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전시
- 구두굽이 만든 오케스트라…전설의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귀환
수십 개의 구두 굽이 무대 바닥을 일제히 두드리며 만들어내는 탭댄스의 리듬. 이는 단순한 타악이 아니다.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의 첫 장면부터 시작되는 이 소리는 무대를 살아 숨 쉬게 하는 심장 박동처럼 관객의 가슴을 두드린다. 쇼비즈니스의 세계를 환상과 현실, 낭만과 냉소, 희망과 고단함이 교차하는 거대한 이야기로 풀어내는 이 작품은 눈이 즐거운 볼거리 이상의 무게감을 품고 있다. “왜 무대는 계속돼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가장 경쾌하면서도 본질적인 대답을 내놓는 뮤지컬, 그 이름이 바로 ‘브로드웨이 42번가’다.1980년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당시부터 극찬을 받으며 순식간에 고전의 반열에 올랐다. 《뉴욕타임스》는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왜 특별한지를 증명하는 쇼”라고 평하며, 이 작품이 단지 오래된 흥행작이 아닌, 무대 예술의 정수를 담아낸 현대적 고전임을 강조했다. 그 여운은 4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하며, 한국에서도 꾸준히 재공연되며 관객과 만나고 있다.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지난 7월 10일 막을 올린 이번 시즌은 무려 16번째다. 오는 9월 14일까지 공연되는 이번 시즌은 무대 밖에서 익숙한 인물들이 다수 합류하면서 개막 전부터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가장 주목받는 이름은 줄리안 마쉬 역의 박칼린이다. 뮤지컬 연출자이자 음악감독으로 활동해온 박칼린은 3년 만에 배우로 무대에 복귀해 쇼비즈니스 세계의 양면성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고 있다. 박건형과 양준모 역시 각자의 색깔로 줄리안 마쉬의 카리스마를 구현하며 캐릭터에 입체감을 더한다. 이번 시즌의 페기 소여 역에는 흥미로운 더블 캐스팅이 이뤄졌다. 전 시즌에서 앙상블로 활약했던 유낙원과 함께, 걸그룹 아이오아이 출신의 신예 최유정이 무대에 오른 것이다. ‘백업에서 스타로’라는 작품 속 테마가 실제 캐스팅과 맞물리면서 공연 자체가 하나의 확장된 드라마처럼 느껴진다. 특히 최유정은 최근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연습이 너무 힘들어 눈물이 날 정도였다”고 토로했지만, 무대 위에서는 폭발적인 에너지로 관객을 압도한다. 유낙원 역시 오랜 무대 경험을 바탕으로 안정감 있는 연기를 선보이며, 한층 성숙한 페기 소여를 만들어내고 있다.이 작품이 단순한 신데렐라 서사에 머무르지 않는 이유는, 음악과 춤, 그리고 이를 감싸는 ‘집단적 리듬’의 힘 때문이다. 빅밴드 재즈와 탭댄스가 결합한 군무는 거대한 퍼커션 앙상블처럼 작동하며, 무대 전체를 하나의 악기로 탈바꿈시킨다. ‘위 아 인 더 머니(We’re in the Money)’, ‘셔플 오프 투 버펄로(Shuffle Off to Buffalo)’, ‘럴러바이 오브 브로드웨이(Lullaby of Broadway)’, ‘포티세컨드 스트리트(42nd Street)’ 등 익숙한 넘버들은 정교한 편곡과 연출을 통해 시청각을 동시에 자극하며, 공연장을 압도하는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특히 ‘럴러바이 오브 브로드웨이’는 쇼비즈니스의 화려함과 그 이면의 외로움을 함께 품은 대표곡으로, 그 이중성이 작품 전체를 관통한다.‘브로드웨이 42번가’는 반짝이는 쇼의 외피 속에 날카로운 풍자를 담고 있다. 이 작품이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고전으로 기능하는 이유는, 무대를 미화하지 않기 때문이다. 화려한 조명 뒤의 경쟁과 피로, 예술성과 상업성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까지 모두 드러낸다. 그러면서도 그 모든 것을 ‘쇼’로 녹여내며, 오히려 더 강렬한 현실감을 만들어낸다. 이처럼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들은 단지 과거 브로드웨이에 국한되지 않는다. 오늘날 K팝 산업, OTT 플랫폼, 크리에이터 중심의 미디어 생태계 등 동시대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비추는 거울처럼 읽힌다.‘브로드웨이 42번가’는 말한다. 고전은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계속해서 되살아나는 생명체라고. 그렇게 이 작품은 오늘도 다시, 수십 개의 구두 굽으로 무대를 두드리며 쇼는 계속돼야 한다는 오래된 진실을 새롭게 연주하고 있다.
- 8월 8일, 단순한 '고양이 애정 표현의 날'이 아니다... 세계 고양이의 날에 숨겨진 뜻
2022년 통계에 따르면 전국 유기 동물은 11만 2천 마리에 달하며, 이 중 3만 1천 마리(27.8%)가 유기묘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 년간 유기 동물 수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동물들이 버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중 일부는 보호소에서 새 주인을 만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안락사를 당하거나 길거리에 방치되는 불운한 운명을 맞이하고 있다.더욱 우려되는 점은 유기묘 개체수 증가로 인해 야생 조류나 동물을 사냥하는 모습이 목격되면서, 일부에서는 고양이를 유해 동물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인간의 무책임한 행동으로 발생한 문제를 동물에게 책임 전가하는 것으로, 유기된 동물을 두 번 죽이는 행위나 다름없다.이러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하고자 2002년, 영국에 기반을 둔 국제동물복지기금(IFAW)은 8월 8일을 '세계 고양이의 날'로 제정했다. 이 날은 단순히 고양이를 예뻐하자는 의미가 아니라, 유기묘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함께 살아갈 방법을 모색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세계 각국의 동물보호단체들은 이날을 기념해 다양한 활동과 기금 마련을 통해 유기묘의 사료와 치료를 지원하고, 중성화 수술을 실시하여 무분별한 개체수 증가를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양이의 날을 8월 8일로 정한 명확한 이유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북반구의 뜨거운 여름철에 고양이의 야외 활동과 번식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진다는 점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번식기 이후 급격한 개체수 증가로 유기묘 문제가 심각해지는 시기에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이 시기를 선택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참고로 대한민국은 9월 9일을 고양이의 날로 지정하고 있다.안타깝게도 여전히 일부 사람들은 유기묘를 가자미눈으로 째려보며 폭행하거나, 사료에 독을 타서 생명을 빼앗는 등의 잔인한 행동을 저지르고 있다. 그러나 유기묘는 우리 주변을 오염시키는 가해자가 아니라, 오히려 사람에게 상처받고 버려진 피해자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유기묘를 입양하지 않았거나 캣맘 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길에서 만나는 고양이들에게 안타까움과 미안함을 느끼는 마음이 중요하다.세계 고양이의 날을 맞아 읽어보면 좋을 책으로는 소피 블랙올의 <시큰둥이 고양이>가 있다. 이 책은 버려진 경험 때문에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 고양이 맥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맥스는 처음에 집안을 엉망으로 만들어 식구들의 미움을 사지만, 자신을 사랑하는 소년의 마음을 알고 조금씩 다가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또한 고경원 작가의 <밤을 달리는 고양이>는 어쩔 수 없이 하늘의 별이 되는 고양이들이 떠나는 순간에도 집사를 향한 사랑과 그리움을 보여주는 감동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 은밀했던 속옷의 화려한 외출..로제도, 장원영도 입었다!
최근 패션계에 신선한 바람이 불고있다. 바로 '속옷'을 겉옷처럼 당당하게 드러내는 '언더웨어링(Underwearing)' 트렌드다.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이 현상은, 과거에는 은밀하게 감춰졌던 속옷이 이제는 개성과 스타일을 표현하는 핵심 아이템으로 부상했음을 보여준다. 유명 연예인들이 과감하게 언더웨어를 일상복처럼 소화하거나 SNS에 공유하면서 대중의 관심은 더욱 뜨거워졌다.이러한 패션 흐름은 실제 시장 변화로도 이어진다. 이랜드월드의 여성 속옷 브랜드 '에블린'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홈웨어 부문에서 전년 대비 10배라는 경이로운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이랜드월드 관계자는 이러한 성과가 Z세대의 취향을 저격한 '내추럴 하이틴 컬렉션' 출시 덕분이라고 분석햤다. 이 컬렉션은 속옷과 겉옷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드는 디자인을 특징으로 하며, 레이스, 프릴, 플라워 모티브 등 섬세한 장식들을 다양한 의류에 적용해 젊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관계자는 "과거 언더웨어 스타일링이 섹시함이나 관능미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편안함과 실용성을 바탕으로 한 접근이 주류를 이룬다"며 변화된 트렌드의 핵심을 짚었다.'언더웨어링' 트렌드를 이끄는 주요 동력 중 하나는 바로 하이틴 셀럽들의 영향력이다. 블랙핑크 로제와 아이브 장원영은 각자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레이스 캐미솔 탑이나 '베이비 티셔츠'처럼 속옷의 느낌을 주는 상의를 착용한 모습을 공개하며 팬들에게 새로운 패션 영감을 제공했다. 이들이 선보인 스타일은 속옷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개성 있고 실용적인 디자인으로 젊은 세대의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해외에서도 '언더웨어링' 트렌드는 이미 확고한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 청소년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는 브랜드 '브랜디 멜빌(Brandy Melville)'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브랜드는 언뜻 아동복처럼 보일 만큼 작은 사이즈의 상의들을 주로 선보이며 이 트렌드를 주도한다. 특히 브랜디 멜빌의 제품들은 대부분 단일 사이즈로 제작되지만, 부드럽고 신축성 좋은 소재를 사용하여 다양한 체형의 소비자들이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나아가, 켄달 제너와 벨라 하디드 같은 세계적인 패션 아이콘들은 남성용 트렁크 팬티를 오버사이즈 셔츠나 스니커즈와 매치하는 파격적인 스타일링을 선보이며 트렁크 팬티를 여성 패션 아이템으로 재탄생시켰다. 이러한 흐름은 패션계 전반으로 확산되어, 미우미우(Miu Miu)와 로에베(Loewe) 등 명품 브랜드들조차 런웨이에서 복서 쇼츠(Boxer Shorts)를 활용한 스타일링을 연이어 선보이며 '언더웨어링'의 위상을 공고히 한다.바지를 내려 입어 속옷 밴드를 노출하는 '새깅(Sagging)' 패션의 재등장 역시 '언더웨어링' 트렌드 확산에 큰 영향을 미친다. 최근 MBC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에 출연한 그룹 '올데이프로젝트' 소속 타잔은 바지와 팬티를 4겹으로 겹쳐 입는 파격적인 '새깅' 스타일을 선보이며 많은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새깅'은 과거 미국 흑인 커뮤니티에서 시작되어 1990년대와 2000년대 힙합 패션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으나, 당시 일부 주에서는 공공장소에서의 착용을 금지할 정도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다시금 패션 트렌드로 부상하며 젊은 세대의 자유로운 자기표현 욕구를 대변한다.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속옷이 더 이상 숨겨야 할 것이 아니라, '스타일링의 한 요소'로 인식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는 편안함을 추구하면서도 자신만의 개성을 과감하게 드러내고자 하는 MZ세대의 소비 심리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언더웨어링' 트렌드는 단순히 옷을 입는 방식을 넘어, 패션에 대한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미학적 가치를 창출하려는 젊은 세대의 도전과 실험 정신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현상이다.
- 광복 80주년 전주 특별공연, "백범 김구의 삶을 노래하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독립운동가이자 민족 지도자였던 백범 김구 선생의 삶과 정신을 음악으로 되새기는 특별공연이 전북 전주에서 개최된다. 전주시립합창단이 주최하는 이번 공연 ‘백범 김구’는 오는 12일 오후 7시 30분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며, 광복의 의미를 깊이 되새기고자 기획된 대규모 합창 무대다.이번 공연은 김철 예술감독 겸 지휘자의 지휘 아래 전주시립합창단과 전주시립교향악단, 익산시립합창단 등 총 120여 명의 출연진이 함께하며, 풍성한 음악적 스펙트럼을 통해 백범 김구 선생의 삶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14곡의 창작곡으로 구성된 이번 합창 공연은 김구 선생의 유년기부터 시작해 독립운동 과정, 고난과 시련의 시간, 그리고 그의 철학과 유언에 이르기까지 인생 전반을 음악으로 풀어내며, 역사적 사실과 인간적인 면모를 동시에 담아내는 데 중점을 뒀다.특히 이번 공연은 음악을 통한 감성적 접근으로 백범 김구 선생의 인간적인 고뇌와 조국에 대한 뜨거운 애정을 섬세하게 표현한다. 선생이 겪은 고난과 희생, 민족의 독립을 향한 강렬한 열망을 합창과 오케스트라의 조화로운 선율 속에 녹여내어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과 역사적 울림을 선사한다. 각 곡은 그의 삶의 중요한 시기와 사건들을 음악적으로 상징화하여, 역사 교육의 효과를 높임과 동시에 예술적 감흥도 극대화했다. 전주시는 이번 공연을 단순한 기념행사를 넘어 문화예술 도시로서의 위상을 강화하는 중요한 계기로 보고 있다. 또한,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 염원과 문화올림픽 비전을 시민들과 공유하는 플랫폼 역할도 함께 담당할 예정이다. 전주시는 이번 행사를 통해 광복의 역사적 의미와 백범 김구 선생이 남긴 철학을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며, 시민들의 문화적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화합의 장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전주시 관계자는 “광복 80주년이라는 뜻깊은 시점에 백범 김구 선생의 정신과 철학을 재조명할 수 있는 이번 공연이 시민들에게 큰 울림과 역사적 의미를 전달할 것”이라며 “이번 공연이 단순한 예술 행사를 넘어 국민 모두가 함께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는 소중한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이번 공연은 입장권 가격이 7000원에서 1만원으로 책정되어 있으며, 예술인패스카드 및 다둥이카드 소지자, 학생(대학생 포함)에게는 30%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또한 국가유공자와 장애인에게는 50% 할인 혜택이 적용되어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이 부담 없이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백범 김구 선생은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의 상징적 인물이자, 해방 이후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주석을 역임하며 민족 독립과 국가 건설에 헌신한 인물이다. 그의 삶과 사상은 한국 현대사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이번 공연을 통해 그 의미를 다시 한 번 깊이 되새기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이번 특별공연 ‘백범 김구’는 광복 80주년의 역사적 의미를 새기는 동시에, 문화예술을 통한 역사 교육과 민족정신 계승에 기여하는 공연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음악과 합창의 힘으로 백범 김구 선생의 숭고한 정신과 고난의 역사, 그리고 그가 남긴 위대한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전할 이번 무대는 역사와 예술이 어우러진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전주시립합창단과 전주시립교향악단, 익산시립합창단이 협력하여 준비한 이번 공연은 지역 예술인들의 역량과 시민들의 관심이 결합된 결과물로, 지역 문화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공연을 준비한 예술감독 김철은 “백범 김구 선생의 삶을 음악으로 재현하는 일은 매우 의미 있는 작업이며, 관객들이 그의 인간적인 면모와 민족애를 느끼면서 역사의 무게를 함께 체감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광복 8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공연 ‘백범 김구’는 우리 역사와 문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동시에, 시민들이 한 마음으로 나라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고, 문화예술을 통해 하나로 연결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주시민과 더불어 전국에서 많은 관객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공연은 역사적 메시지를 음악이라는 보편적 언어로 전달하며, 세대를 넘어 공감대를 형성하는 장이 될 것이다.
- 227일간 바다 위 생존기... '라이프 오브 파이' 개막
토니상 3관왕, 로렌스 올리비에상 5관왕을 차지한 세계적인 화제작 '라이프 오브 파이'가 오는 12월 2일 서울 강남구 GS아트센터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 공연기획사 에스앤코는 이 작품이 2026년 3월 2일까지 약 3개월간 한국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라이프 오브 파이'는 2021년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초연 이후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2023년 뉴욕 브로드웨이에 진출, 세계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특히 2022년 영국 로렌스 올리비에상에서는 9개 부문 노미네이트되어 5개 부문을 수상했고, 2023년 토니상에서도 5개 부문 후보에 올라 3개 부문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 작품은 지난해부터 세계 투어를 시작해 캐나다, 아랍에미리트, 인도, 중국, 대만을 거쳐 마침내 한국 무대에 오르게 됐다.원작은 2002년 영국 맨부커상을 수상한 캐나다 작가 얀 마텔의 동명 소설이다. 태평양 한가운데 구명보트에 남겨진 소년 파이와 벵골 호랑이 리처드 파커의 227일간의 생존 이야기를 담은 이 소설은 전 세계 50개 언어로 번역되어 1500만 부 이상 판매되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2012년에는 '와호장룡', '색, 계'로 유명한 이안 감독이 영화화에 성공했다. 철학적 메시지와 장대한 영상미로 무장한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는 2013년 제8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 음악상, 촬영상, 시각효과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했으며, 같은 해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도 3개 부문을 차지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에스앤코는 이번 공연에서 혁신적인 기술과 상상력으로 원작의 신비로운 세계를 무대 위에 생생하게 구현할 계획이다. 특히 눈빛부터 움직임까지 정교하게 설계된 퍼펫을 통해 원작의 캐릭터들이 관객들 앞에서 살아 움직이는 듯한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한국 공연은 오리지널 크리에이티브 팀의 연출을 그대로 재현하는 레플리카 방식으로 진행된다. 대영제국 훈장을 받은 배우 겸 각본가 로리타 차크라바티가 각본을, 드라마데스크상 연출상을 수상한 맥스 웹스터가 연출을 맡았다. 무대와 의상 디자인은 올리비에상 3회, 토니상 3회, 드라마 데스크상 4회를 수상한 팀 하틀리가 담당한다.퍼펫 디자인과 퍼펫 & 무브먼트 디렉터는 '워 호스' 등에서 탁월한 퍼펫 연출을 선보인 핀 콜드웰이, 퍼펫 디자인은 런던 올림픽 개막식에 참여한 세계적인 퍼펫 예술 장인 닉 반스가 맡았다. 이처럼 세계 최고 수준의 크리에이티브 팀이 총출동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한국 프로덕션에서는 '하데스타운', '레드북', '섬 1933~2019' 등의 화제작으로 주목받는 박소영이 국내 협력 연출을 맡았다. 공연연출가이자 대표적인 마임이스트로 '천 개의 파랑' 등에서 퍼펫티어를 담당한 정명필이 국내 협력 퍼펫&무브먼트 디렉터를 맡았으며, '명동로망스', '차미', '렛미플라이' 등에 참여한 조민형 작가가 번역 및 윤색을 담당한다.세계적인 명성과 화려한 수상 경력, 그리고 최고의 제작진이 함께하는 '라이프 오브 파이'는 올 겨울 한국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감동과 환상적인 무대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 김홍도 영감받은 수상음악 ‘웨이브’ 첫 무대 공개
세종문화회관은 오는 29일 오후 7시 30분,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새로운 수상음악 프로젝트 ‘웨이브’의 첫 무대를 선보인다. 이번 프로젝트는 조선 후기의 대표 화가 단원 김홍도의 작품 ‘월야선유도(月夜船遊圖)’에서 영감을 받아 기획됐다. ‘월야선유도’는 달빛이 비치는 밤, 대동강 위에서 배를 타고 풍류를 즐기는 모습을 담아내며, 전통과 자연의 조화를 표현한 작품이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은 이 전통적 풍경을 동시대 감성으로 재해석해 음악과 공간, 물과 사람이 어우러지는 독특한 무대를 만들고자 했다.이번 ‘웨이브’ 프로젝트는 ‘한강’을 주제로 한 신작 공모전을 올해 상반기 전국적으로 진행했다. 이 공모에는 대학생부터 경력을 갖춘 작곡가들까지 다양한 연령과 배경의 음악가들이 참여했으며, 최종적으로 김준표, 최은아, 조재완, 박한규, 박준석 5인이 선정되어 참여하게 됐다. 이들은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이승훤 단장과 상주작곡가 김현섭, 이고운의 멘토링을 받으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들의 신작은 전통 음악의 뿌리를 지키면서도 현대적 감각과 창의성을 더해, 관객들에게 새로운 국악의 맛을 선사할 예정이다.공연은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된다. 1부에서는 선정된 젊은 작곡가 5인의 신작이 초연된다. 이 작품들은 각기 다른 개성과 색채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한강’이라는 주제 아래 유기적으로 연결돼 ‘물’과 ‘자연’, 그리고 인간의 감정과 관계를 다각도로 탐구한다. 2부에서는 한국 고대 서정시 중 가장 오래된 작품으로 알려진 ‘공무도하가’(김성국 작곡)와 한강을 주제로 한 기존 창작곡 ‘한가람의 숨’(임희선)을 감상할 수 있다. 두 작품 모두 자연과 인간, 물의 서사와 감정의 흐름을 주제로 하며, 1부 신작들과 함께 공연 전체의 서사를 완성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특히 무대 연출은 월드뮤직 그룹 ‘공명’의 멤버 박승원이 맡았다. 그는 감각적인 타악 기반 음악을 통해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연주자다. 박승원 연출가는 음악과 공간이 자연스럽게 호흡하며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완성되도록 연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관객들은 단순한 음악 감상을 넘어, 마치 한강의 물결과 풍경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몰입감을 경험하게 될 전망이다. 이번 ‘웨이브’ 프로젝트의 신작들은 공연 후 관객과 전문가들의 평가를 받는다. 평가 결과에 따라 작품들은 추후 다시 무대에 설 기회를 얻게 되며, 특히 가장 우수한 작품은 내년에 개최되는 ‘웨이브’ 2부 프로그램에서 재구성되어 재연될 예정이다. 이는 신진 작곡가들의 지속적인 창작 활동과 국악관현악의 현대적 발전을 위한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서울시국악관현악단 이승훤 단장은 “작곡가들은 단순한 음악가가 아니라 우리와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며, 현재 관객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이를 동시대의 언어로 표현하는 도전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시도가 국악관현악이 대중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 공감받는 길”이라고 강조했다.이번 프로젝트 ‘웨이브’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전통의 미학을 음악으로 체험할 수 있는 독특한 기회다.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펼쳐지는 이번 공연은 국악과 현대음악이 만나는 새로운 장으로, 관객들에게 신선한 감동과 예술적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연 티켓은 세종문화티켓(전화 02-399-1000)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이번 ‘웨이브’ 무대가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국악관현악의 미래를 어떻게 그려낼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성별이 바뀌어도 사랑은 변하지 않는다? TS 웹툰이 던지는 불편한 질문
어느 날 갑자기 성별이 바뀐다면 어떤 기분일까? 연인이 같은 성별로 변하거나, 전생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상상은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이지만, 웹툰의 창의적인 상상력은 이런 황당무계한 설정을 흥미로운 이야기로 풀어낸다. 최근 '성별 전환(TS)' 소재의 판타지 웹툰들이 인기를 끌며 드라마화되는 등 IP로서의 가치도 인정받고 있다.'내 여자친구는 상남자' - 성별을 넘어선 사랑의 의미네이버웹툰에서 2018년 7월부터 2020년 1월까지 연재된 '내 여자친구는 상남자'는 평범한 대학생 커플의 예측불가능한 로맨스를 그린다. 주인공 윤재의 여자친구 지은이 어느 날 아침 알 수 없는 이유로 남자로 변해버리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처음에는 믿지 않던 윤재도 둘만 아는 비밀을 털어놓는 지은의 말에 결국 사실을 받아들인다.남자가 된 지은은 윤재보다 키도 크고 힘도 세며 뛰어난 외모를 가진 꽃미남으로 변했다. 여자로 돌아올 때까지 친구로 지내자는 윤재와 달리, 오히려 더 편해졌다며 윤재의 집을 자주 찾는 지은. 두 사람의 관계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발전하며 성별과 사랑의 경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작가 맛스타는 코믹한 상황 속에서도 주인공들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묘사하며, 성별을 초월한 사랑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이 작품은 해외에서도 서비스되며 인기를 얻었고, 최근에는 윤산하, 아린, 유정후, 츄가 출연한 동명의 드라마가 KBS 2TV에서 방영되기도 했다.'오늘의 한요일은 여자다' - 남자에서 여자 아이돌로올해 3월부터 네이버웹툰에서 연재 중인 '오늘의 한요일은 여자다'는 학교폭력 가해자라는 누명을 쓴 남고생 김상현의 이야기다. 아이돌 데뷔라는 꿈을 포기하지 않는 상현은 대형 기획사 실장이 제안한 '전생의 모습으로 바꿔주는 약'을 통해 완벽한 미모의 여자로 변신하게 된다.기획사는 즉시 그를(또는 그녀를) 연습생 팀에 합류시키고, 상현은 자신이 남자라는 사실을 숨긴 채 혹독한 연습생 생활과 월말 평가를 견뎌야 한다. 경쟁, 우정, 사랑, 배신이 얽힌 이야기는 매주 목요일마다 독자들에게 긴장감과 몰입감을 선사한다.'남자인데 여자 아이돌로 살아남기'라는 독특한 설정은 기존의 성별 고정관념을 뛰어넘으면서도 아이돌 서바이벌의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월말 평가와 팀 배치에서 겪는 위기는 성별 비밀이 드러날 위험과 맞물려 독자들의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별점 9.9, 작품관심 10만을 기록하며 목요웹툰 신작 중 높은 화제성을 증명했다.'전생약'의 비밀과 이로 인해 암시되는 부작용은 앞으로의 서사에 중요한 흥미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데뷔 과정에서 겪게 될 다양한 사건들과 함께 독자들의 몰입감을 최고조로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이처럼 성별 전환이라는 판타지적 설정은 단순한 흥미 요소를 넘어, 정체성과 사랑, 성장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며 웹툰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 하루 만에 2조 6천억원?... GTA6 출시일에 주식시장 휴장해야
차세대 게임기의 기술력을 집대성한 'GTA6'가 게임 역사상 가장 큰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약 2조 6천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개발비가 투입된 이 초대형 프로젝트는 출시 후 단 2개월 만에 10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특히 한국어를 포함한 11개 언어에 대한 현지화 인력 채용이 공식화되면서 국내 게이머들의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최근 락스타게임즈 런던 스튜디오는 공식 채용 페이지를 통해 GTA6의 다국어 현지화를 담당할 인력 채용 공고를 게시했다. 모집 대상 언어는 한국어를 비롯해 브라질 포르투갈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일본어, 폴란드어, 스페인어(일반·라틴 아메리카), 중국어(간체·번체) 등 총 11개 언어다.현지화 담당자는 단순 번역 작업을 넘어 QA, 현지 문화에 맞춘 콘텐츠 검수, 외부 번역자 지원, 락스타 전 제품에 대한 심층적 이해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번 채용은 '12개월 한정 계약'으로 진행되지만, 계약 연장 가능성도 언급되어 있어 정식 출시 이후에도 지속적인 콘텐츠 업데이트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GTA6는 오는 2026년 5월 26일, PS5와 Xbox 시리즈 X/S 플랫폼으로 전 세계에 동시 출시될 예정이다. 이번 채용 규모와 시기를 고려할 때, 전작 GTA5와 마찬가지로 출시 당일부터 한국어를 포함한 현지 언어를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당초 2025년 가을 출시 예정이었던 GTA6는 개발 기간 확보를 이유로 2026년 5월로 출시일을 연기한 바 있다. 그러나 현지화 인력 채용, 글로벌 마케팅 준비 등 최근 움직임을 보면 추가 연기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미국의 게임 산업 전문 투자사 콘보이벤처스(Konvoy Ventures)는 최근 발행한 뉴스레터를 통해 GTA6의 수익 예측을 공개했다. 콘보이는 GTA6가 출시 전 예약 판매로만 1천만장, 출시 당일 1천500만장이 팔릴 것으로 전망했다.게임 가격은 80달러(약 11만원)로 책정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예약 단계에서 8억 달러(약 1조 1천억원), 출시 당일 12억 달러(약 1조 6천억원) 등 하루 만에 20억 달러(약 2조 6천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콘보이는 이 같은 수익 예측을 바탕으로 GTA6가 단일 게임 기준 역사상 가장 수익성이 큰 타이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총 개발비로 추정되는 20억 달러(약 2조 6천억원)를 출시 당일 매출만으로 모두 회수할 수 있으며, 출시 후 60일 안에 총 76억 달러(약 10조 5천억원)의 매출을 올려 약 4배 이상의 수익을 기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특히 콘보이는 GTA6를 '차세대 UGC(이용자 제작 콘텐츠) 플랫폼'으로 정의하며, 단순 게임을 넘어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에 거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 평가했다. 전작인 GTA5가 출시 하루 만에 8억 달러(약 1조 1천억원), 누적 91억 달러(약 12조 6천억원)의 매출을 올린 선례가 있는 만큼, 이번 신작의 실현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다.
- 교황청, 2027년 서울 WYD '이 날짜'로 최종 확정
2027년 서울에서 열리는 가톨릭 세계청년대회(WYD)의 구체적인 개최 기간이 8월 3일 화요일부터 8일 일요일까지로 최종 결정되었다.천주교 서울대교구는 3일, 로마에서 열린 ‘2025 젊은이의 희년’ 행사를 마무리하는 파견 미사에서 레오 14세 교황이 직접 이 일정을 발표하며 전 세계 가톨릭 청년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고 밝혔다. 그동안 7월 말에서 8월 초 사이 개최될 것으로만 알려져 왔던 WYD 서울 대회의 구체적인 날짜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는 성공적인 대회 준비를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레오 14세 교황은 이날 미사 강론에서 대회 주제 성구인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복음 16장 33절)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 구절은 십자가 죽음을 앞둔 예수 그리스도가 제자들에게 전한 말씀으로, 선종한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늘날 좌절과 불안 속에서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자 선택했던 메시지다. 레오 14세 교황의 이번 발표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뜻을 계승하여 세계청년대회 준비가 차질 없이 추진될 것임을 전 세계에 공식적으로 천명하는 의미를 지녔다. 이는 한국 가톨릭 교회뿐만 아니라 전 세계 가톨릭 공동체에 큰 안도와 기대를 안겨주고 있다.세계청년대회(WYD)는 가톨릭 교회에서 3~4년 주기로 대륙을 번갈아 가며 개최하는 최대 규모의 국제 행사 중 하나이다. 이 행사에는 교황의 참석이 전통적으로 이루어진다. WYD는 전 세계 젊은이들이 신앙을 공유하고,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며, 보편 교회 안에서 하나됨을 경험하는 축제의 장으로 기능한다. 지난 2023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대회에는 150만 명 이상의 인파가 모여 그 압도적인 규모를 입증했으며, 이 자리에서 서울이 다음 개최지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이는 아시아 대륙에서 최초로 세계청년대회가 개최되는 역사적인 의미를 지니며, 한국 가톨릭 교회의 눈부신 성장과 국제적 위상을 전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계기로 평가받고 있다.특히, ‘2025 젊은이의 희년’ 행사에는 천주교 서울대교구에서 염수정 추기경과 이경상·최광희 보좌주교, 그리고 1000여 명의 교구 청년으로 구성된 ‘1004 프로젝트 순례단’이 함께했다. 이들은 서울 세계청년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염원하며 로마를 순례했고, 교황의 발표 현장에 함께하며 그 감격을 직접 체험했다. 이들의 뜨거운 열정과 헌신은 2027년 서울 대회를 향한 한국 교회의 깊은 준비 의지와 젊은 세대의 활기찬 참여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모습이다.레오 14세 교황은 미사 말미에 “서울에서 다시 만나는 날까지 함께 희망을 꿈꾸자”는 따뜻한 메시지를 전하며, 전 세계 젊은이들과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에서 함께할 것을 약속했다. 2027년 여름, 서울은 전 세계 가톨릭 청년들이 신앙 안에서 하나 되고,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며, 미래를 향한 희망을 나누는 화합과 축제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대회는 단순한 종교 행사를 넘어,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하고, 서울의 국제적 위상을 한층 더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 AI 시대 필독서, ‘데카르트의 아기’가 말하는 인간다움의 조건
근대 철학자 르네 데카르트가 생전에 지니고 다녔던 실물 크기의 여자아이 인형 ‘프란신’은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었다. 데카르트가 다섯 살에 요절한 딸의 이름을 붙여 깊은 애정을 보였던 이 인형은, 어느 항해 중 선장이 사람을 닮았지만 인간이 아닌 ‘프란신’을 발견하고 불쾌한 기분에 바다에 던져버린 일화로 유명하다. 인간과 닮았으나 인간이 아닌 존재가 주는 불쾌감, 일명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 현상은 인간다움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그렇다면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힘은 과연 무엇일까?이 질문을 토대로 최근 새롭게 번역 출간된 <데카르트의 아기>는 ‘인간성’의 조건과 기원을 심도 있게 탐구한다. 이 책은 2006년 처음 국내에 소개되었으나 절판됐다가,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인간 정신의 독특함과 본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시금 독자들을 찾아왔다. 저자는 예일대학교 심리학과의 폴 블룸 교수로, 발달심리학과 언어심리학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그는 16세기 데카르트가 제기한 ‘이원론’을 현대적 시각으로 재조명한다. 데카르트는 동물을 단순한 기계로 보면서 오직 인간만이 영혼, 즉 ‘생각하는 존재’라고 규정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그의 명언은 인간 이성에 대한 강한 자부심과 확신을 보여준다.하지만 현대 과학은 영혼의 존재를 부정하며 인간만의 ‘정신’을 재정의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이에 블룸 교수는 인간다움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고자 나선다. 그가 제안하는 가설은 인간이 오랜 진화 과정을 거치며 ‘정신과 물질’의 이원적 사고 체계를 내재화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노엄 촘스키가 언어 능력이 선천적이라고 주장했듯이, 인간은 사회성과 도덕성 역시 선천적으로 갖추고 태어난다는 것이다. 책은 이러한 논증의 핵심으로 ‘아기’를 연구 대상으로 삼는다. 아기들은 언어를 배우기 이전에도 타인의 의도를 파악하고 공감하는 능력을 지닌다. 여러 심리 실험을 통해 17개월 된 아기가 주사를 맞는 다른 아이를 보고 아파하는 모습을 따라하는 관찰 사례, 그리고 18개월 된 아이들이 그림과 실제 사물을 연결지어 이해하는 실험 결과 등이 소개된다. 이를 통해 인간은 본능적으로 ‘마음을 읽는 존재’임을 증명하고자 한다.다만 블룸 교수의 해석이 모두에게 받아들여지진 않을 전망이다. 연구 대상인 ‘아기’의 범주가 지나치게 광범위하며, 인지 발달이 크게 다른 영아와 유아를 동일선상에 놓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있다. 또한, 아기들이 타인에게 보이는 공감이나 관심이 선천적이라기보다는 양육과 환경의 산물일 가능성도 높다. 완전한 ‘진공 상태’의 아기를 연구하는 것은 윤리적으로도 불가능하다. 블룸 교수는 이러한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인간의 도덕성과 정신의 선천적 기반을 밝히려는 노력에 의미를 둔다.또한, 창조론이나 인간 영혼에 관한 전통적 신화를 거부하는 저자의 입장은 오늘날 일부 독자에게 다소 낯설고 고리타분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인간 고유성’의 기원과 본질에 대한 고민은 AI가 급속히 발전하는 현대사회에서 더욱 중요한 주제가 되고 있다. ‘생각하는 존재’로서의 인간에 대한 자부심과 존재론적 의미를 재확인하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은 큰 흥미와 통찰을 제공한다. 하버드대 심리학자 스티븐 핑커 교수는 이 책을 “보석 같은 책”이라 칭하기도 했다.책 전반에는 저자의 가족 이야기도 녹아 있다. 자폐스펙트럼장애를 가진 동생 하워드, 연구 동료이자 아내인 캐런 윈 예일대 교수, 그리고 두 아들과의 일상이 이야기 속에 스며들어 있어 학술서임에도 인간미 넘치는 읽을거리를 선사한다.<데카르트의 아기>는 인간이 과연 무엇으로 인간다움을 정의할 수 있는지, 그 본질과 기원을 탐구하는 한 편의 철학적·심리학적 여정이다. AI 시대에 접어들며 ‘인간 정신’의 독특성과 고유성을 재확인하고자 하는 현대인의 질문에 답을 시도하는 이 책은 인간다움에 관한 깊은 성찰을 제공하며,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한 통찰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