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일보
- 말더듬는 사람들, '노력 부족' 아닌 '유전자 탓'
말을 유창하게 하지 못하고 소리나 단어를 반복하거나 말이 끊기는 증상이 지속되는 '말더듬증(stuttering)'이 단순한 말습관이나 심리적 원인이 아닌 유전적 특성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대규모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말더듬증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고 조기 진단 및 치료법 개발에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미국 밴더빌트대를 중심으로 한 국제 공동 연구팀은 유전자 분석 기업 '23앤드미(23andMe)'의 DNA 데이터를 활용해 말더듬증과 관련된 48개의 유전자를 확인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유전학(Nature Genetics)'에 최근 발표됐다. 연구팀은 약 10만 명의 말더듬증 경험자와 100만 명 이상의 말더듬증 비경험자의 유전체 정보를 비교하는 전장유전체연관분석(GWAS) 방법을 활용했다.말더듬증은 전 세계적으로 4억 명 이상이 경험하는 흔한 언어 장애로, 일반적으로 2~5세 사이에 시작된다. 그동안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오랜 기간 편견과 낙인의 대상이 되어왔다. 약 80%의 아이들은 치료 없이도 자연스럽게 회복되지만, 남성은 성인이 되어서까지 말더듬증이 지속되는 경우가 여성보다 4배가량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말더듬증을 겪는 청소년들은 학창 시절 괴롭힘을 당하거나 수업 참여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으며, 성인이 되어서도 구직이나 사회생활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다. 이러한 사회적 어려움은 말더듬증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적절한 지원이 필요함을 시사한다.연구팀은 말더듬증에 영향을 주는 48개의 유전자 중에서도 특히 VRK2라는 유전자에 주목했다. 이 유전자는 말더듬증뿐만 아니라 기존 연구에서 박자 감각이나 알츠하이머 환자의 언어 감퇴와 관련된 연구에서도 식별된 바 있다. 연구팀은 "음악성, 말하기, 언어능력을 관장하는 뇌 회로가 유전적으로 연결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제니퍼 빌로 밴더빌트대 유전학 연구소장은 "그동안 말더듬증이 왼손잡이라서, 또는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나 부모의 양육 방식 때문이라는 잘못된 믿음이 있었다"며 "이번 연구는 말더듬증이 개인의 특성이나 심리 때문이 아니라 명확하게 유전적 요인과 관련 있음을 증명했다"고 강조했다.특히 이번 연구에는 말더듬증을 갖고 있는 딜런 프루엣 밴더빌트 의과대학 박사후 연구원도 공동 저자로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프루엣 연구원은 "말더듬증에 다양한 유전자가 관여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만큼 말더듬증에 대한 낙인을 없애고 향후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도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이번 연구는 말더듬증에 대한 과학적 이해를 크게 향상시키고, 이를 통해 말더듬증을 겪는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과 효과적인 치료법 개발에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저지방'에 속지 마라! 진짜 건강한 땅콩버터 고르는 법, 단 한 가지만 확인하면 된다
최근 건강식으로 주목받고 있는 100% 무가당 땅콩잼(땅콩버터)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토스트, 샌드위치, 요거트 토핑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 땅콩버터는 단백질과 좋은 지방이 풍부해 건강 식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사과와 함께 섭취하면 혈당 스파이크를 예방하는 효과도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시장에는 무가당 땅콩버터뿐만 아니라 '저지방 땅콩버터'도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매체 Chowhound에 따르면, 이 '저지방' 제품이 실제로는 건강에 더 해로울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기준에 의하면, '피넛버터(Peanut Butter)'라는 명칭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원재료 중 최소 90% 이상이 땅콩이어야 한다. 그러나 시중에 판매되는 많은 '저지방 땅콩버터'는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땅콩버터 스프레드(Peanut Butter Spread)'로 표기되며, 실제 땅콩 함량이 상당히 낮은 경우가 많다.저지방 땅콩버터의 가장 큰 문제점은 부족한 식감과 풍미를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첨가물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설탕, 옥수수 시럽 고형분, 과도한 염분, 식물성 기름, 심지어 건강에 해로운 수소화유(트랜스지방)까지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결과적으로 지방 함량은 줄어들 수 있지만, 건강에 더 해로운 성분들을 섭취하게 되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한다.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땅콩에 자연적으로 포함된 단일불포화지방산이 심혈관 건강에 도움이 되는 '좋은 지방'이라는 사실이다. 적당량 섭취 시 이러한 지방은 오히려 건강에 유익하다. 반면, 저지방 제품에 흔히 포함되는 첨가당, 과도한 염분, 가공유지는 건강에 해롭다는 것이 영양학계의 중론이다.100% 순수 땅콩버터(내추럴 피넛버터)는 일반적으로 땅콩 100% 또는 소량의 소금만 포함하고 있어 원재료가 매우 단순하다. 맛은 상대적으로 덜 달 수 있지만, 건강한 선택이라는 점에서 그 가치가 충분하다. 또한, 저지방 땅콩버터와 100% 땅콩버터 모두 하루 권장량인 약 2큰술 기준으로 200kcal 내외로 열량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자연 땅콩버터가 더 고소하고 풍부한 맛을 제공한다는 평가도 많다. 결론적으로, 땅콩버터를 선택할 때는 '저지방'이라는 문구에 현혹될 필요 없이, 100% 땅콩 함유 표기만 확인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건강을 위한 선택이라면, 오히려 자연 그대로의 땅콩버터가 더 나은 옵션이 될 수 있다.
- 아침마다 이것만 해도 하루종일 '각성'... 커피보다 강력한 찬물 샤워의 놀라운 효능
무더운 여름, 기온이 새벽에도 29도를 넘는 날씨에 차가운 물을 뒤집어쓰고 싶은 충동이 든다. 이런 찬물 샤워는 단순히 더위를 식히는 것 이상의 다양한 건강상 이점을 제공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전문가들은 찬물 샤워의 적정 온도에 대해 "얼음처럼 너무 차가운 물은 피하고 대체로 섭씨 10~21도면 문제가 없다"고 조언한다. 또한 찬물 샤워 시간은 30초에서 3분 정도가 적당하며, 너무 오래 하는 것은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고 경고한다.찬물 샤워의 첫 번째 이점은 혈액 순환 개선이다. 낮은 온도의 물은 피부 표면의 혈관을 수축시켜 혈액을 더 깊은 조직으로 보내게 된다. 이 과정에서 전반적인 혈액 흐름이 향상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또한 찬물 샤워는 몸과 정신을 깨우는 데 탁월하다. 냉수 샤워는 저온에 대처하기 위한 신체의 반응으로 에피네프린(아드레날린) 분비를 증가시켜 각성도를 높인다. 한 연구에서는 찬물에 5분 동안 몸을 담근 사람들이 이후 더 활동적이 되고 각성된 느낌을 경험했다고 보고했다.면역력 증진 효과도 주목할 만하다. 연구에 따르면 30일간 연속적으로 하루에 30초씩 찬물 샤워를 한 사람들은 일반적인 샤워를 한 사람들보다 직장에 병가를 내는 비율이 29% 더 적었다. 이는 찬물 샤워가 질병의 심각성을 완화하고 면역 체계를 강화할 가능성을 시사한다.피부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차가운 물은 혈관을 수축시켜 피부의 붉은 기운과 부기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주사, 습진, 건선과 같은 염증성 피부 질환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알레르기 피부염, 두드러기, 햇볕에 탄 피부의 가려움증을 완화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또한 찬물은 뜨거운 물보다 피부를 덜 건조하게 만들고 천연 유분을 보존하는 장점이 있다.찬물 샤워는 전신의 염증을 감소시키고 통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낮은 온도는 염증을 줄이고 피부의 통증 수용체를 일시적으로 마비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는 부상 시 얼음찜질을 권장하고, 운동선수들이 운동 후 냉각 스프레이나 얼음 목욕을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여러 연구에서 이러한 한랭 요법이 운동으로 인한 염증과 통증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찬물 샤워는 더위를 식히는 것 외에도 혈액 순환 개선, 정신 각성, 면역력 강화, 피부 진정, 염증 및 통증 완화 등 다양한 건강상 이점을 제공한다. 다만 적절한 온도와 시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며, 건강 상태에 따라 의사와 상담 후 시도하는 것이 좋다.
- 러닝족 무릎·정강이 비상..“이게 다 달리기 때문"
최근 달리기 열풍이 전국을 강타하면서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러너들이 늘고 있다. 단순한 체중 감량을 넘어서 ‘러닝 그 자체의 즐거움’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지만, 준비운동 없이 무리한 운동을 하거나 잘못된 자세로 러닝을 지속할 경우 하지 관절이나 근육에 심각한 무리를 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특히 반복적 충격이 누적되면 대표적인 러닝 부상인 무릎연골연화증이나 전경골근 통증 증후군 같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무릎은 인체에서 체중 하중을 직접적으로 받는 주요 관절로, 구조적으로 안정성이 낮아 근육과 인대, 연골에 크게 의존한다. 러닝 시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은 체중의 약 8배에 달하며, 이로 인해 무릎 연골에 지속적인 마찰과 압력이 가해지면 연골이 점차 약화된다. 이처럼 연골이 정상보다 물러지고 약해지는 질환이 바로 '무릎연골연화증'이다. 무릎연골연화증의 초기 증상은 무릎 앞쪽의 통증과 무릎을 굽히거나 펼 때 발생하는 마찰음이 대표적이다. 증상이 심화되면 부종이나 열감이 동반되기도 한다. 수원나누리병원 관절센터 김중혁 부장은 “무릎연골연화증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선 MRI 검사를 통한 정밀 확인이 필수”라고 설명했다.초기에는 체외충격파, 도수치료, 운동치료 등 보존적 치료와 연골주사로 증상 완화가 가능하지만, 이를 방치할 경우 손상된 연골은 재생이 어렵고 관절염으로 악화될 수 있다. 이미 연골 손상이 심한 경우라면 관절내시경수술 등의 적극적인 치료가 요구된다.러너들이 주의해야 할 또 다른 질환은 '전경골근 통증 증후군'이다. 러닝 후 무릎이나 발목, 발바닥이 아픈 경우도 흔하지만, 일부는 정강이 부위에 통증을 호소한다. 이는 뼈의 문제가 아니라 ‘전경골근’이라는 근육에 무리가 가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전경골근은 정강이 앞쪽의 가장 큰 근육으로, 발목과 발등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김중혁 부장은 “전경골근 통증은 무리한 운동으로 인해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하고 수축되면서 나타난다”며 “특히 평소와 다른 운동 패턴을 갑자기 시도하거나 운동량을 급격히 늘리면 발병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이러한 통증은 발바닥이나 발등을 늘리는 스트레칭을 통해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꾸준한 스트레칭과 충분한 휴식으로도 통증이 개선되지 않고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단순한 근육통이 아닌 정식 질환일 수 있으므로 정형외과나 스포츠클리닉을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건강을 위해 시작한 러닝이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러닝 전 충분한 스트레칭과 단계적 운동 강도 조절, 올바른 러닝 자세 습득이 부상을 예방하는 첫걸음이다. 러닝 열풍 속에서 무리하지 않고 건강하게 운동을 지속하려면 내 몸의 신호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매일 ‘이 주스’ 두 잔, 고혈압에 효과 만점
비트 주스가 고혈압 개선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주목을 끌고 있다. 고혈압은 심장병, 뇌졸중, 치매 등 치명적인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만성 질환으로, 특히 고령 인구에게는 적극적인 예방과 관리가 필수적이다. 최근 영국 엑서터대학교 연구진은 비트 뿌리 농축 주스가 노년층의 혈압과 구강 내 미생물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연구는 60~70대 노인 36명과 30세 이하의 성인 3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실험 참가자들은 매일 아침과 저녁으로 비트 농축액 60mL를 섭취했고, 2주간 이 같은 섭취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측정했다. 결과는 노년층 참가자들에게서 뚜렷한 개선 효과가 나타났으며, 이 중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혈압의 유의미한 감소였다. 더불어, 참가자들의 구강 내 미생물 구성에서도 건강한 방향으로의 전환이 확인됐다.실제로 노년층 참가자들의 구강 내에서는 나이세리아균의 수가 증가하고, 반대로 염증 유발에 관여하는 프레보텔라균은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나이세리아균은 체내에서 질산염을 아질산염으로 전환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유익균이다. 질산염은 자연에서 흔히 발견되는 무기물로, 음식이나 음료를 통해 섭취된 후 체내에서 산화질소로 전환된다. 산화질소는 혈관을 확장시키고 이완시키는 작용을 하며, 혈압을 자연스럽게 조절하는 데 중요한 분자로 작용한다. 반면 프레보텔라균은 잇몸 질환이나 구강 내 염증, 전신성 염증 반응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으며, 이로 인해 혈관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특히 만성적인 구강 내 염증은 전신의 혈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구강 미생물 환경의 개선은 전신 건강과도 직결된다는 점에서 연구진은 주목했다.흥미로운 점은 30세 이하 젊은 참가자들에게서는 이 같은 변화가 거의 감지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혈압 수치에도 큰 변동이 없었고, 구강 내 미생물 조성 역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젊은 층은 체내 산화질소 생성 능력이 상대적으로 잘 유지돼 있기 때문에 외부에서 질산염을 추가 섭취한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비트는 대표적인 질산염 함유 식품으로, 적은 양을 섭취해도 혈관 확장 및 혈압 안정에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체내 질산염의 아질산염 전환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비트와 같은 질산염이 풍부한 식품을 외부에서 보충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이번 연구를 주도한 아니 반하탈로 교수는 “질산염이 풍부한 식단은 단순히 혈압 조절에만 국한되지 않고, 전반적인 혈관 건강 개선과 노화 지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비트를 싫어하거나 구하기 어려운 경우, 시금치·루콜라·샐러리·케일과 같은 녹색 채소를 통해서도 충분히 대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이 같은 식품들 역시 질산염 함량이 높아 유사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해당 연구는 지난 7월 3일 국제 학술지 *Free Radical Biology and Medicine*에 게재되었으며, 자연 성분 기반의 식이요법이 노년층의 만성질환 예방과 건강 증진에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 약물 치료에 앞서 식생활 개선을 통한 혈압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고령층의 건강관리 전략에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결국 이번 연구는 비트 주스를 포함한 질산염 기반 식품의 꾸준한 섭취가 단순한 혈압 조절을 넘어 전신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사례로, 자연식품 중심의 생활 습관 개선이 미래의 만성질환 예방에 있어 핵심적인 열쇠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다시금 부각시켰다.
- "항우울제 먹는데 맥주 한 잔 마셨더니..." 약과 술의 충격적인 상호작용 실체
평소 와인이나 칵테일을 즐기면서도 약을 복용 중이라면 둘을 함께해도 괜찮을지 고민하게 된다. 약과 술의 병용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약과 술을 함께하지 말라'는 일반적인 경고는 많이 들어봤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약과 어떤 술이 문제를 일으키는지, 그 위험성이 얼마나 되는지 명확히 알기 어렵다. 약을 먹은 직후에만 술을 피해야 하는지, 아니면 정기적으로 약을 복용하는 사람은 완전히 금주해야 하는지 의문이 생긴다. 약과 술의 상호작용은 약의 종류와 개인의 생리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특히 주의해야 할 7가지 약물군이 있다.첫째, 진통제다. 아세트아미노펜, 이부프로펜, 아스피린 같은 소염진통제(NSAIDs)는 술과 함께 복용하면 간 손상이나 위장 출혈 위험이 높아진다.둘째, 항우울제와 술의 조합은 약효를 떨어뜨리거나 우울증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SSRI, SNRI 등의 항우울제는 알코올과 함께 복용 시 졸림과 균형 감각 저하 등의 부작용도 나타난다.셋째, 일부 항생제는 술과 심각한 반응을 일으킨다. 메트로니다졸, 티니다졸 등의 항생제는 알코올과 함께 복용하면 두통, 홍조, 구역감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알코올은 체내 수분을 감소시켜 감염 회복을 지연시킨다.넷째, 항정신성 의약품은 알코올과 함께 복용 시 진정 작용이 과도해져 호흡 곤란, 저혈압, 실신, 심한 경우 발작이나 혼수상태까지 초래할 수 있다.다섯째,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이나 졸피뎀 같은 항불안제와 수면제는 술과 병용 시 심각한 졸림, 호흡 억제, 기억 상실, 비정상적 행동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여섯째, 인슐린이나 설폰요소제 계열의 당뇨약은 알코올과 함께 복용하면 저혈당이나 고혈당 위험이 증가한다. 특히 단맛이 강한 맥주나 칵테일은 혈당 변동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일곱째, 와파린 같은 항응고제(혈액 희석제)는 알코올과 상호작용하여 출혈이나 혈전 위험을 높인다. 심장질환자나 수술 전 환자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이 외에도 주의해야 할 상황이 많다. 기저 질환이나 약물 종류에 따라 알코올과의 병용이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특히 많은 약물이 간에서 대사되는데, 술 역시 간에 부담을 주는 물질이므로 병용 시 간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또한 소량의 술도 평소보다 쉽게 어지럼증, 졸음, 구토, 감정 기복, 행동 변화를 유발할 수 있어 운전이나 기계 조작 시 특히 주의해야 한다.약을 복용 중이라면 술을 마시기 전 반드시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약 복용 중 실수로 술을 마셨다면 혼자 있지 말고 가족이나 지인과 함께 있어야 하며, 두통, 복통, 어지럼증, 심한 졸림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 수영장, 시원한 줄만 알았지? 물속 숨은 세균의 습격!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는 7월 말, 더위를 피해 수영장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하지만 시원한 물속이 항상 안전한 것은 아니다. 매년 여름 반복되는 수영장발 감염병은 피부 감염, 호흡기 질환, 귀 질환, 위장 장애 등 다양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일부는 심각한 상태로 발전하기도 한다. 미국 퀴니피액 대학교 리사 쿠차라 교수는 공공 수영장에 얼마나 많은 병원균이 존재하는지 경고하며,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수영장 물은 염소로 소독되지만, 모든 병원균이 제거되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크립토스포리디움(Cryptosporidium)은 단단한 껍질로 보호되어 염소 처리된 물에서도 최대 10일간 생존할 수 있다. 이는 설사를 유발하며, 감염된 사람의 대변이 물에 섞여 다른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다. 증상으로는 설사, 복통, 구토 등이 있으며, 최대 2주간 지속될 수 있다.또한 녹농균(Pseudomonas aeruginosa)은 온탕 피부염이나 외이도염을 유발할 수 있고, 노로바이러스와 아데노바이러스도 수영장 물에서 발견될 수 있다.많은 사람이 수영장에서 나는 강한 냄새를 염소 냄새로 착각하지만, 이는 클로라민이라는 화학물질 때문이다. 땀, 소변 등 오염 물질이 염소와 반응해 생성되는 클로라민은 눈, 피부, 호흡기에 자극을 줄 수 있다. 흥미롭게도 깨끗한 수영장에서는 이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다. 따라서 강한 냄새는 오히려 오염의 신호일 수 있다.공공 수영장에서 병원균을 피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먼저 수영 전에는 반드시 샤워를 통해 땀, 화장품 등 염소 소독을 방해하는 물질을 제거해야 한다. 수영 중에는 물을 삼키지 않도록 주의하며, 설사 증상이 있을 경우 최소 2주간 수영장을 이용하지 않아야 한다. 또한 물속에서 소변을 보는 행동은 자극성 화학물질 생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금지해야 한다. 유아의 경우 수영용 기저귀를 착용시키고, 이를 1시간마다 교체함으로써 오염을 방지해야 한다. 수영 중간에는 정기적으로 화장실을 이용해 물속 오염을 줄이고, 물이 탁하거나 냄새가 강할 경우 관리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몸에 상처가 있는 경우 수영을 삼가고, 부득이하게 물에 들어가야 한다면 방수 밴드로 상처를 보호해야 한다. 수영 후에는 귀를 잘 말려 외이도염을 예방하고, 샤워를 통해 남아 있을 수 있는 병원균과 화학물질을 제거해야 한다. 수영장은 여름철 더위를 식히기에 좋은 장소지만,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이러한 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안전한 여름을 위해 수영 전후의 관리와 주의는 필수적이다.
- “제로라더니, 속았나?" 달콤한 ‘제로’ 뒤에 감춰진 함정
한국소비자원이 여름철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저당·제로 아이스크림 11개 제품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성분을 시험한 결과, 설탕 대신 사용된 대체감미료 중 당알코올류가 많이 포함되어 있어 과다 섭취 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24일 밝혔다.이번 조사는 여름철 소비가 급증하는 저당·제로 아이스크림의 건강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실시되었으며, 당알코올류는 설탕을 대체하는 감미료로 사용되지만 과다 섭취 시 설사나 복부 팽만감 등 위장 장애를 유발할 수 있어 섭취량 조절이 요구된다.당알코올류는 체내에서 완전히 소화되지 않고 대장까지 도달해 장내 미생물 균형을 깨뜨릴 수 있다. 이에 식품 등의 표시 광고에 관한 법률에서는 당알코올류 함량이 10% 이상인 식품에 ‘과량 섭취 시 설사를 일으킬 수 있다’는 주의문구를 의무적으로 표기하도록 하고 있다. 이번 조사 대상 제품은 모두 이 법률을 준수한 것으로 확인됐다.11개 제품 가운데 10개는 대체감미료로 에리스리톨(8개 제품)과 말티톨(4개 제품) 등 당알코올류를 사용했다. 제품 하나당 에리스리톨 함량은 1g에서 8g, 말티톨은 6g에서 15g으로 다양했다. 당알코올류의 제품별 함유 비율은 1%에서 최대 19%까지 차이를 보였다. 특히 ‘제로윗 당제로 바닐라 바’(㈜펄세스, 초코바)가 16g(19%)으로 가장 높은 함량을 기록한 반면, ‘마이노멀 바닐라’(㈜마이노멀컴퍼니, 파인트) 제품은 당알코올류가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이외에도 알룰로오스, 수크랄로스 등의 다른 대체감미료가 일부 제품에 사용되고 있었다. 열량 측면에서는 조사 대상 아이스크림 제품들이 57㎉에서 201㎉ 사이로, 하루 필요 열량의 3%에서 10% 수준이었다. 모나카와 파인트 형태의 제품은 일반 아이스크림(85㎖, 190㎉)보다 낮은 열량을 보였으나 초코바 제품은 149㎉에서 201㎉로 일반 제품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가장 열량이 높은 제품은 ‘제로 아이스 쿠키&크림바’(롯데웰푸드㈜, 초코바)로 201㎉였으며, 가장 낮은 제품은 ‘라이틀리 히말라야 핑크솔트바닐라’(㈜대상, 파인트)로 57㎉였다.포화지방 함량도 눈여겨볼 부분으로, 제품별로 2g에서 10g까지 포함되어 있었으며, 일부 제품은 1일 권장 섭취량의 50% 이상을 차지해 주의가 필요했다. 특히 초코바 제품은 포화지방 함량이 8g에서 10g으로 모나카(3g~~5g), 파인트(2g~~7g)보다 높았으나, 일반 아이스크림의 10g과는 비슷한 수준이었다. 세부적으로 ‘뵈르 저당 쿠키 앤 버터바’(㈜버추어컴퍼니, 초코바)가 1개당 10g(67%)으로 가장 많은 포화지방을 포함했고, ‘라이틀리 히말라야 핑크솔트바닐라’(㈜대상, 파인트)는 2g(100㎖ 기준, 13%)으로 가장 적었다.안전성 시험 결과에서는 세균수, 대장균군, 병원성 미생물 등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는 미생물이 모든 제품에서 검출되지 않아 위생상 문제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가격대는 제품별로 100㎖당 1286원에서 4118원까지 다양해 최대 3.2배의 차이가 있었다.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시험을 통해 소비자들이 여름철에 많이 찾는 저당·제로 아이스크림 제품들의 성분과 안전성을 알리고 건강한 선택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대체감미료가 아이스크림뿐 아니라 과자, 소스, 간편식 등 다양한 식품에 널리 사용되고 있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대체감미료의 사용 및 섭취 실태 조사 추진을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번 조사는 저당·제로 아이스크림의 안전한 섭취를 위한 소비자 인식 제고뿐만 아니라, 식품산업의 대체감미료 사용 현황과 건강 영향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필요성을 환기시키는 의미 있는 자료로 평가된다. 소비자들은 아이스크림을 포함한 대체감미료 함유 식품을 과다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제품 표시를 꼼꼼히 확인해 섭취량을 조절하는 것이 권장된다.
- '엄한 부모' 맞았다... 6000명 아이 10년 추적한 연구, '따뜻한 엄격함'이 학업·사회성 UP
최근 부모들 사이에서 '온화한 양육'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아이의 학업 성취와 사회성 발달에는 '엄격하면서도 따뜻한 양육'이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권위적 양육(authoritative parenting)'이라 부른다.영국 정부의 지원으로 국립사회조사센터가 주도한 대규모 종단 연구 SEED(Study of Early Education and Development)는 2013년부터 영국 전역의 약 6,000명 아동을 10년 이상 추적 관찰했다. 최근 공개된 보고서는 아이들이 10~11세에 도달했을 때의 인지·정서·사회성 발달이 유아기 양육 방식 및 조기 교육 경험과 어떻게 연관되는지 심층 분석한 결과를 담고 있다.연구진은 부모의 양육 태도를 네 가지로 분류했다: 권위적(authoritative), 권위주의적(authoritarian), 허용적(permissive), 방임적(neglectful) 양육. 이 중 애정과 지지를 기반으로 명확한 규율과 기대치를 제시하는 '권위적 양육'을 경험한 아이들이 학업 성취와 정서·사회성 지표에서 가장 뛰어난 성과를 보였다. 이들은 읽기와 수학 같은 기초 학업 능력뿐 아니라 자기조절력, 집중력, 또래 관계 형성 능력 등 다양한 영역에서 다른 집단보다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이는 '엄격한 훈육은 아이를 위축시킨다'는 일반적인 통념과는 상반되는 결과다. 연구진은 "권위적 양육은 '통제'만을 강조하는 권위주의적 방식과는 명확히 구분된다"며 "핵심은 따뜻한 지지와 명확한 기준을 동시에 갖춘 일관된 양육"이라고 설명했다. 즉, 감정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면서도 일관된 기준을 세워주는 양육자가 아동의 정서적 안정과 건강한 발달을 촉진한다는 것이다.이번 연구는 양육 태도뿐 아니라 유아기 교육·돌봄의 시간과 질적 측면도 함께 분석했다. 흥미롭게도 하루 평균 10시간 이상 보육 기관에 다닌 아동일수록 인지 능력 측면에서 더 나은 성과를 보였다. 그러나 단순히 시간의 양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훈련된 교사가 있는 환경, 정서적으로 안정된 분위기, 놀이 기반 학습 프로그램 등 보육의 질적 요소가 고르게 충족될 때 더 강한 긍정적 효과가 나타났다.연구진은 "양육에 단 하나의 정답은 없지만, 아이에게 분명한 기대와 한계를 제시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공감과 단호함, 두 요소가 균형을 이룰 때 아이는 더 건강하게 자란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 4일 영국 교육부 공식 사이트에 게재되었다.이번 연구는 '온화함'과 '엄격함'이 서로 배타적인 개념이 아니라 효과적인 양육을 위해 함께 필요한 요소임을 시사한다. 아이의 감정을 존중하면서도 명확한 기준과 기대를 제시하는 균형 잡힌 접근법이 장기적인 성장과 발달에 가장 유리하다는 것이다.
- 올리브유가 살찌는 주범? 美 대학 연구진 '올레산, 비만 세포 증식 유발하는 유일한 지방산' 밝혀
건강에 이로운 지방으로 널리 알려진 올리브유가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오히려 비만을 촉진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는 지중해식 식단의 핵심 요소로 여겨졌던 올리브유에 대한 기존 인식에 새로운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오클라호마대학교, 예일대학교, 뉴욕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고지방 식단과 비만의 상관관계를 규명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단순히 고지방 식단 자체가 비만을 유발하는지, 아니면 특정 지방산이 비만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고자 했다.실험에서 연구팀은 실험용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에는 올레산이 풍부한 사료를, 다른 그룹에는 일반 사료를 1주일 동안 제공했다. 두 그룹의 사료는 총 열량이 동일하게 조절되었다. 놀랍게도 실험 결과, 올레산이 풍부한 사료를 섭취한 쥐들의 체중은 평균 약 30% 증가한 반면, 일반 사료를 섭취한 대조군은 15% 증가에 그쳤다.연구진은 올레산을 섭취한 실험군에서 대사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AKT2 단백질의 활성이 증가하고, 이를 억제하는 LXR 단백질의 활성은 감소하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러한 단백질 활성의 변화는 지방 세포의 성장을 촉진하고 결과적으로 비만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연구진이 "식이성 올레산은 다른 지방산과 비교했을 때 비만 관련 세포 증식을 유발하는 유일한 지방산으로 파악됐다"고 밝힌 것이다. 이는 모든 지방이 동일하게 비만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올레산이 특별히 비만 위험을 높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문제의 '올레산'은 올리브유에 포함된 지방산의 주성분으로, 올리브유 외에도 카놀라유, 해바라기씨유, 견과류, 육류, 아보카도 등 다양한 식품에 널리 분포되어 있다. 이 연구 결과는 이러한 식품들의 과다 섭취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재고할 필요성을 제기한다.그러나 연구진은 균형 잡힌 섭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연구에 참여한 루돌프 교수는 "다양한 지방을 적정량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며, 균형 잡힌 수준의 올레산 섭취는 유익하지만, 많은 양을 장기간 섭취하면 위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심장 질환 위험이 있는 사람에게 올레산 수치가 높은 게 좋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이번 연구는 올리브유의 양면성을 보여준다. 이전 연구들에서는 올리브 오일을 매일 적당량 섭취하면 치매 위험을 줄이고 혈압을 개선하는 등 건강에 이로운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과도한 섭취가 오히려 비만을 촉진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이 연구 결과는 권위 있는 학술지 '셀 리포트(Cell Reports)'에 게재되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