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일보
- 계란 썩는 냄새 트림, 무시했다간 '위암'일 수도…
무심코 하는 트림을 단순히 소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으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는 전문가의 경고가 나왔다. 내과 전문의 김지은 원장은 트림의 냄새와 맛을 통해 특정 질환의 발병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며, 몸이 보내는 중요한 신호에 귀를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김 원장에 따르면, 건강한 성인은 하루 평균 20~30회가량 트림을 하며 이는 지극히 정상적인 범주에 속한다. 다만 나이가 들면서 식도와 위 사이의 조임근 기능이 약화되어 트림 횟수가 자연스럽게 늘어날 수 있다. 또한, 양파, 밀가루, 기름진 음식, 탄산음료처럼 체내에서 가스를 많이 생성하는 음식을 섭취하거나, 껌을 씹고 빨대로 음료를 마시거나 흡연하는 습관 등은 의도치 않게 많은 공기를 삼키게 해 잦은 트림을 유발한다. 이러한 경우는 대부분 식습관 및 생활 습관 교정만으로도 충분히 개선될 수 있다.하지만 진짜 문제는 트림과 함께 동반되는 '불쾌한 냄새와 맛'이다. 이는 단순한 소화불량을 넘어 우리 몸속 특정 장기에 문제가 생겼다는 위험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가장 먼저, 트림 후 입안에 씁쓸한 맛이 느껴진다면 담낭(쓸개)의 기능 이상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담낭의 운동 기능에 장애가 생기거나 담낭염 등으로 인해 소화를 돕는 담즙이 위나 식도로 역류하면서 쓴맛을 유발하는 것이다. 이는 십이지장 궤양의 신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신맛' 나는 트림은 현대인의 고질병으로 불리는 위식도역류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강한 산성을 띤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면서 식도 점막을 자극하고 손상시켜 속 쓰림, 가슴의 답답함 및 통증을 유발하며, 이때 시큼한 냄새와 맛을 동반한 트림이 발생한다. 과도한 음주, 흡연, 잦은 커피 섭취와 같은 잘못된 생활 습관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가장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신호는 바로 '썩은 냄새'다. 만약 트림에서 계란 썩는 냄새나 음식물이 부패한 듯한 심한 악취가 난다면, 이는 위 기능이 심각하게 저하되었음을 시사하는 강력한 경고다. 위궤양이나, 최악의 경우 위암으로 인해 소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면 섭취한 음식물이 위 속에 배출되지 못하고 장시간 머물며 부패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악취 가스가 트림과 함께 역류하는 것이다.김 원장은 이처럼 특정 냄새나 맛을 동반한 트림이 일시적이지 않고 지속된다면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우리 몸이 보내는 구조 신호일 수 있으므로,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원인을 진단받고 근본적인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자외선 차단제만 믿다간 '폭삭' 늙는다…피부 속 태우는 진짜 주범의 정체
우리는 피부 노화의 주범을 이야기할 때 습관적으로 '자외선'을 지목한다. 햇빛에 그을린 피부 위에 나타나는 주근깨, 기미, 잡티와 같은 '광노화(Photoaging)' 현상은 이미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상식이다. 자외선 A(UVA)와 B(UVB)에 의해 피부 표피층이 손상되는 이 과정은 눈에 직접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자외선 차단제 사용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과연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바르는 것만으로 모든 피부 노화로부터 완벽하게 해방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정답은 '아니오'다. 우리 피부를 늙게 만드는, 빛보다 교활하고 자외선보다 깊숙이 침투하는 또 다른 주범, 바로 '열(Heat)'이 존재하기 때문이다.'열노화(Thermal Aging)'는 광노화와는 전혀 다른 메커니즘으로 피부를 공격한다. 열에 의해 피부 온도가 상승하면서 시작되는 이 과정은 자외선이 닿지 못하는 피부 깊은 곳, 진피층에서 은밀하게 진행된다. 그 결과는 광노화보다 훨씬 치명적이다. 피부의 구조적 지지대가 무너지면서 탄력이 급격히 저하되고, 피부가 힘없이 처지며, 굵고 깊은 주름이 자리 잡는다. 심지어 피부 전체의 두께가 얇아지는 현상까지 발생한다.더 큰 문제는 열노화를 유발하는 환경이 우리의 일상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는 점이다. 뜨거운 여름철의 열기뿐만이 아니다. 중년 여성들이 피로를 풀기 위해 즐겨 찾는 사우나와 찜질방의 고온, 매일 아침 머리를 말리는 드라이기의 뜨거운 바람, 심지어 주방에서 요리할 때 피어오르는 열기까지 모두 피부 온도를 높여 열노화를 가속하는 주범이다. 다가올 겨울철, 실내를 데우는 히터 바람 역시 피할 수 없는 열 자극이다. 사실상 우리는 자외선으로부터는 숨을 수 있어도, 열로부터는 1년 365일 자유로울 수 없는 셈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열의 위험성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무관심하다. 광노화는 비교적 단기간에 피부 겉으로 드러나 경각심을 주지만, 열노화는 수년에 걸쳐 반복적인 열 자극이 축적되어 서서히, 그리고 깊숙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마치 '느린 화상'처럼, 우리가 그 위험을 인지했을 때는 이미 피부 속 구조가 상당 부분 손상된 후일 가능성이 높다.수많은 화상 환자들의 사례는 '피부 역시 열에 의해 파괴될 수 있는 생체 조직'이라는 명백한 사실을 증명한다. 과학적으로 열 자극은 피부의 표피와 진피를 단단히 연결하는 핵심 단백질 '니도겐(Nidogen)'과 진피층의 주요 구성 요소인 '콜라겐 VI'의 생성을 억제한다. 이는 피부 구조의 뼈대를 약화시키고, 나아가 피부 지지대의 핵심인 '콜라겐 I'의 대규모 손실로 이어진다. 결국 표피와 진피가 분리되는 끔찍한 '해리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한번 시작된 이 현상은 추가적인 열 노출이 없어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스스로 악화되는 무서운 특징을 가진다. 열 자극이 피부 세포의 유전자 발현에 깊은 흉터를 남겨, 피부의 겉과 속 모두를 돌이킬 수 없는 노화의 길로 밀어 넣는 것이다.여름철이면 쏟아져 나오는 '쿨링' 제품들은 어떨까? 피부 표면의 온도를 일시적으로 낮춰주는 것은 가능하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이미 열로 인해 손상된 피부 속 깊은 곳의 조직을 회복시키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진정한 노화 방지는 화상 회복 치료와 같이 손상된 피부 구조를 근본적으로 복구하는 과정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 혹시 당신도? '깜빡'하는 단기기억 오류, ADHD·조현병의 전조 신호일 수 있다
일상에서 우리는 수시로 단기기억의 한계에 부딪힌다. 방금 들은 전화번호, 잠시 본 주차장 기둥 번호, 대화 중 나온 상대방의 이름 등 찰나의 정보를 붙잡아두는 능력은 학습과 소통의 핵심이지만, 이 정보들은 너무나도 쉽게 허공으로 흩어진다. 그렇다면 이처럼 허무하게 기억이 사라지는 것은 처음부터 정보가 잘못 입력되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저장된 정보가 시간이 지나면서 변질되는 것일까? 이 오랜 질문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국내 연구진이 찾아냈다.한국뇌연구원은 감각·운동시스템 연구그룹의 라종철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생쥐 실험을 통해, 정확하게 입력된 기억 정보라 할지라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뇌 신경세포의 신호가 점차 흐트러지며 다른 선택지로 '표류'하고, 이 현상이 결국 기억 오류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는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뇌 속에서 기억의 '변질'이 일어날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 것이다.연구팀은 이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정교한 실험을 설계했다. 먼저 생쥐에게 특정 시각 정보를 잠시 기억하게 한 뒤, 그 정보에 맞춰 정확한 방향으로 반응해야만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지연일치 행동과제'를 수행하게 했다. 인간으로 치면, 잠깐 본 이미지나 단어를 기억했다가 여러 선택지 중 올바른 것을 골라내는 것과 유사하다.연구의 핵심은 이 과제를 수행하는 생쥐의 뇌 속을 실시간으로 들여다보는 것이었다. 연구팀은 살아있는 뇌의 특정 신경세포 활동을 빛으로 추적하는 최첨단 기술인 '이광자 칼슘 영상법'을 활용했다. 특히 감각 정보를 통합하고 기억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뇌 영역인 '후두정피질(PPC)'의 신경세포 활동을 집중적으로 관찰했다.그 결과, 놀라운 현상이 발견되었다. 생쥐가 정답을 맞혔을 때와 틀렸을 때의 뇌 활동을 비교 분석하자, 기억을 유지하는 짧은 시간 동안 후두정피질의 신경 신호가 마치 길을 잃은 듯 본래의 목표(정답)에서 벗어나 다른 선택지(오답) 쪽으로 서서히 표류하는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즉, 처음에는 '사과'라고 정확히 기억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뇌 속 신호가 저절로 '배'나 '오렌지' 쪽으로 옮겨가는 현상이 실제로 일어남을 확인한 셈이다. 연구팀은 다양한 신경군집분석 기법을 통해 이러한 '신호의 표류'가 단순한 노이즈가 아니라, 행동 오류, 즉 기억 실패와 직접적으로 연결된다는 인과관계를 명확히 입증했다.이번 연구를 이끈 라종철 책임연구원은 "기억이 아무리 정확하게 입력되었더라도, 뇌 속에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신호가 자연스럽게 흐트러질 수 있다는 구체적인 과학적 증거를 제시했다"고 그 의의를 설명했다.이 발견은 단순한 기억력의 비밀을 푸는 데 그치지 않는다. 조현병(정신분열병)이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와 같이 단기기억 손상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나는 다양한 신경정신질환의 근본적인 원인을 이해하고, 나아가 조기 진단 기술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뇌의 신호를 해석하여 기계를 제어하는 뇌-기계 인터페이스(BCI)와 같은 첨단 기술의 정밀도를 높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적인 생명과학 분야 학술지 '플로스 생물학(PLOS Biology)' 최신호에 게재되며 그 중요성을 인정받았다.
- 노안 잡는 '신개념 안약'… 효과는 '대박'인데 "두통 올 수도"
전 세계 수억 명의 일상에 불편을 초래하는 노안. 나이가 들면서 수정체의 탄력이 떨어져 가까운 글씨나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는 이 증상은, 이제 안경이나 수술 없이 안약만으로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 최근 유럽의 권위 있는 학회에서 발표된 한 연구 결과가 노안으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의 빛을 던지고 있다.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노안연구센터의 지오반나 베노찌 소장이 이끄는 연구팀은 유럽백내장굴절수술학회(ESCRS) 연례 학술회의에서 특정 안약을 하루 두 번 점안하는 것만으로 근거리 시력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었다는 놀라운 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돋보기의 번거로움이나 수술에 대한 심리적, 경제적 부담감으로 노안 교정을 망설여왔던 많은 이들에게 가히 혁명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이번 연구는 아르헨티나에서 총 766명의 노안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연구진이 사용한 안약은 동공을 미세하게 수축시켜 초점 심도를 깊게 만드는 약물인 '필로카르핀'과, 점안 시 발생할 수 있는 염증이나 자극을 완화하는 '디클로페낙'을 혼합한 점안액이다. 참가자들은 아침에 일어난 직후와 약 6시간 뒤, 하루에 총 두 차례 이 안약을 눈에 넣는 간단한 방식으로 임상에 참여했다.그 결과는 실로 경이로웠다. 연구팀은 약물 농도에 따라 그룹을 나누어 효과를 관찰했는데, 가장 낮은 농도인 필로카르핀 1% 그룹(148명)에서조차 무려 99%의 참가자가 시력 검사표에서 기존보다 두 줄 이상을 추가로 읽어내는 데 성공했다. 2% 그룹(248명)에서는 69%, 3% 그룹(370명)에서는 84%의 참가자가 세 줄 이상을 더 읽을 수 있게 되는 등 뚜렷한 시력 개선 효과를 보였다.연구진은 "첫 점안 후 단 1시간 만에 평균 3.45 예거 라인(근시력 측정 단위)만큼의 시력 개선 효과가 나타났으며, 이는 가까운 거리는 물론 원거리와 중간 거리 모두에서 초점이 향상되는 양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더욱 놀라운 점은 이 개선 효과가 무려 2년 동안 지속되었다는 사실이다. 연구를 이끈 베노찌 소장은 "이번 점안 요법은 기존의 노안 치료법을 대체할 수 있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연구 과정에서 일부 참가자들에게서 일시적으로 시야가 어두워지거나, 점안 시 자극감, 두통과 같은 부작용이 보고되었다. 이에 연구진과 학회 측은 해당 안약의 장기적인 안전성과 효과를 완벽하게 검증하기 위해서는 더 넓은 인구 집단을 대상으로 한 추가적인 다기관, 장기 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르카르트 딕 ESCRS 차기 회장 역시 "매우 유망한 결과지만, 상용화를 논하기 전에 더 넓은 범위의 장기 연구를 통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결론적으로 이번 임상 결과는 수술이나 안경 없이 노안을 관리할 수 있는 비침습적 치료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비록 당장 상용화될 단계는 아니지만, 추가 연구를 통해 안전성이 입증된다면 인류의 삶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게임 체인저'가 될 잠재력은 충분해 보인다.
- 알고 마시면 충격…수입 멸균우유, '이것'까지 파괴된 채 식탁에 오른다
우리가 마트에서 무심코 집어 드는 국산 신선우유 한 팩에는 '3일의 과학'이라 불리는 놀라운 시스템이 숨어있다. 목장에서 갓 짜낸 원유가 4℃로 급속 냉각되어 살균과 균질화 공정을 거쳐 전국 각지의 소비자 손에 들어가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72시간. 이는 단순한 배송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생산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이 촘촘하게 설계된 '콜드체인(Cold Chain)'이라는 정교한 과학 시스템의 결과물이다. 수개월간 망망대해를 건너온 수입 멸균우유에서는 결코 찾을 수 없는 가치다.최근 건강한 식생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각종 첨가물과 복잡한 가공 과정을 거친 '초가공식품'을 멀리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국산 신선우유는 가장 확실하고 손쉬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고려대학교 화학과 이광렬 교수는 "국산 신선우유는 자연에서 갓 얻은 영양을 최소한의 처리만으로 담아낸, 자연에 가장 가까운 식품"이라며 "복잡한 성분표를 들여다볼 필요 없이, 건강한 한 끼를 완성하는 가장 현명한 해법"이라고 그 가치를 설명했다.국산 신선우유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신선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우유는 단백질, 칼슘, 지방, 비타민 등 수많은 영양소가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된 '식품 매트릭스(Food Matrix)'라는 독특한 구조를 이룬다. 이 구조 덕분에 각각의 영양소를 따로 섭취할 때보다 체내 흡수율과 생체 이용률이 비약적으로 높아진다. 마치 잘 짜인 오케스트라처럼 시너지를 내는 것이다. 이는 성장기 아이들의 골격 형성부터 중장년층의 근감소증 예방 및 면역력 유지에 이르기까지, 전 세대에 걸쳐 우유가 필수적인 이유를 설명해준다. 하지만 빛과 온도 변화에 민감한 비타민과 단백질 구조를 온전히 지켜내기 위해서는 생산부터 소비까지 단 한 순간도 끊어지지 않는 철저한 냉장 유통 시스템이 전제되어야만 한다.반면, 수입 멸균우유는 태생적으로 이러한 신선함과 영양학적 온전함을 담보하기 어렵다. 최소 수개월이 소요되는 운송 기간 동안 변질을 막기 위해 140℃가 넘는 초고온에서 모든 미생물과 함께 영양소의 일부와 본연의 풍미까지 '멸균'시켜버리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열에 약한 수용성 비타민은 파괴되고 단백질은 변성되어 흡수율이 떨어진다. 이광렬 교수는 "고온 처리는 우유 본연의 고소하고 담백한 맛을 해치고, 단백질 변성으로 인해 때로는 비릿한 맛이나 인공적인 맛을 느끼게 하는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소비자 입장에서 국산 신선우유를 선택하는 것은 단순히 '맛있는 우유'를 넘어, '믿을 수 있는 우유'를 선택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체세포 수와 세균 수 등 원유의 품질 등급을 결정하는 핵심 지표들이 투명하게 관리되고, 생산 이력을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은 소비자에게 깊은 신뢰를 준다. 이는 곧 우리 낙농 산업 전체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착유, 가공, 유통에 이르는 24시간 논스톱 시스템은 농가와 기업, 물류업체가 유기적으로 협력해야만 유지될 수 있는 거대한 산업 생태계이며, 이 안정적인 콜드체인이야말로 세계 시장에서 '신선함'이라는 차별점을 내세울 수 있는 튼튼한 기반이다.결국 우유 한 팩의 선택은 단순한 기호의 문제를 넘어, 우리 몸과 우리 사회의 건강을 위한 가치 소비라 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기 어려운 수입 멸균우유보다, 우리 땅에서 생산되어 가장 자연에 가까운 형태로 우리 식탁에 오르는 국산 신선우유의 가치를 누리는 것은 소비자의 당연한 권리"라고 힘주어 말했다.
- 다슬기, 민물회 즐기시나요? 소장 넘어 대장까지 파고드는 '신종' 기생충의 습격
위생 수준의 향상으로 이제는 먼 옛날이야기가 된 줄 알았던 기생충의 공포가 2024년 대한민국을 다시 덮쳤다. 국내에서는 거의 박멸된 것으로 여겨졌던 희귀 기생충이 10년 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전체 감염 신고 건수는 감소하는 추세지만, 해외여행의 보편화, 유기농 및 날것을 선호하는 식문화의 변화, 반려동물 인구 증가 등 현대인의 생활 방식 변화를 틈타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기이하고 새로운 감염 사례가 속출하고 있어 보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사건의 발단은 최근 내과를 찾은 60대 여성 A씨의 사례다. A씨는 수개월간 원인 모를 위장관 불편감과 소화불량, 변비와 설사가 반복되는 증상에 시달렸다. 정확한 원인을 찾기 위해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던 의료진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A씨의 대장 속에서 꿈틀거리는 성충 4마리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한국건강관리협회 메디체크연구소의 정밀 분석 결과, 이 기생충은 국내에서는 극히 드문 흡충류의 일종인 '이전고환극구흡충(Echinostoma cinetorchis)'으로 최종 확인됐다.'이전고환극구흡충' 감염이 국내에서 공식 보고된 것은 2014년 이후 무려 10년 만의 일이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발견 위치였다. 대부분의 흡충류가 소장에서 기생하는 것과 달리, 이번 사례에서는 소장 말단뿐만 아니라 대장에서까지 성충이 발견되어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이는 기생충이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인체에 적응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해당 사례의 학술적 가치와 경고의 의미를 인정받아, 세계적인 권위의 국제 학술지 '신종 감염병(EID)'에 발표되기에 이르렀다.질병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국내 기생충 감염 신고는 2014년 3296건에서 2024년 551건으로 10년 새 80% 이상 급감했다. 하지만 이 통계의 이면에는 더 교활하고 예측 불가능한 '희귀 기생충'의 역습이라는 함정이 숨어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야생 나물 채취나 텃밭 가꾸기 중 흙에 오염된 기생충 알에 노출되는 경우 ▲다슬기, 은어, 민물 게 등 민물 생물을 날것으로 먹거나 덜 익혀 먹는 경우를 주요 감염 경로로 지목한다.설상가상으로, "기생충이 장애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등 과학적 근거가 전무한 불법 건강 정보가 온라인을 통해 퍼지며 취약계층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정보 접근성이 낮은 노인이나 환자, 장애인들이 이런 허위 광고에 현혹되어 치명적인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한다. 기생충 감염은 인체의 영양분을 빼앗고 심각한 염증 반응과 합병증을 유발하는 명백한 질병이지, 결코 건강 비법이 될 수 없다.한국건강관리협회는 전국 17개 지부에서 내시경 검사 등을 통해 기생충 감시 활동을 벌이는 한편, 질병관리청과 협력하여 국가 감염 실태조사에 참여하는 등 보이지 않는 위협에 맞서 방역의 최전선을 지키고 있다. 잊혀가던 기생충의 귀환은 우리에게 방심은 금물이라는 명확한 메시지를 던진다. 나의 건강한 생활 습관이 사실은 감염의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고, 음식물은 반드시 익혀 먹고 출처가 불분명한 민간요법을 맹신하지 않는 등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할 때다.
- 어젯밤 '성관계' 했더니…모기 1.4배 더 몰렸다?
매년 여름, 누군가는 모기 한 방 물리지 않고 편안한 밤을 보내는 반면, 유독 온몸이 '모기 밥'이 되어 밤새 가려움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내 피가 더 단가?"라며 농담처럼 넘겼던 이 불공평한 현상의 비밀이 마침내 과학적으로 밝혀졌다. 네덜란드 연구진의 대규모 실험 결과, 모기는 술을 마시고, 성관계를 가지며,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는, 이른바 '향락적인 삶'을 사는 사람을 압도적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네덜란드 라드바우드대 의료센터의 사라 린 블랑켄 박사 연구팀은 세계 최대 규모의 '인간 모기 자석' 찾기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연구팀은 2023년 8월, 네덜란드의 유명 음악 축제인 '로우랜즈 페스티벌' 한복판에 컨테이너 4개를 연결한 특별 실험실을 차렸다. 축제의 열기를 즐기던 465명의 참가자들이 이 흥미로운 실험에 기꺼이 참여했다.실험 방식은 간단하면서도 치밀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익명으로 위생 상태(아침 샤워 여부), 음주량, 그리고 "전날 밤 텐트에서 다른 사람과 함께 잠을 잤는지"를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는 간접적으로 성관계 여부를 파악하기 위함이었다. 이후 투명한 우리 안에 굶주린 암컷 모기를 넣고, 참가자의 팔 냄새와 달콤한 설탕물 중 어느 쪽에 더 강하게 이끌리는지를 관찰했다. 물론, 참가자들이 실제로 모기에 물리는 일은 없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결과는 놀라웠다. 전날 밤 맥주를 마신 사람들은 술을 전혀 마시지 않은 사람들보다 무려 1.35배나 모기에게 '매력적인 사냥감'으로 인식됐다. 알코올이 분해되면서 내뿜는 특정 대사산물이 모기를 강력하게 유인한 것이다.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성관계'와 관련된 결과였다. 전날 밤 다른 사람과 잠자리를 함께한, 즉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추정되는 참가자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1.34배 더 모기들의 집중 공격 타깃이 되었다. 이는 성관계 시 상승하는 체온과 호흡량 증가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 그리고 피부에서 분비되는 특정 화학 물질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반대로 모기에게 '인기 없는' 사람들의 특징도 명확하게 드러났다. 아침 샤워를 건너뛰었지만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 사람들은 모기의 유인도가 절반(0.52배)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자외선 차단제의 특정 성분이 모기의 후각을 마비시키거나 인간의 체취를 가리는 '천연 방패' 역할을 한 셈이다.연구진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모기에게 인기 있는 사람들의 피부 미생물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이들의 피부에는 악취를 만드는 것으로 알려진 '연쇄구균'을 비롯한 특정 세균의 양이 월등히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즉, 음주와 성관계 같은 활동이 피부의 미생물 생태계를 변화시켜 모기가 좋아하는 '냄새'를 풍기게 만든다는 것이다.블랑켄 박사는 "이번 연구는 모기의 매력도에 관해 실시된 역대 최대 규모의 연구"라고 자부하며, "모기는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고, 술을 마시며, 다른 사람과 잠자리를 함께한 사람을 명백히 선호한다. 결론적으로 모기는 인간 중에서도 향락적인 삶을 사는 이들을 좋아한다는 뜻"이라고 요약했다. 올여름, 모기에게 물리고 싶지 않다면 당신의 라이프스타일을 먼저 돌아봐야 할지도 모른다.
- 머리 깨질 듯한 두통? 당신의 뇌혈관이 터지기 직전이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기운이 감돌며 일교차가 크게 벌어지는 요즘 같은 환절기는 '중풍'이라 불리는 뇌졸중 발병 위험이 급격히 높아지는 시기이다. 뇌졸중은 뇌혈관에 갑작스러운 문제가 발생하여 뇌 기능에 치명적인 손상을 초래하는 질환으로,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나뉜다.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혀 뇌 조직이 손상되는 '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져 출혈이 발생하는 '뇌출혈'이 그것이다.뇌졸중은 예고 없이 찾아오는 경우가 많지만, 몸에 힘이 빠지거나 팔다리 한쪽에 감각이 둔해지는 등의 초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 외에도 갑자기 말이 어눌해지거나 안면마비, 시력 저하 등이 동반된다면 뇌졸중의 전조증상일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특히 환절기에는 기온 변화가 혈관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대한뇌졸중학회 공식 학술지 'Journal of Stroke'에 실린 국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교차가 1도 증가할 때마다 급성 뇌졸중의 위험이 2.4% 증가하며, 65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그 위험이 2.7%까지 치솟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뇌출혈은 3~4월과 9~11월에 발병률이 급증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일교차가 심한 환절기 아침저녁 기온 변화가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압을 급격히 상승시켜 혈관 파열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이다.뇌출혈의 대표적인 전조증상으로는 갑작스러운 한기, 어지럼증, 구토, 그리고 망치로 맞은 듯한 극심한 두통이 있다. 또한 말이 어눌해지는 언어 장애, 경련, 안면마비, 감각 저하, 시야 장애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이러한 증상 중 하나라도 나타난다면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뇌출혈의 가장 흔한 원인은 바로 '고혈압'이다. 고혈압은 혈관 벽을 지속적으로 자극하여 손상을 입히고, 이로 인해 혈관은 점차 딱딱해지고 신축성을 잃게 된다. 이러한 상태에서 혈압이 순간적으로 급격히 오르면 약해진 혈관이 터져 뇌출혈로 이어지는 것이다. 고혈압 외에도 뇌동맥류, 뇌혈관 기형, 외상, 출혈성 질환, 그리고 항응고제 복용 등도 뇌출혈 위험을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뇌출혈 발생 시 가장 중요한 것은 '골든타임'을 사수하는 것이다. 뇌출혈은 발생 후 3시간 이내에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따라서 위에서 언급된 전조증상이 나타난다면 지체 없이 119에 신고하여 병원으로 이송되어야 한다.뇌출혈은 진단 결과에 따라 약물, 수술, 재활치료 등으로 치료가 이루어진다. 하지만 치료 후에도 재발 방지를 위한 꾸준한 고혈압 관리와 생활 습관 교정은 필수적이다.특히 60대 이상, 가족력,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신장 질환을 가진 분들은 고혈압 고위험군에 속하므로 더욱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적정한 체중을 유지하고, 매일 30분 이상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혈압 관리에 큰 도움이 된다.식습관 개선 또한 중요하다. 술과 담배는 혈관 건강에 치명적이므로 반드시 끊어야 하며, 나트륨 섭취를 줄이고 양질의 영양소를 섭취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루 염분 섭취량을 5g 이하로 제한하고, 통곡물, 채소, 과일 등 불포화지방산과 칼륨이 풍부한 식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환절기 뇌졸중은 충분히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는 질환이다. 평소 자신의 혈압을 인지하고 꾸준히 관리하며,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한 뇌졸중의 전조증상을 숙지하고 응급 상황 발생 시 신속하게 대처한다면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다.
- 카레 먹고 혈당 치솟는 이유, '이것' 먼저 안 먹어서?
'당뇨병 전 단계'라는 경고등이 켜진 사람들이 급증하면서, 일상 속 식단 관리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수많은 건강 정보 속에서, 몸에 좋다고 알려진 '카레'는 과연 혈당 관리의 아군일까, 아니면 적군일까? 카레의 주원료인 강황 속 커큐민 성분은 세포 손상을 막고 염증을 예방하는 강력한 항산화 물질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건강한 이미지만 믿고 동네 마트에서 무심코 집어 든 카레 제품으로 만든 '카레라이스' 한 그릇이, 당신의 혈당을 롤러코스터처럼 요동치게 만드는 '달콤한 배신'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문제의 핵심은 카레 그 자체가 아니라, 우리가 카레를 소비하는 방식, 즉 '카레라이스'에 있다. 카레라이스는 이름 그대로 '카레'와 '밥'의 조합이다. 카레 소스는 비교적 혈당지수(GI)가 낮을 수 있지만, 여기에 함께 곁들이는 흰쌀밥은 혈당을 가장 빠르고 높게 올리는 대표적인 고탄수화물 식품이다. 설상가상으로 카레의 단골 재료인 감자 역시 혈당지수가 높은 탄수화물이다. 결국 카레라이스 한 그릇은 '탄수화물 + 탄수화물'이라는 최악의 조합으로, 식후 혈당을 급격히 치솟게 하는 '혈당 스파이크'의 주범이 될 수 있다.시중에서 판매되는 카레 가루나 레토르트 제품의 성분표를 꼼꼼히 살펴보면 문제는 더욱 명확해진다. 맛과 점도를 높이기 위해 첨가된 밀가루, 감자전분, 그리고 단맛을 내는 설탕까지 포함된 제품이 상당수다. 이는 강황의 건강 효과를 기대했던 소비자에게 실망감을 안겨줄 뿐만 아니라, 혈당 관리에 치명적인 '탄수화물 폭탄'을 선사하는 셈이다. 국가표준식품성분표에 따르면 일반적인 카레라이스 100g에는 약 25.2g의 탄수화물이, 조리된 카레 소스 100g에는 약 11.3g의 탄수화물과 7.41g의 당류가 포함되어 있다. 혈당을 관리해야 하는 사람에게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그렇다면 혈당 걱정 없이 카레를 건강하게 즐길 방법은 없는 것일까? 해답은 '재료의 대체'와 '식사 순서의 변화'라는 두 가지 간단한 원칙에 있다.먼저, 집에서 카레를 만들 때 혈당 관리의 주적인 흰쌀밥부터 바꿔야 한다. 식이섬유가 풍부해 혈당을 완만하게 올리는 현미, 보리 등 잡곡밥으로 대체하거나, 칼로리가 거의 없는 곤약밥을 활용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감자 대신 양파, 버섯, 브로콜리와 같이 혈당지수가 낮은 채소를 듬뿍 넣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양파에 풍부한 '크롬' 성분은 체내 인슐린 작용을 촉진하여 포도당 대사를 돕고 혈당 조절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고마운 영양소다. 물론, 잡곡밥이라도 과식은 금물이다. 밥의 양은 평소보다 줄이고, 다채로운 채소로 접시를 채우는 것이 핵심이다.두 번째 비결은 바로 '먹는 순서'에 있다. 혈당 스파이크는 탄수화물의 과다 섭취뿐만 아니라, 너무 빠른 식사 속도 때문에 발생하기도 한다. 음식을 급하게 먹으면 포도당이 혈액 속으로 빠르게 흡수되어 혈당이 수직으로 상승한다. 식사는 최소 20분 이상, 천천히 즐겨야 한다. 카레라이스를 먹을 때는 밥에 먼저 손을 대지 말고, 카레 속 브로콜리, 버섯, 양파 등 건더기 채소를 먼저 충분히 먹어주자. 밥보다 채소를 먼저 섭취하면, 채소의 식이섬유가 위장에서 먼저 자리를 잡아 일종의 '보호막' 역할을 하게 된다. 이후에 밥을 먹으면 탄수화물의 흡수 속도가 현저히 느려져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것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 이 간단한 습관 하나가 당신의 혈당을 안정적으로 지켜주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 같은 운동, 다른 결과!…심장 건강 지키려면 '아침' 아닌 '저녁'에 움직여라
'운동이 심장에 좋다'는 사실은 이제 누구나 아는 건강 상식처럼 여겨져 왔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일주일에 150분 이상의 중등도 유산소 운동(숨은 차지만 대화는 가능한 정도) 또는 75분 이상의 격렬한 유산소 운동(말을 이어가기 힘든 정도)을 꾸준히 실천하라고 권고한다. 하지만 이 권장 시간을 채우기만 하면, 우리 심장은 정말 최상의 보호를 받고 있는 것일까? 최근, 이 당연하게 여겨졌던 믿음에 새로운 화두를 던지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며 의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바로 운동의 '시간대'가 심장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결코 작지 않다는 것이다.미국의 저명한 매체 '퍼레이드'는 텍사스 심장 전문의 패트릭 키 박사의 말을 인용하며, "저녁 운동은 단순히 하루의 스트레스를 푸는 것을 넘어, 당신의 수명을 실질적으로 연장할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보도하며 '저녁 운동'의 잠재력에 주목했다.이 주장의 가장 강력한 근거는 2024년, 세계적인 당뇨병 학술지 '당뇨병 관리(Diabetes Care)'에 실린 한 대규모 연구에서 나왔다. 이 연구는 약 3만 명의 비만 성인(이 중 3천 명은 제2형 당뇨병 진단을 받음)을 대상으로 수년간의 운동 패턴과 건강 상태를 추적 분석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수많은 참가자 중 사망 위험과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가장 극적으로 낮게 나타난 그룹은 바로 '저녁 시간대(오후 6시~자정)'에 꾸준히 운동을 했던 사람들이었다. 아침이나 낮에 운동한 그룹과 비교했을 때 통계적으로 매우 유의미한 차이를 보인 것이다.그렇다면 왜 하필 '저녁' 운동이 이런 압도적인 효과를 보이는 것일까? 해답은 우리 몸의 생체 시계, 즉 '서카디안 리듬(Circadian Rhythm)'에 숨어있다. 이 생체 시계는 스트레스 호르몬(코티솔) 분비, 신경계 활동, 혈압과 혈관 기능 등 신체의 거의 모든 생리 활동을 24시간 주기로 정교하게 조율하는 지휘자 역할을 한다. 특히, 제2형 당뇨병 환자나 대사 증후군이 있는 사람들은 아침에 이미 혈압과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높은 상태로 하루를 시작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상태에서 아침 운동으로 몸에 부담을 주면, 혈압과 혈당이 더욱 불안정하게 치솟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마치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격이다.반면, 저녁 운동은 하루 동안 쌓인 스트레스 호르몬을 자연스럽게 감소시키고, 상대적으로 안정된 신체 상태에서 진행되므로 혈압과 혈당 반응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는 우리 몸의 자연스러운 리듬에 순응하며 운동 효과를 극대화하는 현명한 전략인 셈이다.물론, 많은 사람들이 '저녁 운동이 꿀잠을 방해하지는 않을까?'하는 우려를 가지고 있다. 이는 타당한 걱정이며, 전문가들은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심박수를 급격히 올리는 격렬한 운동은 잠자리에 들기 최소 2~4시간 전에, 가벼운 조깅이나 빠른 걷기 같은 중등도 운동은 최소 90분 전에는 마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양질의 수면은 운동만큼이나 심장 건강 회복과 유지에 필수적인 기둥이기 때문이다.저녁 운동이 심장 건강에 추가적인 이점을 제공한다는 과학적 증거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강조하는 것은 "어떤 시간이든, 운동을 아예 하지 않는 것보다 움직이는 것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낫다"는 사실이다. 저녁 운동이 이롭다는 연구 결과에 얽매여 스트레스를 받기보다는, 자신의 생활 패턴과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여 가장 즐겁고 지속 가능한 시간을 찾는 것이야말로, 장기적인 건강을 향한 가장 확실한 길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