라는 이번 공연을 통해 클래식 음악의 전통과 현대적 해석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연주를 선보일 예정이다. 세계적인 지휘자와 피아니스트가 이끄는 무대에서 한국의 클래식 팬들은 모차르트, 베토벤, 브람스 등 거장들의 작품을 생생하게 경험하며 음악의 감동을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벨기에 국립 오케스트라의 내한은 클래식 음악의 깊이와 아름다움을 국내에 널리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 60일 대장정 시작..청주공예비엔날레 역대급 스케일 폭발
올해로 14회를 맞은 청주공예비엔날레가 ‘세상 짓기(Re\_Crafting Tomorrow)’라는 주제로 9월 4일부터 11월 2일까지 청주시 청원구 문화제조창 일대에서 열린다. 이번 비엔날레는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되며, 16개국 140명의 작가가 참여해 3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특히 약 80%가 신작으로 구성되어 현대 공예가 지닌 가능성과 변화를 집중 조명할 예정이다.강재영 예술감독은 이번 전시의 기획 배경에 대해 “마크 트웨인이 경고한 ‘불필요한 필수품을 한없이 찍어내는’ 현대문명에 대해 공예가 어떤 응답을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밝혔다. 이번 비엔날레는 단순한 공예 작품의 나열을 넘어, 공예가 현대사회의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새로운 해법과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지를 탐구하는 장이 된다.전시의 핵심은 ‘짓다’라는 행위에 담긴 창조적 힘을 재발견하는 데 있다. 도자, 금속, 목칠, 섬유, 유리 등 다양한 재료와 장인들의 손끝에서 탄생하는 공예가 미래 사회를 설계하는 설계도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에 따라 관람객들은 전통과 현대, 자연과 기술이 어우러진 다양한 작품을 통해 공예의 새로운 면모를 경험할 수 있다.이번 비엔날레에서 특히 주목받는 작품 중 하나는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이스라엘 출신 밀랍 조각가 모나 오렌의 ‘연잎 시리즈’다. 모나 오렌은 청주에 한 달 넘게 머물며 한국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새로운 밀랍 재료를 활용해 신작을 완성했다. 그는 “밀랍 특유의 빛과 투명성, 시간성을 작품에 온전히 담아내고 싶다”고 전했다. 또한 현대자동차가 후원하는 ‘현대 트랜스로컬 시리즈’에 참여한 고소미 작가의 신작도 주목받는다. 고 작가는 전통 한지를 손으로 자르고 꼬아 실로 만드는 ‘소미사’ 기법을 사용해, 전통과 동시대 기술이 결합된 새로운 공예 언어를 선보인다. 그는 “공예를 통한 공동체 연대와 지식 체계의 확장을 보여줄 것”이라며 이번 작업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이 외에도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의 특별전, 71개국이 참가하는 청주국제공예공모전, 태국의 전통 공예를 소개하는 초대국가전, 키르기즈 공적개발원조(ODA) 성과전 등 다양한 부대 행사와 전시가 펼쳐진다. 이를 통해 국내외 다양한 문화와 공예 전통이 교류하고 융합하는 장이 마련된다.전시는 전시관을 넘어 서울까지 무대를 넓혀 국제공예포럼도 함께 진행된다. 9월 3일 개막 전야부터 국내외 작가와 전문가들이 모여 ‘세상 짓기’라는 주제로 공예의 역할과 방향을 심도 있게 논의한다. 11명의 작가가 20장의 슬라이드로 공예 철학을 소개하는 ‘페차쿠차’ 형식의 발표를 시작으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콜로키움 형태의 발표와 토론이 이어진다. 이어서 ‘키아프·프리즈 서울’ 전시장을 탐방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다양한 예술 현장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청주공예비엔날레는 1999년 첫 개최 이후 격년으로 진행되며 26년간 한국 공예계의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해왔다. 이번 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로컬100’ 선정사업에도 포함되어 지역문화 활성화와 전국 문화매력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이번 비엔날레는 11월 2일까지 개최되며, 성인 관람료는 1만 2000원이다. 관람객들은 전통과 현대를 잇는 다양한 공예 작품과 함께, 예술을 통한 사회적 메시지와 미래지향적 비전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청주공예비엔날레는 단순한 전시를 넘어, 공예를 매개로 새로운 세상을 설계하고자 하는 ‘짓는’ 행위의 의미를 재조명하는 중요한 문화 행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진주서 만나는 한국 채색화 대서사시.. 200점 작품 한자리에
한국 채색화의 역사와 현대적 확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대규모 전시, ‘한국 채색화의 흐름 Ⅲ: 진주; 色, 色을 입다’가 17일부터 8월 31일까지 경남 진주시에서 개최된다. 진주시립이성자미술관과 복합문화공간 차량정비고(진주창창) 두 곳에서 동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총 200여 점에 달하는 작품을 통해 한국 채색화의 전통부터 현대까지의 흐름을 시대별로 조명한다. 2022년부터 시작된 기획 시리즈의 세 번째 전시로, 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실장 이원복과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 정준모가 공동 예술감독을 맡아 전시의 깊이와 방향성을 견고히 했다.이성자미술관에서는 전통 채색화의 뿌리와 발전을 보여주는 1부와 2부로 나뉘어 전시가 진행된다. 1부는 고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채색화를 다루며, 고대 벽화, 고려 불화, 조선 궁중화와 민화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소개한다. 특히 조선 후기의 김홍도, 신윤복, 강세황 등 대표 작가들의 작품과 함께 작자 미상의 작품까지 약 130여 점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영모도(새와 짐승을 그린 그림)의 계보를 포함해 한국 채색화의 뿌리를 다각도로 조망하며 전통 회화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재확인하는 자리다.2부는 대한제국기부터 해방 후 근대기까지 채색화의 변화와 발전을 집중 조명한다. 김은호, 이상범, 박생광, 김기창 등 한국 근대 채색화의 대표 작가 18인의 작품을 통해 전통 채색화와 서양화 기법이 융합되면서 탄생한 다양한 표현 실험들을 선보인다. 이 시기 채색화가 단순한 전통 계승에서 벗어나 새로운 예술적 시도를 모색한 과정을 엿볼 수 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천경자의 ‘아열대 II’(1978), 이숙자의 ‘푸른 보리밭-황소’(2010) 등이 전시되어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넘나드는 채색화의 미학을 보여준다.한편, 복합문화공간 차량정비고에서는 ‘오늘의 채색화’를 주제로 현대 채색화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한다. 1970년대 이후 전통 채색화가 현대적으로 해석되고 확장되어 온 흐름을 반영하여 김병종, 황창배, 이왈종, 김선두, 정종미 등 현역 작가 17인이 참여했다. 이들은 전통 문양과 색채, 매체 기법을 해체하거나 새롭게 해석하는 작업을 통해 채색화의 물성, 상징성, 회화적 표현 영역을 확장하는 실험적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황창배의 ‘무제’(1992) 등은 한지에 아크릴릭을 사용해 전통적인 소재에 현대적 감각을 입힌 예시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작품 전시를 넘어 관람객의 참여와 학습을 도모하는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시민미술학교’는 7월 29일과 8월 12일 두 차례 진주시청에서 열리며, 채색화 전문가 4인의 강연을 통해 채색화의 이해를 돕는다. 7월 23일부터 8월 31일까지 매주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하루 세 차례 진행되는 ‘시민도슨트 해설 프로그램’은 관람객에게 작품의 배경과 미술사적 가치를 쉽고 흥미롭게 설명한다. 또한 7월 26일부터 8월 23일까지 매주 실시되는 ‘한국 채색화 그리기’ 교육 프로그램에서는 관람객들이 직접 채색화 기법을 체험하며 전통 기법의 매력을 몸소 느낄 수 있다.이처럼 ‘한국 채색화의 흐름’ 시리즈는 지역 미술의 저변 확대와 대중적 관심을 끌어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2022년 첫 번째 전시 ‘참眞 색과 참 빛이 흐르는 고을晉州’에는 약 7만 명이 방문했으며, 2023년 ‘꽃과 새, 곁에 두고 즐기다, 낙이망우 꽃향기, 새소리’ 역시 8만 명 이상의 관람객을 기록해 지역 문화 예술의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공동 예술감독 정준모는 “이번 전시는 한국 채색화의 시간적·공간적 층위를 보다 입체적으로 구성해 전통과 현대, 지역성과 예술성을 아우르는 전시로 기획되었다”며 “진주의 풍부한 문화유산을 기반으로 전통 채색화를 현대적으로 조명하며, 진주를 한국 문화 예술의 발신지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이번 전시는 한국 미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채색화의 아름다움과 변천사를 한 자리에서 체험할 수 있는 뜻깊은 기회로, 고대부터 현대까지 이어지는 채색화의 예술적 흐름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경남 진주에서 펼쳐지는 이번 대규모 전시는 한국 전통미술과 현대미술의 조화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문화 예술 행사로 주목받고 있다.
- JMS 정명석, 넷플릭스 다큐 이후에도 '암약 중'... 충격적인 뒷조사와 미행 실체 폭로된다
넷플릭스가 화제작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의 후속작인 '나는 생존자다'를 다음달 15일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번 다큐멘터리는 한국 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네 가지 참혹한 사건의 진실을 생존자들의 직접적인 증언을 통해 조명하는 리얼 다큐멘터리 시리즈다.총 8개 에피소드로 구성된 '나는 생존자다'는 네 가지 충격적인 사건을 다룬다. 우선 전작에서 다뤘던 기독교복음선교회(JMS)와 교주 정명석 관련 이야기가 이어진다. 전작 이후에도 제작진에 대한 뒷조사와 미행, 신도 경찰의 사건 개입 등 여전히 암약하고 있는 JMS의 실체와, 이에 맞서 포기하지 않고 투쟁하는 메이플의 이야기를 심층적으로 파헤친다.두 번째로 다루는 사건은 한국 현대사 최악의 인권 유린 사례로 꼽히는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이다. 위법한 공권력 행사로 인해 수천 명이 목숨을 잃거나 실종된 이 비극적 사건의 생존자들이 직접 증언하는 충격적인 실상이 공개될 예정이다.세 번째 사건은 부유층에 대한 증오로 살인공장까지 지어 연쇄 살인을 저지른 지존파 사건이다. 이 사건의 내막과 생존자들의 트라우마를 생생하게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마지막으로 부실 공사와 비리, 감독기관의 무책임이 빚어낸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를 다룬다. 이 대형 참사의 생존자들이 겪은 고통과 트라우마, 그리고 이후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점을 다시금 조명한다.'나는 생존자다'를 기획한 조성현 PD는 이 다큐멘터리를 기획한 이유에 대해 깊은 소회를 밝혔다. 그는 "한때 자신이 하나님이라 믿었던 사람으로부터 입은 피해를 통해 피해자가 된 데에서 멈추지 않고 거대한 사이비 단체와 싸워 이긴 메이플 씨를 보며 살아남는 것의 위대함을 발견했다"고 말했다.또한 조 PD는 "2년 동안 취재하며 생존한 사람들이 겪어야만 했던 지옥, 생존자만이 가질 수 있는 깨달음, 그리고 우리가 들어야만 하는 생존의 이유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네 가지의 과거 사건이 이 사회의 시스템의 비호 하에서 현재도 되풀이되는 것을 목격했다"며, "나는 생존자다는 사이비 종교를 넘어 사이비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 자신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이 다큐멘터리는 단순히 과거의 비극적 사건들을 재조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러한 사건들이 현재까지도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반복되고 있는지, 그리고 그 이면에 있는 구조적 문제점은 무엇인지를 날카롭게 파헤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생존자들의 직접적인 증언을 통해 이들이 겪은 고통과 트라우마,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이어나가는 강인함을 생생하게 전달할 예정이다.넷플릭스 측은 이번 다큐멘터리가 단순한 사건 재구성을 넘어, 우리 사회가 직면한 구조적 문제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생존자들의 투쟁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는 생존자다'는 다음달 15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국에서 동시 공개된다.
- 13년 만에 돌아온 오리지널 '위키드', 한국 라이선스와 무엇이 다른가?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2003년 초연 이후 22년간 식지 않는 인기를 누려온 뮤지컬 '위키드'가 13년 만에 오리지널 공연으로 한국을 찾았다. 그동안 정선아, 옥주현 등 국내 유명 배우들이 출연한 라이선스 버전으로 세 차례 공연된 바 있지만, 이번에는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팀이 선보이는 진정한 '위키드'의 매력을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 동명의 영화가 개봉되면서 더욱 높아진 대중적 관심 속에 7월 12일 개막 공연은 만석을 이루며 관객들의 열렬한 기립박수 속에 성공적으로 막을 올렸다.'위키드'는 고전 동화 '오즈의 마법사'를 새롭게 해석한 그레고리 매과이어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이 작품은 '서쪽 마녀는 원래 악하지 않았다'는 파격적인 상상력에서 출발한다. 초록색 피부 때문에 사회적 차별을 겪으며 살아가던 '엘파바'와 아름다운 금발과 사랑스러운 성격으로 모두에게 인기를 얻는 '글린다'는 처음에는 친구가 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불합리한 체제 속에서 서로 다른 선택을 하게 된 두 사람은 각각 '좋은'(Good) 마녀와 '사악한'(Wicked) 마녀로 변모한다. 이 작품은 진정한 선과 악에 대한 깊은 성찰, 사회적 차별에 맞서는 소수자의 이야기를 통해 2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관객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공연장에 들어서는 순간, 이 작품이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거대한 블록버스터'로 불리는 이유를 단번에 이해하게 된다. 12미터에 달하는 웅장한 '타임 드래곤' 모형과 초록빛으로 빛나는 에메랄드 시티 등 환상적인 세계를 구현한 무대 세트는 관객들을 작품 속으로 완벽하게 몰입시킨다. 여기에 '글린다'의 야망을 상징하는 화려한 버블 드레스를 포함한 350여 벌의 다채로운 의상이 시각적 즐거움을 더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모든 환상적인 요소들이 디지털 영상이 아닌 실제 무대 장치로 구현된다는 것이다. 현대 공연들이 배경 묘사를 위해 영상 기술에 의존하는 경향과 달리, '위키드'는 아날로그 장치를 최대한 활용해 무대 예술의 본질적 매력을 극대화한다.'위키드'의 가장 큰 매력은 단연 뛰어난 넘버(뮤지컬 속 노래)에 있다. '파퓰러'(Popular), '디파잉 그래비티'(Defying Gravity) 등 수많은 명곡들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특히 1막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디파잉 그래비티'는 이 한 곡을 위해 공연을 보러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압도적인 감동을 선사한다. 개막 공연에서는 엘파바 역의 대역으로 무대에 오른 조이 코핀저가 세상의 진실을 깨닫고 '중력을 거스르듯' 자신만의 길을 걷겠다고 다짐하는 이 곡을 절절한 연기와 뛰어난 가창력으로 소화해 가장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또 다른 주인공인 글린다 역의 코트니 몬스마는 관심받기를 좋아하고 항상 해맑은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특히 숨 한번 고르기 어려운 빠른 템포의 넘버 '파퓰러'에서는 통통 튀는 특유의 매력과 함께 뛰어난 가창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위키드'는 서울 블루스퀘어에서 10월 26일까지 공연을 이어가며, 이후 11월에는 부산, 내년 1월에는 대구에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 “현실 너머, 상상 속 세계로”…임현정 ‘마음의 아카이브’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갤러리 아뜰리에 아키가 오는 8월 28일부터 10월 4일까지 시애틀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임현정 작가의 개인전 ‘마음의 아카이브: 태평양을 건너며’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한국, 미국 서부, 유럽 등 다양한 지역을 오가며 겪은 경험과 그 속에서의 감정 변화를 회화로 풀어낸 2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임현정은 '직관적 드로잉'이라는 독자적인 방식을 통해 내면의 감정과 상상의 풍경을 그려내며, 관람자들에게 꿈결 같은 심상의 세계를 전달한다.임현정의 회화는 명확한 스토리나 플롯보다는 감각과 기억, 상상에 기반한 자유로운 흐름이 특징이다. 그는 “손이 이끄는 대로 상상 속 마음 풍경을 그리고 있다”고 말하며, 현실의 감정과 경험이 환상적이고 초현실적인 장면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그림 속에 담아낸다. 그의 작업은 규칙적 구성이 아닌, 감정의 파장과 생각의 흐름에 따라 펼쳐지며 일종의 ‘마음의 지도’를 그려나간다.전시 제목 ‘마음의 아카이브’는 그가 2018년부터 미국 서부에서 생활하며 쌓아온 마음속 기록들을 표현한 개념이다.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등지의 자연환경과 그곳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과의 교류는 그의 감각과 시선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고, 이는 고스란히 작품 속에 녹아들었다. 나무, 바다, 빛, 기후 등 자연 요소는 그의 그림에서 중요한 장치로 기능하며, 일상과 꿈의 경계를 허무는 상징적 이미지로 구현된다. 임현정의 작품에는 동서양 예술 전통이 고루 담겨 있다. 그는 히에로니무스 보쉬, 피터 브뤼겔 등 고전 유럽 화가들에 대한 오마주를 자신의 화면에 녹여내는 한편, 동양 산수화가 지닌 이상향의 세계와 미국의 광활한 자연 풍경을 절묘하게 접목시킨다. 이처럼 그의 그림은 신화와 현실, 고전과 현대, 한국과 서구의 미술 언어가 유연하게 융합된 공간이다. 개별적 서사가 아닌, 겹겹이 쌓인 감각의 결들이 모여 만들어낸 시적 풍경이 관람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전시의 부제 ‘태평양을 건너며’는 지리적 이동뿐 아니라, 문화적 경계를 넘어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구축하려는 작가의 의지를 담고 있다. 물리적으로는 태평양 양쪽을 오가며, 정신적으로는 동서양의 미적 체계와 감성을 넘나드는 그의 여정은 예술적 아카이브이자 내면의 일기장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자연의 모습과 해안 풍경, 빛과 공기의 결은 그가 실제 여행에서 느꼈던 생생한 경험이자, 동시에 동양적 이상 세계인 '몽유도원도'를 연상케 하는 환상의 시공간이기도 하다.이번 전시는 단일한 기억의 저장소가 아니라, 계속해서 확장되고 변화하는 임현정의 ‘마음 풍경’을 전시공간에 펼쳐놓는다. 삶과 예술, 현실과 상상, 자아와 타자의 경계를 흐리며, 그 안에서의 진정한 소통 가능성을 회화로 탐색하는 자리다. 이는 단순한 회화 전시를 넘어, 감정의 흐름과 미적 경험이 하나로 만나는 예술적 실험의 현장으로 볼 수 있다.임현정은 서울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뒤, 영국 런던의 센트럴 세인트 마틴스에서 순수미술을 공부하며 국제적인 시야를 넓혔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정부미술은행, 부산현대미술관, 서울대 미술관, OCI 미술관 등 국내 유수의 기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회화 장르에서의 독창성과 감각적인 표현력으로 주목받는 작가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