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일보
- ‘역대 최악’ 마약 2.8톤 적발… 이미 늦었다, 대한민국은 지금 ‘마약과의 전쟁’ 중
한때 '마약 청정국'이라는 자부심으로 가득했던 대한민국의 위상이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이제는 마약 위기국이라는 오명을 걱정해야 할 심각한 상황에 직면했다는 적신호가 사회 곳곳에서 켜지고 있다. 그 경고의 중심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로 국내에 밀반입되는 마약, 특히 코카인의 폭발적인 증가세가 자리 잡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일영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단 8개월 동안 적발된 코카인의 양은 무려 2302kg에 달한다. 이는 대한민국 전 국민 5천만 명이 동시에 투약하고도 남는,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하는 양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적발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적발된 코카인 총량이 676kg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8개월 만에 340% 이상 폭증한 수치다. 이는 더 이상 한국이 마약 문제의 변방이 아님을 명백히 보여주는 충격적인 지표다.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 거대한 양의 코카인이 어떻게 우리 국경을 넘었는가에 있다. 적발된 코카인의 99%에 해당하는 2296kg이 모두 선박을 통해 유입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대한민국의 항만이 국제 마약 카르텔의 새로운 유통 경로로 악용되고 있다는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다. 지난 6월 페루에서 출발한 선박에서 1690kg, 에콰도르발 선박에서 600kg의 코카인이 각각 발견된 사례는 한국이 더 이상 최종 소비지가 아닌, 국제 마약 조직의 주요 경유지 및 중계 통로로 전락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단순히 국내 마약 소비 증가를 넘어,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중대한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코카인뿐만 아니라 전체 마약류의 밀반입 규모 역시 이미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 올해 8월까지의 전체 마약 단속 건수는 866건, 총량은 2810kg으로, 지난해 전체 실적인 862건, 787kg을 이미 아득히 뛰어넘었다.마약 문제의 또 다른 뇌관은 바로 미래 세대의 붕괴 가능성이다. 최근 5년간 검거된 마약 사범 중 56.1%가 20대와 30대 청년층이라는 통계는 이 문제가 더 이상 특정 계층의 일탈이 아닌, 우리 사회의 근간을 뒤흔드는 심각한 사회 병리 현상으로 번졌음을 증명한다. 호기심과 잘못된 유혹에 빠진 청년들이 마약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곧 국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암울한 미래를 예고한다. 눈앞에 닥친 국가적 위기 상황 앞에서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 국제 마약 밀수 조직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해 관세청을 비롯한 관계 당국의 단속 역량을 비상한 수준으로 강화하고, 국제 공조를 통한 선제적 차단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 식욕 폭발 막는 '의외의' 방법 5가지, 뱃살 빼려면 당장 시작하세요!
식사를 배부르게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달콤한 케이크와 향긋한 커피가 자꾸만 눈앞에 아른거린다면, 이는 당신의 몸이 보내는 위험 신호일 수 있다. 특히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철에는 괜스레 허전한 마음에 식욕이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날뛰기 십상이다. 걷잡을 수 없이 솟구치는 식욕과의 전쟁을 선포해야 할 때, 전문가들은 거창한 계획보다는 일상 속 작은 습관의 변화가 훨씬 효과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놀랍게도 그 비결은 식사 전 사과 한 알, 식후의 무설탕 껌 한 조각과 같은 아주 사소한 행동에 숨어있다.식사를 마친 뒤에도 끊임없이 이어지는 간식의 유혹을 떨치기 어렵다면 무설탕 껌이 훌륭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실제로 미국 루이지애나주립대 연구팀이 진행한 실험 결과, 식후에 무설탕 껌을 씹은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단 음식에 대한 갈망이 현저히 줄었으며, 간식을 통해 섭취하는 칼로리 역시 40%나 감소하는 놀라운 효과를 보였다. 식사 15분 전에 사과 한 개를 먼저 먹는 습관 역시 강력한 식욕 억제 효과를 발휘한다.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 연구에 따르면, 식전에 사과를 통째로 씹어 먹은 사람들은 사과주스나 소스를 섭취한 사람들과는 달리, 본 식사에서 섭취하는 칼로리가 평균 15%나 줄어들었다. 이는 사과에 풍부하게 함유된 섬유질이 뇌에 포만감 신호를 보내 식사량을 자연스럽게 조절하도록 돕기 때문이다.반면, 우리의 식욕을 부추겨 다이어트를 망치는 최악의 주범도 존재한다. 바로 콜라나 사이다 같은 청량음료다. 이들 음료에 다량 함유된 액상 과당은 그 자체의 높은 칼로리는 물론, 뇌의 시상하부에 직접 작용해 식욕을 억제하는 효소를 감소시킨다. 즉, 마시면 마실수록 더 심한 허기를 느끼게 만드는 치명적인 악순환을 유발하는 셈이다. 만약 음료를 포기할 수 없다면, 차라리 블랙커피를 천천히 음미하는 것이 현명한 대안이다. 커피 속 카페인 성분은 식욕을 억제하고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만들어 체중 감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하지만 이 모든 노력은 충분한 수면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수면 부족은 우리 몸의 호르몬 균형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는다. 밤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낮 동안 식욕을 자극하는 호르몬(그렐린)의 분비는 늘어나는 반면, 에너지 소비를 촉진하는 호르몬(렙틴)은 줄어든다. 결국 더 많이 먹고 싶어 하면서도 몸은 에너지를 쓰지 않는 최악의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미국 UCLA 연구팀은 만성 불면증 환자가 건강한 사람보다 비만이 될 확률이 무려 4배나 높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결국 뱃살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잘 먹고 잘 자는 것’이라는 지극히 단순한 진리에 있는 셈이다.
- 지방이 아니었다…우유에 대한 오랜 오해, 진짜 건강의 적은 따로 있었다?
수십 년간 건강 식단의 '바이블'처럼 여겨졌던 '저지방 유제품'의 신화가 마침내 막을 내릴 전망이다. 심장병 예방을 위해 지방을 걷어낸 우유나 치즈를 선택해야 한다는 오랜 권고가 사실상 과학적 근거가 희박하다는 최신 연구 결과들이 잇따르면서, 미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식생활 지침을 변경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히 우유 한 잔의 선택을 넘어, 우리의 식탁과 건강에 대한 인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거대한 전환의 서막이 될 수 있다.논의의 중심에는 5년마다 미국 농무부(USDA)와 보건복지부(HHS)가 발표하는 미국 식생활 지침(DGA)이 있다. 이달 말 공개될 'DGA 2025~2030년' 판에서 유제품 지방과 관련된 기존의 엄격한 지침이 대폭 수정될 것이라고 미국 공영라디오 NPR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지금까지 DGA는 포화지방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는 명목 아래, 원유의 지방을 그대로 둔 전지 우유 대신 지방을 제거한 탈지유나 저지방 유제품 섭취를 강력히 권장해왔다. 하지만 최근 영양학계의 기류가 바뀌고 있다. 저지방 유제품이 고지방 유제품보다 건강에 더 이롭다는 명확한 증거를 찾지 못했으며, 인체에 미치는 긍정적 혹은 부정적 영향에서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연구 결과들이 축적되고 있기 때문이다.캐나다 퀘벡 라발대의 브누아 라마르슈 교수가 진행한 연구는 이러한 변화를 뒷받침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연구팀이 성인들을 추적 조사한 결과, 놀랍게도 지방을 제거한 탈지유보다 원유 지방을 그대로 둔 일반 우유가 혈관 청소부 역할을 하는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 수치를 더 효과적으로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마르슈 교수는 이를 근거로 "저지방이나 무지방 유제품이 고지방 제품보다 건강에 더 좋다는 엄격한 증거는 없다"며, 오히려 일부 연구에서는 고지방 유제품의 건강상 이점이 발견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하버드대 보건대학원의 프랭크 후 영양학과장 역시 유제품의 '지방 함량'에만 집착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놓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진짜 문제는 미국인들이 유제품을 나트륨과 정제 전분, 가공육이 가득한 피자, 햄버거, 샌드위치 등의 형태로 주로 섭취한다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즉, 유제품 속 지방이 아니라 함께 섭취하는 건강하지 않은 음식들이 문제라는 것이다. 후 교수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식단에서 탄수화물, 특히 정제 탄수화물과 설탕을 유제품, 심지어 지방이 포함된 전지 유제품으로 대체하는 것은 건강에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이러한 지침 변화는 특히 체중 조절과 근육 증가를 위해 고단백 유제품을 즐겨 찾던 소비자들의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대표적인 고단백 식품인 코티지 치즈나 그릭 요거트의 경우, 단백질 함량은 높지만 지방 때문에 섭취를 망설이거나 굳이 맛이 덜한 저지방 제품을 찾아 먹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새로운 DGA가 발표되면, 더 이상 지방 함량에 얽매일 필요 없이 당분 함량이 낮은 제품을 고르는 등 선택의 기준이 바뀔 가능성이 크다. 물론 지방이 탄수화물이나 단백질보다 칼로리가 높다는 점은 변함없는 사실이므로, 총 섭취 칼로리를 관리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고려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이번 변화는 '지방=죄악'이라는 낡은 공식을 깨고, 보다 균형 잡힌 시각으로 식품을 바라보게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 계란 썩는 냄새 트림, 무시했다간 '위암'일 수도…
무심코 하는 트림을 단순히 소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으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는 전문가의 경고가 나왔다. 내과 전문의 김지은 원장은 트림의 냄새와 맛을 통해 특정 질환의 발병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며, 몸이 보내는 중요한 신호에 귀를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김 원장에 따르면, 건강한 성인은 하루 평균 20~30회가량 트림을 하며 이는 지극히 정상적인 범주에 속한다. 다만 나이가 들면서 식도와 위 사이의 조임근 기능이 약화되어 트림 횟수가 자연스럽게 늘어날 수 있다. 또한, 양파, 밀가루, 기름진 음식, 탄산음료처럼 체내에서 가스를 많이 생성하는 음식을 섭취하거나, 껌을 씹고 빨대로 음료를 마시거나 흡연하는 습관 등은 의도치 않게 많은 공기를 삼키게 해 잦은 트림을 유발한다. 이러한 경우는 대부분 식습관 및 생활 습관 교정만으로도 충분히 개선될 수 있다.하지만 진짜 문제는 트림과 함께 동반되는 '불쾌한 냄새와 맛'이다. 이는 단순한 소화불량을 넘어 우리 몸속 특정 장기에 문제가 생겼다는 위험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가장 먼저, 트림 후 입안에 씁쓸한 맛이 느껴진다면 담낭(쓸개)의 기능 이상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담낭의 운동 기능에 장애가 생기거나 담낭염 등으로 인해 소화를 돕는 담즙이 위나 식도로 역류하면서 쓴맛을 유발하는 것이다. 이는 십이지장 궤양의 신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신맛' 나는 트림은 현대인의 고질병으로 불리는 위식도역류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강한 산성을 띤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면서 식도 점막을 자극하고 손상시켜 속 쓰림, 가슴의 답답함 및 통증을 유발하며, 이때 시큼한 냄새와 맛을 동반한 트림이 발생한다. 과도한 음주, 흡연, 잦은 커피 섭취와 같은 잘못된 생활 습관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가장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신호는 바로 '썩은 냄새'다. 만약 트림에서 계란 썩는 냄새나 음식물이 부패한 듯한 심한 악취가 난다면, 이는 위 기능이 심각하게 저하되었음을 시사하는 강력한 경고다. 위궤양이나, 최악의 경우 위암으로 인해 소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면 섭취한 음식물이 위 속에 배출되지 못하고 장시간 머물며 부패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악취 가스가 트림과 함께 역류하는 것이다.김 원장은 이처럼 특정 냄새나 맛을 동반한 트림이 일시적이지 않고 지속된다면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우리 몸이 보내는 구조 신호일 수 있으므로,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원인을 진단받고 근본적인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자외선 차단제만 믿다간 '폭삭' 늙는다…피부 속 태우는 진짜 주범의 정체
우리는 피부 노화의 주범을 이야기할 때 습관적으로 '자외선'을 지목한다. 햇빛에 그을린 피부 위에 나타나는 주근깨, 기미, 잡티와 같은 '광노화(Photoaging)' 현상은 이미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상식이다. 자외선 A(UVA)와 B(UVB)에 의해 피부 표피층이 손상되는 이 과정은 눈에 직접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자외선 차단제 사용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과연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바르는 것만으로 모든 피부 노화로부터 완벽하게 해방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정답은 '아니오'다. 우리 피부를 늙게 만드는, 빛보다 교활하고 자외선보다 깊숙이 침투하는 또 다른 주범, 바로 '열(Heat)'이 존재하기 때문이다.'열노화(Thermal Aging)'는 광노화와는 전혀 다른 메커니즘으로 피부를 공격한다. 열에 의해 피부 온도가 상승하면서 시작되는 이 과정은 자외선이 닿지 못하는 피부 깊은 곳, 진피층에서 은밀하게 진행된다. 그 결과는 광노화보다 훨씬 치명적이다. 피부의 구조적 지지대가 무너지면서 탄력이 급격히 저하되고, 피부가 힘없이 처지며, 굵고 깊은 주름이 자리 잡는다. 심지어 피부 전체의 두께가 얇아지는 현상까지 발생한다.더 큰 문제는 열노화를 유발하는 환경이 우리의 일상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는 점이다. 뜨거운 여름철의 열기뿐만이 아니다. 중년 여성들이 피로를 풀기 위해 즐겨 찾는 사우나와 찜질방의 고온, 매일 아침 머리를 말리는 드라이기의 뜨거운 바람, 심지어 주방에서 요리할 때 피어오르는 열기까지 모두 피부 온도를 높여 열노화를 가속하는 주범이다. 다가올 겨울철, 실내를 데우는 히터 바람 역시 피할 수 없는 열 자극이다. 사실상 우리는 자외선으로부터는 숨을 수 있어도, 열로부터는 1년 365일 자유로울 수 없는 셈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열의 위험성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무관심하다. 광노화는 비교적 단기간에 피부 겉으로 드러나 경각심을 주지만, 열노화는 수년에 걸쳐 반복적인 열 자극이 축적되어 서서히, 그리고 깊숙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마치 '느린 화상'처럼, 우리가 그 위험을 인지했을 때는 이미 피부 속 구조가 상당 부분 손상된 후일 가능성이 높다.수많은 화상 환자들의 사례는 '피부 역시 열에 의해 파괴될 수 있는 생체 조직'이라는 명백한 사실을 증명한다. 과학적으로 열 자극은 피부의 표피와 진피를 단단히 연결하는 핵심 단백질 '니도겐(Nidogen)'과 진피층의 주요 구성 요소인 '콜라겐 VI'의 생성을 억제한다. 이는 피부 구조의 뼈대를 약화시키고, 나아가 피부 지지대의 핵심인 '콜라겐 I'의 대규모 손실로 이어진다. 결국 표피와 진피가 분리되는 끔찍한 '해리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한번 시작된 이 현상은 추가적인 열 노출이 없어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스스로 악화되는 무서운 특징을 가진다. 열 자극이 피부 세포의 유전자 발현에 깊은 흉터를 남겨, 피부의 겉과 속 모두를 돌이킬 수 없는 노화의 길로 밀어 넣는 것이다.여름철이면 쏟아져 나오는 '쿨링' 제품들은 어떨까? 피부 표면의 온도를 일시적으로 낮춰주는 것은 가능하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이미 열로 인해 손상된 피부 속 깊은 곳의 조직을 회복시키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진정한 노화 방지는 화상 회복 치료와 같이 손상된 피부 구조를 근본적으로 복구하는 과정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 혹시 당신도? '깜빡'하는 단기기억 오류, ADHD·조현병의 전조 신호일 수 있다
일상에서 우리는 수시로 단기기억의 한계에 부딪힌다. 방금 들은 전화번호, 잠시 본 주차장 기둥 번호, 대화 중 나온 상대방의 이름 등 찰나의 정보를 붙잡아두는 능력은 학습과 소통의 핵심이지만, 이 정보들은 너무나도 쉽게 허공으로 흩어진다. 그렇다면 이처럼 허무하게 기억이 사라지는 것은 처음부터 정보가 잘못 입력되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저장된 정보가 시간이 지나면서 변질되는 것일까? 이 오랜 질문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국내 연구진이 찾아냈다.한국뇌연구원은 감각·운동시스템 연구그룹의 라종철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생쥐 실험을 통해, 정확하게 입력된 기억 정보라 할지라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뇌 신경세포의 신호가 점차 흐트러지며 다른 선택지로 '표류'하고, 이 현상이 결국 기억 오류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는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뇌 속에서 기억의 '변질'이 일어날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 것이다.연구팀은 이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정교한 실험을 설계했다. 먼저 생쥐에게 특정 시각 정보를 잠시 기억하게 한 뒤, 그 정보에 맞춰 정확한 방향으로 반응해야만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지연일치 행동과제'를 수행하게 했다. 인간으로 치면, 잠깐 본 이미지나 단어를 기억했다가 여러 선택지 중 올바른 것을 골라내는 것과 유사하다.연구의 핵심은 이 과제를 수행하는 생쥐의 뇌 속을 실시간으로 들여다보는 것이었다. 연구팀은 살아있는 뇌의 특정 신경세포 활동을 빛으로 추적하는 최첨단 기술인 '이광자 칼슘 영상법'을 활용했다. 특히 감각 정보를 통합하고 기억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뇌 영역인 '후두정피질(PPC)'의 신경세포 활동을 집중적으로 관찰했다.그 결과, 놀라운 현상이 발견되었다. 생쥐가 정답을 맞혔을 때와 틀렸을 때의 뇌 활동을 비교 분석하자, 기억을 유지하는 짧은 시간 동안 후두정피질의 신경 신호가 마치 길을 잃은 듯 본래의 목표(정답)에서 벗어나 다른 선택지(오답) 쪽으로 서서히 표류하는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즉, 처음에는 '사과'라고 정확히 기억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뇌 속 신호가 저절로 '배'나 '오렌지' 쪽으로 옮겨가는 현상이 실제로 일어남을 확인한 셈이다. 연구팀은 다양한 신경군집분석 기법을 통해 이러한 '신호의 표류'가 단순한 노이즈가 아니라, 행동 오류, 즉 기억 실패와 직접적으로 연결된다는 인과관계를 명확히 입증했다.이번 연구를 이끈 라종철 책임연구원은 "기억이 아무리 정확하게 입력되었더라도, 뇌 속에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신호가 자연스럽게 흐트러질 수 있다는 구체적인 과학적 증거를 제시했다"고 그 의의를 설명했다.이 발견은 단순한 기억력의 비밀을 푸는 데 그치지 않는다. 조현병(정신분열병)이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와 같이 단기기억 손상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나는 다양한 신경정신질환의 근본적인 원인을 이해하고, 나아가 조기 진단 기술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뇌의 신호를 해석하여 기계를 제어하는 뇌-기계 인터페이스(BCI)와 같은 첨단 기술의 정밀도를 높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적인 생명과학 분야 학술지 '플로스 생물학(PLOS Biology)' 최신호에 게재되며 그 중요성을 인정받았다.
- 노안 잡는 '신개념 안약'… 효과는 '대박'인데 "두통 올 수도"
전 세계 수억 명의 일상에 불편을 초래하는 노안. 나이가 들면서 수정체의 탄력이 떨어져 가까운 글씨나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는 이 증상은, 이제 안경이나 수술 없이 안약만으로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 최근 유럽의 권위 있는 학회에서 발표된 한 연구 결과가 노안으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의 빛을 던지고 있다.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노안연구센터의 지오반나 베노찌 소장이 이끄는 연구팀은 유럽백내장굴절수술학회(ESCRS) 연례 학술회의에서 특정 안약을 하루 두 번 점안하는 것만으로 근거리 시력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었다는 놀라운 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돋보기의 번거로움이나 수술에 대한 심리적, 경제적 부담감으로 노안 교정을 망설여왔던 많은 이들에게 가히 혁명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이번 연구는 아르헨티나에서 총 766명의 노안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연구진이 사용한 안약은 동공을 미세하게 수축시켜 초점 심도를 깊게 만드는 약물인 '필로카르핀'과, 점안 시 발생할 수 있는 염증이나 자극을 완화하는 '디클로페낙'을 혼합한 점안액이다. 참가자들은 아침에 일어난 직후와 약 6시간 뒤, 하루에 총 두 차례 이 안약을 눈에 넣는 간단한 방식으로 임상에 참여했다.그 결과는 실로 경이로웠다. 연구팀은 약물 농도에 따라 그룹을 나누어 효과를 관찰했는데, 가장 낮은 농도인 필로카르핀 1% 그룹(148명)에서조차 무려 99%의 참가자가 시력 검사표에서 기존보다 두 줄 이상을 추가로 읽어내는 데 성공했다. 2% 그룹(248명)에서는 69%, 3% 그룹(370명)에서는 84%의 참가자가 세 줄 이상을 더 읽을 수 있게 되는 등 뚜렷한 시력 개선 효과를 보였다.연구진은 "첫 점안 후 단 1시간 만에 평균 3.45 예거 라인(근시력 측정 단위)만큼의 시력 개선 효과가 나타났으며, 이는 가까운 거리는 물론 원거리와 중간 거리 모두에서 초점이 향상되는 양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더욱 놀라운 점은 이 개선 효과가 무려 2년 동안 지속되었다는 사실이다. 연구를 이끈 베노찌 소장은 "이번 점안 요법은 기존의 노안 치료법을 대체할 수 있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연구 과정에서 일부 참가자들에게서 일시적으로 시야가 어두워지거나, 점안 시 자극감, 두통과 같은 부작용이 보고되었다. 이에 연구진과 학회 측은 해당 안약의 장기적인 안전성과 효과를 완벽하게 검증하기 위해서는 더 넓은 인구 집단을 대상으로 한 추가적인 다기관, 장기 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르카르트 딕 ESCRS 차기 회장 역시 "매우 유망한 결과지만, 상용화를 논하기 전에 더 넓은 범위의 장기 연구를 통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결론적으로 이번 임상 결과는 수술이나 안경 없이 노안을 관리할 수 있는 비침습적 치료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비록 당장 상용화될 단계는 아니지만, 추가 연구를 통해 안전성이 입증된다면 인류의 삶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게임 체인저'가 될 잠재력은 충분해 보인다.
- 알고 마시면 충격…수입 멸균우유, '이것'까지 파괴된 채 식탁에 오른다
우리가 마트에서 무심코 집어 드는 국산 신선우유 한 팩에는 '3일의 과학'이라 불리는 놀라운 시스템이 숨어있다. 목장에서 갓 짜낸 원유가 4℃로 급속 냉각되어 살균과 균질화 공정을 거쳐 전국 각지의 소비자 손에 들어가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72시간. 이는 단순한 배송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생산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이 촘촘하게 설계된 '콜드체인(Cold Chain)'이라는 정교한 과학 시스템의 결과물이다. 수개월간 망망대해를 건너온 수입 멸균우유에서는 결코 찾을 수 없는 가치다.최근 건강한 식생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각종 첨가물과 복잡한 가공 과정을 거친 '초가공식품'을 멀리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국산 신선우유는 가장 확실하고 손쉬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고려대학교 화학과 이광렬 교수는 "국산 신선우유는 자연에서 갓 얻은 영양을 최소한의 처리만으로 담아낸, 자연에 가장 가까운 식품"이라며 "복잡한 성분표를 들여다볼 필요 없이, 건강한 한 끼를 완성하는 가장 현명한 해법"이라고 그 가치를 설명했다.국산 신선우유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신선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우유는 단백질, 칼슘, 지방, 비타민 등 수많은 영양소가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된 '식품 매트릭스(Food Matrix)'라는 독특한 구조를 이룬다. 이 구조 덕분에 각각의 영양소를 따로 섭취할 때보다 체내 흡수율과 생체 이용률이 비약적으로 높아진다. 마치 잘 짜인 오케스트라처럼 시너지를 내는 것이다. 이는 성장기 아이들의 골격 형성부터 중장년층의 근감소증 예방 및 면역력 유지에 이르기까지, 전 세대에 걸쳐 우유가 필수적인 이유를 설명해준다. 하지만 빛과 온도 변화에 민감한 비타민과 단백질 구조를 온전히 지켜내기 위해서는 생산부터 소비까지 단 한 순간도 끊어지지 않는 철저한 냉장 유통 시스템이 전제되어야만 한다.반면, 수입 멸균우유는 태생적으로 이러한 신선함과 영양학적 온전함을 담보하기 어렵다. 최소 수개월이 소요되는 운송 기간 동안 변질을 막기 위해 140℃가 넘는 초고온에서 모든 미생물과 함께 영양소의 일부와 본연의 풍미까지 '멸균'시켜버리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열에 약한 수용성 비타민은 파괴되고 단백질은 변성되어 흡수율이 떨어진다. 이광렬 교수는 "고온 처리는 우유 본연의 고소하고 담백한 맛을 해치고, 단백질 변성으로 인해 때로는 비릿한 맛이나 인공적인 맛을 느끼게 하는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소비자 입장에서 국산 신선우유를 선택하는 것은 단순히 '맛있는 우유'를 넘어, '믿을 수 있는 우유'를 선택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체세포 수와 세균 수 등 원유의 품질 등급을 결정하는 핵심 지표들이 투명하게 관리되고, 생산 이력을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은 소비자에게 깊은 신뢰를 준다. 이는 곧 우리 낙농 산업 전체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착유, 가공, 유통에 이르는 24시간 논스톱 시스템은 농가와 기업, 물류업체가 유기적으로 협력해야만 유지될 수 있는 거대한 산업 생태계이며, 이 안정적인 콜드체인이야말로 세계 시장에서 '신선함'이라는 차별점을 내세울 수 있는 튼튼한 기반이다.결국 우유 한 팩의 선택은 단순한 기호의 문제를 넘어, 우리 몸과 우리 사회의 건강을 위한 가치 소비라 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기 어려운 수입 멸균우유보다, 우리 땅에서 생산되어 가장 자연에 가까운 형태로 우리 식탁에 오르는 국산 신선우유의 가치를 누리는 것은 소비자의 당연한 권리"라고 힘주어 말했다.
- 다슬기, 민물회 즐기시나요? 소장 넘어 대장까지 파고드는 '신종' 기생충의 습격
위생 수준의 향상으로 이제는 먼 옛날이야기가 된 줄 알았던 기생충의 공포가 2024년 대한민국을 다시 덮쳤다. 국내에서는 거의 박멸된 것으로 여겨졌던 희귀 기생충이 10년 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전체 감염 신고 건수는 감소하는 추세지만, 해외여행의 보편화, 유기농 및 날것을 선호하는 식문화의 변화, 반려동물 인구 증가 등 현대인의 생활 방식 변화를 틈타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기이하고 새로운 감염 사례가 속출하고 있어 보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사건의 발단은 최근 내과를 찾은 60대 여성 A씨의 사례다. A씨는 수개월간 원인 모를 위장관 불편감과 소화불량, 변비와 설사가 반복되는 증상에 시달렸다. 정확한 원인을 찾기 위해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던 의료진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A씨의 대장 속에서 꿈틀거리는 성충 4마리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한국건강관리협회 메디체크연구소의 정밀 분석 결과, 이 기생충은 국내에서는 극히 드문 흡충류의 일종인 '이전고환극구흡충(Echinostoma cinetorchis)'으로 최종 확인됐다.'이전고환극구흡충' 감염이 국내에서 공식 보고된 것은 2014년 이후 무려 10년 만의 일이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발견 위치였다. 대부분의 흡충류가 소장에서 기생하는 것과 달리, 이번 사례에서는 소장 말단뿐만 아니라 대장에서까지 성충이 발견되어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이는 기생충이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인체에 적응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해당 사례의 학술적 가치와 경고의 의미를 인정받아, 세계적인 권위의 국제 학술지 '신종 감염병(EID)'에 발표되기에 이르렀다.질병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국내 기생충 감염 신고는 2014년 3296건에서 2024년 551건으로 10년 새 80% 이상 급감했다. 하지만 이 통계의 이면에는 더 교활하고 예측 불가능한 '희귀 기생충'의 역습이라는 함정이 숨어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야생 나물 채취나 텃밭 가꾸기 중 흙에 오염된 기생충 알에 노출되는 경우 ▲다슬기, 은어, 민물 게 등 민물 생물을 날것으로 먹거나 덜 익혀 먹는 경우를 주요 감염 경로로 지목한다.설상가상으로, "기생충이 장애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등 과학적 근거가 전무한 불법 건강 정보가 온라인을 통해 퍼지며 취약계층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정보 접근성이 낮은 노인이나 환자, 장애인들이 이런 허위 광고에 현혹되어 치명적인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한다. 기생충 감염은 인체의 영양분을 빼앗고 심각한 염증 반응과 합병증을 유발하는 명백한 질병이지, 결코 건강 비법이 될 수 없다.한국건강관리협회는 전국 17개 지부에서 내시경 검사 등을 통해 기생충 감시 활동을 벌이는 한편, 질병관리청과 협력하여 국가 감염 실태조사에 참여하는 등 보이지 않는 위협에 맞서 방역의 최전선을 지키고 있다. 잊혀가던 기생충의 귀환은 우리에게 방심은 금물이라는 명확한 메시지를 던진다. 나의 건강한 생활 습관이 사실은 감염의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고, 음식물은 반드시 익혀 먹고 출처가 불분명한 민간요법을 맹신하지 않는 등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할 때다.
- 어젯밤 '성관계' 했더니…모기 1.4배 더 몰렸다?
매년 여름, 누군가는 모기 한 방 물리지 않고 편안한 밤을 보내는 반면, 유독 온몸이 '모기 밥'이 되어 밤새 가려움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내 피가 더 단가?"라며 농담처럼 넘겼던 이 불공평한 현상의 비밀이 마침내 과학적으로 밝혀졌다. 네덜란드 연구진의 대규모 실험 결과, 모기는 술을 마시고, 성관계를 가지며,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는, 이른바 '향락적인 삶'을 사는 사람을 압도적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네덜란드 라드바우드대 의료센터의 사라 린 블랑켄 박사 연구팀은 세계 최대 규모의 '인간 모기 자석' 찾기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연구팀은 2023년 8월, 네덜란드의 유명 음악 축제인 '로우랜즈 페스티벌' 한복판에 컨테이너 4개를 연결한 특별 실험실을 차렸다. 축제의 열기를 즐기던 465명의 참가자들이 이 흥미로운 실험에 기꺼이 참여했다.실험 방식은 간단하면서도 치밀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익명으로 위생 상태(아침 샤워 여부), 음주량, 그리고 "전날 밤 텐트에서 다른 사람과 함께 잠을 잤는지"를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는 간접적으로 성관계 여부를 파악하기 위함이었다. 이후 투명한 우리 안에 굶주린 암컷 모기를 넣고, 참가자의 팔 냄새와 달콤한 설탕물 중 어느 쪽에 더 강하게 이끌리는지를 관찰했다. 물론, 참가자들이 실제로 모기에 물리는 일은 없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결과는 놀라웠다. 전날 밤 맥주를 마신 사람들은 술을 전혀 마시지 않은 사람들보다 무려 1.35배나 모기에게 '매력적인 사냥감'으로 인식됐다. 알코올이 분해되면서 내뿜는 특정 대사산물이 모기를 강력하게 유인한 것이다.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성관계'와 관련된 결과였다. 전날 밤 다른 사람과 잠자리를 함께한, 즉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추정되는 참가자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1.34배 더 모기들의 집중 공격 타깃이 되었다. 이는 성관계 시 상승하는 체온과 호흡량 증가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 그리고 피부에서 분비되는 특정 화학 물질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반대로 모기에게 '인기 없는' 사람들의 특징도 명확하게 드러났다. 아침 샤워를 건너뛰었지만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 사람들은 모기의 유인도가 절반(0.52배)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자외선 차단제의 특정 성분이 모기의 후각을 마비시키거나 인간의 체취를 가리는 '천연 방패' 역할을 한 셈이다.연구진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모기에게 인기 있는 사람들의 피부 미생물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이들의 피부에는 악취를 만드는 것으로 알려진 '연쇄구균'을 비롯한 특정 세균의 양이 월등히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즉, 음주와 성관계 같은 활동이 피부의 미생물 생태계를 변화시켜 모기가 좋아하는 '냄새'를 풍기게 만든다는 것이다.블랑켄 박사는 "이번 연구는 모기의 매력도에 관해 실시된 역대 최대 규모의 연구"라고 자부하며, "모기는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고, 술을 마시며, 다른 사람과 잠자리를 함께한 사람을 명백히 선호한다. 결론적으로 모기는 인간 중에서도 향락적인 삶을 사는 이들을 좋아한다는 뜻"이라고 요약했다. 올여름, 모기에게 물리고 싶지 않다면 당신의 라이프스타일을 먼저 돌아봐야 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