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전시
- 밤이 되면 '이곳'이 거대한 캔버스로 변한다…알고 보니 유네스코 세계유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이 가을의 절정 속에서 역대급 규모의 축제 준비를 마치고 관람객을 맞이한다. 수원시는 오는 9월 27일부터 10월 4일까지 8일간, '제62회 수원화성문화제'를 필두로 한 3대 가을 축제를 수원화성 일원에서 대대적으로 펼친다고 밝혔다. 올해는 '새빛팔달'이라는 주제 아래, 기존 3일이었던 축제 기간을 8일로 대폭 늘리고, 공간 역시 화성행궁에 국한되지 않고 수원화성 전역으로 확대하여 그야말로 도시 전체를 거대한 축제의 장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이는 단순히 규모만 키운 것이 아니라, 내실 있는 글로벌 프로그램과 시민 참여형 콘텐츠를 대거 확충하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축제로 도약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이번 축제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한층 더 장엄하고 품격있게 돌아온 대규모 프로그램들이다. 조선시대 왕의 뱃놀이를 모티브로 한 수상 퍼포먼스 '선유몽'과 실제 야간 군사훈련을 방불케 하는 '야조'는 수원화성의 밤을 화려하게 수놓으며 관람객들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또한, 정조대왕이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위해 열었던 회갑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몰입형 예술 퍼포먼스 '진찬'은 마치 관람객이 230년 전의 역사적 순간에 직접 참여하는 듯한 생생한 감동을 안겨줄 예정이다. 여기에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초대형 종이 구조물을 완성하는 '시민의 위대한 건축, 팔달' 퍼포먼스는 축제의 의미를 더하며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축제의 가치를 실현한다.축제의 백미는 단연 9월 28일 펼쳐지는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이다. 무려 1000명의 행렬단과 70필의 말이 동원되는 이 거대한 행렬은 노송지대를 출발해 장안문을 거쳐 행궁광장까지 이어지며, 1795년 을묘원행의 웅장했던 모습을 완벽하게 재현한다. 행렬 도중 장안문에서는 경기도무용단과 무예24기 시범단의 박진감 넘치는 공연이 펼쳐져 볼거리를 더하고, 행궁광장에서는 능행차의 도착을 알리는 화려한 입궁 퍼포먼스가 대장정의 마무리를 장식한다.밤이 되면 수원화성은 또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9월 27일부터 10월 12일까지 열리는 '2025 수원화성미디어아트'는 '만천명월 정조의 꿈, 빛이 되다'라는 주제 아래, 화서문과 장안문 등 수원화성의 성벽을 거대한 캔버스로 삼아 환상적인 빛의 향연을 펼친다. 성벽 위로 그려지는 정조의 꿈과 수원의 미래는 전통과 현대 기술의 조화를 통해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차원의 예술적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이 밖에도 시민들이 직접 가마를 메고 달리는 '가마 레이스', 과거시험을 체험하는 '별시날' 등 다채로운 시민 참여 프로그램과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글로벌빌리지'까지 운영되어, 명실상부 모두가 즐기고 참여하는 글로벌 축제의 면모를 갖추었다.
- 왕위 계승 1순위였던 그가 ‘미친 척’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조선 왕조의 기틀을 세운 철혈 군주 태종과 그의 세 아들, 양녕, 효령, 충녕대군. 역사에 기록된 왕좌를 둘러싼 냉혹한 권력 투쟁의 이면에 숨겨진 네 남자의 뜨거운 고뇌와 선택의 순간이 강렬한 춤사위로 재탄생한다. 아트로버컴퍼니와 국립정동극장이 공동으로 기획하여 오는 11월 15일부터 21일까지 국립정동극장 무대에 오르는 창작 무용극 ‘녕(寧), 왕자의 길’은 역사적 사실을 넘어, 거대한 운명 앞에 선 인간의 내면을 깊숙이 파고드는 작품이다.공연은 오직 8명의 남성 무용수들이 뿜어내는 폭발적인 에너지로 무대를 가득 채운다. ‘평안하다’는 뜻을 지닌 ‘녕(寧)’이라는 이름을 물려받았지만, 결코 평안할 수 없었던 왕자들의 삶을 역설적으로 조명하며,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평안’을 찾아 나서는 처절하고도 외로운 길을 5개의 옴니버스 형식으로 그려낸다. 관객들은 역사책의 단편적인 기록 뒤에 가려졌던 인물들의 복잡한 심리를 전통춤의 정수를 통해 생생하게 마주하게 된다. 피의 숙청을 통해 왕좌에 오른 태종의 강인함과 고독은 날카로운 검무로, 자유로운 영혼을 가졌으나 세자라는 굴레에 갇혔던 양녕의 저항과 방랑은 호방한 한량무로 표현된다. 불교에 귀의하여 속세를 떠난 효령의 구도를 향한 열망은 고결한 승무에 담아냈으며, 왕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태평성대를 향한 신념을 다졌던 충녕(훗날 세종)의 의지는 장엄한 태평무를 통해 펼쳐진다.특히 이번 공연은 Mnet의 인기 프로그램 ‘스트리트 맨 파이터’를 통해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은 백상하 안무가가 참여하여, 전통적인 남성 서사에 현대적인 군무의 미학을 더했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은다. 그의 감각적인 연출은 고전적인 춤사위에 트렌디하고 역동적인 힘을 불어넣어, 남성 무용수들의 응축된 에너지를 극대화하며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강렬한 미장센을 선사할 전망이다. 연출을 맡은 최성진은 “역사적 사실의 나열이 아닌, ‘천명’이라는 이름으로 주어진 운명에 저항하고 때로는 순응하며 만들어 낸 감정의 균열과 내면의 선택에 초점을 맞췄다”며, “스스로의 의지로 운명을 개척해 나간 네 남자의 이야기에 주목해 달라”고 당부했다.작품의 완성도와 대중성은 이미 여러 지원 사업 선정을 통해 입증된 바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24년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과 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25년 ‘공연예술 지역 유통지원 사업’에 연이어 선정되며 작품성과 흥행 잠재력을 모두 인정받았다. 이번 국립정동극장과의 공동 기획은 우수한 민간 창작 단체의 유통 경로를 확대하고, 더 많은 관객에게 수준 높은 공연을 선보이겠다는 극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정성숙 국립정동극장 대표는 “이번 기회를 통해 더욱 완성도 높은 무대로 거듭나 다양한 관객들과 만나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하며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 "문산관에 왜 왔니?"…청주의 한 종갓집에서 벌어질 '수상한' 전통 체험
역사와 문화의 도시 청주가 2026년을 기점으로 대대적인 문화적 부흥을 예고하며 전국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청주시는 최근 국가유산청이 주관한 '2026년 우리 고장 국가 유산 활용사업 공모'에서 무려 10개 사업이 동시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며, 국비 11억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히 예산을 확보한 것을 넘어, 청주가 품고 있는 풍부한 유·무형의 국가유산을 잠재적 가치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시민과 관광객이 직접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역동적인 문화관광자원으로 재창조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국가로부터 인정받은 결과다. 이번 공모 선정은 청주가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모든 국민이 수준 높은 문화를 향유하는 선도 도시로 발돋움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2026년 한 해 동안 청주 전역에서 펼쳐질 10개의 사업들은 과거와 현재, 기술과 전통을 아우르는 다채로운 스펙트럼으로 구성되어 기대를 모은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것은 청주의 대표적인 야간 문화 행사로 자리매김할 '국가유산 야행'이다. 이 프로그램은 고즈넉한 밤의 장막이 내린 원도심의 국가유산을 배경으로, 은은한 조명과 다채로운 공연, 체험 활동이 어우러져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는 듯한 환상적인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또한, 최첨단 디지털 기술과 잠들어 있던 국가유산이 만나는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사업은 낡은 담장과 건축물이 거대한 캔버스가 되어 빛과 소리의 예술로 재탄생하는 장관을 연출한다. 이는 젊은 세대에게는 우리 유산의 새로운 매력을, 기성세대에게는 익숙한 공간의 경이로운 변신을 보여주며 세대를 초월한 감동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이번에 선정된 사업들은 관람 위주의 정적인 프로그램을 넘어,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소통하는 동적인 체험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문산관에 왜 왔니, 왜 왔니?"라는 흥미로운 이름의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청주의 유서 깊은 종갓집을 활용하는 이 사업은, 방문객들이 마치 그 시대의 구성원이 된 것처럼 전통문화를 직접 겪어보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한다. 엄숙하게 보존된 공간이 아니라, 사람의 온기가 가득한 살아있는 역사 교육의 장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이처럼 청주시는 확보된 11억 원의 국비를 마중물 삼아, 2026년 시민들이 연중 내내 즐길 거리가 넘쳐나는 '문화의 도시'를 구현할 계획이다. 단순한 일회성 행사를 넘어, 청주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하여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문화가 지역 경제를 이끄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나갈 방침이다.
- 전국 딱 하나뿐인 '이 축제'에 국악의 사활 걸렸다…작곡가 40명 총출동, 무슨 일이?
전 세계를 휩쓰는 K-컬처의 화려한 위상 이면에서, 한국 전통음악계의 생존을 건 절박한 외침이 터져 나왔다. K팝과 드라마가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동안 정작 그 뿌리가 되는 '국악'은 연주자 중심의 한계에 갇혀 새로운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위기감 속에서, 그 돌파구로 '작곡가'를 전면에 내세우는 파격적인 선언이 나온 것이다. 이 담대한 변화의 중심에는 올해로 3회째를 맞는 '2025 대한민국국악관현악축제'가 있다. 이 축제는 단순히 기존의 명곡을 재연하는 무대를 넘어, K-컬처가 지속 가능한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선 새로운 곡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창작의 샘'이 필수적이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연주 기량만으로는 더 이상 새로운 관객을 사로잡을 수 없으며, 국악의 미래는 새로운 레퍼토리를 양산할 작곡가들의 손에 달려있다는 것이다.이러한 비전을 증명하듯, 다음 달 15일부터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리는 이번 축제에는 고(故) 황병기 명인과 같은 거장부터 서양음악 전공자, 아시아 주변국 작곡가, 그리고 20~30대의 젊은 피에 이르기까지 무려 40여 명의 작곡가가 대거 참여하여 국악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는 다채로운 작품들을 쏟아낸다. 전국 10개의 국공립 관현악단이 참여하는 이번 축제는 그야말로 국악의 경계를 허무는 실험의 장이 될 전망이다. 첫 무대를 여는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가 황병기 명인의 가야금 곡을 하프와 기타 협주곡으로 재탄생시키는가 하면, KBS국악관현악단은 독일계 일본인 바이올리니스트 타카시 로렌스 바슈카우와 협연하며 서구의 이성과 동양의 감성이 어우러지는 새로운 사운드를 탐색한다. 이는 국악관현악이 더 이상 한국만의 음악이 아닌, 세계와 호흡하는 현대음악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이번 축제에서는 국악계의 '음악 DNA'가 대를 이어 흐르는 흥미로운 장면도 포착된다. KBS국악관현악단이 선보이는 이상규 작곡가의 작품에 이어, 그의 딸인 이경은 작곡가가 전주시립국악단과 함께 거문고 협주곡 '유현의 춤'을 선보이며 부녀 작곡가가 나란히 한 축제에 이름을 올린다. 또한, 창단 2년차의 평택시립국악관현악단은 '아시아의 소리'를 주제로 일본,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각국의 민속 악기와의 협연을 통해 국악의 외연을 확장하는 시도를 이어간다. 창극 '리어'의 소리꾼 이광복, 밴드 '서도'의 보컬 서도 등 장르를 넘나드는 아티스트들과의 협업 역시 국악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을 증명하는 무대가 될 것이다. 박범훈 축제추진위원장이 "전국의 프로 국악관현악단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창작곡 중심의 축제를 여는 것은 역사상 유일무이하다"고 강조했듯이, 이번 축제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K-컬처의 미래를 위한 가장 중요한 창작 기반을 다지는 혁명적인 움직임으로 기록될 것이다.
- 지금 무주 태권도원에선 아무도 예상 못한 ‘특별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태권도의 힘찬 기합과 역동적인 에너지가 살아 숨 쉬는 전북 무주 태권도원이 섬세하고 깊이 있는 예술의 향기로 채워지고 있다. 태권도진흥재단이 단순한 무예의 전당을 넘어,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허무는 포용적인 문화 예술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한 의미 있는 발걸음을 내디뎠다. 재단은 전북 지역 장애 예술인들의 창작 활동에 활력을 불어넣고 그들의 예술적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마련하며 사회적 가치 실현에 앞장서고 있다. 그 중심에는 ‘경계 없는 예술’이라는 이름 아래 펼쳐지는 다채로운 전시와 공연이 자리 잡고 있다.그 첫 번째 막을 올린 행사는 지난 주말,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경계 없는 음악회’였다. 장애인 앙상블 연주단 ‘느루걸음’이 무대의 주인공으로 나서,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와 같은 클래식 명곡부터 다채로운 앙상블 곡까지 아우르는 수준 높은 연주를 선보였다.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그러나 멈추지 않고 나아간다는 연주단의 이름처럼, 단원들이 오랜 시간 쌓아 올린 땀과 열정이 빚어낸 아름다운 선율은 태권도원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깊은 감동과 울림을 선사했다. 이는 장애라는 편견을 넘어 오직 음악 그 자체로 소통하고 교감하는, 그야말로 ‘경계 없는’ 순간이었다.음악회가 남긴 감동의 여운은 이제 시각 예술로 이어진다. 오는 11월 9일까지 태권도원 내 국립태권도박물관 복합문화공간에서는 ‘경계 없는 예술’ 전시회가 개최된다. 이번 전시에는 전라북도장애인미술협회 소속 작가들이 참여해, 각자의 독창적인 시선과 철학이 담긴 회화 작품들을 대중 앞에 선보인다. 단순한 작품 전시를 넘어, 작가들의 삶과 세계관을 깊이 있게 조명하는 자리를 통해 관람객들은 캔버스 위에 펼쳐진 그들의 내면세계와 소통하며 예술을 통한 또 다른 차원의 이해와 공감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태권도의 역사를 기록하는 박물관이라는 상징적인 공간이 장애 예술인들의 현재를 이야기하는 무대로 탈바꿈했다는 점 또한 이번 기획의 의미를 더한다.이러한 일련의 활동들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의 차별 없는 문화 체육 활동을 지원하고, 사회적 약자가 소외되지 않는 포용적 환경을 만들겠다는 태권도진흥재단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다. 김중헌 이사장이 “전북 장애 예술인들이 전시와 공연 등으로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힌 만큼, 태권도원은 앞으로도 장애 예술인들에게 더 많은 기회의 문을 열어주는 든든한 동반자 역할을 계속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태권도가 추구하는 존중과 인내의 정신을 사회 전반으로 확산시키는 뜻깊은 실천이기도 하다.
- 이제 ‘아기상어’도 클래식으로 들려주세요… 부모들 지갑 열게 만드는 ‘마성의 LP’ 등장
전 세계 아이들의 입에서 ‘뚜루루뚜루’를 외치게 만들었던 동요 ‘핑크퐁 아기상어’가 탄생 10주년을 맞아 누구도 예상치 못한 파격적인 변신을 감행한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멜로디로 중독성을 자랑하던 이 노래가 이제는 웅장하고 클래식한 품격을 입고 우리 곁을 다시 찾아온다. 기획사 더핑크퐁컴퍼니는 오는 19일, ‘핑크퐁 아기상어’의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세계 최정상급 오케스트라로 손꼽히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LSO)와 손잡고 만든 특별 협업 음원을 전격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의 캐릭터 지식재산권(IP)이 런던 심포니와 공식적으로 음원 협업을 진행한 최초의 사례로, K-캐릭터의 위상이 어디까지 이르렀는지 실감하게 하는 기념비적인 프로젝트다.이번 음원 제작은 그 과정부터 클래스가 다르다. 녹음은 영국 런던에 위치한, 무려 3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유서 깊은 공연장 ‘LSO 세인트 루크’에서 진행됐다. 평범한 동요가 클래식의 심장부에서 예술 작품으로 재탄생하는 순간이었다. 편곡과 지휘는 영화 ‘오펜하이머’와 ‘겨울왕국 2’의 사운드트랙에 참여하며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카일 고든이 맡았다. 그의 손끝에서 익숙했던 ‘아기상어’의 멜로디는 바이올린, 비올라, 플루트, 하프, 팀파니 등 다채로운 관현악기의 풍성하고 입체적인 사운드로 새롭게 태어났다. 단순한 동요를 넘어 한 편의 장엄한 영화 음악을 듣는 듯한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이렇게 완성된 ‘아기상어’ 오케스트라 버전은 스포티파이, 애플뮤직, 아마존뮤직과 같은 글로벌 음원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에 동시 공개되어, 국적과 언어를 넘어 모든 이들이 함께 즐길 수 있게 된다. 또한, 이번 10주년을 기념해 특별 제작되는 정규 바이닐(LP) 앨범 ‘Baby Shark 10 Years’에도 수록되며, 별도의 싱글 앨범으로도 발매되어 소장 가치를 높일 예정이다. 음원뿐만 아니라, 런던 심포니의 실제 연주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낸 ‘라이브 퍼포먼스 버전’과 ‘아기상어’의 스토리텔링을 가미한 ‘애니메이션 버전’ 등 두 편의 고품질 뮤직비디오 콘텐츠도 함께 공개되어 듣는 즐거움에 보는 즐거움까지 더한다.이미 ‘핑크퐁 아기상어 체조’ 영상이 지난 9월 기준 누적 조회수 160억 뷰를 돌파하고, 58개월 연속 전 세계 유튜브 조회수 1위라는 대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프로젝트는 그 인기에 화룡점정을 찍는 격이다. 빌보드 핫100 차트 20주 연속 진입, 영국과 미국에서의 플래티넘 및 다이아몬드 인증 등 이미 대중음악 시장의 역사를 새로 쓴 ‘아기상어’가 이제는 클래식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며 스스로의 한계를 뛰어넘고 있다.
- 故 박용찬 선생이 남긴 '이 유산', 70년 세월 넘어 마침내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잿빛 도시 서울, 팍팍한 일상에 지친 이들을 위로할 특별한 공간의 문이 열렸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가 대학로 예술가의집 라운지룸에 과거 클래식 음악 감상의 성지(聖地)로 불렸던 ‘르네쌍스 고전음악감상실’의 영혼과 감성을 고스란히 되살린 공간, ‘르네쌍스, 르:네쌍스’를 선보인다. 이곳은 단순한 음악 감상실을 넘어, 한국 현대사의 아픔과 낭만이 깃든 문화적 유산을 오늘날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특별한 시간여행의 장이다.‘르네쌍스 고전음악감상실’의 역사는 전쟁의 포화가 채 가시지 않은 1951년, 대구 피난지에서 시작된다. 설립자인 故 박용찬(1916~1994) 선생은 암울했던 시절, “음악이 주는 해방감과 평안을 절망에 빠진 대중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숭고한 뜻 하나로 이 공간을 열었다. 이후 1986년 서울 종로에서 아쉽게 막을 내리기까지, ‘르네쌍스’는 당대 최고의 지성과 예술가들이 모여 클래식 선율에 마음을 기대던 사랑방이자, 전쟁의 상처와 독재의 시름을 위로받던 영혼의 안식처였다.아르코는 바로 이 정신을 21세기에 되살리고자 했다. 새롭게 태어난 ‘르네쌍스, 르:네쌍스’는 단순한 복원을 넘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며 소통하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공간에 들어서는 순간, 시간을 압도하는 전설적인 명기(名器)들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당시에도 ‘꿈의 스피커’라 불렸던 JBL 하츠필드 D30085 스피커 한 쌍이 위용을 뽐내며 서 있고, 그 옆에는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축음기가 자리한다. 벽면에는 빛바랜 신문 기사, 낡은 입장권 등 지금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귀한 사료들이 전시되어, 마치 박물관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이 공간의 심장은 단연코 ‘소리’다. 故 박용찬 선생이 평생에 걸쳐 수집하고 기증한 수많은 LP와 SP 음반 중 일부를 디지털로 세심하게 변환한 음원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 디지털 음원은 오디오 애호가들의 로망인 매킨토시 진공관 앰프를 거쳐 전설적인 JBL 하츠필드 스피커를 통해 울려 퍼진다. 아날로그 시대의 따뜻하고 풍성한 사운드가 진공관 앰프의 깊이를 만나 빚어내는 소리의 울림은, 스마트폰 이어폰으로는 결코 경험할 수 없는 압도적인 감동을 선사한다. 플레이리스트는 매달 새롭게 구성되어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음악적 경험을 약속한다.또한, 시대를 초월한 음악의 가치를 더 널리 알리기 위해 1915년부터 1943년 사이에 제작된 VICTOR, 일본축음기상회, 일동축음기상회 등의 희귀 음반들은 한국예술디지털아카이브를 통해 온라인으로도 감상할 수 있도록 공개했다.이 특별한 공간은 더 많은 이들이 깊이 있는 감상을 누릴 수 있도록 예술가의집 홈페이지를 통한 사전 예약제로만 운영된다. ‘르네쌍스, 르:네쌍스’는 단순한 음악 감상을 넘어, 한 개인의 숭고한 나눔의 정신이 어떻게 시대를 넘어 울림을 주는지를 직접 체험하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 '진짜 웃음' 보장한다는 역대급 코미디 연극의 정체
"웃음에도 격이 있다"고 당당히 선언하며 대학로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던 극단 화담의 화제작, 코미디 연극 '스카프'가 관객들의 끊임없는 요청과 열광적인 호응에 힘입어 마침내 앙코르 무대로 돌아온다. 오는 9월 16일부터 28일까지 대학로 후암스테이지에서 다시 한번 관객들에게 '참 웃음'의 진수를 선사할 예정이다.연극 '스카프'는 한때 잘나갔지만, 사랑했던 전처를 잃은 깊은 상실감에 빠져 단 한 줄의 글도 쓰지 못하는 비운의 작가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의 앞에 어느 날,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하는 영화감독이 나타난다. 그의 미완성 유작을 영화화하는 조건으로, 상상도 못 할 거액의 돈을 제시한 것이다.이때부터 걷잡을 수 없는 소동이 시작된다. 거액의 돈을 손에 넣고 싶은 작가의 현처 '윤경'은 엉뚱하고 발칙한 계획을 세운다. 바로 배우 '경구'를 고용해, 죽은 전처의 영혼에 빙의된 척 연기를 시키는 것. 작가의 마음을 흔들어 어떻게든 계약을 성사시키려는 속셈이다. 하지만 이들의 어설픈 사기극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죽은 전처가 생전에 아꼈던 '스카프'를 매개체로 가짜 연기를 펼치던 배우에게, 실제로 전처의 영혼이 빙의되는 기막힌 사건이 벌어지고 만 것이다.이처럼 '가짜가 진짜가 되는' 기상천외한 상황 속에서, 연극은 돈 앞에서 흔들리는 인간의 본성과 욕망, 사랑과 질투, 진실과 거짓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는 인물들의 심리를 매우 유쾌하고 날카롭게 파헤친다. 단순한 슬랩스틱이나 말장난을 넘어, 탄탄한 서사와 예측 불가능한 전개로 관객의 허를 찌르는 웃음을 유발하며 제8회 1번출구연극제에서 뜨거운 찬사를 받은 바 있다.작품의 작·연출을 맡은 박상협 대표는 "억지웃음이 판치는 시대에, 제대로 된 한국판 정통 코미디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로 이 작품을 창작했다"며, "관객들이 극장을 나설 때 형식적인 웃음이 아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참 웃음'을 가져가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이번 앙코르 공연에는 전세기, 김상원, 박호진, 변나라, 이윤경, 정성조, 주재후, 이태희, 류승주, 박상협 등 초연을 빛냈던 실력파 배우들이 다시 뭉쳐 한층 더 깊어진 호흡과 농익은 코미디 연기를 선보인다.극단 화담은 2023년 무언극 '날개'로 월드 2인극 페스티벌에서 대상, 연출상, 연기상을 모두 휩쓸며 3관왕을 차지한 저력 있는 창작 집단이다. 이후 '좀비', '가스라이팅' 등 강렬한 블랙코미디 작품들을 연이어 선보이며, 묵직한 사회적 메시지와 신선한 충격을 통해 관객과 평단의 주목을 받아왔다. 이번 공연 역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플러스의 '2025 담금질 프로젝트 '예술에 담그다''의 후원을 받아 작품의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
- 싱글 1위도 모자라 앨범 차트까지 '꿀꺽'…'케데헌' 신드롬, 대체 뭐길래?
K-콘텐츠가 또다시 새로운 역사를 썼다.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가 단순한 영상 콘텐츠의 인기를 넘어, 미국 대중음악 시장의 심장부인 빌보드 차트를 완벽하게 정복하는 기염을 토했다. 작품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 앨범이 미국 현지 시각 14일 발표된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서 마침내 1위 트로피를 거머쥔 것이다.이번 앨범 차트 정상 등극은 이미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을 석권하며 신드롬을 일으킨 수록곡 '골든(Golden)'의 성공에 이은 '쌍끌이 흥행'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골든'은 통산 4주째 '핫 100' 정상을 굳건히 지키며 식지 않는 인기를 과시하고 있으며, 이제 앨범 전체가 차트의 왕좌에 오르며 '케데헌'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거대한 문화적 흐름이 되었음을 증명했다.'케데헌' OST 앨범의 1위 등극은 한 편의 드라마와도 같았다. 발매 첫 주 '빌보드 200'에 8위로 화려하게 데뷔한 이후, 무려 7주 동안 세계적인 팝스타 사브리나 카펜터의 '맨즈 베스트 프렌드(Man's Best Friend)'에 밀려 2인자의 자리에 머물러야 했다. 하지만 8주 차에 접어들며 뒷심을 발휘, 마침내 정상을 탈환하는 역주행 드라마를 완성했다. 빌보드는 "OST 앨범이 '빌보드 200' 정상에 오른 것은 2022년 디즈니 애니메이션 '엔칸토' 이후 3년 만의 대기록"이라고 조명하며 이번 성과의 역사적 가치를 부각했다.보드는 이 같은 이례적인 롱런과 역주행의 핵심 동력으로 미국 전역을 휩쓴 '싱어롱(Sing-along) 상영회'의 폭발적인 인기를 꼽았다. '싱어롱'은 관객들이 영화를 보며 OST를 자유롭게 따라 부르는 참여형 관람 문화로, '케데헌'의 팬들이 자발적으로 극장에 모여 노래를 함께 부르는 '떼창' 현상이 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앨범에 대한 관심과 소비를 폭발적으로 증폭시켰다는 분석이다.여기에 팬들의 소장 욕구를 자극한 '디럭스 버전' 음반 재발매 전략 또한 주효했다. 새로운 구성으로 발매된 디럭스 앨범은 실물 음반 판매량을 크게 끌어올렸고, 이는 스트리밍 및 음원 다운로드 횟수를 합산해 순위를 매기는 '앨범 유닛(Album Units)' 수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케데헌' OST 앨범은 이번 차트 집계 기간 동안 총 12만 8,000장에 해당하는 앨범 유닛을 기록하며 막강한 팬덤의 화력을 입증했다.결국 '케데헌'의 성공은 잘 만들어진 콘텐츠가 음악, 팬덤 문화와 결합했을 때 얼마나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기념비적인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가상의 K팝 아이돌이 부른 노래가 애니메이션의 울타리를 넘어, 전 세계 팝 시장의 흐름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 정부가 아닌 '시민'이 해냈다…세월호 참사, '치유의 기록'으로 유네스코 간다
우리의 가슴 속에 영원히 아물지 않을 상처로 남은 2014년 4월 16일, 그날의 비극과 이후의 시간을 담은 기록물이 세계적인 유산으로 나아가는 첫 관문을 통과했다. 경기도교육청 산하 4·16생명안전교육원은 '단원고 4·16아카이브'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목록 등재를 위한 국내 심사를 통과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단순한 기록 보존을 넘어, 사회적 재난을 기억하고 치유하려는 시민 사회의 자발적인 노력이 국제적인 인정을 향한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뎠다는 점에서 깊은 의미를 지닌다.이번 프로젝트는 세월호 참사 직후부터 희생자들의 유품과 기록을 수집하고 보존하는 활동을 묵묵히 이어온 비영리 민간단체 '4·16기억저장소'가 주도하고, 경기도4·16생명안전교육원이 힘을 보태며 결실을 본 대표적인 민관 협업 사업이다. '단원고 4·16아카이브 : 시민의 기억운동과 치유의 기록'이라는 이름 아래, 여기에는 별이 된 단원고 학생들의 평범하고도 찬란했던 생전의 일상과, 온 국민을 슬픔에 잠기게 했던 추모의 물결, 그리고 진실을 밝히기 위한 간절한 외침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또한, 참사 이후 고통의 시간을 견뎌내며 서로를 보듬고 다시 일어서려는 유가족과 생존자들의 치열한 회복의 여정 또한 중요한 일부를 구성한다.이 기록물이 갖는 가장 큰 가치는 국가나 기관의 공식적인 시각이 아닌, 참사의 직접적인 당사자인 유가족과, 함께 아파하고 행동했던 평범한 시민들의 관점에서 사회적 재난의 실상을 낱낱이 기록했다는 점이다. 이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건조한 사실의 나열이 아닌, 아래에서부터 쌓아 올린 살아있는 목소리의 집합체다.더 나아가, 이 아카이브는 '기록'이라는 행위 자체가 어떻게 상처 입은 이들에게 치유와 회복의 과정이 될 수 있는지를 증명하는 소중한 사례다. 기억을 꺼내어 말하고, 함께 모으고, 정리하는 모든 과정은 단순히 과거를 박제하는 것을 넘어, 아픔을 직시하고 서로의 슬픔을 위로하며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공동체의 노력이었다. 경기도교육원은 이러한 의미를 더하기 위해, '단원고 4·16기억교실' 존치 과정을 담아낸 구술 기록화 사업(2021~2023년)의 결과물도 함께 제출했다.국내 심사라는 큰 산을 넘은 '단원고 4·16아카이브'는 이제 더 넓은 세계를 향한다. 오는 2026년 6월 열릴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지역위원회 총회에서 최종 등재 결정을 받기 위해, 국가유산청과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통해 마지막 단계를 준비해 나갈 계획이다. 그날의 아픔을 잊지 않겠다는 다짐이, 이제는 전 세계가 함께 기억하고 교훈으로 삼아야 할 인류의 유산으로 거듭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